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검사, 사회적 규제 필요
시민과학센터(사업종료)/생명공학 :
2001/06/11 11:55
유전정보 이용 규제에 관한 토론회, 개인유전정보보호 입법 청원
유전자 검사와 유전정보 이용 규제에 관한 토론회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와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 주최로 지난 8일 참여연대 강당에서 열렸다. 이 토론회에는 지난달 18일 생명윤리자문위원회(위원장 진교훈 서울대 교수)가 발표한 생명윤리기본법(가칭) 시안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바이오벤처 대표, 보건복지부 관계자, 관련 학자 및 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유전자검사 과학적 근거 둘러싸고 논쟁 벌여
바이오벤처 '열린사람과 미래' 임용빈 대표는 "현재 몇몇 바이오벤처에서 실시하는 유전자 소인검사가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비판은 잘못"이라며 "생명공학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적 시각을 거둬야 한다"고 말했다.
임용빈 대표는 "바이오벤처에서 실시하는 유전자 소인검사는 해외 언론이나 과학 잡지에 실린 논문 등을 통해 그 과학적 근거가 입증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롱다리 혹은 신장 유전자(PHOG/SHOX 유전자)가 단일 유전자 중 키에 대한 유전정보를 가장 완벽하게 담고 있다는 AP통신 보도와 미국의 과학잡지 네이처에 실린 체력유전자에 관한 논문을 그 예로 들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조선대 생물교육과 조은희 교수 등은 "성장은 롱다리 유전자 외에 연골유전자, 성장호르몬 등의 영향을 받는다"며 "어느 하나의 유전자만으로 신체 특질을 판명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반박했다. 조교수는 "롱다리 유전자 등이 한국인들에게 어떻게 발현되는지 연구된 바 없기 때문에 그 결과를 곧바로 적용하는 것은 더욱 과학적 근거가 없는 설명"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여성민우회 명진숙 여성환경센터 소장은 "유전자 검사가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한 검토 없이 이의 유용성만을 주장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미국에서 보험과 고용 등에서 특정 유전자를 가졌다는 이유로 차별받은 사례가 있다"며 "유전자검사의 유용성보다 생명윤리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먼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김성호 사무관은 "질병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든 개인 식별을 목적으로 하든 유전자 검사의 결과가 개인과 그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며 "현재 생명윤리위원회에서 유전자검사 제한 근거 주장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전자 샘플(혈액, 타액, 머리카락 등을 포함)의 채취, 분석, 보관 및 그로부터 얻어낸 유전정보의 수집, 보관, 이용, 공개 등에 본인 동의를 의무화하겠다"고 덧붙였다.
7일, 개인유전정보보호법 입법 청원
한편 지난 7일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 김석환 대표 외 1,870명은 개인유전정보보호법 제정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최근 개인의 유전정보가 국가나 기업에 의해 수집·관리되면서 심각한 인권침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유전정보의 이용 등에 의한 인권 침해와 인간 존엄성 훼손을 막기 위해 개인 유전정보의 이용에 대해 규제할 수 있는 법규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법청원 취지를 밝혔다.
이 법안은 △유전자샘플 및 유전정보의 수집·분석·보관·이용·공개의 규제 △국가기관에 의한 유전정보에 대한 접근 제한 △유전정보에 의한 보험 차별 금지 △유전정보에 의한 고용·승진 차별 금지 △인공수정 시술 등에서의 유전자검사에 대한 규제 △유전정보와 관련된 피해에 대한 보상 등이 주 내용이다.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 한재각 간사는 "이 법안은 미국 보스턴 대학에서 발표한 유전자 프라이버시 보호법안 자료와 작년 10월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에서 입법 청원한 생명과학인권윤리법안에 기반한 것"이라며 "입법 청원인은 지난 3월부터 인간유전정보보호 시민행동 사이트(bioact.net)를 통한 서명운동과 거리 캠페인을 통해 모집했다"고 밝혔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