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호] 특·집·글·①GM 식품의 정치학: 위험, 과학, 그리고 대중의 신뢰* **
정기간행물(종간)/시민과학 :
2000/02/15 00:00
연구의 배경
유전자조작(GM) 식품에 관한 대부분의 논쟁들은 세부적인 과학기술상의 쟁점들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진정한 논점을 놓치고 있다. 이번의 GM 논쟁을 포함해 최근 벌어졌던 논쟁들의 근저에는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불확실한 결과들을 다룸에 있어서의 정치적·윤리적 어려움이 가로놓여 있다. 지난 여러 해 동안 영국 정부는 그러한 쟁점들을 잘못 다루어 왔는데, 이는 정부와 그 자문가들이 문제의 성격을 잘못 이해했거나 애써 부인했기 때문이었다.
1995년에 경제사회과학연구재단(Economic & Social Research Council, ESRC)의 전지구적 환경변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던 연구자들은, 영국 정부가 유전자조작식품을 다룸에 있어 머지 않아 심각한 대중적 어려움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첨예한 쟁점, 뒤늦은 부각'을 보라). 그 예측이 현실로 나타나기까지는 거의 4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지만, 일단 현실화되자 이에 관한 논쟁은 급속도로 영국 정부의 최대 골칫거리 중 하나가 되었다. 역설적인 것은, 이러한 곤경에 빠진 영국 정부가 그간 대중적 여론에 긴밀하게 부응하는 능력을 뽐내 왔던 바로 그 정부라는 점이다. 만약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왜 영국 정부는 거의 고의적으로 보일 정도로 이러한 쟁점들에 대해 관련 연구들이 제시해 온 통찰을 무시해 온 것일까? 과거에 있었던 핵발전, 광우병(BSE), 브렌트 스파(Brent Spar) 사건 등이 GM 식품의 관리 문제에 던져 주는 교훈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
GM 식품과 관련된 대부분의 논쟁은 GM 찬성과 GM 반대 진영으로 양극화되어, 각각의 진영이 상대편을 두고 이런저런 이유에서 무책임하다는 딱지를 붙이는 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여기서의 논쟁 과정에는 그러한 쟁점들이 정부나 기업들에 의해 어떻게 좀더 나은 방식으로 다루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주도면밀한 분석이 대체로 결여되어 있었다; 이 보고서는 바로 그러한 분석을 시도해 보고자 한다. 이 보고서에는 그동안 ESRC로부터 지원받은 연구에서 도출된 결과들이 모두 포괄되어 있다(상자글 1을 보라). 이 보고서에서 제시된 내용을 뒷받침하는 보다 세부적인 내용을 담은 간행물은 웹사이트 www.gecko.ac.uk에서 구할 수 있다.
이 보고서에서 우리의 목표는 불확실성에 직면한 상황에서 정치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보다 효과적인 방식을 제안하는 것이다. 우리는 전적으로 과학적이기보다는 그 본질상 근본적으로
윤리적인 쟁점들을 다룸에 있어 그 중심에 대중참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다음 절에서는 GM 식품 사용의 규제와 관련된 주요한 정치적·과학적 문제들 중 일부를 분석할 것이다. 이어 우리는 GM이라는 특정한 문제뿐 아니라 미래에 있을지 모를 유사한 '위험' 관련 쟁점들에 대한 정치적 해결방안은 어떤 것이 될 수 있을지를 제시함으로써 글을 끝맺을 것이다.
현재 당면한 문제들
점차 기술사회로 변해 가는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기술과 실행의 도입을 관리하는 능력은 정부와 기업들이 갖추어야 할 핵심적인 기능(skill)이 되었다. 오늘날의 '위험사회' 속에서는 다양한 잠재적 위험과 불확실성들이 인간의 건강, 산업 경쟁력, 생태적 파괴, 그리고 통상 분쟁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들을 수반하는 새로운 기술과 연관되어 있다.
고위급 정치인들은 GM 식품에 관한 정책결정이 '건전한 과학(sound science)'에 비추어 행해질 필요가 있다고 종종 강조한다. 그들은 대중이 GM 기술에 대해 갖는 불안감을 바라봄에 있어 대중이 무지하고 비합리적이며 심지어 히스테리컬하다는 시각을 가지고 접근해 왔다.
그러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많은 대중들이 과학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필요로 하기는커녕, 과학의 진보와 새로운 기술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으며 관련된 쟁점들에 대해 대단히 복잡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보통' 사람들은 불확실성과 같은 쟁점들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말하자면, 대중은 사전예방적인 방식으로 행동할 필요성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과학자들과 정책 자문가들보다 한수 위이다. 여기에 더해 우리의 연구는 정치인들이 종종 의지하는 '건전한 과학'이라는 관념이 유효한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사전예방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의 실행은 통상 문제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정치, 법, 과학적 측면 모두에서 극도로 민감한 쟁점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것이 현재 GM 기술의 발전이 처해 있는 거시적인 정치적 맥락이다: 즉, 격렬한 상업적 통상 압력 하에서 사전예방 원칙을 실행에 옮기면서, 동시에 불확실성에 맞서 어떻게 정책결정을 내릴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우리는 이러한 경우에 있어 과학은 결정적인 답변을 제시해 줄 수 없으며, 따라서 역설적이게도 '건전한 과학'에 대한 주장에 의존하는 정책은 건전하지 않을 수 있음을 주장하고자 한다. 윤리적 쟁점이 중심인 것이다.
GM 식품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정당성과 책임성을 세우기 위해서는 훨씬 더 넓은 범위의 대안들을 고려하는 보다 참여적인 방식의 정책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를 반드시 예측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이는 정치인들과 과학 자문가들로 하여금 정책결정 방식을 심대하게 변화시키도록 요구할 것이다. 이는 특히 정책결정 과정과 이로부터 도출되는 결과에 있어서의 권력의 분배를 요구할 것이다 ― 비록 이러한 단기적인 권력의 분배가 궁극에 가서는 기층으로부터의 행동 역량을 강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져야 하겠지만. 이러한 논리의 귀결은 정치인이나 과학 자문가들 집단에서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으며, 그 결과 그간 깊숙이 뿌리내린 명백히 실패한 접근들이 대세를 장악하고 있다.
정부는 GM 기술을 관리할 때 다양한 목표들을 서로 조화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는 토니 블레어 수상이 영국을 '지식 경제'로 만들려는 전망에 몰두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생명공학을 그것의 중요한 일부분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정부의 주요 부처들은 고숙련 직업과 경제 성장, 그리고 높은 삶의 질을 가져올 잠재력을 가진 현대적 지식집약 산업을 육성하는 것을 자신들의 일차적인 목표로 상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와 아울러 소비자와 일반 대중의 안전을 보장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이는 보다 일반적인 차원에서 인간의 건강, 생태, 그리고 농촌 지역에 나타날 수 있는 영향에 관해 충분한 정보에 근거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포함한다. 여기서 중심적인 질문은, 기술 ― 그리고 정책결정이 근거해야만 하는 정보 ― 이 그러한 심대하고 개방적인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있을 때 어떻게 이러한 의사결정을 내릴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GM 및 앞으로의 쟁점들을 다루는 방식과 관련된 일련의 문제들 중 첫번째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이어서 차례로 다룰 것인데, 여기에는 다음의 사항들과 관련된 문제들이 포함된다:
과학의 역할
정부가 대중의 인식을 바라보는 방식, 그리고
규제기관의 임무 정의
과학은 모든 의문에 답할 수 없다
과학은 이론과 증거에 바탕해 자연적 과정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는 것을 추구한다. 그러나 과학적 조언이 이용되는 방식은 공식적 자문 체계가 구성되는 방식에 의해 엄청나게 영향을 받는다. 최근까지 과학적 조언이 이용되는 방식은 GM 기술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데 어떤 종류의 지식이 필요한지를 정확하지만 협소하게 해석함으로써 결정되어 왔다. 예를 들자면, 지금껏 각양각색의 자문위원회가 여럿 구성되었지만 그 속에 생태학자가 포함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우리의 연구 결과는 또한, 상업화된 GM 농업의 안전성과 책임성 문제가 과학만 가지고 해결될 수 있다는 널리 퍼진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Wynne 1999). 브라이언 윈은 최근의 연구성과들을 요약하면서 다양한 근거를 들어 이러한 가정에 도전하였다. 그에 따르면:
유전공학 테스트에서 이용하는 표본(specimen)들은 산업적 규모로 생산되었을 때는 똑같이 복제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의 생산은 과학자들이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무작정 해보는 식(hit-and-miss)에 가깝다;
새의 영향과 같은 결정적인 요인들이 테스트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새들이 단일 농장 단위의 '실험실'보다 더 넓은 범위를 떠돌아다닌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리고;
테스트용 작물 관리의 경우에는 많은 요구사항을 담은 규칙들이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반면, 실제 세상에서 이 기술을 이용할 때 이러한 인위적인 조건들로부터 얼마만큼 벗어난 상황이 생겨나게 되며 그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이 가져다주는 혜택과 그것이 야기하는 비용을 평가할 때, 과학은 근본적인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그다지 많지 않을뿐더러,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에 대해서도 과학적 논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우리가 모른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는 온갖 종류의 사실들이 있다: 염화불화탄소(CFCs)가 오존층에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손상을 입혔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라. 불확실성에 직면했을 때, 취할 수 있는 선택의 가능성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새로운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실험을 수행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술이 야기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에 대해 충분한 정보에 입각한 추측을 하는 것이다. 이 중 어느 쪽을 선택하건 간에, 과학자들은 상업적·정치적 의사결정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결론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실질적인 압력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상자글 2를 보라).
이는 GM 기술과 같이 새로 개발된 기술에 관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과학이 수행하는 역할의 핵심에 위치한 문제이다. 브라이언 윈이 여러 해 동안 주장했고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의 의뢰로 앤드루 스털링이 최근에 연구한 결과에서도 지적했던 바와 같이, 표준적인 위험성 평가는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영향과 연관된 근본적인 위험이나 불확실성을 완전히 파악해 낼 수 없다.
"진실과 사실이 진정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큰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환경성 장관 마이클 미처, 1999년 4월 29일
(Environmental Audit Committee inquiry on GMOs and the Environment para 277)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통상적인 기술적 의미에서의 '위험'이란 확률과 그 결과가 잘 정의될 수 있을 때만 적용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 정의상, 대부분의 경우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영향에 대해 거의 아무런 지식도 갖고 있지 못하므로, 그와 연관된 위험을 [확률의 형태로] 완전하게 정량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우리는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영향들의 범위와 특성, 그리고 그 영향들이 동시에 나타나게 되는 서로 다른 조합이 어떤 것이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에, 우리는 불확실성과 무지에 동시에 맞서는 상황에 처한다(그림 1을 보라).
이러한 불확실성 중 일부는 그 성격상 본질적으로 사회적·경제적 근원에서 나오는 것이며, 더 많은 과학 연구를 수행함에 의해 결코 해결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불확실성 및 무지와 관련된 쟁점들은 현재 사회과학자들에 의해 활발한 연구와 토론이 전개되는 잘 발달된 학문영역의 연구주제가 되었으며, 영국에서도 연관된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정책결정 집단에서는 이런 지식의 수용은 고사하고 그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위험과 불확실성에 관한 과학적 판단은 이러한 불확실성의 본질과 크기, 그리고 그것의 상대적 중요성에 대한 주관적 가정들에 불가피하게 의존할 뿐만 아니라 그것에 의해 틀지워지고 있다. 이와 같은 '토대 가정(framing assumption)'들은 위험성 평가에 의해 얻어지는 결과들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는 왜 같은 쟁점에 대해 수행된 서로 다른 위험성 평가들이 똑같이 '건전한 과학'의 교의에 따라 수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상반되는 결과를 얻어내는지를 부분적으로 설명해 준다.
영국의 과학 자문위원회 체계는 위험성 평가가 근거하는 토대 가정이 본질적으로 주관적이라는 사실이 어떤 함의를 갖는지를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적어도 왕립학회(Royal Society)나 환경교통지역성(Department of Environment, Transport and the Regions, DETR), 왕립환경오염위원회(RCEP)와 같은 기구들은 이 문제의 중요성을 깨달아 가고 있으며, 이는 특히 RCEP의 21차 보고서 [환경 기준의 설정]에서 나타나고 있다(RCEP 1998).
연구 결과 드러난 점은, 어떤 일련의 토대 가정들도 다른 가정들과 똑같은 정도로 유효하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주어진 맥락에서는 평가시에 하나 이상의 토대 가정이 동등하게 합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Stirling and Grove-White 1999). 따라서 위험성 평가에서 어떤 특정한 일련의 토대 가정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근거를 들어 정당화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한 정당화는 '과학'의 용어들을 빌어 수행될 수 없으며, 다음과 같은 요인들에 비추어 평가되어야 한다:
정당화를 수행하는 기관이 얼마만큼 인정받고 있는가;
해당 기관이 어느 정도의 민주적 책임의식을 갖고 있는가; 그리고
받아들여진 토대 가정들이 윤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것인가.
그러나 과학기술 관련 쟁점들에 관한 위험성 평가에 내재해 있는 가정들에 대해서는 거의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 검토 과정에 직접 이용할 수 있는 기법들이 이미 존재하는데도 말이다. 이는 앞으로 커다란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는 영역임에 분명하며, 이 점에 대해서는 마지막 절에서 다룰 것이다.
고위 공무원들과 과학자들은 광우병이나 브렌트 스파 사건과 같은 과거의 논쟁들을 돌아볼 때는 환경 문제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대부분 본질적으로 잠정적인 성격을 지니며, 새로운 증거가 나타나면 현재의 이러한 이해가 완전히 뒤바뀔 수도 있다는 점을 종종 솔직하게 인정한다. 그러나 GMOs와 같은 새로운 쟁점들을 둘러싼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게 되면, 관련된 과학지식의 한계를 인정하려는 열의는 줄어드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과학 자문가들은 GM과 같은 쟁점들을 다룸에 있어 이러한 한계들을 좀더 숨김없이 드러낼 필요가 있으며, 정치인들은 '위험이 존재한다는 증거의 부재(absence of evidence)'를 '위험이 없다는 것에 대한 증거(evidence of absence)'로 간주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과거에 쇠고기/광우병 문제나 핵발전과 같은 사안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말들을 반복해서 들어 왔던 대중들은, [과거 자신들의 신뢰가 배반당했던 경험에 기반해] 이제 그러한 진술을 불신할 만한 충분한 판단 근거를 가지고 있다. 랭카스터 대학의 환경변화연구센터(CSEC)가 마련한 집중그룹 토론(focus group)에서는 "참가자들이 안전성에 대한 주장이나 '유해하다는 과학적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식의 진술을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고 심지어 이를 조롱하기도 했다"(Grove-White et al. 1997). 이 쟁점은 영국 정부에서 GM 식품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인식하고 이에 대처해 온 방식의 핵심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이는 이어질 소절의 주제이다.
대중의 인식에 대한 잘못된 파악
정부 관료들과 정치인들은 GM 논쟁에서 대중이 보이는 '부정확하고 감정적인' 반응에 대해 종종 불만을 표시한다. 그들은 운동집단과 언론매체가 절반의 진실(half-truth)이나 입증되지 않은 추측에 기초한 얘기들을 통해 집단적 흥분상태를 전파시키는 주범이라고 종종 비난하곤 한다.
그러나 대중이 무지하고 속아넘어가기 쉬운 존재라고 가정하는 것은 오만한 태도의 발로일 뿐만 아니라 정확하지도 않은 것으로서 논쟁에 해악만 끼칠 뿐이다. 전지구적 환경변화 프로그램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GM 관련 쟁점들에 대한 대중의 이해는 이러한 정식화가 암시하는 것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다. GM에 대한 대중의 반응에서는 특히 광우병 사건 ― 사건 자체가 극적이었고, 커다란 희생을 치렀으며, 극히 혼란스러웠던 ― 의 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상자글 3을 보라).
일반 대중은 과학기술적인 세부사항들을 잘 알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관련된 폭넓은 쟁점들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과 함께 자신들의 판단을 스스로 형성하는 방법들을 발전시켜 왔다(상자글 4를 보라). 특히 대중은 과학자들이 무지를 취급하는 방식에 대해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 ― 현재 알려지지 않은 요인들이 미래에는 '놀라운'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팀 오라이어던에 따르면, 몇몇 고위급 과학자들은 공평성과 정의에 대한 판단 속에 위험이 숨겨져 있다고 인식하는 것에는 비합리적이랄 만한 점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점차 깨달아 왔다. 국립환경연구회의(National Environment Research Council)의 의장인 존 크렙스 경이 공동으로 집필해 왕립학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위험에 대한 과학적 예측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갖는 것이 반드시 비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분석이 의존하고 있는 증거가 충분치 못할 수도 있고, 과학자가 증거의 특정한 일부분을 선택하는 데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으며, 사실들에 대해 하나 이상의 특정한 해석이 존재할 수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유럽연합 내에서 행해진 여러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학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과학의 능력에 대해 가장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다
(Krebs and Kacelnik 1997, O'Riordan 1999에서 재인용).
오라이어던은 심지어 현재까지도 거의 대부분의 정치인들과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아직 이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O'Riordan 1999). 과거에 있었던 광우병과 여타의 다른 논쟁들의 경험을 감안해 볼 때, 많은 사람들이 규제 과학의 신뢰성에 대해 의문을 품는 것은 이치에 맞고 합리적인 것처럼 보인다: 한 번 속지, 두 번은 속지 않는 법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위험에 대해 스스로 평가할 능력이 없다고 느끼면, [위험 그 자체를 평가하는] 대신 위험을 창출하거나 규제하는 이들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GM을 강력하게 옹호하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비쳐 왔다. 많은 사람들은 정부가 GM 기술과 그것의 기반이 되는 과학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는 곧 정부가 산업체 편을 들어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느끼고 있다. 많은 이들에게 있어 이는 영국 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998년 11월에 외부로 유출된 몬산토 사의 자체연구 결과에 따르면, GM 작물이 정부에 의해 규제된다는 말을 대중이 들었을 때 대중의 불신 수준은 증가했다(Financial Times, 11월 18일자). 뿐만 아니라, CSEC의 연구는 외부자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정부와 규제기관이 종종 동일한 것으로 생각된다는 점을 밝혀 냈다. 영국 정부는 GM 기술을 선호하는 것으로 비쳐 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규제 자문가들도 마찬가지로 GM 기술을 선호한다고 가정한다. 독립성과 신뢰는 특정 기술에 대한 대중의 태도를 결정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많은 사람들은 유전공학과 연관된 잠재적 이익을 토론함에 있어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CSEC의 연구에 따르면, 대중은 GM 기술이 '자연에 간섭하는' 것에 대해 대체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유전공학을 이용해 토마토 페이스트를 만들거나 인간 유전자를 전이시켜 돼지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의 상대적 장점에 대해 대단히 다른 결론에 이를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GM 기술을 의료상의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훨씬 더 적극적인 수용 태도를 갖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대중이 무지하다는 가정이 잘못되었음에 대한 증거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각각의 개인들은 생명공학에 대해 한 가지 의견만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 많은 이들은 GM 기술의 서로 다른 응용들에 대해 상충되면서도 다양한 의견들을 품고 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은 GM 기술에 대해 다양한 가치와 관점들을 보여 준다.
대중의 의견은 과학이 매개된 최근 위기의 경험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대중의 무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기술에 대한 지식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반면, 대중이 기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신뢰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무시한다.
그러나 대중은 또한, 정부가 유전공학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폭넓은 관심사가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한다. 그 기술은 정말 필요한가? 그 기술로 인해 누가 득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보는가? 윤리적 쟁점들은 어떻게 고려되고 있는가? 불행히도 현재의 규제 체계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 여기서 우리는 그 다음 문제, 즉 GM 작물 이용의 규제를 담당하고 있는 이들이 스스로의 책임영역을 협소하게 설정하고 있는 문제로 넘어가게 된다.
규제기관의 협소한 책임영역 설정
다양한 위원회들이 영국 정부에 GM 식품에 관한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 이러한 위원회들 각각은 책임영역을 상대적으로 협소하게 설정하여, 대중이 GM 식품에 대해 우려하는 많은 쟁점들이 어떤 위원회에서도 취급되지 않았다.
연구 결과, 핵심 위원회들에서 건별(one-at-a-time), 생산물별(product-by-product) 위험성평가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특히 가중되어 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현존하는 과학적 조언의 기반이 제한적인데다 그것이 특정한 방식으로 틀지워지기 때문에, 그 위원회들은 GM 관련 영역에서 규제정책 결정을 위해 요구되는 포괄적이고 과학적으로 확고한 기반을 제공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Stirling and Grove-White 1999).
위원회들에 의해 다루어지지 못했던 쟁점들 중 몇몇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GM 식품의 필요성과 GM 작물 전략을 도입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이득
GM 작물과 식품의 도입 결과 자연생태와 인간의 건강에 간접적, 누적적, 상호상승적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
농업과 농촌 지역에 미칠 수 있는 광범한 영향(상자글 5를 보라)
상이한 농업상의 전략들과 각각 결부되어 있는 위험 및 불확실성 ― 인간의 건강, 생물다양성, 살충제 사용 등과 같은 ― 의 상대적 비중을 어떻게 비교할 것인가의 문제
소수의 거대기업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전지구적 식량 시스템에서 바람직하고 또 가능해질 수 있는 대중적 통제와 전세계적 다양성의 정도
전지구적 식량 생산과 기아의 제거에 대한 기여(상자글 6을 보라)
규제상의 평가에서 사회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가치와 이해관계들을 고려에 넣도록 하는 체계적이고 투명한 방식
1999년 7월에 영국 정부는 여러 분야를 가로지르는 쟁점들을 고려하기 위해 인간유전학 위원회(Human Genetics Commission)와 농업 및 환경생명공학 위원회(Agriculture and Environment Biotechnology Commission)라는 두 개의 새로운 전략위원회를 설립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위원회들이 새로 설립되는 것, 그리고 그 위원들이 보다 광범한 대상층을 포괄하도록 구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 등은 분명히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일보전진이다. 그러나 과거의 GM 식품 규제에서 핵심적인 가정들이나 작업 관행 등은 여전히 변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이는 곧 많은 단점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포함된다:
개별적인 위험 측면들은 어떻게 특징짓고 측정할 것인가? ― 예를 들어, 실제 환경, 작업 관행, 규제조치의 준수 여부 등에 대해 어떤 가정을 받아들일 것인가? 꽃가루의 확산이나 '완충 지대(buffer zone)'의 크기에 관한 가정들은 현재 논쟁이 되고 있는 쟁점들의 한 예이다.
위험의 서로 다른 측면들을 비교할 때 받아들이는 암묵적 우선순위의 문제가 있다 ― 인간의 건강에 대한 영향과 환경에 대한 영향을 어떻게 비교할 것이며, 비자발적인 위험과 자발적인 위험, 혹은 서로 다른 집단의 사람들에 대한 위험을 어떻게 비교할 것인가? 지리적 범위와 시간적 범위의 문제는 어떻게 다룰 것인가?(상자글 7을 보라)
전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영향의 존재가능성을 둘러싼 심대한 불확실성과 '무지'의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다음 호에 계속)
<참고문헌>
아래의 참고문헌 목록 중 * 표시가 붙은 것은 웹사이트 http://www.gecko.ac.uk에서 구할 수 있으며, # 표시가 붙은 것은 http://www.susx.ac.uk/Units/gec에서 요약본을 구할 수 있다.
# Barbara Adam (1998) Timescapes of Modernity: the environment and invisible hazards, London, Routledge.
* Barbara Adam (1999) Bridging Time Theory and Practice, ESRC Project Briefing.
* Barbara Adam (1998) Time and Environmental Change (Global Environmental Change Programme Briefing No. 23).
# Tim Dyson (1996) Population and food: global trends and future prospects, London, Routledge.
* Tim Dyson (1994) Recent Global Trends in Population and Food (Global Environmental Change Programme Briefing No. 3).
# Robin Grove-White, P Macnaghten, S Mayer and B Wynne (1997) Uncertain World: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Food and Public Attitudes in Britain, CSEC, Lancaster University.
# Terry Marsden and Ian Drummond (1999a) The Condition of Sustainability, London, Routledge.
Terry Marsden, Andrew Flynn and Michelle Harrison (1999b) Consuming Interests: the social provision of foods, UCL Press, Taylor and Francis UK.
* Sue Mayer, Julie Hill, Robin Grove-White and Brian Wynne (1996) Uncertainty, Precaution and Decision Making: The Release of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into the Environment (Global Environmental Change Programme Briefing No.8).
Tim O'Riordan (1999) Dealing with Scientific Uncertainties, paper presented to the Ditchley Foundation conference on Understanding, Managing and Presenting Risk in Public Policy.
Royal Commission on Environmental Pollution (1998) Setting Environmental Standards, 21st Report.
* Andy Stirling and Robin Grove-White (1999) Submission to the House of Commons Science and Technology Select Committee inquiry on The Scientific Advisory System for Genetically Modified Foods.
* Chris Williams (1997) The Environmental Threat to Human Intelligence (Global Environmental Change Programme Briefing No. 13).
# Chris Williams (1998) Environmental Victims: New Risks, New Injustice, London, Earthscan.
# Chris Williams (1997) Terminus Brain: The Environmental Threats to Human Intelligence. Cassell.
Brian Wynne (1999) "Bitter Fruits: The issue of GM crops is too important to leave to science alone," Guardian Science S2-3, 16th September. [이 글은 http://www.guardianunlimited.co.uk/Archive/Article/ 0,4273,3902319,00.html 에서 구할 수 있다 ― 역주]
* 출전: ESRC Global Environmental Change Programme, The Politics of GM Food: Risk, Science and Public Trust, Special Briefing No. 5, October 1999, University of Sussex. (번역: 김명진)
** 이 보고서를 공동으로 집필한 이들은 다음과 같다: Barbara Adam, Frans Berkhout, Tim Dyson, Robin Grove-White, Terry Marsden, Tim O'Riordan, Ian Scoones, Alister Scott, Andrew Stirling, Chris Williams, Brian Wyn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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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예한 쟁점, 뒤늦은 부각
1995년, 랭카스터 대학의 환경변화연구센터(Center for the Study of Environmental Change, CSEC)에서 ESRC의 지원을 받고 있는 연구자들은, 대중이 GM 식품을 받아들이는 것과 관련해 머지 않아 심각한 문제가 드러날 것으로 예측하였다. CSEC와 합의형성 집단인 녹색연합(Green Alliance)은 GM 식품의 규제를 둘러싼 쟁점들을 조사하기 위해 규제기관, 기업, 환경운동집단의 3자와 함께 세 차례의 회의를 잇따라 개최했다. 이 회의들을 통해 유전자조작 유기체(GMOs)에 대한 규제조치들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주요한 세 그룹 중 어느 한쪽도 GMOs의 규제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지 않았고, 이로부터 책임소재상의 중대한 결함이 드러났다(Mayer et al. 1996).
이 회의들에 뒤이어 CSEC는 GM 식품에 대한 대중의 태도를 주제로 대규모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보고서는 이후 GMOs에 관한 영국의 정책에 지속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불확실한 세계: 영국에서의 유전자조작 유기체, 식품, 그리고 대중의 태도](1997)라는 제하의 그 보고서는 전문가 대상의 저널인 ENDS에서 'GM 식품을 바라보는 대중의 태도에 대해 가장 심오한 통찰을 제공한 연구'로 인용하기도 했다(ENDS Report 283, August 1998). 보다 최근에는 정부의 수석 과학자인 로버트 메이 경이 '나는 이제서야 [불확실한 세계]를 읽을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 보고서를 좀더 일찍 읽었으면 좋았을 것을. 이 보고서는 많은 면에서 놀라울 정도의 선견지명을 보여준 문서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March 1999).
이 보고서에서 제시한 내용들은 정책 관련 논쟁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는데, 특히 그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는 왕립환경오염위원회(Royal Commission on Environmental Pollution)의 21차 보고서 [환경 기준의 설정]에 영향을 주었다. 이 보고서는 다시 하원과 상원에서 개최한 수 차례의 청문회에 문제의식을 제공하였고, 관계 장관들로 하여금 청문회에 출두해 현재의 GMOs 규제 조치의 적합성 여부에 대해 해명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CSEC의 연구자들은 이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형태의 정책 관련 자문에 응해 왔다. 그러나 현재 연구자들과 정부 관료들 사이에 적절한 유형의 토론이 오갈 수 있는 진지한 분위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지구적 환경변화 프로그램(Global Environmental Change Programme)은 이제 그 마지막 해에 접어들었다. ESRC가 후원하는 이 프로그램은 1991년에 시작되었으며 2000년 6월에 종료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영국 전역에서 150여 개의 경험 연구 프로젝트들과 특별 연구비(Fellowship), 박사과정 연구비(PhD studentship) 등을 지원했으며, 이 보고서의 공동 필자들 역시 이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았다.
프로그램의 마지막 해를 맞아, 현재 가장 주요한 우선순위는 지원을 받은 연구들로부터 가능한 최대한의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데 맞추어지고 있다. 우리는 연구의 성과물들을 보다 널리 퍼뜨림과 동시에, 여러 기구에 소속된 정책결정자들을 이 프로그램의 연구성과에 기반한 토론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이러한 토론들은 다음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환경적 불확실성 하에서의 정책결정
전지구적 환경에 대한 관리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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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깨비를 쫓아서?
과학은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영향에 대해 결정적인 증거를 내놓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현존 기술의 광범한 영향을 다루는 데 있어서도 유능한 편이 못된다. 크리스 윌리엄스 박사는 산업적 위험요소들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 특히 이러한 위험요소들이 사람들의 뇌를 어떻게 손상시키는지 ― 에 관해 전지구적 차원에서 증거를 수집하여 그 증거들이 제시하는 포괄적인 상을 그려내려 시도하였다(Williams 1997). 연구 결과, 그는 과학이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이유들 때문에 제시되는 요구에 대처함에 있어 커다란 난점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과학은 일반적으로 단일한 물질이 가져올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한다; 반면, 많은 심각한 문제들은 납과 불소(fluoride)의 경우처럼 서로 다른 산업적 위험요소들이 상호작용한 결과로 나타난다(불소가 수돗물에 첨가되면 수도관으로부터 납의 흡수를 증가시킨다). 여러 물질들이 동시에 작용해 나타날 수 있는 위험에 대해서는 연구자금의 부족 때문에 포괄적인 연구가 거의 수행된 적이 없다.
쟁점들이 대단히 복잡하다는 사실은 곧 그와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는 과학자들이 완결적이지 못한 연구결과에 도달할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다 좁은 연구영역에서 수행되어 명료하게 나타난 결과가 보다 많은 주목을 받는다.
문제의 원인과 영향 사이에는 종종 긴 시간 지체와 커다란 공간적 간격이 존재한다.
위험 혹은 해악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종종 무시되고, 억압되고, 공격받는다.
과학자들은 이상에서 언급한 요인들, 그리고 그러한 요인들이 자신의 경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우려해서 기술의 위험 혹은 해악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기를 꺼려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GM 식품과 관련된 위험에도 역시 적용된다. 광범한 영향에 관한 연구가 부재하기 때문에 현재 만연해 있는 '단일 물질 과학(single-substance science)'은 생존을 위한 적절한 전략이 되지 못하는 듯 보인다. 과학이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고, 규제하고, 추적하고, 통제하는 과정에서 점하고 있는 중심적인 역할을 고려해 볼 때, 만약 완전히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면 과학은 자기 자신 속에 내포된 관행과 신념을 다시 들여다보고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Williams 1997,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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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덮어둘 수 없다: 광우병 사건의 반향
"광우병 위기는 생명공학의 가능한 측면들에 대해 대중이 표현하는 불안감을 지지하는 증거로 반복해서 언급되었다. 최근 광우병 위기가 공식적으로 다루어졌던 방식은 강력한 산업적 이해관계가 위험에 처했을 때 나타난다고 생각되어 온 허위와 '은폐'의 경향에 대한 예시로 이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러한 영역에서 '과학적' 보증이라는 것이 신뢰할 만한 것이 못됨을 보여 주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 결과, GM 식품의 위험 문제는 광우병 사건의 경험들로부터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으며,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광우병과 같은 종류의 위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비자연성(unnaturalness)
관련기관들이 위험을 방지하는 데 실패함
연관된 위험의 장기적 성격
우리가 위험을 피할 수 없음"(Grove-White et al.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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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를 판매한다? GM 식품과 대중의 속임수 탐지기
영국 대중은 몬산토(Monsanto) 사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 위해 유전학 지식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몬산토 사는 GM 작물과 비-GM 작물을 강제로 뒤섞어 유통시킴으로써 GM이 들어 있지 않음을 보장하는 콩의 공급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는 GM 산물의 광범한 이용과 더불어 강제적인 수용을 목표로 한 의도적인 전략으로 비쳤다. 여기서 몬산토 사는 '나쁜 편'에 속한 것으로 인식되었는데, 왜냐하면 '착한 놈들은 속임수를 쓰지 않기 때문'이다 ― 그들은 속임수를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 광고표준기구(Advertising Standards Agency)가 몬산토 사의 광고들이 소비자를 오도해 왔다는 판정을 내림에 따라 더욱 악화되었다.
이와 유사하게, GM 식품이 안전하다는 슈퍼마켓들의 주장은 일관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1996년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Tesco)는 [유전자조작 콩에 관한 사실들]이라는 제목의 리플렛을 제작해 고객들에게 배포했다. 여기서는 주장하기를, "유전자조작된 작물로 재배된 대두는 일단 가공되고 나면 . . . 통상적인 대두를 사용해 만든 것과 . . . 그 조성에 있어 서로 구별할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러나 농어업식품성(Ministry of Agriculture, Fisheries, and Food, MAFF)은 콩에 단 1%만 GM이 섞여 있어도 차이를 감지해 낼 수 있는 시험법을 개발했다.
그러자 테스코 측은 이제 "GMOs를 함유한 상품들에 표시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GMO를 함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may contain GMO)'와 같은 문구를 붙이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는 믿지 않는다. 이는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좁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식품산업 측은 GMOs를 함유했을 가능성이 있는 상품들에 표시를 붙일 것이라고 공언했다 ― 다름아닌 소비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서 말이다. 이와 같이 일관되지 못한 접근은 제공되는 정보의 진실성에 대해 대중이 갖는 신뢰를 더욱 잠식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위기관리 컨설턴트 기업들이 이내 투입되었다. 그들은 테스코나 몬산토 같은 기업들에 대중과의 토론을 피하라고 조언했고, 테스코는 더이상의 연구 질문에 답하기를 거부했다. 이 사례로부터 얻을 수 있는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은, 브렌트 스파 사건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는 바와 마찬가지로, 과학이나 법과는 거의 무관하게 전세계 대중 여론의 역동성이 다른 면에서는 강력하기 이를데없는 기업들의 행위를 규정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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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식품은 농촌의 지속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테리 마르스덴과 그 동료들은 유럽, 브라질 및 카리브해 연안에서의 연구에 기반해, GM 기술은 식량 산업에서의 집중화 경향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Marsden and Drummond 1999a; Marsden et al 1999b). 만약 생명공학 회사들이 약속했던 바대로 GM 작물이 식량 공급망에서의 비용 감소를 가져온다면, 이는 식량 산업에서 한층 더한 규모의 경제로 이어질 것이다. 바꿔말해, 현존하는 '기술적 악순환 고리(technological treadmill)'가 더욱 강화되어 몇 안되는 대규모 농장주와 생산회사들에 식량 생산이 한층 더 집중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따라서 GM 기술은, 특히 WTO 밀레니엄 라운드라는 맥락 하에 놓고 보면, 농업에서의 구조 변화를 더욱 가속시켜 소규모 생산자들이 토지에 남아 있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그 결과 GM 식품은 세계 곳곳의 농촌 지역에서 불평등과 실업, 인구의 감소를 야기하는 또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구조 변화는 대부분 일단 몇 세대가 지나고 나면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는 성격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만약 [생산]비용의 감소가 소비자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진다면, 유기농 식품과 같은 것들을 위한 대안적 식량 공급망은 가격기반 때문에 주변으로 밀려날 것이다. 산업화된 식품이 내포하고 있는 진정한 비용들 ― 모든 사회적·환경적 영향들을 포함하는 ― 은 소비자에게는 전달되지 않는다: GM 생산품의 경우에도 이러한 원칙은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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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식품은 전세계를 먹여살리기 위해 필요한 것인가?
GM 식품이 가난한 이들의 식량 필요를 충족시키고 보다 일반적으로는 전지구적 식량 수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대단히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한다. 바버라 애덤의 말을 빌리자면: "이전에 있었던 기술혁신들과 마찬가지로, GM 식품 역시 풍요로 가득찬 약속을 내놓고 있다: 즉, 식량 부족과 전세계적 기아, 가난과 질병, 날씨와 계절에 대한 의존 등이 종말을 고한다는 것이다"(Adam 1998).
현재로서는 GM 작물의 수확량에 관한 결정적인 자료가 나와 있지 않다. 최근 미국에서 나온 몇몇 공식 연구들은 작물의 종류와 지역에 따라 수확량이 가변적임을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는 GM 작물이 전세계 식량 생산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할 것인지에 대해 확고한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테리 마르스덴은 GM 식품 기술이 이용가능한 식량의 양을 증가시킬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질도 상대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으리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식량 부족이나 기근을 감소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현재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에, 그리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각각에 존재하는 식량 생산과 소비의 불균등 발전 경향이 오히려 강화될 것으로 예측한다. 문제는 식량의 생산이 아니라 식량의 분배인 것이다.
팀 다이슨은 전지구적 식량 생산과 소비의 경향을 조사한 자신의 연구에서, 현재 세계 인구의 성장이 식량 생산을 추월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Dyson 1994, 1996). 그러나 앞으로 세계 인구의 증가에 발맞추어 식량을 증산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므로, 과거에는 GM 식품 없이 전세계가 먹고살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앞으로는 GM 식품이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이슨은 GM 식품이 이미 가난한 이들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서는 상당한 규모의 토지에서 GM 기술을 응용해 마름병에 저항성을 갖도록 만든 벼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유사한 접근이 가뭄저항성, 염해저항성, 몇몇 작물 질병에 대한 저항성, 그리고 비타민 결핍증의 문제 해결에 응용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거대 GM 기업들의 이해관계는 지불능력이 있는 농부들로부터 이윤을 뽑아내는 데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가난한 농부들을 위해 '더 나은' GM 작물을 개발하는 과업은 국제 식량 연구기구들이나 대학의 연구자들에게 주로 맡겨질 것이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서의 식량 연구에 대한 국제적 투자는 계속해서 줄어들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의 국제적 원조는 가난한 이들의 편에 선 GM 기술의 개발을 지원함과 동시에, 이를 지속가능한 농업, 빈곤의 제거, 그리고 지속가능한 방식의 생계 유지를 위한 폭넓은 전망에 연결시키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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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타임머신
시간 축을 고려에 넣은 분석은 유전공학의 배후에 숨은 논리뿐 아니라 유전공학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한 결과들에 대해 유용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전지구적 환경변화 프로그램의 일부로 바버라 애덤이 수행한 연구의 결론이다.
산업 시스템 하에서 시간은 곧 돈이다: 기업간의 경쟁과 투자에 대한 수익 회수의 필요 때문에 속도는 효율성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시간의 통제와 압축은 이윤의 창출에 있어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반면 이와는 대조적으로, 자연에서는 모든 것들이 그 자신의 시간과 리듬, 계절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자연에서의 시간은 생산성과 이윤을 위해 넘어야 할 장벽이다(Adam 1998).
GM 식품 기술은 농업 생산에서 시간을 통제하는 강력한 새로운 방식을 나타낸다. GM 기술은 다음과 같은 것들을 약속한다:
즉각적인 생식상의 변화(이전에는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넘어갈 때에만 생식상의 변화가 가능했다)
숙성과 결실 과정의 가속화
저스트-인-타임(just-in-time) 방식의 생산, 판매, 소비를 위한 성장과 부패의 통제
특허를 통해 생산과 재생산의 자원을 통제함으로써 몇몇 기업들의 이윤 증가
유전공학은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명체가 공유하는 유전자 진화의 역사가 있음으로써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유전자를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이전시키는 것은 바로 그 공유된 역사가 없다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유전공학이 시간의 시초에서부터 종말까지의 시간 길이(timescale) 속에서 작동하는 것임을 의미한다.
우리는 유전공학이 해낸 성취가 그야말로 엄청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유전공학과 결부된 위험 역시 무시무시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이제 수백만 년 동안의 공진화(co-evolution) 과정이 우회되고, 생식 주기는 극적으로 가속되거나 아예 제거되어 버린다. 여기서 유전공학이 이뤄낸 비범한 성공은 언제 일이 잘못될 지 알 수 없고 조작 과정상의 각 단계에서 도중에 멈출 수가 없다는 사실에 의해 상쇄된다. 결국 유전공학의 성취는 이미 잘 확립되어 있는 시행착오의 방법을 상실케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생식 과정의 가속화는 명백한 경제적 이점을 갖고 있지만, 이는 신중함과 사전예방이라는 매우 중요한 몇몇 과학적 원칙들과 분명하게 모순된다(Adam 1998).
시간은 또한 GM 식품의 정치에도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5년간의 임기를 가진 정치인들은 GMOs의 환경 방출과 같은 쟁점들에 대해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부분적인 정당성밖에 가질 수 없다. 왜냐하면 GMOs 환경 방출의 영향은 잠재적으로 비가역적일 뿐 아니라 무한의 시간대에 걸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GM 환경 방출에 관한 정책결정은 사회 전반을 가로지르는 격렬한 윤리적 논쟁 ― 미래 세대의 요구에 대해 많은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포함하는 ― 을 거침으로써 보다 많은 정당성을 획득할 필요가 있다(Adam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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