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호 정책제안] 우리 선거법 어떻게 고칠 것인가?
정기간행물(종간)/개혁통신 :
2000/01/27 00:00
1. 선거제도의 의의와 선거법의 목적
1) 선거제도와 시민의 정치참여(유권자운동)의 당위성
민주주의의 발전은 대중의 참여(participation)와 평등(equity)을 기초로 발전하였다. 참여없이 평등없으며 평등없이는 자유로운 참여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대의제를 기본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현대 국가의 전제가 된 것이다. 민주주의에서 시민적 참여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그 민주주의는 전근대적 봉건사회와 하등 다를 것이 없게 된다.
또한 이러한 시민참여는 자칫 국민 전체의 이익에서 벗어날 우려가 있는 대의제 민주주의가 안정적으로 사회통합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안전판이기도 하다. 우리는 대의제 민주주의가 국민 전체의 이익과 벗어나 정파적 이기주의에 매몰될 수 있는가를 우리 정치 현실에서 너무나 충분히 보고 있다. 이러한 파당적 정치판과 그것이 국민 속에서 일으키는 정치불신은 자칫 우리의 사회 안정이나 발전을 근본부터 뒤흔들수 있는 것이다.
결국 시민의 정치참여를 되도록 제한하겠다는 발상은 민주주의의 본질을 부정하는 것이자 사회의 안정적인 발전을 부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반민주적일 뿐만 아니라 반역사적인 것이다.
2) 시민참여의 역사적 정당성
서구에서 대중의 정치참여는 봉건적 군주제가 폐지되고 근대적 의회제가 실시되면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 때의 대중이 그야말로 전체 대중을 뜻하는데 까지 이르기에는 많은 시간과 투쟁이 필요하였다. 당초 소수 귀족과 재산가에게만 허용되었던 참정권이 일반인 , 그리고 여자에게까지 보장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정치 참정권의 확대는 단순히 정치차원의 문제만은 아닌 것이고 사회적 ,경제적 발전의 원인이자 결과물이라는 측면에서 전사회적인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즉 정치혁명의 과정은 정치분야에 국한되어 진행된 것이 아니라 경제발전과 사회발전, 학문과 철학의 발전 등 사회의 총체적인 발전과 깊은 연관성을 맺으면서 진행된 것이다.
정치를 발전시키고 사회를 발전시킨 원동력은 민주적인 정치제도의 발명, 발명된 정치제도의 민주화와 효율화, 그리고 정치참여의 무제한적 확대였다. 정치적 발전과 사회발전, 경제발전이 긴밀한 상호연관성 아래 진행되었고 전세계적으로 정치선진국이 경제선진국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러한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국민의 결정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이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면 국민이 주권을 한시적으로 위임받는 공직후보의 선출에 참여하는 것은 지극히 정당한 것이고 이는 사회 발전을 위하여도 그렇다.
3) 시민참여의 정치적 근거
민주주의와 정의를 이야기할 때 "절대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 라는 명언이 이야기된다. 민주주의는 민주적인 권력에 의해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 의해서만 실현된다는 뜻일 것이다.
권력은 그 속성상 예외 없이 확대하려고 하고 끝없이 지속되고자 한다. 권력은 내외적 통제가 없는 한 무한히 확장되고자 하며 권력 이상의 힘으로 중단시키지 않는 한 지속되고자 하는 경향을 갖는다. 이 과정에서 권력의 행사 과정을 공개하기보다는 은폐하고자 하는 비밀성까지 가지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권력을 국민의 이익에 맞게 순치하게 하는 것 즉 좋은 권력을 만드는 것은 국민으로부터 끊임없이 통제받도록 하는 권력이며,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시민의 정치참여가 제기된다.
시민의 정치참여는 정치권의 역할을 방해하려는 것도 아니고 정치권의 일을 대신하려는 것도 아니다. 권력에 대한 국민의 통제가 권력행사를 방해하거나 대신하는 것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이다. 시민의 정치참여는 민주주의의 이념과 역사가 인정하고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주권과 국민참정권의 정당한 표현인 동시에 좋은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유권자의 합헌적 자기표현이다. 이것을 법률로 규제한다면 그것은 위헌이며, 이것을 헌법으로 규제한다면 그 국가는 민주공화국일 수 없다.
여기서 국가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두 가지 뿐이다. 하나는, 정당한 시민적 참여를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훌륭한 절차적 방법으로 모색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그 절차가 참여를 제약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또 하나는, 시민의 정치참여를 가장한 반시민적 활동이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활동을 효과적으로 규제하는 일이다.
2. 선거법의 두가지 목적
1) 여기에서 국민, 시민의 정치적 의사표시의 하나인 선거를 규정하는 선거법의 두가지 목적이 도출될 수 있다. 즉 주권자인 국민이 최대한의 정치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그 하나이며 또 다른 하나는 그러한 정치 참여의 결과가 왜곡되지 아니하도록 경쟁자 간에 공정한 게임의 법칙을 적용하고 규율하는 것이다.
2) 원칙에 비추어 본 현행 선거법--총론
그러나 우리의 선거법은 어떠한가 실제 공명선거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여러 가지 규제책을 마련하여 왔다고 하지만 그러한 규제는 국민의 정치참여를 투표장에 가서 투표행위를 하는 것만으로 제한하여 왔다. 실제 이러한 규제는 일부 재주 좋은 출마자 등에게는 그다지 위협적인 것도 아니었다. 지금 얼마나 많은 선거법 위반자들이 출마를 반복하고 있으며, 또 더 심각한 것은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자신만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닌데 유독 자신만 처벌받는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외국의 예에 대하여도 이 자리에서 상세히 말을 하는 것은 부적절할 것이지만 시민단체의 선거참여를 원칙적으로 광범위하게 허용한다는 것은 말해두겠다.
3. 시민의 정치적 참여와 현행 선거법
가. 국민들의 정치참여와 관련한 선거법 조항은 여러가지가 있다.
1) 제 58조, 제 59 조-- 선거운동기간에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선거운동은 당선되도록 또는 당선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행위를 뜻하기 때문에 이 조항에 저촉될 수 있음
2) 제 87조-- 사전 선거운동은 물론이고 선거운동기간 동안 단체는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음
3) 제 93조-- 이 조항으로 인하여 선거일 이전 180일 동안 후보자를 반대하는 문사 등을 배포할 수 없음
4) 제 94조-- 선거운동기간 동안 선거운동을 위하여 광고를 하지 못함
(낙선을 위한 광고를 게재하지 못함)
5) 제 95조-- 통상방법에 의하지 아니하고 신문, 기관지 등을 배포하지 못함
( 시민연대의 모든 유인물이 제한 대상이 될 수 있음)
6) 제 98조 -- 선거운동을 위한 방송이용의 제한
7) 제 99조 -- 구내 방송 의한 선거운동의 제한
8) 제 100조 -- 녹음기 등의 사용 금지
9) 제 101조, 102, 103, 105조 -- 타연설회,집회 등의 제한
10) 제 107조 -- 서명,날인 운동의 제한
11) 제 110조-- 후보자등의 비방 금지
등 다수가 존재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단체의 선거운동 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제 87조이다. 실제 국민들의 정치적 활동은 개별적인 경우보다 의견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모임 즉 단체라는 측면에서 이는 국민의 정치참여를 근본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또 선거법 제 57,58조는 선거운동의 개념을 후보를 당선되거나 당선되지 못하게 하는 행위로 정의하면서 이러한 선거운동을 후보등록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선거일 전일까지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 국민들은 후보 자체에 대한 평가를 단순한 의견 개진 이상 할 수 없으며 이번 총선시민연대 등의 낙천,낙선 운동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
결국 현행 선거법은 국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고자 하는 집단적 행동을 후보자 등의 당선되고자 하는 선거운동과 동일시하고 있으며 , 집단적인 의사표현을 제한하고 있고, 그러한 의사 표현을 일정 기간 동안은 적극적으로 할 수 없게 하는 것으로 위에서 본 민주주의 원칙에 배반된다고 할 것이다.
2) 왜 낙천,낙선 운동인가
낙천 낙선 운동은 어느 구체적 개인에 대한 찬반 운동의 뜻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유권자들이 올바른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게 하는 정보 제공의 의미가 있다.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판단 근거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
후보자들에게는 국민의 직접적인 통제와 평가가 계속된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으로 선거 과정이나 공직을 수행하는데 있어 주권자인 국민을 계속하여 의식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국민에게도 이롭고 후보가 선거의 법칙을 어기거나 공직자로서 일탈 행동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다.
정당에 대하여는 우리의 폐쇄적인 정당 문화에서 유권자의 민주적인 의사 전달 과정이다. 즉 정당으로 하여금 국민이 선택할 만한 후보를 내야 하는 정치적 책무를 다하도록 하는 견제이기도 하다. 이는 궁극적으로 정당의 민주성과 합리성을 증진케 할 것이므로 해당 정당의 입장에서도 유익한 것이다.
3) 낙천,낙선 운동은 명예훼손이나 권리 침해의 문제가 아니다. 공적인 인물은 일반 국민으로부터 항상 비판과 평가의 대상이 된 자이기에 명예권 보호 영역이 공적인 사람이 아닌 경우 보다 협소하다는 것은 기본적인 법원칙이다. 다만 그 경우에도 허위 사실의 유포로 인한 피해는 보호될 것임은 물론이다.
또한 공적인 후보는 비판에 열려 있는 것이고, 낙선,낙천 운동은 그러한 공적인 인물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의 한 방식으로 권리 침해 운운은 지나친 과민반응이라 할 것이다. 설마 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유권자로부터 공개적인 비판없이 선택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4. 그렇다면 이번 선거법은 어떻게 바꾸어야 할 것인가
이번에 국민의 힘으로 국민의 이익과는 무관하게 오히려 배반되게 이루어진 여야간의 선거법 협상을 다시 되돌이키게 한 요즈음의 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국민들의 정치 참여를 가능하게 선거법을 손질하여야 할 것이다.
핵심적으로 바꾸어야 할 것은
1) 국민들의 자발적인 의사로 모인 시민단체의 공적인 정치참여 (유권자 운동)를 가능하게 하도록 할 것이다.
2) 또 이러한 유권자 운동을 후보가 당선을 위하여 하는 좁은 의미의 선거운동과 구별하여야 규정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3) 이러한 유권자 운동은 좁은 의미의 선거운동과 구별하여 광범위하게 허용되어야 하고 이에 규제조항은 삭제되어야 한다.
4) 그리고 유권자 운동은 협의의 선거운동 기간 내외를 불문하고 인정되어야 한다.
5) 따라서 낙천 뿐 아니라 선거운동기간 동안 국민을 직접 상대로 하는 낙선운동을 통한 정치참여가 가능하여야 한다.
6) 그 방법 역시 후보나 정당의 선거운동에 적용되는 운동 방식의 제한 규정을 적용하여서는 아니된다.
7) 이러한 보장은 되도록 모든 단체에 허용되어야 하나 탈법적 선거운동의 방식으로 이용될 우려가 있다면 합리적 제한은 가능하다.
즉 87조를 실제적으로 폐지하여 시민단체가 선거에 관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야 하며 일정 조건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선거에 관하여 행하는 행위는 이 법에 정하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아니하도록 한다는 조항을 신설하여야 할 것이고 후보나 정당에게 적용되는 제한을 되돌고 광범위하게 풀어야 한다.
아울러 무분별한 단체의 난립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러한 운동을 할 수 있는 단체를 선거법 제 10조의 공명선거 추진운동을 할 수 있는 단체로 하거나 제 81조의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주최할 수 있는 단체 등으로 조건을 정할 수 있을 것이다. 민간단체 지원법 상 민간단체 규정을 원용할 수도 있다.-- 1년 이상 , 50 인 이상
이러한 제한으로 후보자 등의 위장 사조직 등을 제한할 수 있다.
5. 우려에 대한 반론
1) 지나친 방임 아니냐는 우려에 대하여 유권자 운동의 보장은 국민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한다. 이제는 그러한 정도의 신뢰는 가능하다.
2) 낙천 운동은 가능하나 낙선 운동은 곤란하다는 견해 정당을 상대로 하는 행위만을 허용하고 국민을 직접 상대로 하는 행위는 곤란하다는 것은 반민주적 발상이다.
3) 당선 운동은 곤란하다는 견해 -- 현 시기 적어도 낙선 운동은 전면적으로 허용되는 전제 아래 직접적인 당선(낙선 운동의 반대효과로 이루어지는 당선 운동의 효과는 제외) 운동의 제한은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으나 현 시기 받아들일 수 있는 제한이다.
4) 시민단체 활동의 검증 원칙적으로 시민단체의 활동을 국민 스스로가 아닌 공기관에서 검증한다는 것은 곤란하나 잠정적으로 선관위에 활동의 내용을 공개한다든지 하는 식의 조치는 검토하여 볼 수 있을 것이다.
5) 시민단체의 일탈행동에 대한 규제는 무엇인가 허위사실 유포 금지, 사조직 금지,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등으로 규율 가능하다.
6) 유세장에서의 충돌 등에 대한 대책
낙선운동이라는 것이 해당당사자, 정당 나아가 지지 대중과의 갈등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갈등 자체가 낙선 운동의 제한 근거로 사용되는 것은 곤란하다. 다만 그 갈등이 일방에 의한 다른 사람의 정당한 행위를 제한하거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발현되는 것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
즉 좁은의미의 선거운동이나 유권자운동 모두 보호되어야 하며 따라서 선거운동자들의 정당한 유권자 운동에 대한 침해나 그 역의 경우 모두 제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집회의 경우 집회 신고를 통하여 동일 장소 시간에서 2개의 집회가 존재하게 하여서는 아니될 것이며 정당한 집회 등 선거운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집회 등을 개최하여서는 아니될 것 등의 합리적 제한책을 마련할 수 있다. 그 이외 선거운동원과 낙선운동자와의 충돌 등은 경쟁 후보 운동원들사이의 문제와 다를 것이 없다 어떤 일방이 다른 일방의 행위를 부당하게 제한할 경우 그에 대한 사법처리를 하면 충분할 것이다.
7) 헌재의 다수견해는 87조 제한을 합헌이라 한바 있다. 이 자리에서 이를 전문적으로 검토하는 자리는 아니나 헌재의 합헌 결정은 많은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또 헌재의 결정 취지는 87조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바람직하다고 한 것도 아니며 단체의 활동을 허용한다면 그것이 위헌이라는 것은 아니다.
2000년 1월 27일
1) 선거제도와 시민의 정치참여(유권자운동)의 당위성
민주주의의 발전은 대중의 참여(participation)와 평등(equity)을 기초로 발전하였다. 참여없이 평등없으며 평등없이는 자유로운 참여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대의제를 기본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현대 국가의 전제가 된 것이다. 민주주의에서 시민적 참여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그 민주주의는 전근대적 봉건사회와 하등 다를 것이 없게 된다.
또한 이러한 시민참여는 자칫 국민 전체의 이익에서 벗어날 우려가 있는 대의제 민주주의가 안정적으로 사회통합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안전판이기도 하다. 우리는 대의제 민주주의가 국민 전체의 이익과 벗어나 정파적 이기주의에 매몰될 수 있는가를 우리 정치 현실에서 너무나 충분히 보고 있다. 이러한 파당적 정치판과 그것이 국민 속에서 일으키는 정치불신은 자칫 우리의 사회 안정이나 발전을 근본부터 뒤흔들수 있는 것이다.
결국 시민의 정치참여를 되도록 제한하겠다는 발상은 민주주의의 본질을 부정하는 것이자 사회의 안정적인 발전을 부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반민주적일 뿐만 아니라 반역사적인 것이다.
2) 시민참여의 역사적 정당성
서구에서 대중의 정치참여는 봉건적 군주제가 폐지되고 근대적 의회제가 실시되면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 때의 대중이 그야말로 전체 대중을 뜻하는데 까지 이르기에는 많은 시간과 투쟁이 필요하였다. 당초 소수 귀족과 재산가에게만 허용되었던 참정권이 일반인 , 그리고 여자에게까지 보장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정치 참정권의 확대는 단순히 정치차원의 문제만은 아닌 것이고 사회적 ,경제적 발전의 원인이자 결과물이라는 측면에서 전사회적인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즉 정치혁명의 과정은 정치분야에 국한되어 진행된 것이 아니라 경제발전과 사회발전, 학문과 철학의 발전 등 사회의 총체적인 발전과 깊은 연관성을 맺으면서 진행된 것이다.
정치를 발전시키고 사회를 발전시킨 원동력은 민주적인 정치제도의 발명, 발명된 정치제도의 민주화와 효율화, 그리고 정치참여의 무제한적 확대였다. 정치적 발전과 사회발전, 경제발전이 긴밀한 상호연관성 아래 진행되었고 전세계적으로 정치선진국이 경제선진국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러한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국민의 결정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이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면 국민이 주권을 한시적으로 위임받는 공직후보의 선출에 참여하는 것은 지극히 정당한 것이고 이는 사회 발전을 위하여도 그렇다.
3) 시민참여의 정치적 근거
민주주의와 정의를 이야기할 때 "절대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 라는 명언이 이야기된다. 민주주의는 민주적인 권력에 의해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 의해서만 실현된다는 뜻일 것이다.
권력은 그 속성상 예외 없이 확대하려고 하고 끝없이 지속되고자 한다. 권력은 내외적 통제가 없는 한 무한히 확장되고자 하며 권력 이상의 힘으로 중단시키지 않는 한 지속되고자 하는 경향을 갖는다. 이 과정에서 권력의 행사 과정을 공개하기보다는 은폐하고자 하는 비밀성까지 가지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권력을 국민의 이익에 맞게 순치하게 하는 것 즉 좋은 권력을 만드는 것은 국민으로부터 끊임없이 통제받도록 하는 권력이며,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시민의 정치참여가 제기된다.
시민의 정치참여는 정치권의 역할을 방해하려는 것도 아니고 정치권의 일을 대신하려는 것도 아니다. 권력에 대한 국민의 통제가 권력행사를 방해하거나 대신하는 것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이다. 시민의 정치참여는 민주주의의 이념과 역사가 인정하고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주권과 국민참정권의 정당한 표현인 동시에 좋은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유권자의 합헌적 자기표현이다. 이것을 법률로 규제한다면 그것은 위헌이며, 이것을 헌법으로 규제한다면 그 국가는 민주공화국일 수 없다.
여기서 국가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두 가지 뿐이다. 하나는, 정당한 시민적 참여를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훌륭한 절차적 방법으로 모색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그 절차가 참여를 제약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또 하나는, 시민의 정치참여를 가장한 반시민적 활동이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활동을 효과적으로 규제하는 일이다.
2. 선거법의 두가지 목적
1) 여기에서 국민, 시민의 정치적 의사표시의 하나인 선거를 규정하는 선거법의 두가지 목적이 도출될 수 있다. 즉 주권자인 국민이 최대한의 정치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그 하나이며 또 다른 하나는 그러한 정치 참여의 결과가 왜곡되지 아니하도록 경쟁자 간에 공정한 게임의 법칙을 적용하고 규율하는 것이다.
2) 원칙에 비추어 본 현행 선거법--총론
그러나 우리의 선거법은 어떠한가 실제 공명선거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여러 가지 규제책을 마련하여 왔다고 하지만 그러한 규제는 국민의 정치참여를 투표장에 가서 투표행위를 하는 것만으로 제한하여 왔다. 실제 이러한 규제는 일부 재주 좋은 출마자 등에게는 그다지 위협적인 것도 아니었다. 지금 얼마나 많은 선거법 위반자들이 출마를 반복하고 있으며, 또 더 심각한 것은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자신만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닌데 유독 자신만 처벌받는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외국의 예에 대하여도 이 자리에서 상세히 말을 하는 것은 부적절할 것이지만 시민단체의 선거참여를 원칙적으로 광범위하게 허용한다는 것은 말해두겠다.
3. 시민의 정치적 참여와 현행 선거법
가. 국민들의 정치참여와 관련한 선거법 조항은 여러가지가 있다.
1) 제 58조, 제 59 조-- 선거운동기간에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선거운동은 당선되도록 또는 당선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행위를 뜻하기 때문에 이 조항에 저촉될 수 있음
2) 제 87조-- 사전 선거운동은 물론이고 선거운동기간 동안 단체는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음
3) 제 93조-- 이 조항으로 인하여 선거일 이전 180일 동안 후보자를 반대하는 문사 등을 배포할 수 없음
4) 제 94조-- 선거운동기간 동안 선거운동을 위하여 광고를 하지 못함
(낙선을 위한 광고를 게재하지 못함)
5) 제 95조-- 통상방법에 의하지 아니하고 신문, 기관지 등을 배포하지 못함
( 시민연대의 모든 유인물이 제한 대상이 될 수 있음)
6) 제 98조 -- 선거운동을 위한 방송이용의 제한
7) 제 99조 -- 구내 방송 의한 선거운동의 제한
8) 제 100조 -- 녹음기 등의 사용 금지
9) 제 101조, 102, 103, 105조 -- 타연설회,집회 등의 제한
10) 제 107조 -- 서명,날인 운동의 제한
11) 제 110조-- 후보자등의 비방 금지
등 다수가 존재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단체의 선거운동 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제 87조이다. 실제 국민들의 정치적 활동은 개별적인 경우보다 의견을 같이 하는 사람들의 모임 즉 단체라는 측면에서 이는 국민의 정치참여를 근본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또 선거법 제 57,58조는 선거운동의 개념을 후보를 당선되거나 당선되지 못하게 하는 행위로 정의하면서 이러한 선거운동을 후보등록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선거일 전일까지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 국민들은 후보 자체에 대한 평가를 단순한 의견 개진 이상 할 수 없으며 이번 총선시민연대 등의 낙천,낙선 운동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
결국 현행 선거법은 국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고자 하는 집단적 행동을 후보자 등의 당선되고자 하는 선거운동과 동일시하고 있으며 , 집단적인 의사표현을 제한하고 있고, 그러한 의사 표현을 일정 기간 동안은 적극적으로 할 수 없게 하는 것으로 위에서 본 민주주의 원칙에 배반된다고 할 것이다.
2) 왜 낙천,낙선 운동인가
낙천 낙선 운동은 어느 구체적 개인에 대한 찬반 운동의 뜻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유권자들이 올바른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게 하는 정보 제공의 의미가 있다.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판단 근거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
후보자들에게는 국민의 직접적인 통제와 평가가 계속된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으로 선거 과정이나 공직을 수행하는데 있어 주권자인 국민을 계속하여 의식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국민에게도 이롭고 후보가 선거의 법칙을 어기거나 공직자로서 일탈 행동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다.
정당에 대하여는 우리의 폐쇄적인 정당 문화에서 유권자의 민주적인 의사 전달 과정이다. 즉 정당으로 하여금 국민이 선택할 만한 후보를 내야 하는 정치적 책무를 다하도록 하는 견제이기도 하다. 이는 궁극적으로 정당의 민주성과 합리성을 증진케 할 것이므로 해당 정당의 입장에서도 유익한 것이다.
3) 낙천,낙선 운동은 명예훼손이나 권리 침해의 문제가 아니다. 공적인 인물은 일반 국민으로부터 항상 비판과 평가의 대상이 된 자이기에 명예권 보호 영역이 공적인 사람이 아닌 경우 보다 협소하다는 것은 기본적인 법원칙이다. 다만 그 경우에도 허위 사실의 유포로 인한 피해는 보호될 것임은 물론이다.
또한 공적인 후보는 비판에 열려 있는 것이고, 낙선,낙천 운동은 그러한 공적인 인물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의 한 방식으로 권리 침해 운운은 지나친 과민반응이라 할 것이다. 설마 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유권자로부터 공개적인 비판없이 선택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4. 그렇다면 이번 선거법은 어떻게 바꾸어야 할 것인가
이번에 국민의 힘으로 국민의 이익과는 무관하게 오히려 배반되게 이루어진 여야간의 선거법 협상을 다시 되돌이키게 한 요즈음의 사태를 계기로 우리는 국민들의 정치 참여를 가능하게 선거법을 손질하여야 할 것이다.
핵심적으로 바꾸어야 할 것은
1) 국민들의 자발적인 의사로 모인 시민단체의 공적인 정치참여 (유권자 운동)를 가능하게 하도록 할 것이다.
2) 또 이러한 유권자 운동을 후보가 당선을 위하여 하는 좁은 의미의 선거운동과 구별하여야 규정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3) 이러한 유권자 운동은 좁은 의미의 선거운동과 구별하여 광범위하게 허용되어야 하고 이에 규제조항은 삭제되어야 한다.
4) 그리고 유권자 운동은 협의의 선거운동 기간 내외를 불문하고 인정되어야 한다.
5) 따라서 낙천 뿐 아니라 선거운동기간 동안 국민을 직접 상대로 하는 낙선운동을 통한 정치참여가 가능하여야 한다.
6) 그 방법 역시 후보나 정당의 선거운동에 적용되는 운동 방식의 제한 규정을 적용하여서는 아니된다.
7) 이러한 보장은 되도록 모든 단체에 허용되어야 하나 탈법적 선거운동의 방식으로 이용될 우려가 있다면 합리적 제한은 가능하다.
즉 87조를 실제적으로 폐지하여 시민단체가 선거에 관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야 하며 일정 조건의 시민사회단체들이 선거에 관하여 행하는 행위는 이 법에 정하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아니하도록 한다는 조항을 신설하여야 할 것이고 후보나 정당에게 적용되는 제한을 되돌고 광범위하게 풀어야 한다.
아울러 무분별한 단체의 난립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러한 운동을 할 수 있는 단체를 선거법 제 10조의 공명선거 추진운동을 할 수 있는 단체로 하거나 제 81조의 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주최할 수 있는 단체 등으로 조건을 정할 수 있을 것이다. 민간단체 지원법 상 민간단체 규정을 원용할 수도 있다.-- 1년 이상 , 50 인 이상
이러한 제한으로 후보자 등의 위장 사조직 등을 제한할 수 있다.
5. 우려에 대한 반론
1) 지나친 방임 아니냐는 우려에 대하여 유권자 운동의 보장은 국민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한다. 이제는 그러한 정도의 신뢰는 가능하다.
2) 낙천 운동은 가능하나 낙선 운동은 곤란하다는 견해 정당을 상대로 하는 행위만을 허용하고 국민을 직접 상대로 하는 행위는 곤란하다는 것은 반민주적 발상이다.
3) 당선 운동은 곤란하다는 견해 -- 현 시기 적어도 낙선 운동은 전면적으로 허용되는 전제 아래 직접적인 당선(낙선 운동의 반대효과로 이루어지는 당선 운동의 효과는 제외) 운동의 제한은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으나 현 시기 받아들일 수 있는 제한이다.
4) 시민단체 활동의 검증 원칙적으로 시민단체의 활동을 국민 스스로가 아닌 공기관에서 검증한다는 것은 곤란하나 잠정적으로 선관위에 활동의 내용을 공개한다든지 하는 식의 조치는 검토하여 볼 수 있을 것이다.
5) 시민단체의 일탈행동에 대한 규제는 무엇인가 허위사실 유포 금지, 사조직 금지,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등으로 규율 가능하다.
6) 유세장에서의 충돌 등에 대한 대책
낙선운동이라는 것이 해당당사자, 정당 나아가 지지 대중과의 갈등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갈등 자체가 낙선 운동의 제한 근거로 사용되는 것은 곤란하다. 다만 그 갈등이 일방에 의한 다른 사람의 정당한 행위를 제한하거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발현되는 것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
즉 좁은의미의 선거운동이나 유권자운동 모두 보호되어야 하며 따라서 선거운동자들의 정당한 유권자 운동에 대한 침해나 그 역의 경우 모두 제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집회의 경우 집회 신고를 통하여 동일 장소 시간에서 2개의 집회가 존재하게 하여서는 아니될 것이며 정당한 집회 등 선거운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집회 등을 개최하여서는 아니될 것 등의 합리적 제한책을 마련할 수 있다. 그 이외 선거운동원과 낙선운동자와의 충돌 등은 경쟁 후보 운동원들사이의 문제와 다를 것이 없다 어떤 일방이 다른 일방의 행위를 부당하게 제한할 경우 그에 대한 사법처리를 하면 충분할 것이다.
7) 헌재의 다수견해는 87조 제한을 합헌이라 한바 있다. 이 자리에서 이를 전문적으로 검토하는 자리는 아니나 헌재의 합헌 결정은 많은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또 헌재의 결정 취지는 87조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바람직하다고 한 것도 아니며 단체의 활동을 허용한다면 그것이 위헌이라는 것은 아니다.
2000년 1월 27일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