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별첨] IMF 1년, 부정부패 추방과 부패방지법 제정을 위한 사회원로 시국선언
정기간행물(종간)/개혁통신 :
1998/11/19 00:00
부패방지법 제정을 위한 사회원로 시국선언
각계각층 사회원로인사 103명이 IMF 1년을 맞이하여 부정부패 추방과 부패방지법 제정을 위한 시국선언을 채택, 11월 19일(목) 오전 9시 30분 느티나무(참여연대2층)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이번 시국선언은 부정부패는 집권자 개인의 의지나 소수의 결단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근원적 해결을 위해서는 종합적인 부패방지대책의 제도화가 절실하다는 참여연대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IMF 국가위기의 원인 인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에 대한 국가사회 전반의 맹성을 촉구하고 반부패종합대책 의 제도화와 정치권의 부패척결 노력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시 국 선 언
1년전 국가적 파산선고와 다름없는 충격을 몰고온 IMF구제금융사태를 비롯하여 최 근 수년간 우리에게 일어난 일들은 총체적인 부패부실공화국의 몰락과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직대통령의 비자금 사건,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의 붕괴, 수서비리 에 이은 한보비리, 병역비리에서 촌지비리에 이르기까지 숨돌릴 겨를도 없이 터져 나온 부정부패의 실상들을 통해 우리는 이 나라가 왜 오늘의 국가위기를 겪게 되었 는가를 명료하게 알 수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뒷돈 없이는 살 수 없는 사회,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원 칙실종의 사회, 되는 일도 안되는 일도 없는 무질서와 비효율의 사회...." 이것이 우 리의 자화상이요 나라 전체를 총체적 부실로 이끈 근본원인이었다. 뿌리깊은 부정 부패와 정경유착의 낡은 사슬로부터 자유로워지지 않는 한 어떤 개혁노력도 사상누 각일 뿐이며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도 환상일 뿐이다.
오늘 우리는 망국병에 이른 총체적인 부정부패에 맞서기 위해 종합적인 부패방지대 책을 마련하는 일이야말로 국난극복의 선결과제이며 우리 국민 모두가 비상한 용기 와 힘을 발휘해야 할 절대절명의 숙원임을 뼈저리게 확인하며 이 반부패시국선언을 발표한다.
성역없는 부패추방 없이는 경제회생도, 제2건국도 불가능하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부정부패 척결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 으로 대두되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반부패정책이 번번이 실패로 끝난 결과 오늘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 모든 시도들이 뿌리깊은 정경유착과 권력형 비리를 근본적 으로 척결하기보다는 당리당략을 채우기 위한 방편으로만 이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밀폐된 성역은 없어지지 않았고 정경유착의 음험한 뒷거래 역시 계속되어 왔다. 이러한 특권층들의 도덕적 해이는 정부행정의 비능률성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잠식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이 나라 위정자들 과 사회지도층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권력핵심과 사회지도층으로부터 부정부 패를 완전히 몰아내는 일은 반부패정책 성공의 열쇠이며 모든 부패청산작업에 선행 되어야 할 필수전제이다.
또한 우리 모두가 깊은 반성속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국민들이 역대 정부의 용두사 미식 사정개혁에 실망을 거듭한 결과, 부정부패에 대한 기대와 열의조차 마모되고 침륜된 채 냉소주의와 패배감에 휩싸이게 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전반 이 국가위기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절실한 국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은 이끌 어내기 어려운 자승자박의 가위눌림 속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과 관료, 기 업인 및 사회지도층 전반에 대한 신뢰의 위기, 나아가 국민전체의 자정능력과 문제 해결능력에 대한 회의야말로 오랜 부패관행이 가져온 가장 잔혹한 후과라 할 것이 다. 이 사회적 패배감을 단호한 용기와 비상한 의지로 초극하지 않는다면 국난극복 의 길은 요원하며 제2건국 역시 공허한 수사에 그치고 말 것이다.
부패추방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여 지속적인 부패통제수단을 확보해야 한다
부정부패는 대통령 1인의 의지만으로 청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양심적인 검찰의 분발을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정부의 부패방지 노력에 대해 국민들이 냉 소와 불신을 보이는 것은 그 작업이 법과 제도에 기반을 둔 진지한 검토와 냉철한 반성에 기반하지 않고 사정주체의 자의적 기준에 의해 행해져온 오랜 파행의 역사 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시행된 사정이 편파수사나 공정성 시비를 불러일으켜 온 역사적 경험에서 새 정부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부정부패 척결의 핵심은 부패통제의 제도화에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반복해 온 바, 공허한 부정부패척결선언이나 몇가지 비리사건에 대한 적발을 넘어서서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일시적이고 형식적인 사정활동과 반부패정책들 은 그 고삐가 느슨해질 때마다 오히려 부정부패의 수단들이 더 정교하고 은밀하게 하는 결과만을 초래했다. 따라서 부패추방선진국의 예를 신중히 검토하여 종합적인 부패통제장치를 제도화함은 물론, 그 관철여부와 책임소재가 국민앞에 투명하게 밝 혀질 수 있도록 시민참여에 기반한 부패감시메커니즘을 정착시켜야 한다. 이로써 정부의 부패청산작업에 정당성과 객관성을 부여하는 한편, 이 모든 과정이 그 법적 근거와 함께 국민 앞에 공개되어 국민의 합리적 판단에 의해 견제되는 사회적 합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부패방지법을 제정하고 고위공직자부패에 대한 특별수사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부패방지법에 주목하며 이 반부패종합법안을 정 부와 여야정당이 반드시 이번 정기국회내에 제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는 이 미 김대중대통령이 지난 대선 이래 국민 앞에 공약한 것으로서 이 법이 통과되면 우리 국민들은 그간 우리를 질곡해왔던 주된 부정부패 관행들을 종합적으로 통제할 효과적인 수단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부패방지법안은 참여연대가 이미 지난 96년 11월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총재와 국회 의원 156명, 그리고 수만명에 달하는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입법청원한 바 있다. 이 법안에는 공직자 윤리규정 및 부패행위 처벌규정 강화, 돈세탁 금지, 내부 고발자 보호, 독립적인 고위공직자특별수사기구 등 견고한 부패의 사슬을 끊을 수 있는 조치들이 빠짐없이 담겨져 있다. 현재 299명의 국회의원중 244명이 부패방지 법 제정에 동의서명을 하였고 각 정당에서도 기본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번 정기국회회기가 끝나기 전에 각 정당이 협력하여 부패방지법을 제정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반부패 교육의 제도화, 행정정보의 투명 한 공개, 정부의 인사 및 행정에 대한 시민참여범위의 확대, 깨끗하고 책임지는 정 치를 위한 정치개혁,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을 확립하기 위한 다양한 개혁작업의 추 진등 깨끗한 사회질서 확립을 위한 여건마련에도 각별한 노력을 경주해 줄 것을 당 부한다.
부패추방과 국가개혁을 위한 정치권과 시민사회 전반의 결단을 촉구한다.
부패한 정권이 지속될 수 없고 부패한 사회공동체가 존립할 수 없다는 것은 지난 역사가 보여준 교훈이며 법칙이다. 한국사회가 정의와 평등이 살아숨쉬는 사회를 건설하고 21세기를 향한 힘찬 도약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부정부패가 청산되어야 한 다. 이는 사회 전체의 통합과 협력이 필수전제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그 동안 국민들을 위한 정치보다는 정쟁에 몰두함으로써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으며 심지어 국가발전의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 급한 민생현안을 해결하고 부패추방의 구조적 장치를 마련하여 국가위기상황을 타 개하는데 정치권 전체가 당리당략을 떠나 지혜를 모으고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편 부패방지법은 IMF 국난을 가져온 부정부패의 폐해에 대한 우리 세대 전반의 통절한 반성을 담고 있는 만큼 이 법의 제정과 운영을 정치권과 정부에 맡겨둘 것 이 아니라 사회지도층과 시민사회의 모든 선한 양심세력이 힘과 지혜를 모아 이 법 제정의 진정한 의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할 것이다.
오늘 우리의 시국선언은 부실과 부패로 붕괴한 우리사회의 거듭남을 향한 뼈저린 각성의 표현이다. 다음세대에게 이 위기의 나라를 그대로 물려주기를 원하지 않는 다면 이미 붕괴한 낡은 질서와 단호히 결별하고 부정부패 없는 정의사회를 향한 이 정표를 확고히 세우자. 결단에는 때가 있다. 지금이 바로 우리 모두의 결단이 필요 한 순간이다.
1998. 11. 19.
강만길(고려대교수) 강문규(한국시민단체협의회공동대표) 강우일(가톨릭대총장) 강원룡(크리스챤아카데미이사장) 고영구(변호사) 고은(문인) 권영길(국민승리21대표) 권태준(서울대 교수) 김경남(목사) 김관석(목사) 김귀식(전교조위원장) 김규동(문인) 김근화(전문직여성클럽한국연맹회장) 김금수(한국노동사회연구소이사장) 김동수(부산참여자치시민연합공동대표) 김동완(목사/KNCC총무) 김명수(한국외대사회과학대학장) 김삼열(대한민국독립유공자유족회장) 김상근(목사/대한기독교서회사장) 김성기(前서울변협회장) 김성수(대한성공회주교) 김수규(서울YMCA회장) 김승균(남북민간교류협의회이사장) 김승훈(시흥동성당신부) 김용태(민예총사무총장) 김정각(부산참여자치시민연합공동대표) 김종림(흥사단이사장) 김종철(연합통신사장) 김중배(참여연대공동대표) 김지길(공동체의식개혁국민운동협의회상임공동대표) 김진현(서울시립대총장) 김찬국(상지대총장) 김창국(변호사) 김태길(서울대명예교수) 김희로(우리물산장려운동본부이사장) 노명식(前한림대교수) 노수희(전국연합공동의장) 맹원재(건국대총장) 문규현(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공동대표) 문정현(군산오룡동성당신부) 민명수(대전환경운동연합의장) 박상증(참여연대공동대표) 박영숙(한국환경사회정책연구소장) 박완서(문인) 박용길(통일의집대표) 박재창(고당기념사업회회장) 박종렬(목사/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총무) 박형규(목사/남북민간교류협의회장) 배다지(민주주의민족통일부산연합상임의장) 배종렬(전농고문) 백기완(통일문제연구소장) 변형윤(서울사회경제연구소이사장) 서경석(목사/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집행위원장) 서영훈(신사회공동선연합대표) 서준식(인권운동사랑방대표) 서중석(성균관대교수) 성한표(한겨레신문상무이사) 손봉숙(한국여성정치연구소소장) 송기인(신부/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이사장) 송자(명지대총장) 신필균(크리스찬아카데미사회교육원장) 심상필(홍익대총장) 안병욱(가톨릭대교수) 양현수(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의장/충남대교수) 오재식(월드비전회장) 유병갑(변호사/대구참여연대공동대표) 유초하(민교협공동의장) 유현석(변호사/경실련공동대표) 윤공희(천주교광주교구대주교) 이계경(여성신문사장) 이기형(시인/민족문학작가회의고문) 이돈명(변호사) 이명남(당진장로교회목사/KNCC인권위원장) 이명현(서울대교수) 이병호(천주교전주교구주교) 이세중(변호사/환경련공동대표) 이수일(전교조부위원장) 이수호(교사) 이우정(평화를만드는여성회대표) 이은영(한국외대교수) 이이화(역사문제연구소고문) 이재정(성공회대총장) 이주용(성신여대총장) 이창복(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의장) 이형모(시민의신문사장) 이호철(민족문학작가회의고문) 정윤형(홍익대교수) 장용주(중흥동천주교회신부) 정철범(대한성공회대주교) 조성래(부산참여자치시민연합공동대표/노동자를위한연대대표) 조영황(변호사) 조정래(소설가) 조준희(변호사) 조창현(한양대교수) 조화순(여연고문) 주종환(동국대명예교수) 지은희(여연공동대표) 천영세(민주노총지도위원) 최영도(민변회장) 한명희(여연공동대표) 한준수(나라사랑양심선언자모임대표) 함세웅(신부/천주교상도동성당) 홍성우(변호사) (이상 총103명)
각계각층 사회원로인사 103명이 IMF 1년을 맞이하여 부정부패 추방과 부패방지법 제정을 위한 시국선언을 채택, 11월 19일(목) 오전 9시 30분 느티나무(참여연대2층)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이번 시국선언은 부정부패는 집권자 개인의 의지나 소수의 결단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근원적 해결을 위해서는 종합적인 부패방지대책의 제도화가 절실하다는 참여연대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IMF 국가위기의 원인 인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에 대한 국가사회 전반의 맹성을 촉구하고 반부패종합대책 의 제도화와 정치권의 부패척결 노력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시 국 선 언
1년전 국가적 파산선고와 다름없는 충격을 몰고온 IMF구제금융사태를 비롯하여 최 근 수년간 우리에게 일어난 일들은 총체적인 부패부실공화국의 몰락과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직대통령의 비자금 사건,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의 붕괴, 수서비리 에 이은 한보비리, 병역비리에서 촌지비리에 이르기까지 숨돌릴 겨를도 없이 터져 나온 부정부패의 실상들을 통해 우리는 이 나라가 왜 오늘의 국가위기를 겪게 되었 는가를 명료하게 알 수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뒷돈 없이는 살 수 없는 사회,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원 칙실종의 사회, 되는 일도 안되는 일도 없는 무질서와 비효율의 사회...." 이것이 우 리의 자화상이요 나라 전체를 총체적 부실로 이끈 근본원인이었다. 뿌리깊은 부정 부패와 정경유착의 낡은 사슬로부터 자유로워지지 않는 한 어떤 개혁노력도 사상누 각일 뿐이며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도 환상일 뿐이다.
오늘 우리는 망국병에 이른 총체적인 부정부패에 맞서기 위해 종합적인 부패방지대 책을 마련하는 일이야말로 국난극복의 선결과제이며 우리 국민 모두가 비상한 용기 와 힘을 발휘해야 할 절대절명의 숙원임을 뼈저리게 확인하며 이 반부패시국선언을 발표한다.
성역없는 부패추방 없이는 경제회생도, 제2건국도 불가능하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부정부패 척결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 으로 대두되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반부패정책이 번번이 실패로 끝난 결과 오늘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 모든 시도들이 뿌리깊은 정경유착과 권력형 비리를 근본적 으로 척결하기보다는 당리당략을 채우기 위한 방편으로만 이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밀폐된 성역은 없어지지 않았고 정경유착의 음험한 뒷거래 역시 계속되어 왔다. 이러한 특권층들의 도덕적 해이는 정부행정의 비능률성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잠식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이 나라 위정자들 과 사회지도층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권력핵심과 사회지도층으로부터 부정부 패를 완전히 몰아내는 일은 반부패정책 성공의 열쇠이며 모든 부패청산작업에 선행 되어야 할 필수전제이다.
또한 우리 모두가 깊은 반성속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국민들이 역대 정부의 용두사 미식 사정개혁에 실망을 거듭한 결과, 부정부패에 대한 기대와 열의조차 마모되고 침륜된 채 냉소주의와 패배감에 휩싸이게 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전반 이 국가위기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절실한 국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은 이끌 어내기 어려운 자승자박의 가위눌림 속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과 관료, 기 업인 및 사회지도층 전반에 대한 신뢰의 위기, 나아가 국민전체의 자정능력과 문제 해결능력에 대한 회의야말로 오랜 부패관행이 가져온 가장 잔혹한 후과라 할 것이 다. 이 사회적 패배감을 단호한 용기와 비상한 의지로 초극하지 않는다면 국난극복 의 길은 요원하며 제2건국 역시 공허한 수사에 그치고 말 것이다.
부패추방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여 지속적인 부패통제수단을 확보해야 한다
부정부패는 대통령 1인의 의지만으로 청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양심적인 검찰의 분발을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정부의 부패방지 노력에 대해 국민들이 냉 소와 불신을 보이는 것은 그 작업이 법과 제도에 기반을 둔 진지한 검토와 냉철한 반성에 기반하지 않고 사정주체의 자의적 기준에 의해 행해져온 오랜 파행의 역사 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시행된 사정이 편파수사나 공정성 시비를 불러일으켜 온 역사적 경험에서 새 정부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부정부패 척결의 핵심은 부패통제의 제도화에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반복해 온 바, 공허한 부정부패척결선언이나 몇가지 비리사건에 대한 적발을 넘어서서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일시적이고 형식적인 사정활동과 반부패정책들 은 그 고삐가 느슨해질 때마다 오히려 부정부패의 수단들이 더 정교하고 은밀하게 하는 결과만을 초래했다. 따라서 부패추방선진국의 예를 신중히 검토하여 종합적인 부패통제장치를 제도화함은 물론, 그 관철여부와 책임소재가 국민앞에 투명하게 밝 혀질 수 있도록 시민참여에 기반한 부패감시메커니즘을 정착시켜야 한다. 이로써 정부의 부패청산작업에 정당성과 객관성을 부여하는 한편, 이 모든 과정이 그 법적 근거와 함께 국민 앞에 공개되어 국민의 합리적 판단에 의해 견제되는 사회적 합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부패방지법을 제정하고 고위공직자부패에 대한 특별수사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부패방지법에 주목하며 이 반부패종합법안을 정 부와 여야정당이 반드시 이번 정기국회내에 제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는 이 미 김대중대통령이 지난 대선 이래 국민 앞에 공약한 것으로서 이 법이 통과되면 우리 국민들은 그간 우리를 질곡해왔던 주된 부정부패 관행들을 종합적으로 통제할 효과적인 수단을 소유하게 될 것이다.
부패방지법안은 참여연대가 이미 지난 96년 11월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총재와 국회 의원 156명, 그리고 수만명에 달하는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입법청원한 바 있다. 이 법안에는 공직자 윤리규정 및 부패행위 처벌규정 강화, 돈세탁 금지, 내부 고발자 보호, 독립적인 고위공직자특별수사기구 등 견고한 부패의 사슬을 끊을 수 있는 조치들이 빠짐없이 담겨져 있다. 현재 299명의 국회의원중 244명이 부패방지 법 제정에 동의서명을 하였고 각 정당에서도 기본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번 정기국회회기가 끝나기 전에 각 정당이 협력하여 부패방지법을 제정해 국민의 여망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반부패 교육의 제도화, 행정정보의 투명 한 공개, 정부의 인사 및 행정에 대한 시민참여범위의 확대, 깨끗하고 책임지는 정 치를 위한 정치개혁, 기업의 사회적 책임성을 확립하기 위한 다양한 개혁작업의 추 진등 깨끗한 사회질서 확립을 위한 여건마련에도 각별한 노력을 경주해 줄 것을 당 부한다.
부패추방과 국가개혁을 위한 정치권과 시민사회 전반의 결단을 촉구한다.
부패한 정권이 지속될 수 없고 부패한 사회공동체가 존립할 수 없다는 것은 지난 역사가 보여준 교훈이며 법칙이다. 한국사회가 정의와 평등이 살아숨쉬는 사회를 건설하고 21세기를 향한 힘찬 도약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부정부패가 청산되어야 한 다. 이는 사회 전체의 통합과 협력이 필수전제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그 동안 국민들을 위한 정치보다는 정쟁에 몰두함으로써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으며 심지어 국가발전의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 급한 민생현안을 해결하고 부패추방의 구조적 장치를 마련하여 국가위기상황을 타 개하는데 정치권 전체가 당리당략을 떠나 지혜를 모으고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편 부패방지법은 IMF 국난을 가져온 부정부패의 폐해에 대한 우리 세대 전반의 통절한 반성을 담고 있는 만큼 이 법의 제정과 운영을 정치권과 정부에 맡겨둘 것 이 아니라 사회지도층과 시민사회의 모든 선한 양심세력이 힘과 지혜를 모아 이 법 제정의 진정한 의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할 것이다.
오늘 우리의 시국선언은 부실과 부패로 붕괴한 우리사회의 거듭남을 향한 뼈저린 각성의 표현이다. 다음세대에게 이 위기의 나라를 그대로 물려주기를 원하지 않는 다면 이미 붕괴한 낡은 질서와 단호히 결별하고 부정부패 없는 정의사회를 향한 이 정표를 확고히 세우자. 결단에는 때가 있다. 지금이 바로 우리 모두의 결단이 필요 한 순간이다.
1998.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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