이명박 시장이 물러나고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시작되었다. 서울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사실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크다. 이명박 시장은 ‘새로운 불도저’라는 비판을 들을 정도로 강력한 개발주의 정책을 밀어붙였다. 그런데 오세훈 시장은 이명박 시장의 개발주의 정책을 고스란히 이어받는 것을 넘어서 사실상 확대하겠노라고 공약했다. 그러니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복원사업으로 큰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청계고가와 청계천로를 없애고 청계천을 되살린다는 것은 사실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서울의 자연과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서 청계천의 복원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었다. 그것은 개발독재의 병폐를 치유하는 역사적 과업이었다. 그런 만큼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복원사업은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의 활동에서 잘 드러났듯이,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복원사업을 올바로 추진하지 않았다. 그는 청계천의 자리에 ‘역사유적 청계천’과 전혀 무관한 새로운 시멘트 수로를 만들었다. 우리는 이것을 청계천이 아니라 ‘명박천’이라고 불러야 옳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옆으로 누운 분수’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한강물을 억지로 끌어올려 흐르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천은 물론이고 수로도 아니고 ‘분수’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청계천복원사업의 실상을 올바로 이해해야 한다.

2004년 3월초에 몇몇 시민단체의 대표들과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 역사문화분과장은 이명박 시장과 양윤재 당시 추진본부장을 서울지검에 고발했다. 청계천의 복원을 내걸고 그 파괴를 저질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은 자신의 잘못을 조금도 바로잡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2004년 7월에 양윤재 추진본부장을 부시장으로 발탁했다. 그리고 2005년 5월초에 양윤재 부시장은 청계천 주변지역 재개발계획과 관련해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었다. 2006년 6월말에 그는 대법원에서 징역 5년형을 확정받았다.

이명박 시장의 퇴임은 꽤 화려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청계천복원사업으로 그는 시대의 변화를 이끄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큰 성공을 거두었다. 청계천의 복원은 실패했지만, 이명박은 정치적 성공을 거둔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그의 오른팔로서 청계천복원사업과 주변지역 재개발을 지휘했던 양윤재는 앞으로 4년을 더 감옥에서 수양해야 한다. 아무도 이명박에게 양윤재에 관해 묻지 않더라도 그는 양윤재에 관해 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이명박 시장의 정책은 ‘신개발주의’로 설명되고 있다. 개발주의는 크게 세가지 특징을 갖는다. 요컨대 개발주의는 생태적 조건을 무시하고, 문화를 파괴하며, 시민의 뜻을 존중하지 않는 방식으로 개발을 강행하는 것이다. 신개발주의는 생태와 문화와 시민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개발주의와 다르지 않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 점에서 신개발주의는 ‘교묘한 개발주의’라고 할 수 있다. 청계천복원사업은 그 대표적인 예이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뉴타운사업’이다.

그런데 오세훈 시장은 벌써부터 이명박 시장의 신개발주의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한다. 지방선거연대에서 대표적인 막개발 공약으로 선정한 그의 ‘뉴타운 50개 건설’ 공약이 실천된다면, 서울의 자연과 문화는 더욱 더 대대적으로 파괴되고 말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청계천복원사업과 뉴타운사업은 철저히 원주민 추방형으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오세훈 시장의 공약이 실천된다면, 졸지에 집을 잃게 된 가난한 사람들의 원성이 서울 전역에서 하늘을 찌르게 될 것이다.

이대로라면 서울의 미래는 명확하다. 곳곳에 초고층빌딩들이 제멋대로 들어서고, 그 결과 전체적으로 서울의 외관은 화려해지겠지만, 그 이면에서 서울의 자연과 문화는 더욱 더 파괴되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욱 더 서울에서 살기 어려워질 것이며, 노숙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말 것이다. 이를테면 서울은 <블레이드 러너>와 같은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도시에 한층 가까이 다가가게 될 것이다. 서울은 더욱 더 ‘이중도시’의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이명박 시장은 특이한 일을 하기도 했다. 시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모든 월급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아름다운 기부’라기보다는 속이 보이는 ‘신개발주의적 기부’로 보인다. 그는 재산이 아주 많다. 2005년의 신고액은 2004년에 비해 7억 6775만 2000원이 줄어서 무려 178억 9905만 6000원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기부에 대한 그의 속생각이다.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가 상속세를 낮추려는 부시 정부의 정책을 강력히 비판한 즈음에 이명박은 기업의 상속세를 대폭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은 오세훈 시장을 이명박 시장과 한 세트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고려대 선후배 사이라는 인적 유대를 바탕에 두고 강력한 정치적 지지관계를 맺었다는 것이다. 다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이명박 시장의 신개발주의 정책을 고스란히 물려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오세훈 시장의 ‘참신한 이미지’는 결국 ‘거짓’이었다는 비판을 받게 될 것이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 정책위원장)
2006/07/03 10:34 2006/07/0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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