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오장섭 장관이 97년 11월, 자신이 등기이사로 되어있던 대산 건설의 연대보증채무에 대한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가압류가 있기 한 달 전 자신 소유의 아파트 소유권을 매제에게 넘겨준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오 장관이 아파트를 매매한 시점이 대산 건설의 부실이 심해져 부도가 예상되던 97년 11월이라는 점, 그리고 실제로 97년 12월 오장관의 다른 재산에 가압류가 실시되었다는 점, 그리고 그 거래 상대방이 자신의 매제였다는 점을 종합하여 판단하건대 오장관과 매제와의 거래는 가압류를 막기 위한 '변칙 위장 매매'의 성격이 짙습니다.

대통령님,

이는 형법상 강제집행면탈죄에 해당합니다. 비록 이 사안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지났다 하더라도 실정법 위반의 혐의가 짙은 이러한 행위를 한 오 장관이 장관직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일입니다. 그리고 이는 대통령님이 늘 강조하셨던 공직기강 확립에도 크게 저해되는 일입니다.

또한 오장관은 공직자 윤리법에 따라 부과되는 재산등록을 불성실하게 한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현행 공직자 윤리법에 따르면 공직자가 자신의 재산상황을 허위등록 한 경우 이는 징계사유가 됩니다. 게다가 오장관은 98년 10월까지 대산건설의 주주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당시 그는 자신이 지분을 갖고 있던 회사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결정을 내리게되는 국회 건설 교통위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가 공동여당으로 당적을 바꾸고 건교위 의원직을 맡게된 후 파산위기에 처해있던 대산건설은 이내 화의가 받아들여지고 극적으로 회생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오장관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위해 공동여당의 건설교통위 위원의 직위를 이용했는지의 여부가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설혹 직접적인 영향력 행사의 근거가 구체적이지 않다하더라도 그가 이해관계가 상충(conflict of interest)되는 부적절한 자리에 있었다는 점만큼은 분명합니다.

미국의 경우 고위공직자의 공직윤리와 관련하여 이점은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공직자의 재산등록 후 이의 심사를 통해 이해상반의 상황에 해당할 경우 본인이 당해 재산을 매각하거나 관련 기관이 매각 등을 권고하거나 등의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지난 97년 샌디버거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백악관의 주식매각권고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받은 적이 있습니다. 또 EU의 공직자 표준행동강령 역시 13조에서 새로 직무를 맡을 공직후보자의 '이해상충의 상황'은 그가 임명되기 전에 반드시 해결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이와 같은 이유를 종합하건대 실정법을 위반하여 강제집행을 회피했고, 고위공직자로서 마땅히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공직윤리를 저버린 오장관은 장관직을 계속 수행할 자격이 없습니다. 따라서 오장관은 물러나야 합니다.
최한수(참여연대 투명사회국 간사)
2001/05/31 00:00 2001/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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