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학}은 작년 10월에 준비호를, 작년 11월에 창간호를 낸 이후에 올 5/6월 합본호를 제외하고는 매월 발행되어 지금까지 총 11호를 발행하였다. 창간호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시민과학}이 만들어지게 된 것에는 다른과학편집위원회가 작년 7월 분리를 선언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를 제공하였고, 8월 말경에 준비가 시작되었으며 10월 20일경에 8면으로 된 준비호가 처음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창간호 이후 6호(1999.4)까지는 매호 30-40면선을 유지하면서 발행되다가 7호 이후부터 매호 50-60면 가량으로 증면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아래에서는 먼저 11월중에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에 근거해 {시민과학}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있는지를 간단히 평가해 볼 것이다. 이어 설문조사 결과 및 현재의 인력구조를 감안하여 앞으로 6개월 정도에 걸친 단기적인 계획을 짧게 덧붙이겠다.

1. 설문지 평가

가장 최근(1999.10)에 나온 {시민과학} 11호는 모두 400부 발간되었으며, 설문지 역시 이 숫자에 맞추어 만들어졌고 유사한 경로를 통해 배포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모임 회원 및 참여연대 자료회원들에게 우편으로 발송된 설문지의 수는 300부에 조금 못미치는 정도이다. 이 중에서 반송용 봉투 등을 이용해 회수된 수는 모두 18부이다.

표본 수가 크게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도 {시민과학}에 나름대로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의 일단을 유추해 보는 것은 의미있는 작업일 듯하다. 설문에 응한 사람들의 분포는 남자(13):여자(5), 20대 초반(3):20대 후반(9):30대(4):40대 이상(2), 과민모 회원(15):비회원(3)과 같았다. 창간호부터 받아본 사람의 수는 절반인 9명이었고 2호부터 받아본 사람이 2명, 나머지는 6호 이후부터 받아보기 시작했거나 간헐적으로 받아본 사람들이었다.

설문에 응한 이들은 대부분(15)이 관심이 가는 특집이나 번역글, 뉴스파일 등을 부분적으로 읽어본다고 답함으로써 상당히 관심이 높음을 보여 주었고 전체적으로 꼼꼼하게 훑어본다는 사람도 2명이 있었다. 이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진 섹션은 각종 특집(12), 기획번역(11), 뉴스파일(11) 순으로 나타났고, 모임동정(7), 회원글밭(6), 모임회원소개(4)와 같은 꼭지들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시민과학}을 '소식지'로서보다는 '자료집'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집 기획에 대해서는 만족스럽다는 응답(5)보다 주제 선정이 협소하다거나(7) 실린 글들이 주제를 뒷받침하고 있지 못하다(3)는 불만의 목소리가 좀더 많았다. 생명공학 특집글 중에서 흥미로왔던 것으로는 [생명공학 거품](8), [국내자료 목록](7), [생명공학은 왜 세계를 먹여살릴 수 없는가](6), [외국자료 목록](5), [인도에서의 몬산토 반대운동](5), [생명복제의 쟁점들](5)의 순이었는데, 이는 자료적인 가치나 활동가들의 관심영역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기획번역의 경우에는 만족스럽다는 응답(5)의 비율이 좀더 높았지만, 특집과 마찬가지로 주제 선정이 협소하다거나(4) 실리는 글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2)는 의견이 무시할 수 없는 정도임을 보여 주었다. 번역글들 중 흥미로왔던 것으로는 [과학은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6), [미친 과학자로서의 물리학자](5), [과학 논쟁](5), [위기의 현대과학](5) 등이 꼽힌 반면, [민주주의가 중시되는 기술정치](1), [과학비평은 왜 안되는가](2) 등은 상대적으로 '썰렁한' 반응을 얻었다. 이런 결과는 사람들이 '과학기술 민주화'의 이론적·이념적 측면보다는 각론이나 실제 사례에 더 관심이 많음을 시사한다.

뉴스파일에 대해서는 유익하다는 반응(9)이 분량을 줄여야 한다(4)거나 없애도 무방하다(1)보다 더 많아 이 지면이 상당히 유용하게 인식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회원글밭의 경우에도 만족(9)이 불만족(2)보다 더 많았다. 모임동정은 분량이나 내용이 적절하다(5)는 의견이 좀더 자세해야 한다(3)보다 좀더 많았으나 기사가 너무 길다는 의견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 현재 모임의 활동상황을 소상히 전달하기에는 현재의 지면이 다소 역부족이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회원소개에 대해서는 만족(1)보다는 불만족(6)의 의견이 더 많았는데 불만족 의견은 좀더 심층적인 소개가 필요하다(2)와 더 많은 사람들에 대한 소개가 필요하다(4)가 서로 갈려 다양한 욕구들이 존재함을 볼 수 있었다. 광고의 경우에는 숙지하고 있다(10)가 그렇지 않다(6)보다 많았고, 숙지하고 있지 못한 경우에는 대부분 행사들에 관심은 있으나 참여할 만한 여유가 없다(4)고 답해 광고 편집상의 문제가 예상보다는 적음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편집 방향에 대해서는 현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4)보다는 변화가 필요하다(14) 쪽이 더 많았으나,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에 있어서는 대중성의 강화(4), 학술면의 강화(5), 운동성의 강화(6)가 거의 동수로 나와 앞으로 편집진이 직면한 난감한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었다. 합본호 구입 의사는 예(9)와 아니오(9)가 동수로 나왔는데 이는 창간호부터 받아본 사람이 대략 절반 가량이라는 사실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분석 결과를 정리하자면, 전반적으로는 다양한 요구들이 두드러짐에도 그 중에서 의외로 '무거운' 글들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음을 볼 수 있었고 '무거운' 글들의 주제가 좀더 다변화되고 폭이 넓어져야 한다는 요구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하겠다.

2. 단기적 계획

그러나 이상의 결과를 받아들임에 있어 유의해야 하는 것은 이것이 '18부'의 설문지를 분석한 결과라는 것이다. 쉽게말해 매달 초 {시민과학}을 손에 받아쥐는 사람들 일반의 문제의식이나 관심 정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일반적인 관심 정도를 보여주는 더 나은 척도는 오히려 '18'이라는 숫자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은 과민모 내 활동 인력의 부족이라는 문제와 겹쳐지면서 과연 {시민과학]이라는 매체에 얼마만큼의 '정성'을 들일 것인가에 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보았을 때 향후 6개월간은 특집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현재와 유사한 포맷과 필자들로 굴러갈 것으로 예측할 수 있을 듯하다(편집상에서는 약간의 변화가 시도되겠지만). 특집은 '이미 저질러 놓은' 생명공학 특집을 두 번 정도(유전자조작식품 보론, 유전자프라이버시 및 유전자치료)에 걸쳐 마무리짓는 것 외에는 따로 적극적인 특집 기획에 나서지는 않을 계획이다(*이것은 현 편집장의 개인적인 견해임). 반면 번역글(내지 자료글)의 경우에는 수급이 원활할 경우에 현재보다 지면을 좀더 많이 배정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6개월 정도의 기간은 적극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기간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내부를 추스르는 기간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과학}을 새로 내는 것만큼이나 지금까지 나왔던 {시민과학}들에 대한 체계적인 DB 작업에도 역점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내부 편집 진용의 점진적인 개편도 시급한 문제이다. 기획 및 편집의 중심을 현 편집장으로부터 앞으로 채용될 반상근 간사 및 편집진에 재합류할 김병윤에게로 차츰 옮겨가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위해 조만간에 기회를 만들어 현재 혹은 앞으로 편집 일에 이래저래 관여할 몇 명의 사람들(김명진, 김병윤, 김은숙, 김준성 등)간에 의견을 교환할 자리를 가지려 한다.

김명진 ({시민과학} 편집장)
1999/12/15 00:00 1999/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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