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유럽 4개국 순방을 마치고 오셨는데 제대로 인사도 드리지 못하였군요. 「개혁통신」이 나간 다음날 귀국하셨기 때문에 기회가 없었습니다.

100억 달러 이상의 외자를 유치하는 등 여러 성과가 있었습니다만, 무엇보다도 하이라이트는 '베를린 선언'이었습니다. 자유대학에서 '독일 통일의 교훈과 한반도 문제'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면서 밝힌 4대 원칙은 많은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 핵심의 하나는 대북 경제협력을 민간 차원에서 당국 차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입니다 아직 원칙을 폐기한 것은 아니지만 정경분리원칙에도 햇볕을 쪼이자는 의미가 보입니다.

일부에서는 이번 '베를린 선언'을 두고 그 내용이 호혜적이 아니라 시혜적이라며 시비를 걸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군사력을 강화하여 휴전선 일대 방사포와 자주포를 전진배치 했다는 보도를 앞세우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비판이나 우려는 참고로는 하되, 개의치 마시기 바랍니다. 형식보다는 실질을 갖춘 진보적 대북정책을 펼쳐야만 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희망을 갖는 것은 그 실현가능성이 보일 때입니다. 민간기업이 앞장선 경제 협력의 한계를 적극적으로 보완하고, 가능하다면 남북 정상회담까지 거쳐, 4대 선언 중 모든 국민의 숙원인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에까지 이르도록 추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한 주간 선거판을 장식한 두드러진 사태는 본격적으로 펼쳐진 불법선거운동입니다. 이제 후보자들의 눈에는 '당선' 외엔 아무 것도 보이지 않기 시작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당선'을 위해서는 손에 닿는 모든 것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그 결과는 한심한 작태의 반복입니다. 지난 15대 총선에 비하여 같은 기간 중 선거법위반으로 적발된 건수가 3배라고 합니다. 총선연대운동의 초기에 무르익었던 선거혁명의 열기가 무색해지고 있는 순간들의 연속입니다.

가장 한심한 일은, 불법선거운동을 적발하는 선관위 직원들에게 후보자측 운동원들이 폭력을 행사한다는 것입니다. 발길질은 예사고, 증거수집을 위한 녹음기도 탈취한다는 군요.

이러한 작태는 엄단하여야 마땅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선관위에 인원이나 공권력의 지원을 할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 안타까운 현상 하나는, 공권력을 무시하는 수준미달의 불법선거운동이 횡행하는 원인의 하나로 총선연대운동을 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비논리적 문제제기는 얼마 전의 '음모론'과 마찬가지로 막무가내식으로 총선연대를 헐뜯고자 하는 단세포적 모략에 지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관권개입선거 의혹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 선거를 더욱 벼랑으로 모는 현상입니다. 장관이나 광역단체장이 특정정당 또는 특정후보를 위해 출장을 간다거나, 후원회에 참석한다거나, 과도한 지역 선심정책을 편다거나 하는 따위의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선거에서 여당이 1당이 되는 것보다 공정한 선거가 치뤄졌다는 것이 대통령의 명예에 더 큰 득이 될 것입니다.

2000/03/16 00:00 2000/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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