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호 쓴소리] 버마의 민주화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과 대화할 것을 촉구합니다
정기간행물(종간)/개혁통신 :
2001/05/10 00:00
대통령님.
웬지 "김대중"이라는 이름 석자를 쓰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당신은 국민 개개인 또는 주요 사회 집단과 대화하기보다는 평범한 사람이 감히 근접할 수 없는 고민에 사로잡혀 "역사와 대화"하는 고독한 "대통령"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고뇌에 찬 결정 하나하나에 외국인들은 찬사를 보내는데 한국의 국민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답답해하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사실 제가 이 공간을 빌어 대통령께 드리고자 하는 말은 이런 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버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혹시 작년 6월 국제노동기구(ILO)가 제88차 총회에서 버마에 대해 창립 이후 최초로 제재를 결정한 것을 알고 계신가요? 그리고 그 해 11월에는 이사회가 이 제재 조치를 발효시켰다는 것을 알고 계신지요?
ILO의 후안 소마비아 사무총장이 2000년 12월 8일자로 김호진 노동부 장관에게 공문을 보내 버마 정부가 한국 정부와 맺고 있는 다양한 관계를 강제노동을 존속, 확산하는 데 이용하지 않도록 버마와 맺고 있는 관계를 재검토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제재 결정에 담긴 ILO의 권고가 이행되는 데 기여해 줄 것을 촉구하고, 이에 따라 취한 조치를 이사회에 보고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을 보고받으셨나요?
그리고 대통령께서도 참여를 검토하셨던 것으로 알려진 올해 6월에 있는 제89차 총회에서는 버마에 대한 제재 결정에 따른 회원국들의 후속 조치와 버마의 상황에 대해 논의하는 특별위원회가 개최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버마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는 것은 많이 들었습니다. 아태평화재단을 만들어 아시아 지역의 민주화를 지원하는 일에 나서면서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버마 민주화운동에도 각별한 신경을 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뉴욕에서 열린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과 영국의 블레어 수상과 함께 연설에서 버마 민주화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년 3월 초 교황청을 방문했을 때도 동티모르와 함께 버마의 인권 신장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는 것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1999년 11월 말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버마 군사 정권의 탄 쉐 총리를 만나 "국제 사회는 버마의 민주화를 촉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동아시아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기울인 노력, 나아가 1991년 노벨상 수상자였던 버마의 아웅산 수지 여사의 영웅적 투쟁을 적극 지원"한 공로가 인정되어 노벨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잘 알고 계시겠죠?
'국가평화발전위원회'(SPDC)라는 이름의 버마 군사정권이 정치적 반대 세력을 억압하기 위하여 강간, 고문, 대량체포, 강제노동, 불법적인 처형 등 인권유린을 자행하고 있다는 것을.
그런데 알고계시나요?
한국 정부는 지난 6월 ILO 총회에서 버마 강제노동 제재 결의안 채택을 위한 표결에서 기권하였고 이 제재 결정을 발효시킨 11월 16일 열린 ILO 이사회에서도 역시 기권하여, 버마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 대통령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고 실망했다는 것을요.
지난해 아웅산 수지 여사를 비롯한 버마 민족민주동맹(NLD) 지도자들이 군사정권의 통행 제한에 항의하며 9일씩이나 자동차 안에서 농성 투쟁을 해야 했을 때, 한국 정부는 사태가 발생한 지 보름만에, 이미 상황이 종결된 뒤에야 이에 대한 논평을 냈다는 것을요. 유럽 각국의 즉각적인 항의 성명 발표와 단교 수준에 버금가는 대사 소환령을 내린 영국 정부의 대응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죠.
그리고 아웅산 수지 여사가 사무총장으로 있는 민족민주동맹의 한국지부 회원들이 불법체류자로 체포되어 추방될 위기를 맞아 난민 신청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그게 벌써 1년 전의 일인데, 현재 진행 경과가 어떤지 알고 계신가요? 아직 아무런 답변도 없고, 신청자로서의 지위에 대해서도 아무런 도움이 없어 처지가 막막한 상태에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난민조약에 가입한 뒤 94년에 있었던 최초의 난민 인정 신청이 이루어졌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104명이 난민 인정 신청을 하였습니다. 이중에서 한 명이 신청을 철회하였고, 45명의 신청이 거부되었고, 현재 47명이 정밀 심사를 받고 있고, 난민으로 인정된 사람은 단 한 명뿐이라고 하더군요. 한국 정부는 유엔인권위원회(UNHCR) 난민으로 인정한 사건에서도 불인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난민 신청을 한 버마 사람들은 버마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를 구성해서 여러 차례 한국 주재 버마 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했고 너무나 할 일이 많아 나라 밖의 일에 신경을 잘 쓰지 못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을 조직하여 공동 성명을 채택하고 언론에 발표하게 만들었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일본에서, 미국에서 "동지"들을 규합하여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군사 정권을 향한 "투쟁"을 전개했기에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단체가 국내에서 이적단체로 규정되고 이 단체 관계자들이 많은 탄압과 억압을 받은 것 기억에 생생하실 겁니다.
난민 인정 문제는 신청인이 출신국으로 송환되었을 경우 그가 받을 박해의 가능성을 토대로 결정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대통령께서는 당신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버마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 회원들이 난민 신청이 거부되어 버마로 강제 송환되게 되면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될지 잘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는 말로 할 수 있는 수준에서는 버마 민주화에 대해 최대한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습니다. 이 이상 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은, 이 정도한 것으로도 그 공로가 인정되어 노벨상 수상 이유로 언급되었다는 것에서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민주화라는 원칙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과 운동 그리고 그 성과를 기반으로 성립된 우리 정부가 버마에 관해 취하고 있는 자세나 조치는 너무나 인색하고 소위 현실주의적 외교 관습에 물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 외교담당자들은 국제적인 지탄을 받고 있는 군사 정권이 총칼을 앞세워 군림하고 있는 버마를 가입시킨 아세안 국가들을 자극하지 않는 것을 버마나 아시아지역의 인권 문제를 다루는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삼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1999년 11월 28일, 아세안 + 3 정상회의에 참석하여, 버마 군사정권의 대표에게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정치 안정을 이루면 투자 여건이 좋아질 것"이라고 답변하신 것은 아세안 정부들이나 기성 국가들이 내정 불간섭을 주장하며 '건설적 관여'라는 말로 폭압적인 통치를 자행하고 있는 독재정권을 묵인, 두둔하는 것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최근 버마에 대한 보다 강력한 국제 제재의 필요성이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ILO의 제재 결정도 바로 이러한 국제 여론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유럽, 미국, 캐나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국가들은 경제 제재를 비롯한 강력한 압박정책을 펴고 있고, 지난 3월 미국과 유럽연합은 버마의 강제노동을 근절하기 위한 지금까지의 외교적 활동들이 실효가 없었음을 인정하고 보다 강력한 경제, 무역 제재를 가해야 하며 이러한 국제적인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도 40년동안 국민을 강탈하고, 억압하고, 민주화의 기회를 박탈해 온 군사 정권을 고립, 추방시켜, 압도적인 민의에 기초한 민주 정부가 구성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버마노총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은 버마의 12번째로 중요한 투자 국가입니다. 현재 23개 기업이 버마에 진출해 있고, 총 직접 투자 규모는 1억 달러가 넘습니다. 그리고 한국과 버마간의 교역도 계속 확대되어,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1999년, 버마의 대한국 수출은 원목, 철광을 주품목으로 하며, 금액으로는 1,554만 달러에 달하고, 한국의 대 버마 수출은 기계류 중심으로 1억8,688만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큰 규모가 아니지만, 버마 군사 정권의 입장에서는 실제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겠죠.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원목이나 철광 제품은 군사 정권이 자행하고 강제노동을 활용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한국 기업이 유럽 또는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 세운 의류 공장들이 입주해 있는 공단은 강제 노동에 의한 토목 공사로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버마에 대한 대부분의 투자나 무역은 군사 정권의 재정 확보와 개인적 축재를 위해 군장성들이 설립하여 운영하는 지주회사와 합작으로 이루어지고, 군사 정권과의 각종 검은 거래와 결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군사 정권과의 결탁의 대가로 한 한국 기업은 100억 달러의 수익이 예상되는 석유 개발권을 때냈다고 합니다.
한국 정부는 수출입은행 등 각종 기구를 통해 버마에 대한 큰 규모는 아니지만 다양한 경제 원조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원조는 버마 군사 정권이 한국 기업의 제품을 사도록 하는 것이죠.
말이 길어졌습니다. 최근 국제자유노동조합총연맹이 5월 1일 노동절을 국제적으로 버마의 강제노동을 종식시키기 위한 공동 행동의 날로 정해, 한국에도 버마노총 간부가 방문하였습니다. 이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단체와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주요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성명서에 담긴 요구를 대통령께 전하며 제 말을 마칠까 합니다.
한국 정부는 조속히 NLD(LA)한국지부 회원들에게 난민 지위를 인정하고 지위보장에 관한 관련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한다.
한국정부는 버마 군사정부의 ILO의 결정에 따라 강제노동을 지원하는 일체의 외교 관계 및 경제적 지원을 즉각 중단하고 버마 민중의 뜻에 따라 보다 전향적인 인권외교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강제노동과 관련한 ILO의 제재결정을 지지하며, 한국의 양심있는 기업들은 강제노동이 계속되는 한 버마에 대한 투자를 중단할 것으로 촉구한다.
대통령께서는 버마의 민중이 민주화를 얼마나 절실하게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기간의 가택 연금, 구속 등과 같은 탄압 그리고 남의 나라에 난민이나 망명자로 자신을 의탁해야 하는 처지에서도 민주화를 위해 온 몸을 바쳐 싸우는, 강제노동으로 몸과 가족이 파괴되어 가는 민중들이 너무나 눈에 선합니다. 바로 우리의 이야기죠.
이러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같이 싸우는 것이 진정 민주화와 해방을 함께 갈망하는 동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들과 대화해야 하지 않을까요? "역사와 대화"라는 게 따로 있는 게 아니잖습니까?
웬지 "김대중"이라는 이름 석자를 쓰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당신은 국민 개개인 또는 주요 사회 집단과 대화하기보다는 평범한 사람이 감히 근접할 수 없는 고민에 사로잡혀 "역사와 대화"하는 고독한 "대통령"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고뇌에 찬 결정 하나하나에 외국인들은 찬사를 보내는데 한국의 국민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답답해하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사실 제가 이 공간을 빌어 대통령께 드리고자 하는 말은 이런 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버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혹시 작년 6월 국제노동기구(ILO)가 제88차 총회에서 버마에 대해 창립 이후 최초로 제재를 결정한 것을 알고 계신가요? 그리고 그 해 11월에는 이사회가 이 제재 조치를 발효시켰다는 것을 알고 계신지요?
ILO의 후안 소마비아 사무총장이 2000년 12월 8일자로 김호진 노동부 장관에게 공문을 보내 버마 정부가 한국 정부와 맺고 있는 다양한 관계를 강제노동을 존속, 확산하는 데 이용하지 않도록 버마와 맺고 있는 관계를 재검토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제재 결정에 담긴 ILO의 권고가 이행되는 데 기여해 줄 것을 촉구하고, 이에 따라 취한 조치를 이사회에 보고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을 보고받으셨나요?
그리고 대통령께서도 참여를 검토하셨던 것으로 알려진 올해 6월에 있는 제89차 총회에서는 버마에 대한 제재 결정에 따른 회원국들의 후속 조치와 버마의 상황에 대해 논의하는 특별위원회가 개최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버마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는 것은 많이 들었습니다. 아태평화재단을 만들어 아시아 지역의 민주화를 지원하는 일에 나서면서 아웅산 수지 여사가 이끄는 버마 민주화운동에도 각별한 신경을 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뉴욕에서 열린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과 영국의 블레어 수상과 함께 연설에서 버마 민주화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년 3월 초 교황청을 방문했을 때도 동티모르와 함께 버마의 인권 신장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는 것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1999년 11월 말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버마 군사 정권의 탄 쉐 총리를 만나 "국제 사회는 버마의 민주화를 촉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동아시아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기울인 노력, 나아가 1991년 노벨상 수상자였던 버마의 아웅산 수지 여사의 영웅적 투쟁을 적극 지원"한 공로가 인정되어 노벨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잘 알고 계시겠죠?
'국가평화발전위원회'(SPDC)라는 이름의 버마 군사정권이 정치적 반대 세력을 억압하기 위하여 강간, 고문, 대량체포, 강제노동, 불법적인 처형 등 인권유린을 자행하고 있다는 것을.
그런데 알고계시나요?
한국 정부는 지난 6월 ILO 총회에서 버마 강제노동 제재 결의안 채택을 위한 표결에서 기권하였고 이 제재 결정을 발효시킨 11월 16일 열린 ILO 이사회에서도 역시 기권하여, 버마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 대통령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고 실망했다는 것을요.
지난해 아웅산 수지 여사를 비롯한 버마 민족민주동맹(NLD) 지도자들이 군사정권의 통행 제한에 항의하며 9일씩이나 자동차 안에서 농성 투쟁을 해야 했을 때, 한국 정부는 사태가 발생한 지 보름만에, 이미 상황이 종결된 뒤에야 이에 대한 논평을 냈다는 것을요. 유럽 각국의 즉각적인 항의 성명 발표와 단교 수준에 버금가는 대사 소환령을 내린 영국 정부의 대응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죠.
그리고 아웅산 수지 여사가 사무총장으로 있는 민족민주동맹의 한국지부 회원들이 불법체류자로 체포되어 추방될 위기를 맞아 난민 신청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그게 벌써 1년 전의 일인데, 현재 진행 경과가 어떤지 알고 계신가요? 아직 아무런 답변도 없고, 신청자로서의 지위에 대해서도 아무런 도움이 없어 처지가 막막한 상태에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난민조약에 가입한 뒤 94년에 있었던 최초의 난민 인정 신청이 이루어졌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104명이 난민 인정 신청을 하였습니다. 이중에서 한 명이 신청을 철회하였고, 45명의 신청이 거부되었고, 현재 47명이 정밀 심사를 받고 있고, 난민으로 인정된 사람은 단 한 명뿐이라고 하더군요. 한국 정부는 유엔인권위원회(UNHCR) 난민으로 인정한 사건에서도 불인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난민 신청을 한 버마 사람들은 버마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를 구성해서 여러 차례 한국 주재 버마 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했고 너무나 할 일이 많아 나라 밖의 일에 신경을 잘 쓰지 못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을 조직하여 공동 성명을 채택하고 언론에 발표하게 만들었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일본에서, 미국에서 "동지"들을 규합하여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군사 정권을 향한 "투쟁"을 전개했기에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단체가 국내에서 이적단체로 규정되고 이 단체 관계자들이 많은 탄압과 억압을 받은 것 기억에 생생하실 겁니다.
난민 인정 문제는 신청인이 출신국으로 송환되었을 경우 그가 받을 박해의 가능성을 토대로 결정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대통령께서는 당신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버마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 회원들이 난민 신청이 거부되어 버마로 강제 송환되게 되면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될지 잘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는 말로 할 수 있는 수준에서는 버마 민주화에 대해 최대한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습니다. 이 이상 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은, 이 정도한 것으로도 그 공로가 인정되어 노벨상 수상 이유로 언급되었다는 것에서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민주화라는 원칙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과 운동 그리고 그 성과를 기반으로 성립된 우리 정부가 버마에 관해 취하고 있는 자세나 조치는 너무나 인색하고 소위 현실주의적 외교 관습에 물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 외교담당자들은 국제적인 지탄을 받고 있는 군사 정권이 총칼을 앞세워 군림하고 있는 버마를 가입시킨 아세안 국가들을 자극하지 않는 것을 버마나 아시아지역의 인권 문제를 다루는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삼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1999년 11월 28일, 아세안 + 3 정상회의에 참석하여, 버마 군사정권의 대표에게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정치 안정을 이루면 투자 여건이 좋아질 것"이라고 답변하신 것은 아세안 정부들이나 기성 국가들이 내정 불간섭을 주장하며 '건설적 관여'라는 말로 폭압적인 통치를 자행하고 있는 독재정권을 묵인, 두둔하는 것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최근 버마에 대한 보다 강력한 국제 제재의 필요성이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ILO의 제재 결정도 바로 이러한 국제 여론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유럽, 미국, 캐나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국가들은 경제 제재를 비롯한 강력한 압박정책을 펴고 있고, 지난 3월 미국과 유럽연합은 버마의 강제노동을 근절하기 위한 지금까지의 외교적 활동들이 실효가 없었음을 인정하고 보다 강력한 경제, 무역 제재를 가해야 하며 이러한 국제적인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도 40년동안 국민을 강탈하고, 억압하고, 민주화의 기회를 박탈해 온 군사 정권을 고립, 추방시켜, 압도적인 민의에 기초한 민주 정부가 구성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버마노총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은 버마의 12번째로 중요한 투자 국가입니다. 현재 23개 기업이 버마에 진출해 있고, 총 직접 투자 규모는 1억 달러가 넘습니다. 그리고 한국과 버마간의 교역도 계속 확대되어,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1999년, 버마의 대한국 수출은 원목, 철광을 주품목으로 하며, 금액으로는 1,554만 달러에 달하고, 한국의 대 버마 수출은 기계류 중심으로 1억8,688만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큰 규모가 아니지만, 버마 군사 정권의 입장에서는 실제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겠죠.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원목이나 철광 제품은 군사 정권이 자행하고 강제노동을 활용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한국 기업이 유럽 또는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 세운 의류 공장들이 입주해 있는 공단은 강제 노동에 의한 토목 공사로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버마에 대한 대부분의 투자나 무역은 군사 정권의 재정 확보와 개인적 축재를 위해 군장성들이 설립하여 운영하는 지주회사와 합작으로 이루어지고, 군사 정권과의 각종 검은 거래와 결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군사 정권과의 결탁의 대가로 한 한국 기업은 100억 달러의 수익이 예상되는 석유 개발권을 때냈다고 합니다.
한국 정부는 수출입은행 등 각종 기구를 통해 버마에 대한 큰 규모는 아니지만 다양한 경제 원조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원조는 버마 군사 정권이 한국 기업의 제품을 사도록 하는 것이죠.
말이 길어졌습니다. 최근 국제자유노동조합총연맹이 5월 1일 노동절을 국제적으로 버마의 강제노동을 종식시키기 위한 공동 행동의 날로 정해, 한국에도 버마노총 간부가 방문하였습니다. 이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단체와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주요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성명서에 담긴 요구를 대통령께 전하며 제 말을 마칠까 합니다.
한국 정부는 조속히 NLD(LA)한국지부 회원들에게 난민 지위를 인정하고 지위보장에 관한 관련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한다.
한국정부는 버마 군사정부의 ILO의 결정에 따라 강제노동을 지원하는 일체의 외교 관계 및 경제적 지원을 즉각 중단하고 버마 민중의 뜻에 따라 보다 전향적인 인권외교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강제노동과 관련한 ILO의 제재결정을 지지하며, 한국의 양심있는 기업들은 강제노동이 계속되는 한 버마에 대한 투자를 중단할 것으로 촉구한다.
대통령께서는 버마의 민중이 민주화를 얼마나 절실하게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기간의 가택 연금, 구속 등과 같은 탄압 그리고 남의 나라에 난민이나 망명자로 자신을 의탁해야 하는 처지에서도 민주화를 위해 온 몸을 바쳐 싸우는, 강제노동으로 몸과 가족이 파괴되어 가는 민중들이 너무나 눈에 선합니다. 바로 우리의 이야기죠.
이러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같이 싸우는 것이 진정 민주화와 해방을 함께 갈망하는 동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들과 대화해야 하지 않을까요? "역사와 대화"라는 게 따로 있는 게 아니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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