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목 체포동의안의 부결은 여당의 정국주도력의 이완, 나아가 공동여당의 균열현상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공동여당내 개혁리더쉽의 공백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두 여당은 당지도부를 바꾸고 당분간 개헌논의를 유보하는 등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으나 '개혁주체세력, 개혁리더쉽의 부재'라는 근본적 문제점은 쉽게 수습될 것 같지 않습니다.

청와대의 입장에서 보면 지난 2차 정부조직개편의 사실상 실패에 따른 관료집단의 이완과 권력누수, 이미 한계상황에 부딪힌 재벌개혁에 이어, 정권창출 기반인 의회에서조차 지도력이 붕괴되는 치명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 점에서 김대통령께서 정치개혁을 화두로 내건 것은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적절한 의제설정입니다.

그러나 정치개혁을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은 'DJ개혁의 개혁'입니다. 사정기구의 개혁이 없이 정치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질 리 없습니다. 차지도 덥지도 않은 '눈치보기식 물타기 개혁', 기득권에 포위되어 '차떼고 포뗀, 무늬만 개혁'에 몸을 더럽힐 젊은 피는 없습니다. 큰 수술, 목숨을 걸고 하는 힘겨운 대수술이라야 비로소 헌혈할 사람도 몰리는 법입니다.

1999/04/15 00:00 1999/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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