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지난 1년 동안 참 고생 많으셨습니다. 1년 전 IMF 체제하에서 위기에 처한 나라살림을 인수받으신 후 국난극복을 위해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쏟으신 땀과 정성에 경의를 표합니다. '국정경험이 전무한 소수여당의 첫 정권교체'에 대한 주변의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악의 국가위기를 비교적 단시간에 수습했다는 점은 내외의 평가가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통령님의 오랜 준비와 지도력에 힘입은 바 큽니다.

그런데, 대통령께서도 국민과의 대화에서 언급하셨다시피 이런 빠른 위기수습은 온 국민의 피눈물나는 인고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대통령님께서 취임식에서 눈물로 호소하셨던 고통분담을 백분이백분 이해하고 나라재건을 위해 생존권적 위협조차도 감내한 수많은 국민들의 희생과 동참의 결과인 셈입니다. 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평가도 마찬가지일 터입니다.

새 정부에 국민들이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면 정부가 꼭 잘해서만이 아니라 그 노력을 인정하고 국난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선한 의지도 작용했을 것입니다. 사실 고통받는 국민의 입장에선 제대로 피부에 와 닿는 개혁성과가 하나라도 있겠습니까? 그 점에서 국민과의 대화나 연두기자회견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국민들은 치적을 자랑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취임 초처럼 함께 아파하고, 약속을 제대로 못 지킨 점이 있다면 부족함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는 그런 대통령의 모습을 기대했었습니다. 국민들은 화려한 언변으로 질문에 재치 있게 답하는 대통령보다 국민의 따가운 비판을 경청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기대했던 것입니다.
1999/02/24 00:00 1999/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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