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우리 사회를 감싸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지난날의 구태와 모순을 벗어던지고 사회 각 부문에서 혁신적 개혁을 통해 사회의 총체적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직 정치권만이 국민의 소리를 외면하다가 급기야는 우리 총선시민연대가 시작한 낙천·낙선운동을 계기로 정치영역에서도 새로운 희망의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전적으로 국민들의 요구에 의해 시작된 것이며, 오직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에 의해 이루어진 것입니다.

총선시민연대가 선정한 공천반대자 명단을 대하는 일부 정치권과 일부 언론의 반응을 볼 때 정치개혁의 길은 아직 멀고도 험합니다. 특히 최근 각 정당의 공천과정을 보면 아직도 우리 정치가 구태의 틀을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하게 됩니다. 누가 어떤 기준 어떤 방식으로 공천하고 있는지, 공천과정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국민들은 물론 당원들까지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지 발표된 결과를 알 수 있을 뿐이고 울며 겨자먹기로 이들에게 투표해야 할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금 시작되는 계파간 나눠먹기니 천문학적 액수의 공천헌금이니 하는 말들이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가슴에 또 한 번 좌절과 분노를 촉발하고 있습니다.

새천년이 시작된 현시점에서 정치개혁은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역사적 과제입니다. 선거를 눈앞에 둔 지금 공직후보를 결정하는 공천제도의 민주적 개혁 없이는 정치개혁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민주적 공천은 정당민주화와 선거혁명의 출발점이자 정치개혁의 필수적 전제인 것입니다. 여야 정당이 스스로 공당임을 자처하려 한다면 마땅히 사실상의 예비선거라 할 수 있는 공천과정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국민의 참정권이 각 당 공천과정에서도 반드시 보장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우리 총선시민연대는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을 담아 민주적 공천을 위한 우리의 입장을 각 당에 제안하고자 합니다.

우리 총선시민연대는 선거에 참여하는 각 정당이 우리의 요구를 겸허히 수용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공천민주화를 위한 요청은 여야 각 정당의 총선승리는 물론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건설적인 제안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밀실공천, 비민주적 공천이 이루어진다면 유권자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총선연대가 합리적 기준을 바탕으로 선정한 공천반대인사가 공천을 받는 등 유권자 대다수의 요구가 무시되고 좌절된다면 불가피하게 낙선운동 등 모든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밝힙니다. 아울러 우리는 민주적 공천제도 정착과 함께 유권자의 선거참여를 제한하고 있는 선거법 87조를 비롯한 각종 독소조항들이 개정되어 공천에서 선거로 이어지는 모든 과정에 유권자들의 참정권이 온전히 보장, 실현되기를 기대합니다.

<공천기준>

1. 총선시민연대가 제시한 공천반대 인사 선정기준을 공천심사에 반영하고 총선연대가 밝힌 공천반대자를 공천하지 말 것을 촉구합니다.

- 총선시민연대는 낙천낙선인사 선발의 기준으로 1)부패사건에 연루된 인사, 2)헌정질서를 파괴하고 국민기본권을 침해한 인사, 3)선거법을 위반한 인사, 4)지역감정을 조장한 인사 5) 기타 반의회, 반유권자적 활동 등 7가지 기준을 설정하였습니다. 우리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와 각계의 의견을 반영하여 마련한 우리의 낙천낙선인사 선발기준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것으로 판단하면서, 여야정당의 공천과정에서 이러한 인사들이 철저하게 배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경유착, 뇌물수수 등 권력형 부패사범, 혼탁선거를 조장한 부정선거사범 등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정한 자세를 견지하여야 합니다.

- 헌정질서 파괴, 반인권 전력을 가진 이들은 21세기 정치에서 배제해야 합니다.

- 지역감정 조장 등 구시대 정치의 낡은 유물은 그 조장자들과 함께 사라져야 합니다.

2. 지위와 연령, 연고와 배경을 떠나 정치개혁-사회개혁을 위한 의지와 능력을 겸비한 깨끗한 인사를 공천하여야 합니다.

- 다선과 중진이 공천의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국민은 국민을 위해 일할 의지와 이를 추진할 능력을 겸비한 국민의 참된 일꾼을 원합니다. 국민의 대표를 추천하는데 막후협상과 지분찾기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국민은 국정을 감시하고 입법권을 행사할 국민의 대표를 원하는 것이지 지역이나 계보의 대표를 뽑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국민의사를 무시한 나눠먹기식 공천은 국민의 참정권을 제약하고 공당으로서의 임무를 망각한 월권행위입니다.

3. 비례대표 후보는 직능 대표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선정해야 합니다. 공천을 대가로 한 헌금수수나 계파간 지분 나눠먹기 등은 철저하게 배제하고 장애인 등 사회적 소외계층을 적극적으로 배려하여야 합니다.

- 비례대표는 지역구 선거로는 미처 충족되지 않을 수 있는 정책적 전문성을 채우거나 반드시 보장해야 할 직능대표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지 공천장사를 위한 제도가 아닙니다. 능력도 의욕도 없는 다선중진의원들을 접대하기 위한 제도도 아닙니다. 특히 공천헌금의 대가로 전국구를 나누어주는 구태가 이번 총선에도 반복되어서는 안됩니다. 총선연대는 각 지역마다 공천비리 고발센터를 운영하여 공천장사에 대해 시민감시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4. 여성의 정치참여를 확대하여야 합니다. 비례대표후보 선정에서 여성후보에 대해 30% 이상 할당하고 지역구에서도 여성후보가 최대한 공천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 남성우월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잠정적 우대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며 이는 이미 선진각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남여 공천비율을 50 : 50으로 하는 법률안이 통과되기도 하였습니다. 인구의 절반인 여성유권자의 권리를 신장하고 그들의 주권을 올바로 대변하기 위해 최소한 여성후보 공천에 30%이상을 할당해야 합니다.

<공천기구>

5. 공천심사위원회는 공천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인사들로 구성해야 합니다.

5-1 공천심사위원들 자신이 계파정치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어서는 안됩니다. 계파를 대표하는 이들이 공천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 이들에 의해 나눠먹기식 공천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5-2 공천심사위원들은 국민들로부터 신망받는 정치인이어야 합니다. 과거 비리혐의로 재판을 받았거나 선거법위반 사실이 있는 사람들이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한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공정하고 깨끗한 공천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6. 공천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각계각층의 공익적 인사의 참여를 확대하여야 합니다.

6-1 공천심사과정 자체가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부인사들이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공천심사가 정당 내부의 의사결정인 것은 틀림없지만 공익적 인사들의 참여에 의해 투명성을 높이는 것은 그 정당의 공천심사과정 자체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6-2 공천심사기구가 각 정당에서 이미 구성되어 활동중이지만 외부인사들이 참여하는 기회는 늦지 않았습니다. 만약 공천심사위원회에 참여할 수 없다면 공천과정과 공천인사들에 대한 여과검증장치로서라도 외부의 공익적 인사들을 참여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7. 총선시민연대가 선정한 공천반대자가 공천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7-1 총선시민연대가 선정한 공천반대자들은 부패전력과 선거법위반등의 공직 결격사유를 지닌 인사들입니다. 이들이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한다면 그 결과를 신뢰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7-2 지금 각 정당에 구성된 공천심사위원회에 위원으로 이미 참여하고 있는 공천반대자들은 스스로 물러나야 합니다.

<공천절차>

8. 공천의 전과정은 민주적 공천을 규정한 헌법과 정당법에 따라 민주적이고 공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8-1 우리 헌법은 국민의 참정권과 민주주의 정당제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이어받은 정당법은 민주적 공천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민주적 공천절차를 실현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헌법과 정당법의 위반이 됩니다.

8-2 민주적인 공천이란 일단 투명하고 공개적일 것을 의미합니다. 밀실에서 해당 지역구의 지구당원조차 알 수 없는 밀실심사와 밀실공천은 민주적인 공천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9. 공천과정에서 각 정당은 유권자의 요구를 수렴하고 지구당 당원들에 의한 후보추천권을 최대한 보장하여야 합니다.

9-1 민주적 공천은 하향식 공천이 아니라 상향식 공천을 의미합니다. 지구당 당원은 해당 지구당의 국회의원 후보를 추천하고 심사하고 결정할 권한을 가집니다. 현행 정당법 31조는 정당의 공직선거후보자 추천에는 지역당부 대의기관의 의사가 반영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거치지 않은 공천은 현행법 위반입니다. 지구당 당원들의 후보추천권을 최대한 보장하여야 합니다.

9-2 지구당 당원들에 의한 공천만으로는 매표행위등 현실적으로 문제가 적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종 결정권을 갖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추천과 심사과정에서 그 의사를 표명하고 존중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민주적 공천방식이 축적됨으로써 이 나라의 민주적 공천문화, 민주적 정당체제가 자리잡혀 나갈 것입니다.

10.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추천한 공천후보자는 각 정당의 공식의결기구를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하여야 하며 당 총재등 1인 또는 소수의 독점적 영향력 행사로부터 독립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10-1 밀실에 갇힌 공천심사위원회의 심사결과가 정당의 최종 결론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공천심사위원회의 심사결과는 마땅히 당무위원회등 공개적인 의사결정절차의 과정을 밟아야 합니다. 공천심사결과는 해당 당사자들의 반발을 사 왔습니다. 그러나 정당의 공식적인 의결과정을 거침으로써 승복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작은 혼란과 잡음을 거치더라도 정치문화의 큰 성숙을 가져올 수 있다면 기피할 이유가 없습니다.

10-2 여당총재인 대통령이나 야당총재들이 공천권을 독점해서는 안됩니다. 공천심사위원회의 심사과정은 독립적이어야 하며 공천심사결과가 당의 총재 일인이나 계파의 보스들에 의해서 결정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대통령이 여당의 공천을 독단적으로 결정하여서는 안됩니다. 민주적 공천제도는 지구당 당원들의 의사와 당의 공식적인 의결절차에 의해서만 결정되어야 합니다.

2000년 2월 10일
총선시민연대
2000/02/10 00:00 2000/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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