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호] 특·집·글·③ 인도에서의 몬산토 반대운동*
정기간행물(종간)/시민과학 :
1999/08/15 00:00
"우리는 오늘 인도 국내·외에서 몬산토 사에 자금을 투자한 모든 이들에게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다: 당신의 돈을 당장 회수해 가라, 우리가 그것을 잿더미로 만들기 전에."
몬산토(Monsanto) 사가 최근 펼치고 있는 신문 광고 캠페인에서 내놓은 도덕적으로 극히 의심스러운 주장들 중 하나는, 식량 생명공학의 광범한 이용이 전세계의 가난한 이들을 먹여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다. 이 거대기업의 주장을 따라가자면 이런 식이다: 현재 개발도상국에서는 수백만에 달하는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다. 앞으로 전세계의 인구가 더욱 늘어남에 따라 이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오직 고수확 농업만이 이렇게 증가된 식량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충분한 식량을 산출할 수 있다. 따라서 오직 "생명공학만이 세계를 먹여살릴 수 있다"는 결론은 다분히 자명한 것이다.
몬산토의 전략은 자사의 유전자조작(GM) 작물을 제3세계의 기아와 빈곤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하려는 것이다. 몬산토는 심지어 개발도상국의 '저명 인사들'을 끌어모아 '수확이 시작되게 하라(Let The Harvest Begin)'라는 제목이 붙은 광고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도록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이 광고는 생명공학이 "다음 세기에 전세계를 먹여살릴" "미래의 씨앗"이라고 찬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었다. 여기서 몬산토는 약아빠진 게임을 하고 있다: 즉, 식량 생명공학의 반대자들을 이기적이고 폐쇄적인 인물로 그려내려 시도하는 것이다. 이 놀라운 신기술에 제3세계가 접근하려 하는 것을 배부른 서구의 환경운동가들이 대체 무슨 권리로 막는단 말인가? 이 기술이야말로 장래에 제3세계 사람들의 가족을 먹여살리고 생활 수준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텐데 말이다, 라고 이 거대기업은 묻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놀라울 정도로 정반대의 결과를 낳기 시작하고 있다. 전세계 식량 시장을 장악하려는 도박에서 개발도상국을 그 게임의 볼모로 이용함으로써, 몬산토는 자신들이 부양하고 있다고 주장했던 바로 그 사람들, 즉 가난한 이들을 소외시키고 있다. 수백만의 농민들이 여전히 소규모의 자급 농업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인도에서 이 거대기업은 사실상의 위기를 맞고 있다. 몬산토의 트레이드마크격인 책임회피, 기만, 협잡은 인도 전역의 농민들을 분노하게 하였다. 그리고 만약 몬산토가 자발적으로 물러나지 않는 경우에, 농민들은 필요한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이를 몰아낼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1998년 11월 28일 오후 1시 30분, 인도 카르나타카 주 신드하누르에 있는 인도 최초의 몬산토 시험재배지 중 한 곳에 카르나타카 주 농민 연합(KRRS) ― 100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운동 조직인 ― 의 지도자가 도착했다. 시험재배 들판의 소유자인 바산나 훈솔이 마중나와서 그를 반겼다. 바산나의 이웃들, 많은 수의 KRRS 회원들, 그리고 최하층 천민과 무토지 농민들을 대변하는 여타의 지역 풀뿌리 조직들의 도움을 얻어, 그들은 들판을 가로질러 나아가면서 그곳에서 자라고 있던 유전자조작된 면화들을 모조리 뜯어내었다. 그들은 유전자조작된 면화를 들판 한가운데에 쌓고 불을 붙였다.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몬산토의 시험작물은 잿더미로 변했다.
이는 인도 전역에 빠른 속도로 번져가고 있는 풀뿌리 캠페인인 '몬산토 불사르기 행동(Operation Cremate Monsanto)'이 주도한 최초의 타격이었다. 결연한 간디주의자이며 KRRS의 지도자인 난준다스와미 교수는 들판이 불타고 있는 동안 언론에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는 인도 농업의 미래를 놓고 도박을 하고 있는 인도 연방 정부의 무지와 무능력, 무책임을 고발한다"라고 그는 말했다. 계속해서 그는 인도 내에서 행해지고 있는 모든 유전자조작 작물의 시험재배를 중지할 것과 인도의 특허법을 개정하여 기본적인 작물 품종의 특허를 금지할 것, 그리고 인도 내에서 몬산토의 영업을 금지할 것 등을 요구했다. 만약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인도 농민들은 계속해서 자력으로 직접 상황에 개입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최초의 행동 이후 카르나타카와 안드라 프라데쉬에서 적어도 세 곳의 몬산토 시험재배지가 추가로 불태워졌으며, 더 많은 재배지 소각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전술은 KRRS로부터 다른 풀뿌리 조직들로 확산되고 있다. 1998년 12월, 지역 농민들의 [시험재배지 불태우기] 행동에 이어 GM 작물의 불법적인 재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자 안드라 프라데쉬 주 정부는 몬산토가 주 내에서 시행중인 일곱 건의 시험재배를 중단하도록 몬산토에 명령하였다. 점차로 거대기업에 대항하는 전쟁의 양상을 띠어 가는 이 싸움에서 최초의 불을 당긴 것은 인도 농민들이었다.
몬산토는 1949년 이래로 인도에서 줄곧 활동해 왔으며 현재 농업 화학물질 시장에서 선두를 점하고 있다. 최근들어 몬산토는 자사의 미래가 걸린 GM 작물을 위해 인도의 정치가들과 관료들을 설득하는 데 많은 시간과 돈을 소비해 왔다. 몬산토는 인도에 몬산토 인디아(Monsanto India), 몬산토 엔터프라이즈(Monsanto Enterprises), 몬산토 케미컬(Monsanto Chemicals) 등 3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1998년 초에는 인도의 종자 회사인 마히코(Mahyco)의 주식 26%를 소리소문없이 매입했다.
몬산토는 마히코-몬산토 합자 회사의 조직을 통해 인도 사람들에게 자사의 GM 작물을 강요하려 하고 있다. 마히코-몬산토는 자사의 제초제에 견디도록 유전자조작된 서른 개가 넘는 '새로운' 작물 품종들 ― 옥수수, 벼, 토마토, 감자 등을 포함하는 ― 에 대해 이미 특허권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인도에서 마히코-몬산토가 가장 많은 노력을 쏟아붓고 있는 곳은 GM 면화의 시험재배이다. 면화는 인도에서 광범하게 재배되는 작물이며, 몬산토는 '볼가드(bollgard)' 면화라고 알려진 자사의 GM 품종이 이 시장을 매점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면화는 주요한 해충 가운데 하나인 면화씨바구미(boll weevil)를 죽일 수 있도록 유전자조작된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 약간의 협잡이 끼어들지 않는다면 몬산토는 몬산토답지 않을 것이며, 바로 여기서부터 얘기는 음침해지기 시작한다. 몬산토는 인도 농민들이 자신들의 선전을 쉽사리 받아들이리라고는 믿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그래서 GM 작물을 받아들이도록 농민들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몬산토는 다른 방침을 택했다: 즉 해당 농민에게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채 농민들의 토지를 빌어 GM 작물을 재배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최초의 소각이 이루어졌던 시험재배지의 소유자인 바산나 훈솔에게 일어난 일이었다. 이 농민의 말에 따르면, 1998년 7월 마히코-몬산토의 직원들이 그에게 접근하여 새로운 면화 품종을 무료로 재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몬산토 직원들은 이 품종이 놀라운 소출을 그에게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그 면화가 유전자조작된 품종이라는 것을 그에게 말하지 않았으며, 이 작물의 시험재배가 주 정부로부터 허가받지 않은 것이라는 사실도 알려주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몬산토는 바산나 훈솔을 속여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땅에서 불법적인 작물을 재배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바산나가 보기에 그 작물의 생장은 전혀 인상적이지 않았다. 몬산토측의 주장과는 달리, GM '볼가드' 면화는 성장속도가 형편없어 그가 인근 들판에서 재배하던 전통 종자의 작물 높이에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더 나빴던 것은 면화씨바구미가 GM 면화가 재배되던 들판에 엄청나게 득시글거렸다는 사실이었다.
바산나 훈솔의 토지에서 일어난 이러한 불법 시험재배는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시행되었다. 시험재배지 주위에 [수평적 유전자 전이를 방지하기 위한] '완충 지대(buffer zone)'도 설정되어 있지 않았고, 이 농민의 이웃들 중 어느 누구도 자신들의 들판 인근에서 자라고 있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작물의 존재에 대해 통보받지 못했다. 바산나는 11월, 카르나타카 주 농무성 장관이 주 내에 있는 몬산토의 시험재배지 위치를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나서야 자신의 땅에서 무엇이 자라고 있는지에 관한 진실을 알게 되었다.
몬산토는 인도 농민들이 쉽게 속아넘어갈 것이며, 또한 너무나 무지하기 때문에 그들의 땅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 주려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음이 분명하다. 인도 전역에서 농민 집단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몬산토 불사르기 행동'이 시작된 이래 그것에 대한 지지가 빠른 속도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한 요인은 바로 거대기업이 보여준 이러한 거만함이었다. 바산나 훈솔 소유의 토지에 관한 진실이 밝혀진 이후, 몬산토는 뒤늦게 자신들의 기만 행위를 시인하고 앞으로는 올바르게 행동하겠다고 약속하는 문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몇 주 후, 안드라 프라데쉬 주 정부가 주 내의 모든 몬산토 시험재배를 중지시킬 것을 천명했을 때, 주 정부는 중지 명령을 내린 이유 중 하나로 여전히 앞서의 경우와 유사한 기만 행위를 들고 있었다.
그렇다면 인도에서 몬산토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들에게는 아무런 미래도 남아 있지 않다. 현재 또하나의 캠페인 집단인 '몬산토는 인도를 포기하라(Monsanto Quit India)'의 캠페인이 막 시작되려 하고 있다. '몬산토는 인도를 포기하라'는 GM 작물을 반대하는 동시에 인도 농업을 독점하려는 몬산토의 시도에 반대하는 전국적 농민조직들의 연합이다. 이 연합은 간디가 영국에게 '인도를 포기하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날인 8월 9일을 기념해 1998년 8월 9일에 창설되었다. 이제 그와 똑같은 메시지가 미국 일리노이 주에 있는 몬산토 본부로 보내지고 있다고 이 연합은 말한다. '몬산토는 인도를 포기하라' 캠페인은 '인도를 포기하라'라는 메시지가 인쇄된 수천 장의 우편엽서를 이미 NGO와 공동체 집단, 그리고 전국의 농민들에게 배포했다. 캠페인이 시작된 지 불과 넉 달이 지난 현재까지, 10,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엽서에 서명해 몬산토 본부로 보냈다.
몬산토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미래상 ― 모든 지역의 농민들이 생계를 위해 전지구적 거대기업들에 의존하고,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먹는 음식에 대해 아무런 선택권을 갖지 못하는 ― 에 대한 저항은 인도에서 빠른 속도로 커져 가고 있다. 인도 정부가 최근 미국산 콩의 대규모 수입을 허가하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인도 대중은 GM 식품의 잠재적 위험에 대해 경계하는 태도를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캠페인 운동가들은 표시제가 없기 때문에 미국산 콩이 유전자조작된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알아낼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몬산토는 인도를 포기하라' 캠페인은 이미 수만 명의 지지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몬산토의 작물을 불태워 버리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 다양한 조직들과 지역적 노력들의 경우에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토지에서 일해 온 사람들의 말에 몬산토가 귀기울일 때까지 몬산토의 작물을 불태우는 일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 미래에는 아마도, 몬산토는 자사의 슈퍼 작물들이 개발도상국 사람들을 궁핍과 기아가 지배하는 미래로부터 구해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하기에 앞서, 당사자인 개발도상국 국민들에게 그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적어도 인도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점점 더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출전: Paul Kingsnorth, "India Cheers While Monsanto Burns," The Ecologist, Vol. 29, No. 1, (January/February 1999), pp.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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