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호 쓴소리] 개악된 집시법과 대통령의 결단
정기간행물(종간)/개혁통신 :
1999/05/06 00:00
대통령님,
다급한 마음에 개혁통신을 통해 말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보고를 받으 셨는지 모르지만, 곧 대통령님은 '개악'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을 공포하는 법률적 절차를 행하셔야 합니다.
대통령님은 인권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근보적인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님이 인권을 강조함으로 써 우리 사회에 인권에 대한 논의가 광범하게 이뤄지고 있음은 우리 사 회의 인권의식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느 대통령보다도 인권에 대한 적극적인 발언은 우리 사회에 인권에 대한 관 심을 높이기에 충분합니다.
또한, 저는 대통령님이 지난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 50주년 기념식에서 “인권은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를 각성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주 장하고 용기있게 싸워 나가는 사람과 사회에게만 주어진다”고 하신 말 씀도 분명히 기억합니다. 인권운동을 하는 저는 대통령님의 일련의 발언 들은 바로 국민의 정부의 인권정책과 인권실현 의지를 평가하는 기준으 로 삼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저는 대통령님이 '인권대통령'으로 역사에 기억되고, 국내에서 뿐만이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기를 원 합니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에서 행하는 인권정책은 대통령님의 화려한 '립써비스'와는 달리 좋은 평가를 줄 수 없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닙니 다. 인권법이나 준법서약서, 신공안정책 등이 현실에서는 인권의 원칙과 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는 것은 이미 국내에서의 비판을 넘어 국제사회의 저명한 인권단체들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런 정부의 인권정책 전반을 여기서 짚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 서는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대한 것 만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나라의 집회와 시위는 많은 제한 조건 속에서 행해집니다. 가령 국 회나 헌법재판소, 법원, 각국 대사관 앞에서는 집회를 할 수 없습니다. 무려 1백 미터나 떨어진 엉뚱한 곳에서 진행해야 합니다. 정부 종합청사 앞에서 집회를 하려면 후문에서밖에 할 수 없는 것도 미국 대사관과 거 리가 1백 미터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청와대 앞에서도 집회를 갖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집회나 시위는 현재의 법률로도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되어 왔습 니다. 집회신고를 내기 위해 경찰서에 가보면 압니다. 경찰들은 집회신 고서에 각종의 조건들을 붙이고, 보완할 것으로 요구하며, 이를 거절하 면 금지 통고를 합니다. 저는 미국 백악관 앞에서 집회를 할 수 있듯이 청와대 앞에서 하고, 집회나 시위에 대한 제한 조건들을 풀고, 적법한 집회와 시위를 경찰이 철저하게 보호해주는 방향으로 법률이 개정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요구입니다.
그러나, 지난 4월 27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를 통과하고, 그날 밤 국회 본회에서 통과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앞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개악'된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물론 금지통고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을 10일로 연장하고, 경찰서장에 이 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의신청 절차를 밟지 않고 곧바로 행정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점은 나름대로 개선된 것으로 볼 수도 있습 니다. 그러나, 이런 개선 조항들은 현실에서 보면 대부분의 집회나 시위 가 정세정세에 맞게 시의적절하게 따라서 매우 다급하게 조직된다는 점 을 감안하면 큰 개선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조그만한 개선책과는 달리 개정안 제8조(집회 및 시위의 금지 또는 제한 통고)의 경우 "타인의 주거지역이나 이와 유사한 장소인 경우 그 거주자 또는 관리자가 재산·시설이나 사생활의 평온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이유로 시설이나 장소의 보호를 요청하는 때에는 집회 또는 시위의 금지 또는 제한을 통고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하고 있습 니다. 다시 말해, 사생활의 평온이 깨진다는 이유만 제시하면 어느 시 간, 어느 장소에서도 집회와 시위를 금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셈입 니다.
또 그동안 집회주최측과 경찰 간의 협의사항이었던 질서유지선 실 정과 관련, 개정안은 질서유지선을 관할 경찰서장의 판단에 따른 통보사 항으로 바꿔 놓았고(제12조), 집회참가자들이 질서유지선을 이탈하거나 넘어설 경우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제21조)마저 신설하였습니다. 이처럼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광범하게 집회를 금지할 수 있는 개악안을 국회에서 오늘 통과시키고, 5월 중순부터 시행에 들어간 다는 것입니다.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개정'이라는 개정안에 대 한 국회의 설명이 무색합니다.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자의적인 판단이 개 입될 수 있는 여지가 너무도 많은 이런 조항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운용 될 수 있는가를 생각한다면 참으로 아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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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민주국가에서 보장해야 하는 기본권에 속합니다. 이 기본권은 우리 나라의 헌번이나 국제인권조약들에서 누누이 확인하고 있듯이 법률로 최소한의 법위 내에서 제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민주국가는 사실 이들 기본권을 얼마나 보장하고 있느냐로 판가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각종 제한조건을 달아서 기본권을 쉽게 제한할 수 있는 국가는 독재국가일 것입니다.
민주사회에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것은 대의제로 는 충분히 의사수렴을 할 수 없는 것을 국민들의 직접적인 참여로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서입니다. 의사표현의 자유의 가장 기본적인 표현 방식인 집회와 시위는 정부로서는 달가운 것이 아니고, 때로는 정치적으로 정부에 대단히 불리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이 자유 를 제한해 놓고는 권력의 독점화, 독재화를 막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렇듯이 중요한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4월 20일 국회 행정 자치위원회에서 기존의 법률안들을 폐기하고 대안을 마련한 뒤 일주일 만에 전격적으로 본회의까지 통과시켰습니다.
국민의 기본권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을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말입니다. 민주주 의는 절차를 중요시하는 제도입니다.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급히 서둘러 서 집시법 개악안을 통과시켜야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혹시 최근의 노동자들의 대규모 투쟁과 관련하여 시급히 이들 집회와 시위를 제한하는 법률적 근거를 만들어야 했던 것은 아닌지 의혹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통령님,
저는 지금 대통령님의 결단을 감히 요구합니다. 대통령님이 이 개정 법 률의 공포를 거부하시길 바라는 것입니다. 진정 인권을 생각하는 대통령 이라면 이번에 바뀐 법률이 왜 개악안인가를 더 이상 말씀드리지 않아도 충분할 것입니다.
이 법을 그대로 공포한다면 이 글의 글머리에서 인용하였던 대통령님의 말씀대로 이를 거부하기 위한 투쟁을 "용기있게 싸워" 나가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인권은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를 각성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주장하고 용기있게 싸워 나가는 사람과 사회에게만" 주어지기 때 문입니다.
대통령님의 현명한 결단으로 역사에 '인권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는 대 통령님의 의지에 손상이 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대통령님의 결단으로 청와대에서도 자유로이 집회와 시위를 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올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 저의 순진한 바램으로 끝나지 않 기를 바랄 뿐입니다.
다급한 마음에 개혁통신을 통해 말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보고를 받으 셨는지 모르지만, 곧 대통령님은 '개악'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을 공포하는 법률적 절차를 행하셔야 합니다.
대통령님은 인권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근보적인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님이 인권을 강조함으로 써 우리 사회에 인권에 대한 논의가 광범하게 이뤄지고 있음은 우리 사 회의 인권의식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느 대통령보다도 인권에 대한 적극적인 발언은 우리 사회에 인권에 대한 관 심을 높이기에 충분합니다.
또한, 저는 대통령님이 지난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 50주년 기념식에서 “인권은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를 각성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주 장하고 용기있게 싸워 나가는 사람과 사회에게만 주어진다”고 하신 말 씀도 분명히 기억합니다. 인권운동을 하는 저는 대통령님의 일련의 발언 들은 바로 국민의 정부의 인권정책과 인권실현 의지를 평가하는 기준으 로 삼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저는 대통령님이 '인권대통령'으로 역사에 기억되고, 국내에서 뿐만이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기를 원 합니다. 그러나, 국민의 정부에서 행하는 인권정책은 대통령님의 화려한 '립써비스'와는 달리 좋은 평가를 줄 수 없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닙니 다. 인권법이나 준법서약서, 신공안정책 등이 현실에서는 인권의 원칙과 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는 것은 이미 국내에서의 비판을 넘어 국제사회의 저명한 인권단체들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런 정부의 인권정책 전반을 여기서 짚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 서는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대한 것 만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 나라의 집회와 시위는 많은 제한 조건 속에서 행해집니다. 가령 국 회나 헌법재판소, 법원, 각국 대사관 앞에서는 집회를 할 수 없습니다. 무려 1백 미터나 떨어진 엉뚱한 곳에서 진행해야 합니다. 정부 종합청사 앞에서 집회를 하려면 후문에서밖에 할 수 없는 것도 미국 대사관과 거 리가 1백 미터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청와대 앞에서도 집회를 갖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집회나 시위는 현재의 법률로도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되어 왔습 니다. 집회신고를 내기 위해 경찰서에 가보면 압니다. 경찰들은 집회신 고서에 각종의 조건들을 붙이고, 보완할 것으로 요구하며, 이를 거절하 면 금지 통고를 합니다. 저는 미국 백악관 앞에서 집회를 할 수 있듯이 청와대 앞에서 하고, 집회나 시위에 대한 제한 조건들을 풀고, 적법한 집회와 시위를 경찰이 철저하게 보호해주는 방향으로 법률이 개정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요구입니다.
그러나, 지난 4월 27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를 통과하고, 그날 밤 국회 본회에서 통과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앞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개악'된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물론 금지통고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을 10일로 연장하고, 경찰서장에 이 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의신청 절차를 밟지 않고 곧바로 행정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점은 나름대로 개선된 것으로 볼 수도 있습 니다. 그러나, 이런 개선 조항들은 현실에서 보면 대부분의 집회나 시위 가 정세정세에 맞게 시의적절하게 따라서 매우 다급하게 조직된다는 점 을 감안하면 큰 개선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조그만한 개선책과는 달리 개정안 제8조(집회 및 시위의 금지 또는 제한 통고)의 경우 "타인의 주거지역이나 이와 유사한 장소인 경우 그 거주자 또는 관리자가 재산·시설이나 사생활의 평온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이유로 시설이나 장소의 보호를 요청하는 때에는 집회 또는 시위의 금지 또는 제한을 통고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하고 있습 니다. 다시 말해, 사생활의 평온이 깨진다는 이유만 제시하면 어느 시 간, 어느 장소에서도 집회와 시위를 금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셈입 니다.
또 그동안 집회주최측과 경찰 간의 협의사항이었던 질서유지선 실 정과 관련, 개정안은 질서유지선을 관할 경찰서장의 판단에 따른 통보사 항으로 바꿔 놓았고(제12조), 집회참가자들이 질서유지선을 이탈하거나 넘어설 경우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제21조)마저 신설하였습니다. 이처럼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광범하게 집회를 금지할 수 있는 개악안을 국회에서 오늘 통과시키고, 5월 중순부터 시행에 들어간 다는 것입니다.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개정'이라는 개정안에 대 한 국회의 설명이 무색합니다.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자의적인 판단이 개 입될 수 있는 여지가 너무도 많은 이런 조항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운용 될 수 있는가를 생각한다면 참으로 아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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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민주국가에서 보장해야 하는 기본권에 속합니다. 이 기본권은 우리 나라의 헌번이나 국제인권조약들에서 누누이 확인하고 있듯이 법률로 최소한의 법위 내에서 제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민주국가는 사실 이들 기본권을 얼마나 보장하고 있느냐로 판가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각종 제한조건을 달아서 기본권을 쉽게 제한할 수 있는 국가는 독재국가일 것입니다.
민주사회에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것은 대의제로 는 충분히 의사수렴을 할 수 없는 것을 국민들의 직접적인 참여로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서입니다. 의사표현의 자유의 가장 기본적인 표현 방식인 집회와 시위는 정부로서는 달가운 것이 아니고, 때로는 정치적으로 정부에 대단히 불리할 수도 있는 것이지만, 이 자유 를 제한해 놓고는 권력의 독점화, 독재화를 막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렇듯이 중요한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4월 20일 국회 행정 자치위원회에서 기존의 법률안들을 폐기하고 대안을 마련한 뒤 일주일 만에 전격적으로 본회의까지 통과시켰습니다.
국민의 기본권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을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말입니다. 민주주 의는 절차를 중요시하는 제도입니다.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급히 서둘러 서 집시법 개악안을 통과시켜야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혹시 최근의 노동자들의 대규모 투쟁과 관련하여 시급히 이들 집회와 시위를 제한하는 법률적 근거를 만들어야 했던 것은 아닌지 의혹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통령님,
저는 지금 대통령님의 결단을 감히 요구합니다. 대통령님이 이 개정 법 률의 공포를 거부하시길 바라는 것입니다. 진정 인권을 생각하는 대통령 이라면 이번에 바뀐 법률이 왜 개악안인가를 더 이상 말씀드리지 않아도 충분할 것입니다.
이 법을 그대로 공포한다면 이 글의 글머리에서 인용하였던 대통령님의 말씀대로 이를 거부하기 위한 투쟁을 "용기있게 싸워" 나가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인권은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를 각성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주장하고 용기있게 싸워 나가는 사람과 사회에게만" 주어지기 때 문입니다.
대통령님의 현명한 결단으로 역사에 '인권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는 대 통령님의 의지에 손상이 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대통령님의 결단으로 청와대에서도 자유로이 집회와 시위를 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올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 저의 순진한 바램으로 끝나지 않 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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