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지금 인천의 부평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계십니까? 부평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십시오. 이 글을 읽으시기 전에 우선 민주노총 홈페이지(www.nodong.org)와 진보넷 홈페이지(www.jinbo.net)에서 부평의 무법천지를 찍은 비디오 동영상을 보시길 바랍니다.

노동자들이 국가권력 앞에서 얼마나 무참히 짓밟히고 처절하게 당하고 있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대통령이 통치권자인 국가의 모습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죽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라고 말했으며, 인터넷과 텔레비젼 뉴스를 통해 그 장면을 보았던 사람들은 '80년 광주와 다를 바없다'며 분노를 금치 못했습니다.

대체 어떤 일인지 비서관들이 보고하기 전에 제가 짧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지난 4월 7일 인천지방법원 민사3부는 대우자동차 노동조합이 3월 7일 신청한 '노조사무실 출입 및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하여 "회사는 노조 조합원, 산업별 연합단체(금속산업연맹) 또는 총연합단체(민주노총) 소속원들의 노조사무실 출입을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결정하였습니다.

그래서 4월 10일 대우자동차 조합원과 금속산업연맹 법률원 소속 박훈 변호사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노조사무실에 들어가하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노조원들의 노조 사무실 출입을 회사 입구에서부터 원천 봉쇄했습니다. 그래서 노조사무실 출입문을 막고 있는 경찰앞에서 박훈 변호사는 재판자료를 읽어주며 출입을 막는 것은 불법행위임을 알려주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들은 계속 노조사무실 입구를 막고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우자동차 노조 조합원들과 박훈 변호사는 경찰에게 수 차례 강력히 항의하며 대우자동차 남문 입구에서 연좌농성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경찰은 맨몸으로 연좌농성을 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갑자기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렸습니다. 경찰봉을 마구 휘둘려대고, 군화발로 사람을 걷어차고, 경찰방패로 사람을 찍어내렸습니다. 머리가 찢겨진 것이 경미한 부상자이고 손가락, 코뼈, 갈비뼈, 다리가 부러지고 인대가 파열되고 언어장해를 일으키는 등 중상자들이 십 여명이나 됩니다.

대통령님

도대체 경찰은 누구를 위한 경찰입니까? 경찰은 법 위에 있는 것입니까? 부평은 초법적 공간이 된 지 오래입니다. 누구보다도 법을 지켜야 할 경찰이 법원의 결정도 무시하는 한다면 국민들은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최근 정부는 화염병 시위 엄벌 운운하며 노동자들과 국민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집회에서 폭력적대응을 일삼고 있습니다. 노동자들과 국민들이 거리에 왜 나설 수 밖에 없는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 없이 그들의 집회를 잘못된 시위문화로 매도하며 공안분위기를 조성하고 폭력으로 맞서며 이들의 생존권 요구를 짓밟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눈을 뜨고 보시길 바랍니다. 귀를 열고 듣기 바랍니다.

지난 2월에도 참여연대는 경찰이 헬기와 포크레인을 동원하여 대우자동차 노동자들과 가족들을 폭행하고 연행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대우자동차 부실경영 책임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사법처리를 촉구한 바 있습니다. 또한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에 대한 근본적 해결 없이 일방적 구조조정과 공권력 투입만으로 올바르게 대우자동차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태해결은 고사하고 법원의 정당한 결정조차 폭력으로 맞선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정부는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명백히 진상을 밝히고 관련 책임자들을 엄중문책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국민을 보호해 할 정부로서 최소한의 책무일 것입니다. 특히 이무영 경찰청장을 비롯한 인천경찰청장, 부평경찰서장, 현장 지휘자들은 반드시 즉각 해임하고 법적 처벌을 받게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대통령께서 방치해둘 일이라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홍석인(참여연대 기획실 간사)
2001/04/12 00:00 2001/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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