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호 개혁정론] 주한주둔군지위협정(SOFA)의 전면 개정, 시대의 요구입니다.
정기간행물(종간)/개혁통신 :
2000/06/29 00:00
굉음과 오염의 죽음의 땅, 매향리
대통령님,
매향리를 들어 보셨는지요.
최근 매향리에서는 연일 수백의 사람들이 모여 미군의 폭격장을 폐쇄하라는 요구를 외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매향리는 미 공군기의 폭격 연습장으로 사용되어 150 데시벨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굉음과 환경오염에 시달리는 지옥의 땅이 되어버렸습니다. 오죽하면 전만규 주민대책위원장이 구속을 아랑곳않고 폭격을 알리는 황색 깃발을 찢었겠으며 오죽 분노했으면 수천의 사람들이 모여 맨손으로 폭격장 철조망을 철거했겠습니까? 매향리 폭격장은 당연히 폐쇄되어야 하며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다시 복구되어야 합니다. 그동안 피해를 보았던 주민들에 대한 보상은 말 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이는 그러나 일부에 불과합니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으로 장식한 2000년, 평화와 인권의 새로운 천년을 만드는 그 시작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제2, 제3의 매향리가 곳곳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의 배경에는 주한주둔군지위협정(이하 SOFA)이 있습니다.
주한주둔군지위협정과 미군범죄
현재의 SOFA는 한국전쟁 발발 직후의 대전협정에 이어 1967년에 체결, 1991년에 개정된 한미행정협정으로서, 주권침해의 요소가 담겨있는 불평등한 협정입니다. 33년 전 낡은 체제에서 만들어진 주권침해와 인권유린, 환경파괴를 야기하는 협정인 것입니다. 계속해서 문제가 되어 왔던 것은 주한미군의 범죄입니다. 얼마전 이태원에서 여종업원을 살해하고 8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매카시 상병의 경우만 보더라도 본 협정의 문제점을 알 수 있습니다. 매카시는 최초에는 "변태적 성행위를 요구하다 이를 거절하자 살인을 저질렀다" 고 진술한 후 경찰 조사에서는 "성행위 도중 흥분된 상태에서 살인을 저질렀다"고 말했고 판결에서도 우발적인 사건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수많은 미군 범죄의 경우 항상 최초의 진술과 다음 진술이 틀리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구속수사불가라는 현 SOFA 조항 때문에 빚어지는 결과입니다. 주한미군은 피의자를 인도 받은 후 알리바이를 조작하거나 진술 자체를 조작한다는 의구마저 가능한 부분입니다.
환경오염으로 죽어가는 우리 땅
또한 환경오염문제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군산미군기지에서 오·폐수를 바다로 무단 방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군산미군기지 우리 땅 찾기 시민모임'에서 미군기지에서 흘러나오는 오·폐수를 측정한 결과 BOD가 최고 135ppm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수종말처리장 20ppm이하 폐수종말처리장 30ppm이하를 감안한다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땅을 반환할 때 환경파괴에 대한 원상복구 의무를 지지 않아도 되는 SOFA 4조에 의해 미군은 앞으로도 계속 우리의 강산을 마구 짓밟을 것입니다.
주한미군기지, 누구의 땅입니까?
전국 8천5백여 만평(자산가치 12조6천억 원)의 땅을 무상으로 영구히 사용할 수 있다는 한미상호방위조약 4조와 6조는 주한미군에게 한국 내에서 배타적으로 권리를 부여했습니다. 주한미군이 인천신공항에 무상임대를 요구한 것도 이러한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요구만 하면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이이고, 실제로 그렇게 되어 온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 민항기가 미군 기지 활주로를 사용하면 활주로 사용료를 냅니다. 미군이 우리 땅을 공짜로 사용하고 우리는 그 땅을 사용하면서 돈을 내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SOFA의 불평등은 이러한 독점적 권리에 대해 체계적으로 명문화 해놓고 있습니다. 이것이 국가의 자주권뿐만 아니라 국민의 재산권, 생존권까지 유린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밖에도 방위비 분담금, 무기통제권 등 무수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SOFA인 것입니다.
전국민적인 여론이 SOFA 개정의 힘입니다.
이렇듯 반주권적인 반인권, 반환경의 SOFA를 개정하라는 전국민적인 목소리가 커져왔기에 지난 95년 개정협상이 시작되었다가 97년 11월 미국의 일방적인 통보로 중단되었으며 최근 협상 재개가 논의되어 6월 말 개정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미 언론에 "SOFA 협상이 재개되면 쟁점이 돼 온 주한미군 피의자의 신병인도 시점과 조건을 중심으로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부는 "SOFA 점진적 개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SOFA의 문제는 단순히 주한미군 범죄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변화된 시대에서의 주한미군의 위상을 바탕으로 평화와 인권의 시각에서 총체적으로 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국가적인 대계에 해당하는 부분을 전국민적인 논의와 합의를 통하지 않고 밀실에서 처리한다면 이는 커다란 후과를 안게 될 것입니다. 바로 어제 스티븐 보즈워스 주한 미국대사가 "최근 미국의 개정협상안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만, 국민들은 이렇한 내용은커녕 사실도 잘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SOFA 개정을 위한 국민행동'을 필두로 수많은 뜻있는 사람들이 행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민의 여론의 힘을 바탕으로 주권을 올곳이 지켜내는 바람직한 외교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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