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호 권두언] 인사청문회, 이래서는 안됩니다
정기간행물(종간)/개혁통신 :
2000/06/29 00:00
인사청문회를 보셨나요?
아마도 대통령께서 지명한 후보자가 검증되는 과정을 세세히 보고 받으셨겠죠? 한마디로 "너무 했습니다." 우선 지명 자체가 부적절했습니다. 참여연대에서 20여 일의 짧은 기간 동안 이한동 총리 지명자의 경력과 발언을 조사하면서 발견한 부적격 사유만도 20개나 됩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목요일 - 6월 24일, 이한동 총리인준 반대 의견서를 냈고 지난 호 개혁통신에도 그 일부 내용을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어쩌면 그리도 대통령의 평소 정견과 극단적으로 다른 견해를 가진, 국민의 정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을 지명하셨나요? 게다가 소신이라도 대쪽같이 지키는 인물이라면 몰라도 수시로 말을 바꾸고, 지극히 정파적 동기에서 지역감정과 색깔론을 부추기는 데 앞장섰으며, 권력의 양지를 좇아 구정권의 요직을 두루 거친 기회주의적 인물을 총리로 지명하시다니요? 이게 과연 포용일까요? 이런 게 정말로 큰 정치인가요? 온 국민이 야유를 보내는 정략적 야합이 정말 아닌가요?
그런데 인사청문회에 나선 여당의원들은 또 어떠했습니까? 인사청문회 도입 취지가 무색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예전에 이한동 씨 계열로 알려진 모 의원은 아예 이한동 후보자를 대신해서 묻고 답하고.... 원맨쇼가 따로 없더군요. 다른 의원들도 매서움은 찾아볼 수 없는 김빼기 질문으로 일관했습니다. 개혁성과 민주성을 자랑하던 새천년민주당 창당의 그 화려한 수식어들은 다 어디 가고 구태의연한 냉전적 인물을 명분없이 옹호하는 구차한 모습만 남았습니까? 그 꼴을 연출하면서 의원들이 하는 말이 뭔지 아십니까? 개개인의 소신대로라면 이한동 총리 인준에 반대하지만 대통령을 봐서 엄호할 수밖에 없다는군요. 참 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가지만 더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인사청문회 준비기간이 10일, 인사청문회가 이틀…. 이래가지고는 사실 제대로 된 청문회를 열 수 없습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국세청 등 정부기관에서 자료협조를 하지 않아 특위 위원들이 거의 맨손으로 자료를 찾아 헤매야 했다는 것입니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은 미국의 제도를 상당부분 반영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검찰 기초조사자료까지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미국법의 규정은 슬그머니 빠졌습니다. 이렇게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으로 청문을 해서야 '공개적 사전검증'의 의의를 어떻게 충족할 수 있겠습니까?
저희는 온전한 인사청문회 제도를 원하고 청문회의 온전한 의의를 실현하기 위해 애쓰는 국회의원들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청문회를 무서워하는 후보자, 청문회를 통과의례로 여기지 않는 임명권자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폐업 끝에 타결된 의약분업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없지 않습니다. 합의의 세세한 내용은 접어둔다 하더라도,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극단적인 집단행동은 용납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영수회담을 통한 해결 방식 또한 그렇게 바람직한 선례는 아니었습니다. 어느 사회이건 이익집단 간의 갈등을 합리적으로 제도화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공고화하는 데 중요한 조건의 하나이며, 이러한 갈등의 제도화에서 정부의 역할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의약분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대다수 국민들이 공감해왔다 하더라도, 예견되는 만일의 상황과 사태에 대한 정부의 사전 대응이 미비하지 않았는가 하는 아쉬움이 작지 않았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집단이기주의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불가능하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모두 승자가 될 수 있는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데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개혁통신에서는 주한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문제와 보존받아야 할 집 한 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한주둔군지위협정 문제가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대단히 시급한 과제라는 점은 남북화해의 새로운 물꼬를 여신 대통령께서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귀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아마도 대통령께서 지명한 후보자가 검증되는 과정을 세세히 보고 받으셨겠죠? 한마디로 "너무 했습니다." 우선 지명 자체가 부적절했습니다. 참여연대에서 20여 일의 짧은 기간 동안 이한동 총리 지명자의 경력과 발언을 조사하면서 발견한 부적격 사유만도 20개나 됩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목요일 - 6월 24일, 이한동 총리인준 반대 의견서를 냈고 지난 호 개혁통신에도 그 일부 내용을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어쩌면 그리도 대통령의 평소 정견과 극단적으로 다른 견해를 가진, 국민의 정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을 지명하셨나요? 게다가 소신이라도 대쪽같이 지키는 인물이라면 몰라도 수시로 말을 바꾸고, 지극히 정파적 동기에서 지역감정과 색깔론을 부추기는 데 앞장섰으며, 권력의 양지를 좇아 구정권의 요직을 두루 거친 기회주의적 인물을 총리로 지명하시다니요? 이게 과연 포용일까요? 이런 게 정말로 큰 정치인가요? 온 국민이 야유를 보내는 정략적 야합이 정말 아닌가요?
그런데 인사청문회에 나선 여당의원들은 또 어떠했습니까? 인사청문회 도입 취지가 무색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예전에 이한동 씨 계열로 알려진 모 의원은 아예 이한동 후보자를 대신해서 묻고 답하고.... 원맨쇼가 따로 없더군요. 다른 의원들도 매서움은 찾아볼 수 없는 김빼기 질문으로 일관했습니다. 개혁성과 민주성을 자랑하던 새천년민주당 창당의 그 화려한 수식어들은 다 어디 가고 구태의연한 냉전적 인물을 명분없이 옹호하는 구차한 모습만 남았습니까? 그 꼴을 연출하면서 의원들이 하는 말이 뭔지 아십니까? 개개인의 소신대로라면 이한동 총리 인준에 반대하지만 대통령을 봐서 엄호할 수밖에 없다는군요. 참 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가지만 더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인사청문회 준비기간이 10일, 인사청문회가 이틀…. 이래가지고는 사실 제대로 된 청문회를 열 수 없습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국세청 등 정부기관에서 자료협조를 하지 않아 특위 위원들이 거의 맨손으로 자료를 찾아 헤매야 했다는 것입니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은 미국의 제도를 상당부분 반영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검찰 기초조사자료까지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미국법의 규정은 슬그머니 빠졌습니다. 이렇게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으로 청문을 해서야 '공개적 사전검증'의 의의를 어떻게 충족할 수 있겠습니까?
저희는 온전한 인사청문회 제도를 원하고 청문회의 온전한 의의를 실현하기 위해 애쓰는 국회의원들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청문회를 무서워하는 후보자, 청문회를 통과의례로 여기지 않는 임명권자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폐업 끝에 타결된 의약분업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없지 않습니다. 합의의 세세한 내용은 접어둔다 하더라도,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극단적인 집단행동은 용납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영수회담을 통한 해결 방식 또한 그렇게 바람직한 선례는 아니었습니다. 어느 사회이건 이익집단 간의 갈등을 합리적으로 제도화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공고화하는 데 중요한 조건의 하나이며, 이러한 갈등의 제도화에서 정부의 역할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의약분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대다수 국민들이 공감해왔다 하더라도, 예견되는 만일의 상황과 사태에 대한 정부의 사전 대응이 미비하지 않았는가 하는 아쉬움이 작지 않았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집단이기주의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불가능하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모두 승자가 될 수 있는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데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개혁통신에서는 주한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문제와 보존받아야 할 집 한 채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한주둔군지위협정 문제가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대단히 시급한 과제라는 점은 남북화해의 새로운 물꼬를 여신 대통령께서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귀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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