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호 정책제안] 국민기초생활보장법 - 쟁점 4
정기간행물(종간)/개혁통신 :
2000/05/23 00:00
주거 관련 조항들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복지운동의 새 지평을 여는 제도로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꽃인 주거급여는 수급권자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그러나, 시행령과 시행규칙(안)을 통하여 윤곽이 드러난 주거 관련 조항들은 긴급급여에서 주거급여가 누락되었고 주거급여의 지급이 2002년까지 유예되면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주거급여가 빠진 긴급급여는 별 도움이 안 됩니다.
현재 긴급급여에서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되어야 할 주거급여가 누락되어 있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긴급급여가 필요한 가구는 전월세 보증금까지 다 날리고 거리에 나앉게 되었다든지, 가족들마저 뿔뿔이 흩어져 친지들에게 신세를 져야 하거나 보호시설에서 생활해야 할 처지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IMF 사태는 우리사회에 이와 같은 사람들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던 계기였습니다. 국민의 정부가 선전하듯이,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생계급여만인 긴급급여에 주거급여를 포함해야 합니다.
또한 쉼터 제공, 보증금 융자, 거처 알선 등의 여러 가지 대책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보증금 융자와 관련하여 서울의 경우 현재 보증금 인상분에 대해서 전월세 보증금 융자를 실시하고 있지만, 긴급급여가 필요한 경우에는 대체로 전월세 보증금을 생활비로 돌려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특별히 전월세 보증금 융자 조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고, 추가적으로 무이자 융자를 제공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긴급급여와 관련된 내용은 큰 예산의 투입이 없어도 가능한 것으로 얼마나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배려하려는 태도를 갖고 있느냐의 문제라 여겨집니다. 긴급급여의 내용에 주거급여가 꼭 포함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거급여 실시를 미루시면 안됩니다.
다음으로 주거급여를 살펴보면, 주거급여(시행규칙 제9조)는 수급자가 월임대료로 지급하는 것으로 계산된 금액의 100분의 50을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상한액 및 하한액을 두도록 되어 있지만,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따르면 2002년 말까지 이 주거급여를 유예한다고 합니다.
주거급여의 도입은 지침에도 나와 있듯이 "수급자의 주거실태에 따른 적정한 급여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수급자가 보다 나은 주거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하여 주거급여를 분리·신설"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주거급여가 제도 시행과 함께 반드시 시작되어야 합니다.
현재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시행 준비과정에서, 관료들의 보신주의와 몰이해로 인해 여러 조항들이 유예되거나 법적인 근거 없이 행정상의 편의적인 발상으로 독소조항이 첨가되는 등, 새 법이 정착도 되기 전에 누더기가 되려 합니다. 대퉁령께서 그 어떤 제도보다 애착을 갖고 계신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더 이상 말뿐인 선전입법이 되지 않도록 살펴 주실 것을 부탁 드립니다.
2000년 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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