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 '유전자변형농산물표시요령(안)'에 대한 성명서

범정부적 차원의 유전자조작식품 대책을 촉구한다.

- 농림부의 국민기만적 언론플레이를 규탄하며 -


11월 27일 콩, 콩나물, 옥수수 3개 품목에 대한 유전자변형표시의무화를 내용으로 하는 농림부 고시(안)을 예고하였다. 하지만 이 고시안은 단 3개 품목에, 그것도 원료농산물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껍데기에 불과한 국민기만적 언론플레이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작 우리 식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규제를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현재까지도 성의있는 태도를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별다른 근거도 없이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비의도적 혼입허용치를 매우 높게 설정하고 있어서, 이 문제에 대처하는 정부의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유전자조작식품의 소비자인 국민들의 입장에서 식품 전체에 대한 표시 규정을 즉각 도입해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식량자급률을 높여나가는 정책을 추진하여 안전한 우리 농산물을 국민들에게 공급해야 할 것이다.

농림부의 이번 '유전자변형농산물 표시요령(안)'이 안고 있는 아래의 문제점들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것을 촉구한다.

1. 식품의약품안전청과의 정책공조 결여

지난번 청와대 공개질의서에서 누차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범정부적인 대책기구 수립 및 정책시행을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농림부의 이번 고시안 발표는 식품의약품안전청과의 공조 없이 농림부 단독으로 이루어졌다. 이로 말미암아 유전자조작식품 전체 중에서 극히 일부분인 원료농산물만 의무표시제 대상으로 선정됨으로써, 정부가 과연 국민들의 알권리와 건강 보호를 위하는 것인지, 아니면 껍데기 정책으로 단기적 상황모면을 시도하는 것인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다. 정부는 즉각 범정부적 대책기구를 수립하여 긴밀한 부처간 협조 속에서 종합적인 유전자조작식품 대책 및 규제제도를 수립해야 하며, 이를 위해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성의있는 태도를 요구한다.

2. 표시대상품목의 한계

이번 고시안에는 미국에서 판매 승인받은 GMO 중에서도 콩(콩나물)과 옥수수 두 종류로만 한정됨으로써, 감자, 토마토, 면실, 유채 등 다른 주요 품목들은 제외되어 있다. 정부는 GMO로 유통되는 기타 주요품목들도 즉각 의무표시제 품목으로 선정해야 한다.

3. 아무 근거도 없이 높게 설정된 비의도적 혼입허용치

이번 고시안에는 여러 가지 사정을 들어 허용치를 5%로 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유럽연합(EU)에서는 1% 선에서 최종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8월 5%로 설정한 일본도 이를 낮추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식량수입국의 입장에서 강력하게 GMO 규제책을 마련해도 부족할 판에 비의도적 혼입허용치를 5%라는 높은 수치로 지정한 것은 국민들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업계의 편의와 미국의 사정을 관대하게 인정한 결과이다. 정부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고 있지만, 이미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검토를 거친 유럽연합에서도 실제 시행가능한 수치로 판단된 1%로 결정한 것이다. 정부는 최소한 유럽연합의 수준까지로 비의도적 혼입허용치를 낮추어야 한다.

4. 각계 전문가에 의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은 고시안 제정과정의 문제

유전자변형농산물표시의 효율적 시행을 위하여 각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원산지 및 유전자변형농산물표시 분과위원회'를 설치하였으나 이번 고시안의 경우도 분과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농림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하여 발표하였다. 이는 분과위원회 설치가 형식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소비자를 진정으로 보호하는 표시제 마련을 위해서는 정부 독단이 아닌 정부, 학계, 시민단체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분과위원회에서 충분한 사전검토를 거쳐야 할 것이다.

1999년 11월 30일

생명안전·윤리 연대모임

그린훼밀리운동연합,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녹색소비자연대, 녹색연합, 불교인권위원회, 서울YMCA, 세민재단, 소비자문제를연구하는시민의모임, 지속가능개발네트워크한국본부(KSDN), 참여연대 과학기술민주화를위한모임, 청년생태주의자(KEY),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환경운동본부,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인권환경위원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시민연대

21세기 생협연대

우리생협, 부천생협, 안산생협, 수원생협, 분당생협, 강서양천생협, 한밭생협

한살림

서울한살림, 원주한살림, 대구한살림, 청주한살림, 강릉한살림, 경남한살림, 부산한살림, 수원한살림

한국여성민우회생협

1999/12/15 00:00 1999/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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