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호 개혁정론] 정치가 희망을 주어야 합니다
정기간행물(종간)/개혁통신 :
2001/01/11 00:00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새로운 희망에 맘이 설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2001년을 맞이하는 우리 사회에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잿빛의 우울한 절망만이 사회를 뒤덮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판도라의 상자' 밑바닥에 희망이 남아있었음을 저는 잊지 않습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갖는 것은 인간만의 특권일지도 모릅니다. 동물이나 식물이 희망을 꿈꾼다는 말이 동화 속에서는 가능할 지 몰라도 현실적으로는 인간만이 희망을 갖는 게 아니겠습니까?
새해 첫 날 아침에 대통령께서 발표하신 신년사에서 그 희망의 근거를 찾아보고 싶습니다. 신년사에는 올해를 국가와 국민을 위한 영광의 한 해로 만들겠다는 다짐, 새로운 국정의 출발과 경제적 도약의 기틀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 고난극복과 희망의 한 해로 만들겠다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특히 최근의 우리 사회를 흔들고 있는 유령의 정체가 '경제위기설'임을 생각할 때 경제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날 우리 경제가 어려웠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경제가 지나치게 정치 논리에 휘말려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정경유착에 따른 부정부패가 바로 그렇지 않습니까? 신년사에 나타난 대통령님의 경제위기 극복의 다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치가 바로잡혀야 할 것입니다.
참여연대가, 그리고 많은 다른 시민단체들과, 언론이, 그리고 국민이 정치개혁을 요구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국민의 정부수립 이후 정치개혁이 지지부진했던 것도 경제위기설이 유포되는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정말 올해는 정치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인권법과 반부패기본법의 제정, 국가보안법의 개정 등 개혁입법을 실현시키겠다고 다짐하셨고,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정치를 배제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믿어보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약속은 예전에도 기회 있을 때마다 대통령께서 하셨던, 그래서 많은 기대를 걸게 했으나, 번번이 깨져버린 약속이었음을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러나 올해는 정말 믿어보고 싶습니다. 돌아가신 늦봄 문익환 목사님의 표현을 빌면, 우리는 더 이상 뒤로 물러설 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연초부터 정계가 시끄럽습니다. 민주당 의원 3명이 탈당해 자민련에 입당했기 때문입니다. 바람직한 일은 아니었지만 불가피한 일이 아니냐는 대통령님의 견해에 실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야당이 번번이 개혁의 발목을 잡는다는 대통령님의 인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궤를 벗어난 행위들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3의원의 자민련 입당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의 출발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여소야대를 돌파하기 위해 지금까지 민주당이 썼던 고육지책들은 거의 대부분 편법적인 해결방안이었습니다. 문제는 이같은 편법적 해결방안이 현안을 해결하기는커녕 사태를 더욱 악화시켜 왔다는 점입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대통령님에게 크나큰 정치적 부담으로 바뀌었음을 잊으신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저는 훌륭한 정치인들은 먼저 훌륭한 민주시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은 사회규범을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들에게만 준법정신이라든가 공공의 안녕질서를 요구할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설령 요구한다 하더라도 국민이 들어주지 않으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환한 일입니다. 물리적 힘을 이용하여 강제시킬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마음속에서 우러나 자발적으로 따르는 것과는 전혀 다를 것입니다.
국민이 안심하고 따를 수 있도록 모든 일에 모범을 보이는 사람이 위대한 정치인의 자격이 있을 것입니다. 국민을 단순한 통치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나라와 역사의 주인으로 보며, 나를 뽑아준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러나 정치가 번번이 이런 비정상적 방식으로 움직여 나간다면 어찌 국민이 정치를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희망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누가 우리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요? 누가 뭐래도 저는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에 가장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정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치에 대해 희망을 갖자는 제 얘기가 아마도 무모하다고 비난받기 십상이라는 걸 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은 것이 바로 정치가 아니냐고, 그런데 어떻게 기대를 가질 수 있겠느냐는 반론이 날카롭게 튀어나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치를 포기해야 하겠습니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사회를 망친 것이 낡고 썩은 정치라면, 정치를 낡고 썩도록 그냥 놔둔 데 대해 국민들 자신도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정치가 제멋대로 굴러가도록 그대로 놔둔다면 사회는 더욱 곪아 썩을 지도 모릅니다. 또 모든 정치인들이 다 썩은 것은 아니라는 점도 희망의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를 싸잡아서 매도하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낱같은 희망일망정 포기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좋은 정치인과 그렇지 않는 정치인을 가려야 할 것입니다. 잘하는 정치인은 격려하고, 그렇지 않은 정치인은 호되게 나무라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꼼꼼히 헤아려보아도 좋은 정치인이 눈에 많이 띠지 않습니다. 좋은 품성과 좋은 자질을 갖춘 분도 정계에만 들어가면 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많은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정치는 일종의 종합예술입니다. 경제·사회·문화·종교·교육·심리 등 인간이 모여 사는 데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다 다루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 분야나 한 측면만 보아서는 안되며 모든 것을 종합적이고 총체적으로 보아야 합니다. 말하자면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것 자체가 바로 정치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보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 부문의 특정한 지식이 아니라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일 것입니다. 대통령님께서 숲도 보고 나무도 보는 그런 정치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중대한 시기인 2001년. 부디 올해 연말에는 웃으면서 신년사를 다시 돌아보고 흐뭇해하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갖는 것은 인간만의 특권일지도 모릅니다. 동물이나 식물이 희망을 꿈꾼다는 말이 동화 속에서는 가능할 지 몰라도 현실적으로는 인간만이 희망을 갖는 게 아니겠습니까?
새해 첫 날 아침에 대통령께서 발표하신 신년사에서 그 희망의 근거를 찾아보고 싶습니다. 신년사에는 올해를 국가와 국민을 위한 영광의 한 해로 만들겠다는 다짐, 새로운 국정의 출발과 경제적 도약의 기틀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 고난극복과 희망의 한 해로 만들겠다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특히 최근의 우리 사회를 흔들고 있는 유령의 정체가 '경제위기설'임을 생각할 때 경제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날 우리 경제가 어려웠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경제가 지나치게 정치 논리에 휘말려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정경유착에 따른 부정부패가 바로 그렇지 않습니까? 신년사에 나타난 대통령님의 경제위기 극복의 다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치가 바로잡혀야 할 것입니다.
참여연대가, 그리고 많은 다른 시민단체들과, 언론이, 그리고 국민이 정치개혁을 요구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국민의 정부수립 이후 정치개혁이 지지부진했던 것도 경제위기설이 유포되는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정말 올해는 정치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인권법과 반부패기본법의 제정, 국가보안법의 개정 등 개혁입법을 실현시키겠다고 다짐하셨고,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정치를 배제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믿어보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약속은 예전에도 기회 있을 때마다 대통령께서 하셨던, 그래서 많은 기대를 걸게 했으나, 번번이 깨져버린 약속이었음을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러나 올해는 정말 믿어보고 싶습니다. 돌아가신 늦봄 문익환 목사님의 표현을 빌면, 우리는 더 이상 뒤로 물러설 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연초부터 정계가 시끄럽습니다. 민주당 의원 3명이 탈당해 자민련에 입당했기 때문입니다. 바람직한 일은 아니었지만 불가피한 일이 아니냐는 대통령님의 견해에 실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야당이 번번이 개혁의 발목을 잡는다는 대통령님의 인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궤를 벗어난 행위들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3의원의 자민련 입당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의 출발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여소야대를 돌파하기 위해 지금까지 민주당이 썼던 고육지책들은 거의 대부분 편법적인 해결방안이었습니다. 문제는 이같은 편법적 해결방안이 현안을 해결하기는커녕 사태를 더욱 악화시켜 왔다는 점입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대통령님에게 크나큰 정치적 부담으로 바뀌었음을 잊으신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저는 훌륭한 정치인들은 먼저 훌륭한 민주시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은 사회규범을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들에게만 준법정신이라든가 공공의 안녕질서를 요구할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설령 요구한다 하더라도 국민이 들어주지 않으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환한 일입니다. 물리적 힘을 이용하여 강제시킬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마음속에서 우러나 자발적으로 따르는 것과는 전혀 다를 것입니다.
국민이 안심하고 따를 수 있도록 모든 일에 모범을 보이는 사람이 위대한 정치인의 자격이 있을 것입니다. 국민을 단순한 통치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나라와 역사의 주인으로 보며, 나를 뽑아준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러나 정치가 번번이 이런 비정상적 방식으로 움직여 나간다면 어찌 국민이 정치를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희망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누가 우리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요? 누가 뭐래도 저는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에 가장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정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치에 대해 희망을 갖자는 제 얘기가 아마도 무모하다고 비난받기 십상이라는 걸 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은 것이 바로 정치가 아니냐고, 그런데 어떻게 기대를 가질 수 있겠느냐는 반론이 날카롭게 튀어나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치를 포기해야 하겠습니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사회를 망친 것이 낡고 썩은 정치라면, 정치를 낡고 썩도록 그냥 놔둔 데 대해 국민들 자신도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정치가 제멋대로 굴러가도록 그대로 놔둔다면 사회는 더욱 곪아 썩을 지도 모릅니다. 또 모든 정치인들이 다 썩은 것은 아니라는 점도 희망의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를 싸잡아서 매도하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낱같은 희망일망정 포기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좋은 정치인과 그렇지 않는 정치인을 가려야 할 것입니다. 잘하는 정치인은 격려하고, 그렇지 않은 정치인은 호되게 나무라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꼼꼼히 헤아려보아도 좋은 정치인이 눈에 많이 띠지 않습니다. 좋은 품성과 좋은 자질을 갖춘 분도 정계에만 들어가면 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많은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정치는 일종의 종합예술입니다. 경제·사회·문화·종교·교육·심리 등 인간이 모여 사는 데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다 다루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 분야나 한 측면만 보아서는 안되며 모든 것을 종합적이고 총체적으로 보아야 합니다. 말하자면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것 자체가 바로 정치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보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 부문의 특정한 지식이 아니라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일 것입니다. 대통령님께서 숲도 보고 나무도 보는 그런 정치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중대한 시기인 2001년. 부디 올해 연말에는 웃으면서 신년사를 다시 돌아보고 흐뭇해하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