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호] 1. 생명복제기술 합의회의 열려
정기간행물(종간)/시민과학 :
1999/10/15 00:00
― 인간배아복제까지 금지 결정, 사회적 논쟁 불러와
지난 9월 10일(금)∼13일(월)의 3박 4일간에 걸쳐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주최한 '생명복제기술 합의회의' 본행사가 연세대에서 열렸다. 9월 10일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7층 강당에서 막을 올린 이번 합의회의는 권태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의 개회사 및 박익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장과 유성회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축사로 시작되었다. 이날 10개 주요 질문에 대해서, 서울대 수의학과의 황우석 교수, 마리아불임클리닉의 박세필 소장, 한림대학교 사학과의 송상용 교수, 김&장 법률사무소의 손민 변리사, 연세대 의대의 손명세 교수 등 11명 전문가 패널의 주제발표가 진행되었다. 다음날인 11일에는 시민패널과 전문가패널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추가적인 질의응답 및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 시간 중에는 1백여 명의 방청객들이 주제발표와 토론을 지켜보아 이 문제에 관한 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였다. 토론이 끝난 뒤에 시민패널은 11일과 12일에 걸쳐 조별 토의와 전체 회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생명복제기술에 관한 [시민패널 보고서]를 밤을 새워 작성하였다.
시민패널은 13일 오전 10시에는 언론사 기자를 비롯하여 정부정책담당자, 시민사회단체 인사, 생명공학 전문가, 일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민패널 보고서]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 이후에 시민패널은 후원기관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대한의사협회, 과학기자클럽, 한국수정란이식학회, 한국생명윤리학회, 참여연대 과학기술민주화를위한모임에 [시민패널 보고서]를 전달하고, 이를 규제 정책에 반영해줄 것을 당부하였다. [시민패널 보고서] 전문은 합의회의 홈페이지(http://www.unesco.or.kr/cc)에서 볼 수 있으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시민패널은 난치병의 치료를 비롯한 의료적인 이득을 고려하더라도 현 상황에서는 배아기간세포를 획득하려는 연구를 포함한 인간배아복제 실험을 전면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데 합의(16명 중 14명)하였으며 동물 복제에 대해서도 엄격한 감독과 규제 하에서 제한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결정하였다. 이와 같은 결정의 근거로 시민패널은 수정란이 형성된 직후부터 인간 생명으로 보아야 한다는 점과 생명복제기술이 일부 국가와 산업계의 의도에 따라 일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것, 그 윤리적·기술적인 불확실성과 위험이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 등을 들었다. 이와 함께 시민패널은 이런 중요한 문제들에 있어 공익과 일반 시민의 의견은 거의 소외된 채로 진행되고 있는 과학기술의 발달에 문제가 많음을 지적하고 과학기술 연구와 정책 수립에 있어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였다. 아울러 과학자와 일반 시민에 대한 과학기술 관련 윤리 및 인성교육을 더욱 강화할 것을 권고하였으며 이를 위해 언론과 각 종교계의 선도적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번 생명복제기술 합의회의는 작년 11월에 열렸던 '유전자조작식품의 안전과 생명윤리에 관한 합의회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연구용 인간배아복제까지 금지해야 한다는 시민패널의 의견은 한겨레신문에 1면 톱으로 보도되고 토요일 TV 심야토론의 주제로 채택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끌었으며 상당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시민패널 보고서]는 현재 진행중인 '생명공학육성법'의 개정과 그 지침 마련, 그리고 대한의사협회의 '생명복제연구지침' 마련에 시민의 여론을 반영하는 기본 자료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합의회의는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끌어, 10월 7∼13일까지 모나코에서 개최되는 유네스코 국제생명윤리위원회 연례총회에서 박은정 국제생명윤리위원(이화여대 법학과 교수)에 의해서 그 내용이 보고될 예정이다. 또한 11월에는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생명복제 국제 워크샵]에서도 보고될 예정이다. 특히 네덜란드 회의에는 세계 주요 국가의 생명윤리 관련기구들이 참여할 예정인데 아시아 국가로서는 본 합의회의가 유일하게 초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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