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호 정책제안] 무늬만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필요없습니다.
정기간행물(종간)/개혁통신 :
2000/04/27 00:00
대통령께서도 아시다시피 올 10월부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실시될 예정으로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월 27일 입법예고된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둘러싼 정부 부처간 논의 상황과 합의된 내용을 볼 때(작금의 행태를 볼 때)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심하게 표현하면 사기를 당한 느낌입니다.
빈곤의 책임이 개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당 부분 국가, 혹은 사회에 있다는 것을 이번 경제위기를 통해 우리 모두 확인하였기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제정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기존 생활보호제도는 노동능력자가 있는 가구에게는 그들이 아무리 곤궁하게 살아도 한푼의 생계비도 지급하지 않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그 집안의 노동능력자가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혹은 일을 하기 싫어하게 되면 그 집안에서 같이 살고 있는 아이들과 어르신들은 끼니를 거르거나 길거리에 나 앉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재작년까지는 노동능력자가 있는 가난한 가구에게는 아무리 살기 어려워도 생계비를 한푼도 주지 않았겠습니까? 우리나라 경제수준이 빈민들의 최저생계비도 보장할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었습니까? 그 어느 누구도 경제형편이 나빠서 그랬다고는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노동능력자가 있는 가구에게 생계비를 지원하는 것이 근로의욕을 감퇴시키는(복지병을 유발하는) 국가적 낭비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저소득층의 근로의욕을 유지시키는 것이 국민의 생존권보다 더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일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일을 시키려고 그 집안의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굶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국민의 생존권이 그 어떠한 다른 것보다 우선시되어야 하고, 경쟁사회에서 빈곤은 일정 부분 사회의 책임이기 때문에 시민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운동을 벌여 나간 것이고, 그것을 대통령께서 수용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가가 불문곡직(不問曲直)하고 국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대부분의 저소득층은 이 사회의 피해자입니다. 스스로 살아 나갈 수 있는 기술이나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그들 중 다수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다 살벌한 경쟁에서 뒤쳐져 자포자기식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둘째, 그들은 이 사회의 공헌자이기도 합니다. 그들 중 다수는 현재의 경제성장을 가져오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였고, 납세자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최저생활의 보장은 국가의 의무이자 그들의 권리입니다.
셋째, 가난으로 인해 파생되는 또 다른 사회문제를 막아야 합니다. 청소년 비행, 범죄자 증가, 아동 학대 등등 이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많은 사회문제는 생활곤란으로부터 발생됩니다. 저소득층가구의 부모들은 대부분 예전에 그들의 부모로부터, 혹은 사회로부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기회를 갖지 못했고, 지금 현재는 이들의 자녀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킬 능력도 여건도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러면 지금의 아이들은 앞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생존권과 기본 교육을 보장해 주지 않은 채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된 다음 또다시 그들을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집안의 아이들을 이 사회의 가해자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넷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보장해야 하는 수준은 우리나라 경제를 휘청거릴 정도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의 그야말로 생존수준에 불과합니다. 최저생계비 산출 내역을 보면 만 5세 아동의 장난감으로 1년에 만원도 되지 않는 비용이 포함되어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제대로 시행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정부에서 마련중인 시행방안을 보면 예전처럼 또다시 예산에 맞추어 대상자를 선정하고 예산에 맞추어 급여를 제공하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시행되어 온 생활보호제도는 대상자 되기가 어렵게 되어 있고, 대상자가 되어도 별로 받을게 없는 불합리한 전근대적인 제도입니다. 그런데 지금 마련중인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방안의 일부 조항과 지침은 오히려 생활보호제도보다도 후퇴되어 있습니다. 그 중 몇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재산기준의 경우는 현재보다 오히려 더 낮아졌습니다. 새로 마련된 재산기준은 4인 가구의 경우 3,200만원으로 현 기준인 2,900만원 보다 높아진 것처럼 보이나 현 기준 2,900만원은 과표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새로운 기준은 현 시가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즉, 4인 가구의 경우 재산이 3,200만원만 넘으면 소득이 전혀 없어도 수급자가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재산이 많은 가구를 걸러내려는 목적으로 재산기준을 설정해야 하지만 예산부처에서 재정소요의 증가를 막고자 그렇게 설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둘째, 경제관료들이 그토록 걱정하는 근로의욕을 유지시키는 조항을 예산상의 이유로 유명무실하게 만들었습니다. 노동능력자들에게 근로의욕을 유지시키고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는 근로소득공제제도를 두었습니다. 근로소득공제제도는 일을 하는 사람은 60만원의 소득이 있다고 하더라도 적게는 9만원 정도를 공제해 주어 결과적으로 일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보다 9만원을 추가로 지급해 주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예산부처에서는 이러한 제도를 실시하게 되면 '수혜 대상자수가 확대되고 막대한 재정소요를 유발하는 반면, 근로유인효과가 미미하며 추가예산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2002년부터 소득공제율제도를 실시하자는 의견을 내놓았고 그렇게 합의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는 근로능력자가 있는 가구에게는 최저생계비를 다 보장하지 말고 일부만 보장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생활보호제도로 돌아가자는 주장이지요.
셋째,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를 신청하도록 하는 홍보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 동안 국가로부터 보호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보호받지 못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많은 사람들이 기초생활보장제도를 통하여 하루 빨리 보호받도록 하는 것이 이 법의 제정목적에 부합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열심히 홍보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또한 수급자수가 급격하게 늘어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통령께 여쭙고 싶습니다. 정말로 우리나라의 경제사정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없는 빈민들의 최저생활도 보장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입니까? 도대체 그 많은 예산 어디에다 쓰려고 국민의 최저생활 보장도 제한하려 합니까? 그 어떤 예산이 국민의 생존권보다 우선합니까?
현재와 같은 결과는 아직까지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을 반대하는, 즉 최소한의 복지도 낭비라고 생각하는 일부 정부 관료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짜여진 예산에 맞추기 위해서 기초생활보장을 제한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기초생활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면 새로이 재원을 마련해야 하고, 또는 우선 순위에서 뒤지는 다른 예산을 줄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이 틀렸다면 왜 틀렸는지를 정말로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판단되시면 대통령께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 주십시오. 현재 상황에서는 대통령님 말고는 바로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빈곤의 책임이 개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당 부분 국가, 혹은 사회에 있다는 것을 이번 경제위기를 통해 우리 모두 확인하였기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제정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기존 생활보호제도는 노동능력자가 있는 가구에게는 그들이 아무리 곤궁하게 살아도 한푼의 생계비도 지급하지 않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그 집안의 노동능력자가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혹은 일을 하기 싫어하게 되면 그 집안에서 같이 살고 있는 아이들과 어르신들은 끼니를 거르거나 길거리에 나 앉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재작년까지는 노동능력자가 있는 가난한 가구에게는 아무리 살기 어려워도 생계비를 한푼도 주지 않았겠습니까? 우리나라 경제수준이 빈민들의 최저생계비도 보장할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었습니까? 그 어느 누구도 경제형편이 나빠서 그랬다고는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노동능력자가 있는 가구에게 생계비를 지원하는 것이 근로의욕을 감퇴시키는(복지병을 유발하는) 국가적 낭비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저소득층의 근로의욕을 유지시키는 것이 국민의 생존권보다 더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일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일을 시키려고 그 집안의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굶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국민의 생존권이 그 어떠한 다른 것보다 우선시되어야 하고, 경쟁사회에서 빈곤은 일정 부분 사회의 책임이기 때문에 시민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 운동을 벌여 나간 것이고, 그것을 대통령께서 수용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가가 불문곡직(不問曲直)하고 국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대부분의 저소득층은 이 사회의 피해자입니다. 스스로 살아 나갈 수 있는 기술이나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그들 중 다수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다 살벌한 경쟁에서 뒤쳐져 자포자기식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둘째, 그들은 이 사회의 공헌자이기도 합니다. 그들 중 다수는 현재의 경제성장을 가져오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였고, 납세자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최저생활의 보장은 국가의 의무이자 그들의 권리입니다.
셋째, 가난으로 인해 파생되는 또 다른 사회문제를 막아야 합니다. 청소년 비행, 범죄자 증가, 아동 학대 등등 이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많은 사회문제는 생활곤란으로부터 발생됩니다. 저소득층가구의 부모들은 대부분 예전에 그들의 부모로부터, 혹은 사회로부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기회를 갖지 못했고, 지금 현재는 이들의 자녀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킬 능력도 여건도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러면 지금의 아이들은 앞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생존권과 기본 교육을 보장해 주지 않은 채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된 다음 또다시 그들을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집안의 아이들을 이 사회의 가해자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넷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보장해야 하는 수준은 우리나라 경제를 휘청거릴 정도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의 그야말로 생존수준에 불과합니다. 최저생계비 산출 내역을 보면 만 5세 아동의 장난감으로 1년에 만원도 되지 않는 비용이 포함되어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제대로 시행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정부에서 마련중인 시행방안을 보면 예전처럼 또다시 예산에 맞추어 대상자를 선정하고 예산에 맞추어 급여를 제공하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시행되어 온 생활보호제도는 대상자 되기가 어렵게 되어 있고, 대상자가 되어도 별로 받을게 없는 불합리한 전근대적인 제도입니다. 그런데 지금 마련중인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방안의 일부 조항과 지침은 오히려 생활보호제도보다도 후퇴되어 있습니다. 그 중 몇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재산기준의 경우는 현재보다 오히려 더 낮아졌습니다. 새로 마련된 재산기준은 4인 가구의 경우 3,200만원으로 현 기준인 2,900만원 보다 높아진 것처럼 보이나 현 기준 2,900만원은 과표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새로운 기준은 현 시가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즉, 4인 가구의 경우 재산이 3,200만원만 넘으면 소득이 전혀 없어도 수급자가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재산이 많은 가구를 걸러내려는 목적으로 재산기준을 설정해야 하지만 예산부처에서 재정소요의 증가를 막고자 그렇게 설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둘째, 경제관료들이 그토록 걱정하는 근로의욕을 유지시키는 조항을 예산상의 이유로 유명무실하게 만들었습니다. 노동능력자들에게 근로의욕을 유지시키고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는 근로소득공제제도를 두었습니다. 근로소득공제제도는 일을 하는 사람은 60만원의 소득이 있다고 하더라도 적게는 9만원 정도를 공제해 주어 결과적으로 일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보다 9만원을 추가로 지급해 주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예산부처에서는 이러한 제도를 실시하게 되면 '수혜 대상자수가 확대되고 막대한 재정소요를 유발하는 반면, 근로유인효과가 미미하며 추가예산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2002년부터 소득공제율제도를 실시하자는 의견을 내놓았고 그렇게 합의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는 근로능력자가 있는 가구에게는 최저생계비를 다 보장하지 말고 일부만 보장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생활보호제도로 돌아가자는 주장이지요.
셋째,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를 신청하도록 하는 홍보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 동안 국가로부터 보호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보호받지 못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많은 사람들이 기초생활보장제도를 통하여 하루 빨리 보호받도록 하는 것이 이 법의 제정목적에 부합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열심히 홍보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또한 수급자수가 급격하게 늘어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통령께 여쭙고 싶습니다. 정말로 우리나라의 경제사정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없는 빈민들의 최저생활도 보장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입니까? 도대체 그 많은 예산 어디에다 쓰려고 국민의 최저생활 보장도 제한하려 합니까? 그 어떤 예산이 국민의 생존권보다 우선합니까?
현재와 같은 결과는 아직까지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을 반대하는, 즉 최소한의 복지도 낭비라고 생각하는 일부 정부 관료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짜여진 예산에 맞추기 위해서 기초생활보장을 제한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기초생활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면 새로이 재원을 마련해야 하고, 또는 우선 순위에서 뒤지는 다른 예산을 줄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이 틀렸다면 왜 틀렸는지를 정말로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판단되시면 대통령께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 주십시오. 현재 상황에서는 대통령님 말고는 바로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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