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어느날 각 신문의 1면에는 총선연대 사람들의 사진이 실렸습니다. 참여연대와 총선연대의 정책자문을 맡고 있는 조희연 교수와 정대화 교수의 얼굴이 만방에 퍼졌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수막을 사이에 두고 육탄전을 벌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총선연대가 모든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낙천대상자를 선정하여 발표했고, 국민은 전폭적으로 호응함으로써 동의했습니다. 그 노도와 같은 기세 아래서는 민주당이 먼저 총선연대의 의견을 공천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하고는, 며칠 사이의 숨돌릴 틈을 이용해 그야말로 무늬만 흉내내고 당리를 차린 공천결과만 반복했습니다. 그 와중에 총선연대의 혁명적 운동을 가로막는 선거법도 통과되고 말았지요.

각 정당으로부터 배신당한 총선연대는 소송을 통해 잘못 된 공천에 대항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길만이 부패정치를 추방하고 무능정치를 퇴출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낙천운동 대상자에 대해 이루어진 공천의 무효를 확인하는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그 원고가 될 사람들은 모집하고자 가두에 나선 것입니다. 그런데 선관위에서는 선거법위반이라고 막더군요. 위법이란 판단이 서면 고발하면 될 터인데, 친절하게도 공무원들이 몸소 뜯어말리며 제지를 하더군요. 그리하여 난데없이 우리 교수들이 잡지가 아닌 일간지의 모델이 된 것입니다. 공천무효확인 소송은, 그 법률적 이론이 어떠하든 총선연대의 합법적 투쟁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 원고를 가두에서 모집하는 행위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좁게 보면 총선연대 낙천운동의 2단계 전략이지만, 넓게 보면 그것이 바로 공익소송의 하나의 모델인 것입니다.

선거개혁을 통한 정치개혁의 흐름에 역행하는 공천에 불만을 갖고 있어도 개인으로서는 곤란한 소송의 수행을 총선연대가 대신 해 주는 것입니다. 물론 소송비용도 받지 않지요.

그런데 국가기관은 이를 장려하고 보조하지는 못할망정, 육탄으로 방해를 해서 되겠습니까. 지난번에 잘못된 공천을 철회할 기회까지 드렸는데도 묵묵부답이니, 선거개혁은 어디서 구하란 말인가요. 어떻습니까. 공천의 잘못된 부분을 민주당이라도 솔선수범하여 철회할 수 없다면, 또는 지금 와서 철회하기가 멋쩍다면, 대통령께서 공천 무효확인 소송의 원고로 서명을 하시면 어떨까요?

총선연대는 잠시도 쉬지 않을 것입니다.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오늘부터 명동성당 앞에서 대표단이 중심이 되어 '정치개혁 국민광장'을 만들어 철야에 돌입합니다. 총선연대의 사람들은, 지난날 마틴 루터 킹을 비롯한 흑인들이 인종차별에 반대하여 버스 안 타기 운동을 벌이며 감옥에 들어갔듯이, 명동에 마련한 '밀실공천 철회, 지역정치 추방, 부패정치 심판을 위한 정치개혁국민광장'에 스스로를 감금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선거혁명'을 외치고, 그 메아리가 전국에 퍼져 정신 못차린 정치인들을 각성시킬 것이며, 비민주와 부패와 지역주의와 무능을 민주의 광장 밖에 유폐할 것입니다.

2000/03/02 00:00 2000/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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