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여당 단독의 경제청문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환란을 맞아 경제 주권을 내어 주면서 IMF 관리체제에 들어간지 1년이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 차원에서 경제위기의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전면적이고 체계적인 조사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 않음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 할 것입니다. 국회 차원의 청문회 또한 차일피일 그 개최가 지연되어 왔습니다. 정부와 국회의 이런 행태를 우리 참여연대는 국민에 대한 일종의 직무유기로 간주해 왔습니다.

고질적인 지리한 정쟁 끝에 다행히 작년말 여야가 경제청문회 개최에 합의해 놓고도, 다시 올해로 넘기더니, 마침내는 야당 의원이 불참한 여당 단독의 절름발이 청문회가 되고 말았습니다. 경제청문회가 시작부터 이같이 파행적으로 된 데 대해서, 여당은 날치기 통과라는 비난, 그리고 정치 사찰에 대한 책임을 경제청문회로 덮으려 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여당은 김영삼 정부 시기의 대형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하면서, 경제 청문회를 비리폭로, 보복 정치청문회로 변질시키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야당 또한 국민에 대한 책임보다는 어떻게 정국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을까하는 일에 골몰해 왔고, 그럼으로써 경제 청문회가 절름발이 모양이 되게 하는데 일조하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김영삼 전대통령은 "감옥에 가는 한이 있어도 경제청문회는 나가지 않는다"라고 강변해 왔고, 야당은 이 터무니없는 태도에 영합하였습니다.

지금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IMF위기는 단순히 한국 경제의 실패만이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 한국 정치의 실패도 의미하고 있습니다만, 경제 청문회를 개최하기까지의 과정과 지금 시작되고 있는 절름발이 청문회의 파행 상을 보면서, 우리는 한국 정치의 본질적 특성, 즉 당리당략을 일삼으려 국민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그 무책임성과 직무 유기, 우리 사회의 어떤 다른 분야보다도 더 심각한 도덕적 해이 상태가 IMF 이전이나 이후에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어떠한 형태로든 간에 경제 청문회가 유실되지 않고 시작되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는 국회 경제 청문회가 하루 빨리 야당도 참여하는 정상적 청문회로 진행되기를 촉구하면서, 청문회가 그 본연의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참여 연대의 입장을 밝히는 바입니다.

1. 국회 경제 청문회는 경제 위기의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 파악이라는 본래의 책무에 충실해야 할 것입니다. 어떤 다른 구구한 명분이나 정치적 계산, 이해관계에 의해서도 실체적 진실을 밝힌다는 이 원칙이 훼손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의원들은 폭로나 규탄으로 귀중한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차분하게 사실의 전모를 밝히는 정책 청문회가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경제부실과 실패의 원인을 규명해야 책무를 지닌 청문회마저 부실과 실패를 거듭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2. 여당은 청문회 의제를 외환위기를 초래한 경제 정책, 기아사태, 종금사 인허가 및 부실 감독, 한보사태, 개인 휴대 통신 사업 인허가 등 5가지로 정했습다. 그러나 이같은 의제 선정으로는 경제 위기의 총체적 원인을 밝히기에 턱없이 부족함이 분명합니다. 위기 관리의 실패와 이를 초래한 정부 관료 조직의 경직적 구조, 재벌정책과 재벌 체제, 은행 부실 그리고 IMF 협상 등을 반드시 별도의 독자적 의제로 잡아 다루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이들 의제는 완전히 빠져 있거나 아니면, 다른 의제에 부분적으로 끼어 들어 있을 뿐입니다.

3. 청문회의 소환 대상에 성역이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전직 대통령이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고집하고, 또 여당이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국민에 대한 의무를 방기하는 일이 됩니다. 미국에서는 클린턴 대통령이 한 갓 섹스스캔들 때문에 국민 앞에 나서야 했고, 모든 조사기록이 인터넷에 공개되었습니다. 공인은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의제 선정에서 재벌정책과 재벌체제 문제가 빠짐으로써 자연히 재벌 총수들도 증인 소환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해서는 반쪽 청문회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재벌총수들을 반드시 증인으로 출석토록 해야 할 것입니다.

4. 청문회의 기간은 진실 규명에 충분한 기간으로 넉넉하게 설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시간에
1999/01/21 00:00 1999/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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