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호 쓴소리] CBS의 '이상한' 파업을 알려드립니다.
정기간행물(종간)/개혁통신 :
2001/04/26 00:00
대통령님.
오늘은 요즘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신문 사설과 국회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이상한' 파업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합니다. 바로 일곱 달째 계속되고 있는 CBS 기독교방송(사장 권호경)의 파업입니다. CBS가 어떤 언론사인지는 60년대부터 CBS와 함께 고난의 길을 걸어온 대통령님께서 더 잘 아실 터이니 중언부언하지 않겠습니다.
CBS의 파업을 '이상하다'고 규정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1. 전면 파업 일곱 달째가 되도록 파업에 따른 손실이 눈에 띠지 않고, 이 때문에 사용자인 권호경 사장이 파업 종식을 위해 노조와의 협상에 나설 유인 역시 쉽게 눈에 띠지 않습니다. 노동조합이 그 사실을 모를 정도로 우둔하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노조원들은 일곱 달째 월급을 받지 못하고 건물 경비나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극심한 고통 속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노동조합은 여전히 파업을 하고 있고, 절대다수의 조합원들은 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부장 일부와 수습 직원 전원은 파업 중간에 합류했습니다. 노조원들은 장기 파업 사업장에서는 으레 벌이기 마련인 위법 행위도 저지르지 않습니다. 너무나 합법적으로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2. 과거 재야에서 민주화 운동을 했다던 권호경 사장이 현재 진행 중인 자기 회사의 노동쟁의에 제 3자인 사설 용역회사 직원들을 개입시켰습니다. 그 용역 회사 직원이 깡패냐 아니냐, 또는 노조원들을 폭행하고 "눈깔을 뽑아버려" 등의 욕설을 퍼부었느냐 아니냐는 오히려 중요하지 않습니다.
70년대부터 노동운동을 하고, 노동자의 친구임을 자처했던 목사인 권호경 목사가 2001년에 쟁의가 벌어지고 있는 자기 회사에 용역원들을 끌어들였다는 사실이 충격적입니다. 회사측에서는 "노조원들이 권 사장의 출근을 저지해서 용역들을 끌어들였다"고 말하지만, 노조는 며칠 전 "권호경 사장이 회사 밖으로 빙빙 돌아다니지 말고 출근해서 성실한 교섭에 나서라"는 성명까지 냈습니다.
3. 파업 일곱 달이 되도록 재단법인인 CBS의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가 그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사회에는 대통령님도 잘 아실 분들이 즐비합니다. 이사장으로는 표용은 목사가 계시고, 김상근 제2건국위원회 상임위원장과 김동완 KNCC 총무 등이 이사들입니다.
그런데 파업 일곱 달이 되도록 이사회가 한 일이라고는 달랑 "노조원들은 빨리 업무에 복귀하라"는 성명을 한 차례 낸 것뿐입니다. 프로듀서와 아나운서, 기자, 엔지니어들이 없는 상태에서 나가는 방송을 제대로 된 방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이사들이 방송이 제대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러려면 밉더라도 노조원들을 만나 그들이 왜 일곱 달씩이나 파업을 하는지 얘기를 듣고, 노조원들을 설득하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아가 이사회 권한으로 사장에게 파업이 끝날 수 있도록 무엇인가를 요구하거나 권고해야 할 터인데, 이사회가 지금까지 한 번도 노조 대표를 불러서 직접 얘기를 듣거나, 파업 현장에 찾아갔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습니다.
4. 대통령님이 잘 아실 분들이 CBS에 대해 가지고 있는 태도가 이상합니다. 이사회, 특히 김상근 제2건국위원회 상임위원장과 김동완 KNCC 총무 등은 CBS 노조원들이 CBS의 미래 희망을 위해 갈구하는 '재단 이사회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지난해 4월 공식적으로 약속했었습니다.
그것도 두 달 안에 하겠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정관 개정안은 통과되지 않고 있습니다. 제2건국위원회 상임위원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사실과 국민의 정부가 자처하는 정부의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5. '사랑'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CBS 권호경 사장이 매질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더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3월 이 회사의 부국장과 부장들이 "권호경 사장은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편지를 보내고, 여당 사무총장에게 총선 승리를 기원하는 화분을 보냈다. 권사장은 CBS를 위해 용퇴해 달라"고 호소한 일이 있습니다.
전체 중간 간부들 가운데 80%에 이르는 사람들이 이 호소에 동참했습니다. 하지만 권 사장은 이들 가운데 이른바 주동자급들에게 정직과 감봉조치를 내리고, 연고도 없는 지방으로 좌천시켰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후배에게 기자로서의 자세를 훈계한 10년차 기자를 해고하더니, 방송을 통해 CBS 사태를 다룬 <시사자키> 진행자 정태인씨도 갑자기 해임시켰습니다. 권 사장은 연말에는 노조위원장과 사무국장도 해고했습니다.
이외에도 CBS 파업이 이상한 점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이 이상한 그림들을 모두 종합해 보면 노조원들은 노조를 아예 대화와 협상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권호경 사장에게 인간 존엄성을 회복하고자 도전했고, CBS가 전면적으로 개혁될 것을 요구하기때문에 견디기 힘든 고통속에서도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CBS가 미래에도 한국 사회에 필요한 언론사로서 살아남기 위해서요, CBS를 사랑하는 자신들이 CBS와 함께 살기 위해서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 파업을 노조가 밥그릇을 얻기 위한 싸움이나 교회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상한 점 한 가지를 덧붙입니다. 이 파업은 일곱 달째 계속되고 있고, 회사측은 수 개월동안 교섭을 기피해 왔습니다. 노사 관계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는 노동조합은 그 동안 회사측을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노동사무소와 검찰에 고소, 고발했습니다. 이 사건들 가운데서 한 건이라도 처리되었다는 이야기를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회사측은 수습 기간이 끝난 직원 6명을 '쟁의중'이라는 이유로 정직원 발령을 내지 않고, 제3자인 용역 직원들까지 동원했습니다. 쟁의는, 그것도 합법적인 쟁의는 빨리 해결되도록 해야 할 '국민의 정부' 노동행정당국은 CBS의 쟁의를 '소 닭 보듯'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파업 일곱 달 동안 서울 남부노동사무소장이 한 차례, 그것도 형식적으로 CBS를 방문한 것 외에는 노동행정당국이 진지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어떤 이야기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언론사이기 때문에 쟁의에 개입해 보았자 '잘 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행정지도를 망설이는 것인지, 기독교 기관이라는 이유때문에 개입하기가 힘든지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CBS의 쟁의에 대해 정부가 지금 대처하는 모습이 올바른지 꼭 한 번 챙겨 보시기 바랍니다.
아시다시피 CBS는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국민들과 운명을 같이 해 온 방송입니다. 21세기, 우리의 운명이 어찌될 지 한 치 앞을 가늠하기 힘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CBS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없으면 안 될 '빛과 소금'이 되는 방송사로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해야 할 곳입니다. 그런 방송이 지금 죽어가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오늘은 요즘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신문 사설과 국회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이상한' 파업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합니다. 바로 일곱 달째 계속되고 있는 CBS 기독교방송(사장 권호경)의 파업입니다. CBS가 어떤 언론사인지는 60년대부터 CBS와 함께 고난의 길을 걸어온 대통령님께서 더 잘 아실 터이니 중언부언하지 않겠습니다.
CBS의 파업을 '이상하다'고 규정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1. 전면 파업 일곱 달째가 되도록 파업에 따른 손실이 눈에 띠지 않고, 이 때문에 사용자인 권호경 사장이 파업 종식을 위해 노조와의 협상에 나설 유인 역시 쉽게 눈에 띠지 않습니다. 노동조합이 그 사실을 모를 정도로 우둔하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노조원들은 일곱 달째 월급을 받지 못하고 건물 경비나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극심한 고통 속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노동조합은 여전히 파업을 하고 있고, 절대다수의 조합원들은 이 파업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부장 일부와 수습 직원 전원은 파업 중간에 합류했습니다. 노조원들은 장기 파업 사업장에서는 으레 벌이기 마련인 위법 행위도 저지르지 않습니다. 너무나 합법적으로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2. 과거 재야에서 민주화 운동을 했다던 권호경 사장이 현재 진행 중인 자기 회사의 노동쟁의에 제 3자인 사설 용역회사 직원들을 개입시켰습니다. 그 용역 회사 직원이 깡패냐 아니냐, 또는 노조원들을 폭행하고 "눈깔을 뽑아버려" 등의 욕설을 퍼부었느냐 아니냐는 오히려 중요하지 않습니다.
70년대부터 노동운동을 하고, 노동자의 친구임을 자처했던 목사인 권호경 목사가 2001년에 쟁의가 벌어지고 있는 자기 회사에 용역원들을 끌어들였다는 사실이 충격적입니다. 회사측에서는 "노조원들이 권 사장의 출근을 저지해서 용역들을 끌어들였다"고 말하지만, 노조는 며칠 전 "권호경 사장이 회사 밖으로 빙빙 돌아다니지 말고 출근해서 성실한 교섭에 나서라"는 성명까지 냈습니다.
3. 파업 일곱 달이 되도록 재단법인인 CBS의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가 그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사회에는 대통령님도 잘 아실 분들이 즐비합니다. 이사장으로는 표용은 목사가 계시고, 김상근 제2건국위원회 상임위원장과 김동완 KNCC 총무 등이 이사들입니다.
그런데 파업 일곱 달이 되도록 이사회가 한 일이라고는 달랑 "노조원들은 빨리 업무에 복귀하라"는 성명을 한 차례 낸 것뿐입니다. 프로듀서와 아나운서, 기자, 엔지니어들이 없는 상태에서 나가는 방송을 제대로 된 방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이사들이 방송이 제대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러려면 밉더라도 노조원들을 만나 그들이 왜 일곱 달씩이나 파업을 하는지 얘기를 듣고, 노조원들을 설득하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아가 이사회 권한으로 사장에게 파업이 끝날 수 있도록 무엇인가를 요구하거나 권고해야 할 터인데, 이사회가 지금까지 한 번도 노조 대표를 불러서 직접 얘기를 듣거나, 파업 현장에 찾아갔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습니다.
4. 대통령님이 잘 아실 분들이 CBS에 대해 가지고 있는 태도가 이상합니다. 이사회, 특히 김상근 제2건국위원회 상임위원장과 김동완 KNCC 총무 등은 CBS 노조원들이 CBS의 미래 희망을 위해 갈구하는 '재단 이사회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지난해 4월 공식적으로 약속했었습니다.
그것도 두 달 안에 하겠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정관 개정안은 통과되지 않고 있습니다. 제2건국위원회 상임위원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사실과 국민의 정부가 자처하는 정부의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5. '사랑'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CBS 권호경 사장이 매질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더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3월 이 회사의 부국장과 부장들이 "권호경 사장은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편지를 보내고, 여당 사무총장에게 총선 승리를 기원하는 화분을 보냈다. 권사장은 CBS를 위해 용퇴해 달라"고 호소한 일이 있습니다.
전체 중간 간부들 가운데 80%에 이르는 사람들이 이 호소에 동참했습니다. 하지만 권 사장은 이들 가운데 이른바 주동자급들에게 정직과 감봉조치를 내리고, 연고도 없는 지방으로 좌천시켰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후배에게 기자로서의 자세를 훈계한 10년차 기자를 해고하더니, 방송을 통해 CBS 사태를 다룬 <시사자키> 진행자 정태인씨도 갑자기 해임시켰습니다. 권 사장은 연말에는 노조위원장과 사무국장도 해고했습니다.
이외에도 CBS 파업이 이상한 점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이 이상한 그림들을 모두 종합해 보면 노조원들은 노조를 아예 대화와 협상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권호경 사장에게 인간 존엄성을 회복하고자 도전했고, CBS가 전면적으로 개혁될 것을 요구하기때문에 견디기 힘든 고통속에서도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CBS가 미래에도 한국 사회에 필요한 언론사로서 살아남기 위해서요, CBS를 사랑하는 자신들이 CBS와 함께 살기 위해서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 파업을 노조가 밥그릇을 얻기 위한 싸움이나 교회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상한 점 한 가지를 덧붙입니다. 이 파업은 일곱 달째 계속되고 있고, 회사측은 수 개월동안 교섭을 기피해 왔습니다. 노사 관계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는 노동조합은 그 동안 회사측을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노동사무소와 검찰에 고소, 고발했습니다. 이 사건들 가운데서 한 건이라도 처리되었다는 이야기를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회사측은 수습 기간이 끝난 직원 6명을 '쟁의중'이라는 이유로 정직원 발령을 내지 않고, 제3자인 용역 직원들까지 동원했습니다. 쟁의는, 그것도 합법적인 쟁의는 빨리 해결되도록 해야 할 '국민의 정부' 노동행정당국은 CBS의 쟁의를 '소 닭 보듯'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파업 일곱 달 동안 서울 남부노동사무소장이 한 차례, 그것도 형식적으로 CBS를 방문한 것 외에는 노동행정당국이 진지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어떤 이야기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언론사이기 때문에 쟁의에 개입해 보았자 '잘 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행정지도를 망설이는 것인지, 기독교 기관이라는 이유때문에 개입하기가 힘든지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CBS의 쟁의에 대해 정부가 지금 대처하는 모습이 올바른지 꼭 한 번 챙겨 보시기 바랍니다.
아시다시피 CBS는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국민들과 운명을 같이 해 온 방송입니다. 21세기, 우리의 운명이 어찌될 지 한 치 앞을 가늠하기 힘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CBS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없으면 안 될 '빛과 소금'이 되는 방송사로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해야 할 곳입니다. 그런 방송이 지금 죽어가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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