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8일 오후 3시부터 참여연대 2층 강당에서 우리모임의 9월 월례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월례토론회는 합의회의가 끝난 지 불과 며칠 후에 열리게 된다는 점과 우리모임이 합의회의 준비에서 사실상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점 등을 감안하여 합의회의의 준비과정과 본행사의 진행 및 결과에 대한 평가를 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이날 발제는 이번 생명복제기술 합의회의의 전 과정을 통해 자원봉사자로 수고하셨던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김두환씨가 맡았다. 지정토론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으며, 일단 발제가 끝난 후부터는 참가한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발언하는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발제에서 김두환씨는 자신이 합의회의를 바라보는 관점이 계획(planning)에 관한 관심으로부터 나왔다고 전제하면서 합의회의를 협력적 계획 모델의 한 전형으로 파악하였다. 그는 이런 이론틀에 입각하여 이번 합의회의를 의의, 목표, 주체, 과정/절차 등의 측면에서 평가할 수 있는 기초적인 자료를 제시하였다. 그는 평가를 다소 유보해야만 하는 항목들이 있으며 또 합의회의 준비와 실제 진행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났다는 점을 인정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이번 합의회의는 전문가패널과 시민패널간의 상호학습, 시민패널의 태도 변화, 주최측의 공정성 유지와 같은 측면에서 볼 때 성공적인 것이었다고 평가했다(발제문은 이번 호 작은특집에 약간 축약된 형태로 실려 있다).

이어 벌어진 전체토론에서는 대단히 다양한 쟁점들에 대해 여러 가지 견해들이 쏟아져 나왔다. 먼저 참가자들간에 의견이 갈리면서 논의가 진행된 의제들은 ▲ 시민패널을 구성할 때 고정불변의 강한 자기입장을 가진 사람들이나 인접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이들을 포함할 것인가, 배제할 것인가 ▲ 시민패널을 구성할 때 다양한 연령, 직업, 학력, 성별을 가진 사람들이 안배될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개입해야 하는가 ▲ 전문가패널에는 각 분야의 "대표적 전문가"를 주로 포함시킬 것인가, 아니면 대중적 의사소통능력을 가진 이들을 중심으로 구성할 것인가 ▲ 시민패널에게 "가능한 한 반드시 합의를 도출하라"는 요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인가 등이 있었으며, 이들 각각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합의회의 준비 및 진행과정에서 몇 가지 아쉬웠던 점들과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점들에 대한 지적도 있었는데, 예컨대 △ 시민패널 결과보고서를 지나치게 찬-반의 논리로만 해석함으로써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앙상해지는 결과를 낳았고 △ 전문가패널의 발표가 제대로 이루어져 구체적인 정책 쟁점에 대해 주로 토론이 되었다면 찬-반의 대결구도에 좀더 덜 얽매이면서도 정책적 함의를 지니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었을 것이며 △ "사회적 논쟁의 촉발"이 합의회의의 주된 목표라면 합의회의 본행사 그 자체뿐만 아니라 이후의 '2라운드'에도 많은 주의가 기울여져야 할 것이고 △ 이번 합의회의를 계기로 그것이 지니는 파급력이 확인된 이상, 합의회의의 '정당성'과 관련된 문제들을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이 언급되었다.

이번 월례토론회에는 합의회의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보였던 관심과는 대조적으로 불과 10여 명의 회원들만이 참여해 초반 한때 다소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으나, 이를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는 열띤 토론이 세 시간여 동안 벌어져 이번 합의회의에 대한 내부적 평가라는 애초의 목표는 달성할 수 있었다고 하겠다.

1999/10/15 00:00 1999/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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