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호 쓴소리] 민심을 천심으로 아는 정치를 기대합니다.
정기간행물(종간)/개혁통신 :
2000/04/20 00:00
대통령님,
치열했던 4·13 총선거가 끝났습니다. 승자와 패자를 가리기에는 상처가 깊은 선거지만 적잖이 성과도 있었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의 현안과 과제를 재확인하는 선거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제기된 과제를 어떻게 끌어나가느냐 하는 문제로 여념이 없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뿐만 아니라 분단 50년간에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은 갈라진 민족을 하나로 합치고 소모적인 대결 상태를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전화시키는 민족의 일대 이정표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다시 한번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실현을 모든 국민과 함께 축하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러나, 대통령께서도 익히 잘 알고 계신 것처럼 이번 총선거는 우리에게 많은 과제를 남기고 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키고 그 여세를 몰아 평화와 통일의 나아가기 위해서도 수다한 장벽을 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올 길보다는 가야할 길이 더 멀고 험한 것이 오늘날 우리가 처한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상황적 인식에 기초하여 대통령께 몇 가지 간곡한 고언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정확히 헤아리는 천심의 정치를 해주십사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국민들은 지속적인 개혁, 생산적인 정치, 토론과 타협에 바탕을 둔 국회 등 정치개혁을 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바램은 단순한 희망사항이 아니라는 것이 총선연대의 낙천·낙선운동으로 입증되었다고 봅니다. 총선연대가 선정한 112명의 공천반대자 중 58명이 낙천되고, 다시 86명의 낙선대상자 중 59명이 낙선한 것은 국민들이 낙선운동을 지지한 것이고, 이것은 정치개혁에 대한 염원을 반영한 것입니다. 따라서 16대 국회가 구성되면 우선적으로 정치개혁의 과제를 성공적으로 처리하는 책임정치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밀실공천의 관행을 중단하고 정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정당법의 개정, 유권자와 시민단체의 선거참여를 개방하고 돈선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동시에 현역의원과 정치신인간의 선거운동의 불평등을 시정하는 방향으로 선거법 개정 등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점에 대해서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동시에 집권당의 총재이신 대통령님의 용단을 촉구합니다.
다음으로, 대립의 정치를 토론과 타협의 정치로 발전시키면서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이번 선거에서 시민단체들의 노력으로 지역감정의 공개적이 표출은 많이 자제되었다고 봅니다. 충청과 호남지역에서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무척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과거의 지역감정이 정부에 대한 불신과 겹쳐 매우 심각한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는 우려할 만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정권상실로 인한 피해의식과 정부에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표출되면서 사실보다는 감성에 의존하는 이러한 상황은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지역감정을 근원적으로 치유하여 사회적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도입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지역민들의 가슴에 아로새겨진 상처와 아픔을 수용하고 치유하려는 정서적 접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마침 대통령님과 이회창 총재 모두 화합의 정치와 상생의 정치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좋은 성과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습니다. 국정수행에서 대통령님의 첫 방문지가 부산이 될 수 있다면 이 또한 좋은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민주적인 정당운영과 토론하고 타협하는 생산적인 국회의 모습은 우리 국민 모두가 진심으로 바라는 정치의 모습입니다. 모든 의사결정이 총채에게 집중된 1인 정당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이런 정당으로는 국민들의 정치불신을 해소할 수 없거니와 다가오는 민족통일을 준비할 수도 없습니다. 국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날치기로 밤을 새는 국회, 특정인을 보호하기 위해 국회를 방패막으로 악용하는 국회에 대해서 무슨 희망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정당의 비민주적인 운영은 역사적 뿌리를 가지고 있는 문제이고 여러 복잡한 요인이 있는 줄 알지만 정당 총재의 결단만 있으면 못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특별히 국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국정의 최고책임자이신 대통령님의 결단이 필요할 것입니다. 국민들은 국회의 파행운영에 대한 여당, 야당의 책임을 가리지 않습니다.
국회가 제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정쟁에 빠질 때 국민들은 정치권 전부를 불신하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집권 후반기의 정국안정과 마무리를 위한 대통령님의 '큰정치'를 기대하고 싶습니다. 대통령님에게는 일당의 총재이기보다 일국의 대통령, 정치지도자이기보다 일국의 지도자로서의 역할이 요망되는 시점이라 생각됩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치르면 민족의 새로운 세기가 열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 어두운 역사의 마디마디가 분단의 아픔으로 가득 차 있음을 생각할 때 분단문제의 해결은 민족의 일차적 과제이자 핵심 중의 핵심적인 과제라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국민들은 지난 30년간 독재정권의 갖은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통일구상을 견지해 온 대통령님의 통일철학과 통일방안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남북정상회담은 30년간 준비해온 통일구상을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사회, 우리민족은 '평화'를 실현할 수 있는 역사적 시점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평화통일은 휴전선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민족의 평화적 통일은 동북아의 평화적 상태가 유지되는 등 국제평화를 전제로 하는 동시에 상당한 수준의 국내평화를 또한 전제로 합니다. 국내평화는 지역갈등을 넘어서는 지역평화, 정쟁과 당리당략을 넘어서는 사회통합에 의해서만 가능합니다. 그런 만큼 분단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라도 국내평화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실 것을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이제 글을 줄이고자 합니다. 지난 2년간 많은 악조건 속에서 IMF를 극복하고 개혁을 추진하시느라 쉴 틈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말로 애를 많이 쓰신 것을 잘 알고 있고 여러 분야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적잖이 문제점도 있었다고 봅니다. 시작되지 못한 과제가 있는가 하면 완료되지 못한 과제도 있을 것입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립니다만 정치개혁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부각되어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국민들이 가장 염원하는 바가 정치개혁과 정치안정을 통한 생산적인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라는 것을 기억하셔서 집권후반기의 국정운영 기조를 설계해 주십사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너무 많은 말씀을 드리지 않았나 걱정도 됩니다만 결코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대통령께서 정치안정의 바탕 위에서 민주정치의 기초를 닦고, 그 힘을 모아서 민족통일의 주춧돌을 놓은 대통령으로 평가받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문득 눈을 돌려 산하를 보니 새 봄입니다. 봄날의 따스함을 느끼면서 정치의 봄, 민족의 봄을 기원하게 됩니다. 더불어 대통령님의 건강하심을 기원합니다.
2000년 4월20일
치열했던 4·13 총선거가 끝났습니다. 승자와 패자를 가리기에는 상처가 깊은 선거지만 적잖이 성과도 있었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의 현안과 과제를 재확인하는 선거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제기된 과제를 어떻게 끌어나가느냐 하는 문제로 여념이 없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뿐만 아니라 분단 50년간에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은 갈라진 민족을 하나로 합치고 소모적인 대결 상태를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전화시키는 민족의 일대 이정표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다시 한번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실현을 모든 국민과 함께 축하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러나, 대통령께서도 익히 잘 알고 계신 것처럼 이번 총선거는 우리에게 많은 과제를 남기고 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키고 그 여세를 몰아 평화와 통일의 나아가기 위해서도 수다한 장벽을 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올 길보다는 가야할 길이 더 멀고 험한 것이 오늘날 우리가 처한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상황적 인식에 기초하여 대통령께 몇 가지 간곡한 고언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정확히 헤아리는 천심의 정치를 해주십사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국민들은 지속적인 개혁, 생산적인 정치, 토론과 타협에 바탕을 둔 국회 등 정치개혁을 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바램은 단순한 희망사항이 아니라는 것이 총선연대의 낙천·낙선운동으로 입증되었다고 봅니다. 총선연대가 선정한 112명의 공천반대자 중 58명이 낙천되고, 다시 86명의 낙선대상자 중 59명이 낙선한 것은 국민들이 낙선운동을 지지한 것이고, 이것은 정치개혁에 대한 염원을 반영한 것입니다. 따라서 16대 국회가 구성되면 우선적으로 정치개혁의 과제를 성공적으로 처리하는 책임정치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밀실공천의 관행을 중단하고 정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정당법의 개정, 유권자와 시민단체의 선거참여를 개방하고 돈선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동시에 현역의원과 정치신인간의 선거운동의 불평등을 시정하는 방향으로 선거법 개정 등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점에 대해서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동시에 집권당의 총재이신 대통령님의 용단을 촉구합니다.
다음으로, 대립의 정치를 토론과 타협의 정치로 발전시키면서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이번 선거에서 시민단체들의 노력으로 지역감정의 공개적이 표출은 많이 자제되었다고 봅니다. 충청과 호남지역에서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무척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과거의 지역감정이 정부에 대한 불신과 겹쳐 매우 심각한 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는 우려할 만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정권상실로 인한 피해의식과 정부에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표출되면서 사실보다는 감성에 의존하는 이러한 상황은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지역감정을 근원적으로 치유하여 사회적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도입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지역민들의 가슴에 아로새겨진 상처와 아픔을 수용하고 치유하려는 정서적 접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마침 대통령님과 이회창 총재 모두 화합의 정치와 상생의 정치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좋은 성과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습니다. 국정수행에서 대통령님의 첫 방문지가 부산이 될 수 있다면 이 또한 좋은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민주적인 정당운영과 토론하고 타협하는 생산적인 국회의 모습은 우리 국민 모두가 진심으로 바라는 정치의 모습입니다. 모든 의사결정이 총채에게 집중된 1인 정당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이런 정당으로는 국민들의 정치불신을 해소할 수 없거니와 다가오는 민족통일을 준비할 수도 없습니다. 국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날치기로 밤을 새는 국회, 특정인을 보호하기 위해 국회를 방패막으로 악용하는 국회에 대해서 무슨 희망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정당의 비민주적인 운영은 역사적 뿌리를 가지고 있는 문제이고 여러 복잡한 요인이 있는 줄 알지만 정당 총재의 결단만 있으면 못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특별히 국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국정의 최고책임자이신 대통령님의 결단이 필요할 것입니다. 국민들은 국회의 파행운영에 대한 여당, 야당의 책임을 가리지 않습니다.
국회가 제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정쟁에 빠질 때 국민들은 정치권 전부를 불신하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집권 후반기의 정국안정과 마무리를 위한 대통령님의 '큰정치'를 기대하고 싶습니다. 대통령님에게는 일당의 총재이기보다 일국의 대통령, 정치지도자이기보다 일국의 지도자로서의 역할이 요망되는 시점이라 생각됩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치르면 민족의 새로운 세기가 열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 어두운 역사의 마디마디가 분단의 아픔으로 가득 차 있음을 생각할 때 분단문제의 해결은 민족의 일차적 과제이자 핵심 중의 핵심적인 과제라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국민들은 지난 30년간 독재정권의 갖은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통일구상을 견지해 온 대통령님의 통일철학과 통일방안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남북정상회담은 30년간 준비해온 통일구상을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사회, 우리민족은 '평화'를 실현할 수 있는 역사적 시점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평화통일은 휴전선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민족의 평화적 통일은 동북아의 평화적 상태가 유지되는 등 국제평화를 전제로 하는 동시에 상당한 수준의 국내평화를 또한 전제로 합니다. 국내평화는 지역갈등을 넘어서는 지역평화, 정쟁과 당리당략을 넘어서는 사회통합에 의해서만 가능합니다. 그런 만큼 분단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라도 국내평화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실 것을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이제 글을 줄이고자 합니다. 지난 2년간 많은 악조건 속에서 IMF를 극복하고 개혁을 추진하시느라 쉴 틈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말로 애를 많이 쓰신 것을 잘 알고 있고 여러 분야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적잖이 문제점도 있었다고 봅니다. 시작되지 못한 과제가 있는가 하면 완료되지 못한 과제도 있을 것입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립니다만 정치개혁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부각되어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국민들이 가장 염원하는 바가 정치개혁과 정치안정을 통한 생산적인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라는 것을 기억하셔서 집권후반기의 국정운영 기조를 설계해 주십사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너무 많은 말씀을 드리지 않았나 걱정도 됩니다만 결코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대통령께서 정치안정의 바탕 위에서 민주정치의 기초를 닦고, 그 힘을 모아서 민족통일의 주춧돌을 놓은 대통령으로 평가받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문득 눈을 돌려 산하를 보니 새 봄입니다. 봄날의 따스함을 느끼면서 정치의 봄, 민족의 봄을 기원하게 됩니다. 더불어 대통령님의 건강하심을 기원합니다.
2000년 4월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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