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0일 제 32회 과학의 날을 하루 앞두고 한국과학기술회관 앞에서는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과학의 날 집회가 열렸다. 서울대 공대신문사, 서울대 환경동아리 Eco-echo, 관악정보운동체 ARG, 관악여성모임연대(관악여모), 과학상점운동체, 과학기술동아리협의회(과동협) 등의 대학 부문운동 단체들이 준비한 이번 행사는 과학기술이 환경, 정보, 여성 등의 영역에 어떠한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사실 이번 집회는 기획당시에는 서울대 공대신문사와 과동협이 준비했던 '조각내기, 그리고 끼워맞추기' 강연회(아래 10번 기사 참조)의 한 프로그램으로, 즉 강연회를 준비한 사람들, 강연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한데 모여서 현대의 과학기술과 과학기술정책에 대해 직접 문제제기하는 자리로 기획되었다. 그러나 진행과정에서 강연회의 일정이 전체적으로 늦춰지면서 과학의 날 집회를 시작으로 각 학교에서 강연회가 열리는 형태가 되었다.

사회는 과학상점운동체의 김준범군이 맡아 준비팀에서 집회를 기획하게 된 의도와 문제의식을 밝히는 것으로 집회가 시작되었다. 집회를 준비한 단체들의 발언이 있기 전에 연대사가 있었는데, 우리 모임의 박병상 선생님이 동강댐을 비롯한 여러 가지 환경문제에 대해 근본적이고 생태주의적인 입장을 가져야 한다는 요지로 연대사를 했고, 이혜경 간사가 과학기술 민주화와 합의회의의 의의에 관해 발언하였다. 당시에 파업을 앞두고 있던 과기노조에서도 연대발언을 할 계획이었으나 사정상 이루어지지 못해서 아쉬움을 남겼다.

영역별 발언에서는 학생환경운동단체가 가지는 고민, 성차별을 강화시키고 여성을 소외시키는 과학기술사례들, 정보통신영역에서의 최근 이슈와 운동방향 등을 각각 Eco-echo, 관악여모, ARG에서 얘기해 주었다. 집회의 하일라이트는 역시 퍼포먼스였는데, 블랙박스로 상징되는 과학기술과 그 속의 과학기술자가 있고 사람들이 그곳에 돈을 넣으면 그 속에서 유전자조작 콩, 원자폭탄, 감시통제기술, 복제인간 등의 산물이 나와서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퍼포먼스에서는 과학영역에서 여성과학기술자들이 체계적으로 배제되고 있다는 점도 그려 내었다. 이렇게 1부가 끝난 후 2부에서는 고통받던 사람들이 모여서 과학기술의 블랙박스를 찢어냈고, 안에 있던 과학기술자도 그들과 함께 했다. '시작의 노래'를 부르면서 퍼포먼스는 끝이 났다. 과학의 날 선언문(자료 3 참조) 낭독을 끝으로 과학기술회관 앞에서의 집회는 마치고 이후 강남역으로 행진을 하면서 피켓팅을 하고 구호를 외쳤다.

이번 과학의 날 집회는 여러 영역에 걸친 과학기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대학 과기운의 실천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아 가는 듯 하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사회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부분은 앞으로 극복되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1999/06/15 00:00 1999/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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