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이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누차에 걸쳐 언명하시고 급기야 제2건국까지 선언하고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무엇 하나 제대로 개혁되는 것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높아만 갑니다. 대통령께서도 답답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혁이 말처럼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혹자는 우리의 역사 속에서 개혁세력이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음을 들어 김대중정부의 개혁도 실패하고 말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은 결코 실패해서는 안됩니다. 개혁의 성패에 사천만 국민의 운명이,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대통령 혼자 개혁한다고 합니다. 대통령만이 개혁적이라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부 부처마다 장관이 있고, 나라의 녹을 먹고사는 공무원이 얼마인데 이런 말들 이 나온단 말입니까.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참모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여기 에는 대통령께서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십 년간 고착된 제도와 관행을 근본적으로 고치는 일은 애당초 대통령 혼자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건물의 구조가 근본부터 잘못되어서 고치려고 할 때 처음 설계하고, 건물을 관리해온 사람들에게 맡길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해 서는 부분적인 보수공사밖에는 절대로 하지 못합니다. 과거의 사고와 관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건물을 전면적으로 다시 지을 때는 반드시 새로운 사람에게 맡겨 야 합니다. 대통령께서는 제2의 건국을 주창하셨습니다. 나라의 기틀을 새롭게 세우자는 이 야기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부분적인 보수공사가 아니라 전면적인 신축 이거나 대대적인 개축이 필요할 때입니다. 그래서 국민은 정권교체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런 데 대통령께서는 그 일을 누구에게 맡기려고 하십니까. 사람을 바꾸어야 합니다. 세력을 바 꾸어야 합니다. 왜 김영삼정부가 저리도 비참하게 몰락하였는지 대통령께서도 잘 알고 계시 지 않습니까. 올해만 넘기면 된다고 합니다. 올해만 넘기면 '개헌이다', '총선이다'해서 개혁은 물 건너 가고 다시 자신들의 세상이 온다고 합니다. 재벌들이 그럽니다. 관료들이 그럽니다.

대통령의 제2건국선언이 벌써 지난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왜 이렇습니까. 청와대와 내 각이 개혁의 주체로 바로 서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개혁주체로서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청와대는 개혁의 추동력이 되어야 합니다. 내각은 개혁의 기관차가 되어 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와대 참모진을 개혁적 진용으로 전면 개편해야합니다. 내각은 이미 능력이 없고 개혁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검증된 인사를 교체하여 그 면모를 일신해야 합니다. 그래서 대통령만 혼자 뛰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 내각이 개혁의 화신으로 혼연일체 가 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줄 수 있습니다. 국민이 희망과 기대를 가져야 개혁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님. 청와대와 내각을 개혁진용으로 개편하는 것이 바로 '제2건국'의 출발점입니다.
참여연대
1998/09/17 00:00 1998/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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