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호 쓴소리] 끝나지 않은 사건
정기간행물(종간)/개혁통신 :
1999/01/28 00:00
대통령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이미 철원군 수해비리사건은 언론은 물론 정부에서도 나름의 의지를 표명하며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었습니다.
지난 96년 10월부터 제기된 이 문제는 한 복구업자로부터 시작하여, 지방 방송사를 거쳐 중앙의 신문과 방송을 통해 진상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건이 여기에 이르기까지는 참으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그 동안 복구업자 권기호씨는 읍사무소, 군청, 강원도, 감사원, 국민고충처리위원회등에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하였으나 어찌된 일인지 이토록 많은 주무부서에서 별다른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권기호씨는 언론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 하고자 했고 그 과정에서 농민회와 여러 사회단체에서 알게 되었고 대다수의 국민들에게까지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저희는 이 철원군 수해비리사건을 정리하며 끝내 무거운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이 문제가 아직도 정리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권기호씨의 양심적인 문제제기에도, 여러 사회단체의 지적에도, 감사원, 검찰의 조사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핵심은 물론 사소한 어느 것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말씀입니다. 이미 밝혀진 여러 가지 비리들, 대부분의 농가에서 정부지원금과 실제복구 소요금액간의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자신의 토지가 아닌 곳에 자신의 이름으로 복구비가 책정되었으며 토지대장으로 확인한 경과 대한민국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번지가 복구내역에 오른 경우뿐만 아니라 같은 필지에 4-5번씩 복구비가 책정된 경우, 자신이 신고한 피해면적보다 서류상의 피해면적이 부풀려진 경우, 정부 융자금을 아예 받지 못한 경우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이리도 다양한 방법으로 비리가 전개되었는지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사실 모든 비리문제에 있어서 문제의 발단은 비리가 발생할 수 있는 여건과 상황으로 인한 것이 태반입니다. 이번 철원군 수해비리사건을 이러한 시각으로 바라볼 때 우리는 간과 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읽어 낼 수 있습니다. 대다수의 농민들이 자신 앞으로 배정된 정부 지원금의 액수를 전혀 알지 못한다는 점과 피해복구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지방 공무원들이 수백억대의 돈을 만진다는 것이 바로 그 여건과 상황입니다. 만약 수사기관이 이러한 여건과 상황을 덮어두고 당장 불거진 문제만을 해결하고자 한다면 이런 유형의 비리가 되풀이 될 것은 물론 당장의 문제조차 해결 할 수 없을 것임은 너무도 자명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이 문제를 정리하려 했던 무거운 마음이 풀리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러한 기미가 도처에서 확인된다는 안타까운 사실 때문입니다. 이미 감사원 감사 (98. 5. 18 - 28)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 '지적사항 없음'이라 했고 이 후 이 사건을 맡은 의정부지청에서는 이토록 명백한 진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재욱(군 감사계장)씨 1명만을 구속하는 태연자약한 수사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의정부지청은 이미 부정비리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존재로서 자타의 공인을 받고 있음을 상기 할 때, '혹시 고양이에게 생선을 준 것은 아닐까' 싶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물론 지난 일을 가지고 의정부지청을 매도하여서는 안될 것입니다. 어떤 문제에 있어서 '묵은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정부지청의 수사태도는 의정부지청을 바라보는 이러한 '묵은 눈'을 확인 시켜주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의정부 지청 김영수검사의 철원군 수사(97. 6. 25)는 청원군 농민회에서 작년 10.26일 이후 전체 서류의 극히 일부분인 철원읍, 동송읍 2개지역의 농경지 복구내역서만 가지고 엄청난 부정비리의 실체를 밝혀냈음에 비해 온갖 자료와 정보를 가지고도 4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도대체 무엇을 수사했다는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구속된 임종웅씨는 수해복구위원장 명의로 타인의 통장61개를 개설한 혐의 즉 사문서 위조 및 행사 건으로 기소 되었는데 당시 정작 핵심인 타인 명의로 개설한 61개의 통장을 가지고 무엇을 하였는가에 대한 수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후 의정부지청 230호, 최세훈 검사, 김두복 계장의 수사에서는 11월 5일 KBS에 출연한 농민 2인에 대한 사실 조사를 실시하였는데 3시간 동안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는 등 핵심없는 조사로 일관하다 농민회 간부들과 언쟁을 벌이기까지 하였으며 이후 한 달이 넘게 종무소식이더니 12월 15일경에는 김두복계장이 농민회에 대해 지금까지 농민회가 조사한 자료를 보여 달라고 하여 자료를 넘겨주었지만, 그 자리에서 계속하여 공무원을 두둔하는 발언을 되풀이하는 등 전혀 수사에 의지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러한 검찰의 수사태도에 호응하려는 것인지 임종웅 전 철원읍 총무계장은 12.14일 피해농민 현순기씨에게 200만원을 갈취하는가 하면, 복구업자 박대순씨의 경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해당공무원을 고발하였으나 오히려 수사과정에서 구타를 당하기까지 하였습니다.
대통령님,
저희는 이런 비 정상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이유를 묻고싶습니다. 정말 무슨 까닭이 있길래 피해자는 마음을 졸이고 가해자는 거리를 활보하며 큰소리를 쳐대고 문제는 덮어지고 해결은 요원하기만 한 것일까요. 결국 저희의 생각으론 이 철원군 수해비리사건은 결코 수해비리사건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수해복구비를 둘러싼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요 그 바탕에 깔려있는 것은 지역 공무원 , 검찰, 감사원까지 망라된 총체적인 비리사건이라는 말씀입니다. 그 엄청나도록 단단하고 끈질긴 비리의 사슬 때문에 철원군 수해비리사건은 끝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욱 커다랗게 불거져 나왔다는 사실을 참으로 무거운 마음으로 대통령님께 말씀드립니다.
지난 96년 10월부터 제기된 이 문제는 한 복구업자로부터 시작하여, 지방 방송사를 거쳐 중앙의 신문과 방송을 통해 진상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건이 여기에 이르기까지는 참으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그 동안 복구업자 권기호씨는 읍사무소, 군청, 강원도, 감사원, 국민고충처리위원회등에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하였으나 어찌된 일인지 이토록 많은 주무부서에서 별다른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권기호씨는 언론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 하고자 했고 그 과정에서 농민회와 여러 사회단체에서 알게 되었고 대다수의 국민들에게까지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저희는 이 철원군 수해비리사건을 정리하며 끝내 무거운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이 문제가 아직도 정리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권기호씨의 양심적인 문제제기에도, 여러 사회단체의 지적에도, 감사원, 검찰의 조사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핵심은 물론 사소한 어느 것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말씀입니다. 이미 밝혀진 여러 가지 비리들, 대부분의 농가에서 정부지원금과 실제복구 소요금액간의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자신의 토지가 아닌 곳에 자신의 이름으로 복구비가 책정되었으며 토지대장으로 확인한 경과 대한민국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번지가 복구내역에 오른 경우뿐만 아니라 같은 필지에 4-5번씩 복구비가 책정된 경우, 자신이 신고한 피해면적보다 서류상의 피해면적이 부풀려진 경우, 정부 융자금을 아예 받지 못한 경우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이리도 다양한 방법으로 비리가 전개되었는지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사실 모든 비리문제에 있어서 문제의 발단은 비리가 발생할 수 있는 여건과 상황으로 인한 것이 태반입니다. 이번 철원군 수해비리사건을 이러한 시각으로 바라볼 때 우리는 간과 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읽어 낼 수 있습니다. 대다수의 농민들이 자신 앞으로 배정된 정부 지원금의 액수를 전혀 알지 못한다는 점과 피해복구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지방 공무원들이 수백억대의 돈을 만진다는 것이 바로 그 여건과 상황입니다. 만약 수사기관이 이러한 여건과 상황을 덮어두고 당장 불거진 문제만을 해결하고자 한다면 이런 유형의 비리가 되풀이 될 것은 물론 당장의 문제조차 해결 할 수 없을 것임은 너무도 자명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이 문제를 정리하려 했던 무거운 마음이 풀리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러한 기미가 도처에서 확인된다는 안타까운 사실 때문입니다. 이미 감사원 감사 (98. 5. 18 - 28)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 '지적사항 없음'이라 했고 이 후 이 사건을 맡은 의정부지청에서는 이토록 명백한 진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재욱(군 감사계장)씨 1명만을 구속하는 태연자약한 수사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의정부지청은 이미 부정비리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존재로서 자타의 공인을 받고 있음을 상기 할 때, '혹시 고양이에게 생선을 준 것은 아닐까' 싶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물론 지난 일을 가지고 의정부지청을 매도하여서는 안될 것입니다. 어떤 문제에 있어서 '묵은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정부지청의 수사태도는 의정부지청을 바라보는 이러한 '묵은 눈'을 확인 시켜주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의정부 지청 김영수검사의 철원군 수사(97. 6. 25)는 청원군 농민회에서 작년 10.26일 이후 전체 서류의 극히 일부분인 철원읍, 동송읍 2개지역의 농경지 복구내역서만 가지고 엄청난 부정비리의 실체를 밝혀냈음에 비해 온갖 자료와 정보를 가지고도 4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도대체 무엇을 수사했다는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구속된 임종웅씨는 수해복구위원장 명의로 타인의 통장61개를 개설한 혐의 즉 사문서 위조 및 행사 건으로 기소 되었는데 당시 정작 핵심인 타인 명의로 개설한 61개의 통장을 가지고 무엇을 하였는가에 대한 수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후 의정부지청 230호, 최세훈 검사, 김두복 계장의 수사에서는 11월 5일 KBS에 출연한 농민 2인에 대한 사실 조사를 실시하였는데 3시간 동안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는 등 핵심없는 조사로 일관하다 농민회 간부들과 언쟁을 벌이기까지 하였으며 이후 한 달이 넘게 종무소식이더니 12월 15일경에는 김두복계장이 농민회에 대해 지금까지 농민회가 조사한 자료를 보여 달라고 하여 자료를 넘겨주었지만, 그 자리에서 계속하여 공무원을 두둔하는 발언을 되풀이하는 등 전혀 수사에 의지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러한 검찰의 수사태도에 호응하려는 것인지 임종웅 전 철원읍 총무계장은 12.14일 피해농민 현순기씨에게 200만원을 갈취하는가 하면, 복구업자 박대순씨의 경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해당공무원을 고발하였으나 오히려 수사과정에서 구타를 당하기까지 하였습니다.
대통령님,
저희는 이런 비 정상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이유를 묻고싶습니다. 정말 무슨 까닭이 있길래 피해자는 마음을 졸이고 가해자는 거리를 활보하며 큰소리를 쳐대고 문제는 덮어지고 해결은 요원하기만 한 것일까요. 결국 저희의 생각으론 이 철원군 수해비리사건은 결코 수해비리사건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수해복구비를 둘러싼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요 그 바탕에 깔려있는 것은 지역 공무원 , 검찰, 감사원까지 망라된 총체적인 비리사건이라는 말씀입니다. 그 엄청나도록 단단하고 끈질긴 비리의 사슬 때문에 철원군 수해비리사건은 끝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욱 커다랗게 불거져 나왔다는 사실을 참으로 무거운 마음으로 대통령님께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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