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호 개혁정론] 정직한 개혁추진만이 살 길입니다.
정기간행물(종간)/개혁통신 :
1999/04/15 00:00
대통령님,
최근 우리 사회에 벌어지는 이상한 논쟁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그 논쟁의 요지는 개혁이 물 건너갔느냐 아니냐 하는 것입니다. 물 건너갔다는 주장은 이미 권력의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대통령님의 개혁의지도 크게 후퇴하고, 사회 전체적으로 보수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는 반박은 대통령님의 임기가 아직도 4년 가까이 남았는데 설마 레임덕 현상이 벌써 왔겠느냐, 그리고 개혁의 성과가 하루아침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대통령님의 개혁의지는 여전히 강한데 다만 이를 정부 여당이 집행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나타났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대통령님은 개혁이 잘 추진되고 있는데 개혁의 성과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 부족으로 국민들이 그 성과에 대해서 제대로 평가를 해주지 않는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여러 차례 밝히시지 않았습니까? 국민들도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내놓는 개혁의 성과가 전혀 피부에 와 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부가 내세우는, 특히 각종 수치로 나타나는 경제 회복의 성과에 대해서는 아마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대통령 선거일 기준으로 38억 7천만 달러에 지나지 않았던 가용외환보유고가 취임 1년만에 500억 달러가 넘었으며, 97년에 87억 달러 적자였던 무역 수지는 98년에 399억 달러 흑자로 돌아선 것은 정말 대단한 성과입니다.
그리고 99년을 전망하는 보고서들도 한결같이 우리 경제가 서서히 되살아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것도 국민들에게는 커다란 힘이며 위안입니다. 나라 안과 나라 밖에서 나온 각종 경제 관련 보고서들은 98년 -6.8%의 성장률을 보였던 우리 경제가 2∼4%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니 경제의 회복은 확실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나라는 1천500억 달러가 넘은 외채를 안고 있으며, 또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국제 정세의 불안이 언제 어떤 형태로 우리 경제와 사회를 고통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을 지 모르는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경제 회복과 햇볕 정책으로 상징되는 대북포용정책 이외에는 개혁이 지지부진한 것도 사실임을 대통령님께서도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200만 명이 넘는 실업자에 대한 대책을 비롯해서 부정부패 척결, 정치 개혁, 중소기업 정책, 지역갈등 극복, 정치인 사정 등은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거나 별로 뚜렷한 성과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발등의 불인 경제 회복에 치중하느라고 다른 분야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없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현 정부의 개혁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 동안 국민의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을 바라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한 것은 개혁의 청사진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개혁의 구심점도 형성되어 있지 않고, 국민의 지지도 많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대통령님만 안쓰러울 정도로 개혁을 홀로 추진하고 챙기는 모습만이 보였을 뿐입니다.
게다가 대통령님이 당연히 하실 것으로 믿었던 기본적인 개혁조치-예를 들면 양심수의 전면 석방, 종합적인 부정부패방지법의 제정, 인권법 제정과 국가인권위원회 설치 등-마저도 나 몰라라 하자 개혁의 원군이 되어야 할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국민들까지도 개혁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는 상황이 되지 않았습니까? 정부의 개혁이 신뢰를 상실함으로써 온 나라의 개혁세력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할 보수기득권 계층이 사사건건 개혁의 발목을 잡으면서 개혁추진은 더욱 어려워지지 않았나 판단되는데 대통령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50년만의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뒤 지난날 권위주의 정권에서 기득권을 누리던, 따라서 국정운영의 실패로 인한 IMF 체제 성립의 책임을 나누어져야 할 보수기득권 계층의 힘은 조금도 약화되지 않았습니다. 국정실패에 대해서 책임을 지거나 국민에게 사과하기는커녕 보수기득권 계층은 오히려 현정부를 호되게 질책하고 나섰습니다. 개혁에 힘을 실어주기는커녕 마치 아프리카 초원의 하이에나처럼 사사건건 개혁 발목잡기에 나섰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이른바 최장집 사건입니다.
안보상업주의의 선두주자인 조선일보가 최장집 위원장을 이데올로기 공세의 표적으로 삼은 것은 원래 조선일보의 성향이 그렇기도 하지만 보수기득권 세력의 개혁세력에 대한 공세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많은 의식 있는 사람들의 우려를 빚어냈습니다. 다행히 양심적이고 진보적인 시민사회단체들이 힘을 모아 조선일보의 무모한 행동을 비판했고, 법원이 양심적인 판결을 내림으로써 보수세력이 다시 주춤했다고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느닷없이 최장집 정책기획위원장이 사표를 냈습니다. 그 동안의 언론보도를 살펴보면 2000년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자 보수계층을 의식해서 진보적인 성향의, 그래서 조선일보가 표적으로 삼았던 최장집 교수가 부담이 됐기 때문에 그런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님, 보수기득권 세력이 그렇게 겁이 나십니까? 물론 소수정권의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하고, 국민통합이 중요하다는 점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나라의 미래와 개혁은 더 중요합니다.
보수기득권 세력을 끌어들여서 개혁에 힘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유감스럽게도 보수기득권 세력은 기회만 있으면 개혁의 발목잡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보수기득권 세력을 개혁 세력으로 바꾸지 못하더라도 가만히 있게만 만들어도 개혁은 한층 힘있게 추진될 것입니다.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보수기득권 세력에게 발목을 잡힌다면 개혁은 수포로 돌아가고 대통령님의 노심초사는 시지프스의 돌이 되어버리고 말 뿐입니다.
보수기득권 세력의 힘은 강합니다. 그러나 개혁은 시대적 역사적 소명이며, 대통령님은 우리 역사상 가장 개혁적인 지도자입니다. 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기대도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대통령님이 강한 의지를 갖고 개혁을 추진한다면 보수기득권 세력도 개혁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보수기득권 세력에 대해서 지나치게 겁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개혁을 추진해보지도 않고 지레 겁을 먹고 보수기득권 세력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개혁의 필요성이 강할수록 개혁을 거스르는 역풍도 거셉니다. 그러나 대통령님이 역사에 긍정적인 업적을 남긴 대통령으로 기록되기 위해서는 그 역풍을 이겨내야 할 것입니다. 보수기득권 세력이 강하다 하더라도 개혁이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레임덕이 공공연하게 이야기되는 상황이라면 여기서 대통령님이 잃을 것이 더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이제 대통령님앞에 남은 선택은 개혁의 진용을 추스리고, 개혁 프로그램을 다시 만들어서 힘차게 추진하는 길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역사에 길이 남는, 퇴임 후에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서 행복한 여생을 마칠 수 있는 좋은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에서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대통령님, 이제는 정말 개혁입니다. 정직한 개혁 추진만이 대통령님이 살고, 우리 나라가 사는 길입니다. 99년이 개혁의 해로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 벌어지는 이상한 논쟁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그 논쟁의 요지는 개혁이 물 건너갔느냐 아니냐 하는 것입니다. 물 건너갔다는 주장은 이미 권력의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대통령님의 개혁의지도 크게 후퇴하고, 사회 전체적으로 보수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는 반박은 대통령님의 임기가 아직도 4년 가까이 남았는데 설마 레임덕 현상이 벌써 왔겠느냐, 그리고 개혁의 성과가 하루아침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대통령님의 개혁의지는 여전히 강한데 다만 이를 정부 여당이 집행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나타났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대통령님은 개혁이 잘 추진되고 있는데 개혁의 성과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 부족으로 국민들이 그 성과에 대해서 제대로 평가를 해주지 않는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여러 차례 밝히시지 않았습니까? 국민들도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내놓는 개혁의 성과가 전혀 피부에 와 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부가 내세우는, 특히 각종 수치로 나타나는 경제 회복의 성과에 대해서는 아마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대통령 선거일 기준으로 38억 7천만 달러에 지나지 않았던 가용외환보유고가 취임 1년만에 500억 달러가 넘었으며, 97년에 87억 달러 적자였던 무역 수지는 98년에 399억 달러 흑자로 돌아선 것은 정말 대단한 성과입니다.
그리고 99년을 전망하는 보고서들도 한결같이 우리 경제가 서서히 되살아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것도 국민들에게는 커다란 힘이며 위안입니다. 나라 안과 나라 밖에서 나온 각종 경제 관련 보고서들은 98년 -6.8%의 성장률을 보였던 우리 경제가 2∼4%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니 경제의 회복은 확실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나라는 1천500억 달러가 넘은 외채를 안고 있으며, 또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국제 정세의 불안이 언제 어떤 형태로 우리 경제와 사회를 고통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을 지 모르는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경제 회복과 햇볕 정책으로 상징되는 대북포용정책 이외에는 개혁이 지지부진한 것도 사실임을 대통령님께서도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200만 명이 넘는 실업자에 대한 대책을 비롯해서 부정부패 척결, 정치 개혁, 중소기업 정책, 지역갈등 극복, 정치인 사정 등은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거나 별로 뚜렷한 성과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발등의 불인 경제 회복에 치중하느라고 다른 분야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없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현 정부의 개혁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 동안 국민의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을 바라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한 것은 개혁의 청사진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개혁의 구심점도 형성되어 있지 않고, 국민의 지지도 많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대통령님만 안쓰러울 정도로 개혁을 홀로 추진하고 챙기는 모습만이 보였을 뿐입니다.
게다가 대통령님이 당연히 하실 것으로 믿었던 기본적인 개혁조치-예를 들면 양심수의 전면 석방, 종합적인 부정부패방지법의 제정, 인권법 제정과 국가인권위원회 설치 등-마저도 나 몰라라 하자 개혁의 원군이 되어야 할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국민들까지도 개혁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는 상황이 되지 않았습니까? 정부의 개혁이 신뢰를 상실함으로써 온 나라의 개혁세력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할 보수기득권 계층이 사사건건 개혁의 발목을 잡으면서 개혁추진은 더욱 어려워지지 않았나 판단되는데 대통령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50년만의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뒤 지난날 권위주의 정권에서 기득권을 누리던, 따라서 국정운영의 실패로 인한 IMF 체제 성립의 책임을 나누어져야 할 보수기득권 계층의 힘은 조금도 약화되지 않았습니다. 국정실패에 대해서 책임을 지거나 국민에게 사과하기는커녕 보수기득권 계층은 오히려 현정부를 호되게 질책하고 나섰습니다. 개혁에 힘을 실어주기는커녕 마치 아프리카 초원의 하이에나처럼 사사건건 개혁 발목잡기에 나섰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이른바 최장집 사건입니다.
안보상업주의의 선두주자인 조선일보가 최장집 위원장을 이데올로기 공세의 표적으로 삼은 것은 원래 조선일보의 성향이 그렇기도 하지만 보수기득권 세력의 개혁세력에 대한 공세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많은 의식 있는 사람들의 우려를 빚어냈습니다. 다행히 양심적이고 진보적인 시민사회단체들이 힘을 모아 조선일보의 무모한 행동을 비판했고, 법원이 양심적인 판결을 내림으로써 보수세력이 다시 주춤했다고 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느닷없이 최장집 정책기획위원장이 사표를 냈습니다. 그 동안의 언론보도를 살펴보면 2000년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자 보수계층을 의식해서 진보적인 성향의, 그래서 조선일보가 표적으로 삼았던 최장집 교수가 부담이 됐기 때문에 그런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님, 보수기득권 세력이 그렇게 겁이 나십니까? 물론 소수정권의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하고, 국민통합이 중요하다는 점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나라의 미래와 개혁은 더 중요합니다.
보수기득권 세력을 끌어들여서 개혁에 힘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유감스럽게도 보수기득권 세력은 기회만 있으면 개혁의 발목잡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보수기득권 세력을 개혁 세력으로 바꾸지 못하더라도 가만히 있게만 만들어도 개혁은 한층 힘있게 추진될 것입니다.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보수기득권 세력에게 발목을 잡힌다면 개혁은 수포로 돌아가고 대통령님의 노심초사는 시지프스의 돌이 되어버리고 말 뿐입니다.
보수기득권 세력의 힘은 강합니다. 그러나 개혁은 시대적 역사적 소명이며, 대통령님은 우리 역사상 가장 개혁적인 지도자입니다. 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기대도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대통령님이 강한 의지를 갖고 개혁을 추진한다면 보수기득권 세력도 개혁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보수기득권 세력에 대해서 지나치게 겁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개혁을 추진해보지도 않고 지레 겁을 먹고 보수기득권 세력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개혁의 필요성이 강할수록 개혁을 거스르는 역풍도 거셉니다. 그러나 대통령님이 역사에 긍정적인 업적을 남긴 대통령으로 기록되기 위해서는 그 역풍을 이겨내야 할 것입니다. 보수기득권 세력이 강하다 하더라도 개혁이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레임덕이 공공연하게 이야기되는 상황이라면 여기서 대통령님이 잃을 것이 더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이제 대통령님앞에 남은 선택은 개혁의 진용을 추스리고, 개혁 프로그램을 다시 만들어서 힘차게 추진하는 길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역사에 길이 남는, 퇴임 후에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서 행복한 여생을 마칠 수 있는 좋은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에서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대통령님, 이제는 정말 개혁입니다. 정직한 개혁 추진만이 대통령님이 살고, 우리 나라가 사는 길입니다. 99년이 개혁의 해로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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