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글·①

생명공학 거품 (2)*



형질전환의 불안정성을 경계하라

전통적 육종 방법들은 근연(近緣) 관계에 있는 변종들이나 종들 ― 같은 유전자를 서로 다른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 을 서로 교배하는 과정을 포함하고 있었다. 선택 과정은 야외 조건 하에서 여러 세대에 걸쳐 이루어졌는데, 이는 원하는 특성과 그 특성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들이 적절한 환경 하에서 일련의 서로 다른 유전적 바탕(genetic background)에 대해 안정적으로 발현할 수 있도록 테스트하고 조합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물론 다른 환경이 주어진다면 유전자 조합들은 다른 기능을 나타내 보이게 될 것이었다. 유전자형(genotype, 생물이 가지고 있는 유전적 구성)과 환경간의 이러한 상호작용은 전통적 육종에서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었으며, 따라서 새로운 품종이 기존에 테스트해 보지 않았던 환경에서 어떻게 생장할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많은 경우에 있어 새로운 품종들은 후대에 가면 그것이 지녔던 특성을 잃어버렸는데, 이는 유전자가 자연적으로 서로 뒤섞이고 재조합되어 나타난 결과이거나 품종들이 환경 변화에 적응한 결과였다.

이러한 문제는 유전공학에 와서 엄청나게 악화되었다. 우선 첫째로, 유전공학에서는 [예컨대 물고기의 유전자를 토마토에 옮기는 식으로] 완전히 다른 외래 유전자가 유기체 속에 종종 도입된다. 둘째로,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전이시켜 형질전환 유기체를 만드는 절차는 필연적으로 유전적 불안정성을 증가시킨다. 식물의 경우에 있어 유전자는 종종 조직 배양기 안에 있는 세포 속으로 도입되고, 형질전환 작물은 배양기 속에서 선별된 세포들로부터 발생시켜 만들어지게 된다.

●조직 배양 기술 그 자체가 높은 빈도로 새로운 유전적 변이들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체세포 변이(somaclonal variation, 식물 분자생물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한 식물체에서 단일세포를 떼어내 재배양하면 이때 얻은 식물체가 원래의 식물체와 유전적으로 동일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 역주)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26 이것이 나타나는 이유는 세포들이 식물 내부의 생리적 환경으로부터 분리되어 존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식물 내부의 생리적 환경은 그 외부의 생태적 환경과 함께, 유전자의 발현과 유전자들, 그리고 게놈 구조를 각각의 세포들과 유기체 전체 속에서 안정되게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수년 전 유니레버(Unilever) 사는 조직 배양 기술을 이용해 기름야자나무를 발생시켜 말레이지아에 심으려고 시도했다. 이 계획은 현재 포기되었는데, 그 이유는 야외 실험에서 많은 식물들이 제대로 발육하지 않거나 꽃을 피우지 못했기 ‹š문이었다.27

●유전자 삽입의 과정은 무작위적이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많은 부수적인 유전적 효과들이 나타날 수 있다.

●형질전환 유기체의 게놈 속에 통합되어 추가적으로 덧붙여진 DNA는 게놈의 염색체 구조를 혼란시키며, 그 자체로 염색체의 재배열을 초래할 수 있다.28 이는 유전자의 기능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전이유전자(들)와 표지유전자(들)를 포함한 벡터는 일단 통합된 이후에도 다시 바깥으로 나가거나 그 후 다른 장소로 재삽입될 잠재적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 또한 한층 더한 유전적 교란을 야기한다.2,8,9

●대부분의 벡터 구성물(construct)은 여러 가지 요소를 고도로 짜맞추어 만들어졌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며 자체적으로 재조합되는 과정을 거치기 쉽다.9 바이러스저항성 형질전환 작물들이 형질전환되지 않은 작물에 비해 재조합 바이러스를 보다 손쉽게 만들어내는 이유는 아마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앞 부분을 보라).

●전이유전자의 발현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해 공격적인 프로모터(promoter)나 인핸서(enhancer)를 사용하는 것은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생리적 시스템에 스트레스와 불균형을 야기하고 불안정성을 증가시킨다.

●모든 세포들은 외래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29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하나의 메커니즘은 메틸화(methylation) ― DNA 속에 있는 아데닌 염기나 시토신 염기에 메틸기를 추가하는 화학 반응 (DNA 속에는 아데닌, 시토신, 구아닌, 티민의 네 가지 염기가 있다) ― 인데, 그 결과로 외래 유전자가 더이상 발현되지 않게 된다.

전이유전자의 불안정성은 가축30과 농작물31 양자 모두에서 나타난다. 인간의 몸 속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인 알파-안티트립신(alpha-antitrypsin)을 젖에서 높은 농도로 분비하도록 형질전환된 양인 트레이시(Tracy)는 같은 형질을 보유한 새끼 암양을 단 한 마리도 낳지 못했다. 돌리를 탄생시킨 복제 기술이 시도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농작물에서의 불안정성에 대해서는 더 많은 사례들이 알려져 있다. 담배의 경우, 형질전환 작물 1세대의 64퍼센트에서 92퍼센트에 달하는 수가 불안정하게 되었다. 애러비돕시스(Arabidopsis, 학명은 Arabidopsis thaliana로 유채과 식물 종 가운데 하나이다. 한 세대가 짧고 많은 자손을 남길 뿐 아니라 게놈의 길이가 짧은 특징 때문에 식물 유전학 연구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 역주)의 경우에 전이유전자가 상실되는 빈도는 50퍼센트에서 90퍼센트 사이였다. 불안정성은 생식 세포가 만들어질 때나 식물 생장기간 중 세포가 분열할 때 증가한다. 불안정성은 [핵]이식이나 약한 교란요인에 의해서도 촉발될 수 있다.18

이로부터 형질전환 계통은 종종 제대로 번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나의 전형적인 사례32가 일본에서 개발된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도록 만들어진 쌀이었는데,33 이는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유전적으로 불안정함이 드러났다. 2세대와 3세대의 형질전환 작물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겨우 20-30퍼센트 정도 감소했을 뿐이었다. 그 결과 이 프로젝트는 이후 포기되었다.34,35 형질전환 계통의 불안정성은 품질 관리와 추적가능성(traceability)의 측면에서 어려움을 가져온다. 또한 그것은 식품안전에 있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정한 유전자를 삽입하여 형질전환시킨 변종은 설사 처음에 안전한 것으로 평가되더라도, 삽입된 유전자가 나중에 게놈 속의 다른 위치로 옮겨가게 되면 그 특성이 완전히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1997년 5월에 몬트리올에서 열린 생물안전성 회의(Biosafety Meeting) 기간 중에 생명공학 산업측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이 주관하여 세미나가 열렸는데, 그곳에서 서아프리카 대표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형질전환 계통 중 가장 오래 형질이 유지된 기록은 어느 정도입니까?" 거기 출석한 과학자들 중 어느 누구도 이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사실 유전자 발현의 측면에서 형질전환 계통이 어느 정도로 안정적인지, 또 게놈 속에 삽입된 유전자의 구조나 위치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지를 기록해 둔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한 데이터는 이후 세대 각각에 대해 유전자 발현의 수준뿐만 아니라 삽입된 유전자와 숙주의 게놈에서 그것이 삽입된 장소 모두에 대한 유전자 지도와 DNA 염기서열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야만 한다. 그러한 데이터는 지금껏 한 번도 생명공학 산업측에 의해 제출된 바가 없으며, 규제기관들이 요구한 적도 없다.

형질전환 계통의 불안정성 때문에 생명공학에 대한 투자는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은 대단한 선견지명이 없이도 누구나 손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사실이다. 이에 더해 제기되는 문제는, 생명공학이 우리의 농업과 식량 생산을 망쳐놓으리라는 것이다.

농업 유전공학은 생물다양성을 파괴한다

농업 유전공학은 생태적인 관계를 무시하기 때문에 생물다양성을 파괴한다.

●글루포시네이트36(노바티스[Novartis] 사의 바스타[Basta])나 글리포세이트37(몬산토 사의 라운드업)와 같이 모든 식물에 작용하는 제초제를 제초제저항성 형질전환 작물과 함께 사용하는 경우, 식물 생태계를 무차별적으로 파괴하여 야생 생물의 서식지를 없애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제초제들은 동물과 인간에게도 독성을 갖는다. 글루포시네이트는 기형아 출산을 야기할 수 있으며, 글리포세이트는 돌연변이를 유발한다.38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집행위원회는 이러한 유독성 제초제에 저항성을 지닌 네 종류의 형질전환 작물들을 승인하였다.39

●제초제저항성 형질전환 작물들은 그 자체로 잡초가 되어 버리거나, 근연 관계에 있는 야생종과 교차 수분(受粉)하여 제초제저항성 잡초를 만들어낼 수 있다.40

●식량 작물들은 현재 산업용 화학물질이나 약품들을 생산하도록 유전자조작되고 있다. 이 작물들은 교차 수분 과정을 거쳐 앞으로 수년 이내에 우리의 식량 공급원을 오염시킬 것이다.2

●살충 유전자를 갖고 있는 형질전환 작물들은 인간에게 이로운 종들에 대해 직접 해를 끼칠 뿐 아니라, 먹이사슬을 따라 올라가서 형질전환 작물을 먹고 사는 곤충을 포식하는 풀잠자리나 무당벌레 등에도 간접적으로 해를 끼친다.41,42 타이에서 있었던 Bt-면화의 야외 시험재배에서는 재배지 근방에 서식하던 벌의 30퍼센트가 죽었다.43

●살충 유전자나 제초제저항성 유전자를 가진 형질전환 작물들은 그에 대한 저항성이 생겨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낸다.8 다시말해, 형질전환 작물들은 그것이 해결하도록 되어 있었던 문제들을 오히려 악화시킨다.

집약 농업(intensive agriculture)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주요한 문제 중 하나인 살충제 저항성은, 드물게 일어나는 무작위적 돌연변이를 증가시키는 자연선택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로 그동안 교과서에 인용되어 왔다. 이는 잘못된 통념이다. 실제로는, 살충제 저항성은 새로운 유전학에서 유전자의 생태에 나타나는 되먹임 조절의 고전적인 사례로 받아들여져 왔다. 살충제 저항성이 나타나는 것은 거의 치사량에 가까운 살충제 노출에 대응해 해충의 개체군 속에 있는 대부분의 개체들 ― 모든 개체들은 아니겠지만 ― 에게 유전자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들은 드물게 일어나는 무작위적 돌연변이를 굳이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이 사실은 적어도 10여 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유전자 변화는 독성물질에 노출된 모든 세포들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생리적 메커니즘의 중요한 일부분이며, 여기에는 항암제에 노출된 포유류 세포나 항생제에 노출된 박테리아의 경우 등이 모두 포함된다.8,9 이와 유사하게, 제초제에 노출된 식물들에서는 제초제저항성이 이내 생겨난다.44 그 결과, 제초제저항성 형질전환 작물과 함께 제초제를 사용하는 것은 잡초들 사이에서 제초제저항성이 광범하게 나타나는 과정을 촉진시키며, 이는 심지어 교차 수분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에도 그러하다.

이러한 모든 이유들 때문에, 농업 생명공학은 해충과 잡초밖에 남지 않을 때까지 야생 생물들을 절멸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최악의 투자가 된다. 생명공학이 식량과 농업에 대해 가져올 것으로 흔히 기대되곤 하는 혜택들이란 바로 이런 것들이다. 그러면 인간 유전학과 의학의 경우에는 어떨까?

인간 유전자에 대한 열광

좀더 심각한 주장으로 넘어가기 전에 먼저, 그동안 깊숙이 침투해 있었던 가장 터무니없는 신화들 중 몇몇을 폭로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8 가장 거대한 신화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가 인간을 만드는 유전적 청사진을 밝혀낼 것이고, 이에 따라 우리는 DNA 서열로부터 온전한 인간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상, 고립된 DNA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DNA 서열로부터 인간에 관한 그 어떤 것도 알아낼 수 없다. 인간의 게놈에는 적어도 10,000개 이상의 유전자가 있는데, 이들 각각은 수백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변이들을 갖고 있다. 가능한 유전자 조합의 수는 각각의 유전자에 대해 10개씩의 변이만이 존재한다고 가정하더라도 1010,000개에 이른다. 이를 우주 안에 있는 모든 입자의 수가 1030개라는 사실과 비교해 보라.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각각의 개인들이 유전적으로 유일하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으므로 게놈의 DNA 서열로부터 개인의 삶을 예측한다는 것은, 설사 유전자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할지라도, 전적으로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게놈 속에 있는 DNA의 95퍼센트는 소위 "무의미한(junk)" DNA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도 그것이 무슨 일을 하는지를 모르기 ‹š문이다.

같은 이유 때문에, 특정한 개인의 DNA와 부합하는 완벽하게 "개인화된 의료(personalized medicine)"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다. 머리없는 인간 배아를 복제해서 주문형 이식을 위한 기관과 세포를 공급하겠다는 전적으로 부도덕한 제안 역시 극히 비현실적이다.45 돌리를 만들었던 기술은 핵을 제거한 난자에 성체의 세포로부터 끄집어낸 핵을 집어넣은 후 그 난자가 배아로 발생하도록 만드는 과정을 포함한다. 이 과정의 성공률은 1퍼센트도 채 안되기 때문에, "핵을 제거한(empty)" 난자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일군의 난자 기증 여성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어야만 할 것이다. 또한 과연 돌리가 정말 성체 세포의 핵으로부터 복제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현재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46 성체 세포들은 DNA 속에 체계적·비체계적 변화들을 축적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발생 과정을 지속시키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것은 거의 가망이 없기 때문이다.8

유전자 치료(gene therapy)는 형질전환 유기체를 만들 때 나타나는 문제들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게놈 속에 유전자를 삽입하는 기술은 여전히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이 무작정 해보는 식(hit or miss)이다; 아직까지 유전자 치료에서 단 한 건의 성공사례도 보고되어 있지 않다.47 반면, 거의 치명적인 수준의 심각한 면역 반응이 적어도 하나 이상의 유전자치료 벡터에 대해 나타났고,48 유전자치료 벡터로부터 바이러스가 생겨날 위험 역시 쉽게 간과할 것이 못된다.8 순수한(naked) 바이러스 DNA는 바이러스 그 자체보다 훨씬 더 큰 감염성을 갖는다.9 그리고 모든 게놈 속에는 휴면(休眠) 상태인 많은 바이러스 서열들이 존재하는데, 유전자치료 벡터들 ― 모두 바이러스에서 추출해 낸 것들인 ― 는 이것과 재조합되어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른바 단일유전자 질환(single gene disease)을 알아내기 위한 대규모 유전자검사 프로그램은 어떠한가? 겸상적혈구 빈혈증(sickle cell anaemia)은 흑인들에게서 나타나는 열성 유전병인데, 이 병에 걸리기 위해서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두 개 가져야만 한다. 그러나 이 질환에 대한 유전자 검사 프로그램은 병의 증상을 나타내지 않고 하나의 돌연변이 유전자만을 보유한 개인들을 고용이나 건강 보험에서 차별하는 결과를 이미 가져오고 있다.49 이는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일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불합리하며, 어떠한 과학적 근거도 갖추지 못한 것이다. 왜냐하면 여타의 유전자들이 다를 때 단지 하나의 단일한 유전자로부터 한 사람의 건강을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유전자결정론적 사고의 오류를 예시하기 위해 두 가지 사례를 추가로 설명하겠다.8 그 첫번째는 낭포성 섬유증(cystic fibrosis)의 경우인데, 이 역시 겸상적혈구 빈혈증과 마찬가지로 열성 유전병이며 발현되기 위해서는 두 개의 돌연변이 유전자가 있어야 한다. 이 병의 증상은 가벼운 것에서 대단히 심각한 것까지 극히 다양하게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이 유전자는 적어도 400개 이상의 변이를 갖는데,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유전자는 대단히 길고 앞으로도 더 많은 변이들이 동정(同定)될 가능성이 있다. 이 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변이가 북유럽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낭포성 섬유증으로 나타나는 반면, 같은 변이가 예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이 병과 전혀 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멘 사람들의 경우에는 낭포성 섬유증으로 진단된 임상적 질환이 완전히 다른 유전자와 연관되어 있었다. 마찬가지 얘기를 소위 발암 유전자인 BRCA1에 대해서도 할 수 있다. 이 유전자에서 나타나는 특정한 돌연변이는 가족 중에 암에 걸린 사람이 있는 여성에게 발생하는 유방암 ― 이는 여성에 발생하는 모든 유방암의 경우 중 불과 5퍼센트에 해당한다 ― 의 40퍼센트와 연관되어 있지만, 같은 조건 하에서 남성에게 나타나는 유방암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다.

유전자 검사는 대부분의 경우 가족 중에 이미 병력(病歷)을 가지고 있는 가족 성원들에게 제한된다. 그러나 어떤 부부들은 그들의 희망과는 관계없이 특정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태아를 낙태시키라는 압력을 받아 왔다. 현재 모든 식별가능한 인간의 상태 ― 동성애, 수줍음, 범죄성, 지능, 알콜중독 등등 ― 에 연관이 있는 유전자를 찾기 위해 어마어마한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는데, 여기까지 오면 특정한 상태와 개별 유전자와의 연관은 점차로 멀어지고 의문스러워진다. 이로부터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무엇이 유해한 혹은 바람직하지 못한 유전자를 구성하는가의 문제로 슬쩍 넘어가고, 그것에 근거해 "치료 목적의" 낙태를 수행하게 되는 것은 너무나 손쉬운 일이다.

우리는 유전자결정론에 입각한 과학이 계속해서 우리의 사회 정책과 보건 정책을 지배하도록 방관할 것인가? 유전자 차별과 우생학의 위험들은 실제로 존재한다.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그리고 몇몇 사례들에 있어서는 바로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스웨덴, 덴마크, 핀랜드, 이태리, 스위스, 일본, 노르웨이,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에서 수만 명의 사람들 ― 그 중 대부분이 여성이었는데 ― 이 "바람직하지 않은" 인종적 특성이나 여타의 다른 "열등한" 특성들(여기에는 나쁜 시력과 "정신적 지체"도 포함되었다)을 가졌다는 이유로 강제적인 불임 시술을 당했다.50

유전자조작으로 만들어진 인슐린은 어떠한가? 그것이 인슐린 부족으로 인한 당뇨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생명 유지의 수단을 제공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식이 요법으로 조절가능한 절대다수의 당뇨병 환자들에게는 도움을 주지 못했고 인슐린과 무관한 당뇨병 환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보다 일반적인 논점은, 단일 유전자상의 돌연변이에 기인하는 퇴행성 유전 질환들은 인간의 모든 질병 가운데 2퍼센트에도 채 못미친다는 사실이다.51 이런 사실이 어떻게 현재 유전자 의학(genetic medicine) 쪽으로 엄청나게 편향되어 있는 투자를 정당화할 수 있겠는가? {에콜로지스트 The Ecologist} 지난 호(Vol. 28 No. 2, March/April)에서는 의문투성이인 암 연구 관련 기록에 대해 다룬 바 있다. 수십억 달러가 발암 유전자의 규명과 암의 유전학적 연구에 투자되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암의 발병률은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암 환자들을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 수백억 달러가 "건강서비스 시장(healthcare market)"에서 쓰였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반면, 환경적인 발암물질이나 돌연변이 유발요인(mutagen)들의 영향은 암 연구기관들에 의해 계속해서 간과되었다. 모든 유전 질환 중에서 대략 1퍼센트 정도가 새로운 돌연변이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다.8 이러한 돌연변이들은 환경적인 돌연변이 유발요인들이 작용한 결과는 아닐까?

유전자 의학에 대한 투자는 어떤 측면에서도 보더라도 잘못된 것이다. 그것은 공공적 재원들을 잡아먹으면서 생명공학 거대기업들에게 엄청난 이익을 제공한다. 동시에 점점 줄어들고 있는 공공적 재원들은 공공 보건을 악화시키는 진정한 원인들로부터 멀어져 그릇된 방향으로 쓰이고 있다. 사회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그것은 유전자 차별과 우생학을 촉진시킨다는 점에서 하나의 재앙에 가깝다.

거품이 터져버리기 전에...

거품이 터져버리기 전에, 우리는 생명공학 산업측이 다음을 이행하도록 제안한다:

●좋은 돈을 나쁜 쪽에 사용하는 것을 그만두라.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들을 평가하여 막다른 골목으로 접어들고 있는 징후를 보이는 프로젝트들을 중단시켜라. 여기에는 유기체를 유전자조작하는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포함될 것이다.

●생명공학에 대한 대중적 인지를 바꿔놓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드는 캠페인을 하는 데 돈을 낭비하지 말라.

●과학자들을 타락시키는 것을 그만두고 연구자들이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하는 적절하고 안전한 길을 찾아낼 수 있도록 기초연구에 투자하라.

●그 동안에, 진정 환경적으로 친화적이고 지탱가능한 다른 기술들에 대안적으로 투자하는 방법을 찾는 일을 소홀히 하지 말라.

생명공학 회사들이 대중들과 최선의 관계를 성취하면서 동시에 자신들의 이해관계도 충족시키는 것은 환경방출에 대한 5년간의 모라토리움을 지지함으로써 가능해질 것이다. 이 5년이라는 기간은 생명공학의 현황을 파악하고 정직한 과학자들이 필요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숨을 돌릴 시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 출전: Mae-Wan Ho, Hartmut Meyer, and Joe Cummins, "The Biotechnology Bubble," The Ecologist, Vol. 28, No. 3 (May/June 1998), pp. 146-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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