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화만능의(totipotent) 인간 간세포에 대한 연구의 수행을 둘러싸고 엄청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의 공공 정책은 이 연구가 제기하는 윤리적, 사회적 문제들을 회피하려 시도해 왔다. 이 글의 저자들은 분화만능 간세포를 얻기 위해 인간의 배아를 이용하는 연구가 광범한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으며, 이는 그러한 연구의 수행에 대한 윤리적 정당화와 연방 정부의 적절한 규제 및 감독 보증에 관해 개방적인 공공적 차원에서의 토론이 있을 때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에서 간세포 연구를 어떻게 지원하고 규제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은 현재 계속되고 있고 가까운 미래에 해결되지는 않을 듯하다. 미 국립보건원(NIH)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구체화될 지침 하에서 간세포 연구를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공표했다. 국가생명윤리자문위원회(NBAC)는 간세포에 관해 9월 중순에 발간한 보고서에서, 현재 체외수정(IVF) 불임 클리닉에 보관되어 있는 배아들 중 더이상 생식 목적으로 필요치 않은 것들로부터 간세포를 만들어내 쓰는 것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미 의회가 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NBAC는 보건복지부(DHHS)가 국가간세포감독검토위원회(National Stem Cell Oversight and Review Panel)를 새로 만들어 연방자금 지원을 받는 모든 간세포 연구들이 윤리적 기준을 충족시키는지 확인할 것도 아울러 권고했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정리하면, 임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NIH 원장인 해롤드 바르무스(Harold Varmus)는 NIH가 예전 입장을 고수할 것이며 연구 지침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은 바르무스와 입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이고, 미국과학진흥협회(AAAS)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에서 배아 연구, 그리고 낙태와 어떤 식으로건 연관된 모든 연구를 둘러싼 정치는 복잡하고 적대적이다. 우리는 이제 간세포 연구에 대한 지원, 그것의 윤리적 문제, 그것에 대한 연방정부의 감독 등에 관해 의회에서 토론할 시기가 되었다고 믿는다. NBAC의 보고서는 의회로 하여금 이 연구에 관해 심각하게 고려해 볼 유용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에서 간세포 연구에 대해 정치적 관심의 초점이 맞추어지게 된 주된 계기는 두 편의 과학 보고서1,2와 1998년 11월의 언론보도 때문이었는데, 이들은 모두 추가적인 연구가 활발하게 수행될 경우 광범한 의료적 응용의 잠재력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간세포 연구에 관한 윤리적 토론이 아직 초기 단계이고 앞으로 계속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간세포 연구 및 그것에 대한 연방 자금지원과 감독을 관장하는 연방 법률은 현재의 시점에서 명료화될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대단히 많은 것들이 여기 걸려 있기 때문이다 ― 간세포 연구는 파킨슨씨병, 척수 손상, 뇌졸중, 화상, 심장 질환, 당뇨병, 골관절염, 류마티스성 관절염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질병과 상태들을 치료하는 세분화된 대체 세포들을 만들어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간세포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현재 가장 직접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은 분화만능(totipotent) 간세포 ― 유기체 전체를 만들어낼 수 있는 ― 와 분화다능(pluripotent) 간세포 ― 서로 다른 종류의 세포들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유기체 전체를 만들어내지는 못하는 ― 이다. 분화만능 간세포는 극히 초기의 배아에만 존재한다; 반면 분화다능 간세포는 배반포, 태반 내 혈액, 골수, 태아 조직으로부터 분리해 낼 수 있다. 간세포 연구가 정치적으로 논쟁이 되는 이유는 간세포를 어디서 얻느냐 하는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예컨대 태반 내 혈액이나 골수에서 채취한 간세포를 이용하는 연구에 대해서는 아무런 논쟁도 없다. 현재 논쟁은 인간 배아나 낙태된 태아의 생식조직으로부터 얻은 간세포에만 전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간세포 연구는 자발적 낙태(elective abortion)의 윤리를 둘러싼 미국에서의 기나긴 논쟁사의 일부를 이루는 또하나의 장(章)인 것이다.

분화다능 및 분화만능 세포의 원천으로 이용되는 인간 배아를 얻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많은 방법들이 이용된다. 위스콘신대학의 과학자들은 남겨진 "여분의" 혹은 "부모를 잃은" 인간 배아들로부터 간세포를 끄집어낸다.1 이 배아들은 체외수정 불임 클리닉에서 생식 용도로 만들어졌던 것으로, 나중에 그것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거나 그것을 써서 아이를 갖기를 더 이상 원치 않게 된 부부에 의해 기증된 것들이다. 존스 홉킨스대학의 연구자들은 5주에서 9주 정도 지나 낙태된 태아의 성선(性腺) 융기부나 장간막에서 잘라낸 시원(始原) 생식세포로부터 간세포를 만들어낸다.2 그리고 매사추세츠대학 연구자들과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Advanced Cell Tech- nology) 사는 핵이 제거된 소의 난자와 인간 세포핵의 DNA를 합쳐 배아를 창출하고 이로부터 간세포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이 마지막 주장은 과학 문헌에 발표되거나 다른 방식으로 입증된 적이 없다.) 간세포를 얻어내는 이 원천들 각각은 비록 종종 동일한 윤리적 맥락에서 토론되곤 하지만 실은 서로 다른 법적, 윤리적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인간 태아에서 추출한 간세포

클린턴 대통령이 1993년 1월에 취임한 직후 처음으로 취한 조처들 중 하나는, 유도된 낙태에서 나온 태아 조직의 이식과 관련된 연구에 연방 자금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한 DHHS의 일시중지(moratorium)를 철회한 것이었다. 그가 이런 조처를 취한 근거는 [자금지원의] 일시중지가 "... 파킨슨씨병,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백혈병과 같은 심각한 질병이나 장애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법의 발전을 심대하게 가로막았기 때문"3이었다. 현행 연방 법률은 죽은 태아로부터 꺼낸 인간의 태아 조직(간세포를 포함해서)과 관련된 연구에 연방 자금의 지원을 계속 허용하되, 다음 세 가지의 기본적 제약요건을 두고 있다: 인간의 태아 조직을 입수하고 배달하는 데 드는 비용을 초과하는 가격으로 태아 조직을 판매하는 것은 범죄 행위로 간주되어 금지되어 있고; 태아 조직이 치료 목적의 이식에 사용될 때는 사전에 인지된 동의(informed consent)를 얻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미리 수증자를 정해 태아 조직을 기증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4

따라서 현행 연방 법률 하에서는 존스 홉킨스대학의 연구자들이 수행하는 유형과 같이 자발적 낙태에서 끄집어낸 간세포를 사용하는 연구에 연방 정부가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 그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주(州)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않다면 말이다. 태아 조직을 연구에서 사용하는 것을 금지시키기 위한 싸움이 의회 내에서 계속 시도되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이는 그런 연구에 의해 호전될지도 모르는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수백만의 미국인들의 이해관계가 낙태 시술 그 자체와의 공모나 태아의 도덕적 지위에 관한 윤리적 우려들을 압도한 결과였다. 그런 연구의 대상을 자연유산된 태아들에 한정시키자는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 근거하여 거부되었다: 그런 유산에는 세균감염이나 유전적 이상과 같은 생물학적 이유가 있고, 이런 경우 그 태아의 조직을 이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3,5.

배아 간세포

연구의 목적으로 배아를 창출하는 것은 윤리적, 정치적으로 논쟁을 불러일으켜 왔다. 예컨대 현행 법률은 연구 목적으로 인간 배아(들)를 창출하는 것에 연방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또한 인간 배아(들)가 파괴되거나, 폐기되거나, 고의적으로 상해나 죽음의 위험 ― 연방 규제법 46.208(a)(2)항과 공공보건법 498(b)항에서 규정한, 임신 중인 태아에 대한 연구에서 허용된 정도를 넘어서는 ― 에 노출되는 연구에 대해서도 연방 자금 지원은 금지되어 있다6.

"인간 배아(들)"이라는 용어는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인간 생식세포(gamete) 혹은 2배체 세포들로부터 수정, 단위생식, 복제, 혹은 여타의 수단을 써서 얻어낸, 인간 주체로 보호받지 못하는 모든 유기체"로 정의되고 있다6. 이 법률에 따르면 NIH는 인간 배아가 연구 목적으로 창출되는 어떤 연구에도 자금지원을 해서는 안되며, 그 과정에서 인간 배아가 파괴되는 연구 역시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현행 법률 하에서 NIH는 위스콘신대학의 연구에 자금지원을 할 수는 없다.

우리는 다른 글에서 체외수정 불임 클리닉들에서 나온 '여분의' 혹은 '잉여' 배아들을 사용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정당하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그 주된 이유는 그 배아들이 아이를 낳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이제 그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더 이상 사용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7 각자의 생식세포들을 제공한 이들의 동의하에 생식 목적을 위해 배아를 창출하는 것에는 윤리적으로 의심스런 대목이 없다. 그리고 만약 냉동된 배아의 도덕적 지위가 그것이 지닌 물리적 속성들으로부터가 아니라 인간 생식의 맥락에서 그것이 하는 역할로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가정한다면7, 부부가 아이를 낳기 위한 목적으로 그 배아를 더 이상 원치 않을 때 그들은 연구용으로 배아를 기증할 수 있다. 다른 수단을 써서는 수행될 수 없는 중요한 의료상의 연구에 사용하도록 여분의 배아들을 기증하는 선택은 그것들을 파기하거나 영원히 냉동된 상태로 두는 것보다 윤리적으로 우위에 있다7.

NIH는 적어도 당분간은, 이러한 금지에 대해 재고하거나 법률을 수정하도록 의회에 요구하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그 대신 NIH는 법률 고문의 권고를 받아들여 결론내리기를, 이 정의 하에서 분화다능 간세포는 그 자체로 "유기체"가 아니기 때문에 NIH는 그런 간세포에 대한 연구에는 자금지원을 할 수 있다고 했다4. 우리는 좁은 차원의 법률적 결론으로서는 여기에 동의한다; 그러나 이는 배아를 어디서 얻었는지, 그리고 배아의 파괴에 공모하는 것은 아닌지에 관한 윤리적 물음들을 제기한다. 이와 관련해 NBAC가 "인간 간세포를 얻어내는 과정 그것의 사용을 서로 구분하는 것에는 아무런 설득력있는 윤리적 정당화도 없다"며 NIH의 입장을 거부한 것은 옳은 입장이다8.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다. 여분의 배아들을 간세포의 원천으로 사용하는 것의 윤리적 측면을 명시적으로 다루지 못하면 정치적·윤리적 논쟁과 대중의 불안이 계속될 뿐 아니라 여분의 배아 사용에 반대하는 쪽에 도덕적 주장에서의 주도권을 넘겨주는 결과를 초래한다. 인간 배아의 파괴는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오로지 간세포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배아를 창출했다가 파괴하는 것과 더 이상 생식 목적으로는 쓰이지 않을 인간 배아를 심각한 질병이나 이상을 가진 이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파괴하는 것 사이에는 상당한 도덕적 차이가 있다. 전자는 오직 파괴의 목적을 위한 창출을 수반하는 반면, 후자는 다른 어떤 것도 얻어낼 수 없는 상황에서 가치있는 뭔가를 구해내는 것을 포함하는 것이다.

핵치환에 의해 만들어낸 배아(인간배아 복제)

핵을 제거한 난자에 체세포의 핵을 이식해서 창출한 인간 배아를 간세포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것은 그 연구가 배아의 파괴를 가져오는 경우 연방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을 수 없다. 또한 10여 개의 주들에서는 다양한 정도로 배아 연구를 규제하고 있다9. 우리는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 사에서 나온) 매사추세츠의 연구자들이 실제로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1998년 11월 12일에 그들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핵치환 기법(복제)을 통해 미발달된 인간 배아의 간세포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 나중에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 사의 저자들은 한술 더 떠서 주장하기를, "수년 전에 우리는 인간 체세포(18개의 림프세포와 34개의 구강 점성 상피세포)로부터 핵을 제거한 소의 난모 세포로 핵을 이식해 착상 전 배아를 만들었다... 만들어진 56개의 핵치환 단위들 중에서... 단 하나만이 16에서 400세포 단계까지 도달했다10." 그들의 주장을 다른 말로 하자면, 그들은 인간의 DNA와 핵을 제거한 소의 난자를 써서 인간의 배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들이 내놓은 보도자료에서는 "우리는 이 기술을 인간을 복제하는 데 쓰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약속하고 있다.

인간의 DNA를 써서 종간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많은 이들은 불편함을 느낀다. 우려들은 대체로 완전한 유기체, 즉 인간-동물 잡종을 창출하려는 시도와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인간 개체가 아닌] 인간에게 사용하기 위한 세포나 조직을 만드는 것이 유일한 목표라고 하더라도 연구의 안전성을 둘러싼 광범한 우려들이 또한 존재한다. 텔로미어(telomere)가 짧은 인간 핵 염색체나 동물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포함한 세포질을 이용하는 것이 새로 만들어진 조직의 기능이나 생존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불확실한 채로 남아 있다. 이런 류의 유전공학에 대한 안전성 우려들은 대단히 심각하게 고려되어야만 한다.

종의 경계를 넘은 핵치환의 유일한 사례가 보도자료를 통해서만 알려져 있다는 것은 특히 우려할 만한 일이다. 이 연구 절차의 기록(만약 그것이 존재한다면)은 주 법률이 이런 유형의 연구에 대해서는 기관별 검토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심사를 의무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사추세츠대학의 지역 IRB의 검토를 받지 않았다. 매사추세츠 주에서는 "...살아 있는 인간의 태아[법률에서 "배아"도 포함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는]를... 실험실에서의 과학 연구나 다른 종류의 실험에 사용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11. 주 법률이 이런 유형의 연구를 염두에 두고 제정된 것은 아니지만, 연구를 위한 인간 배아의 창출에는 적용되는 것이며 IRB에 의한 사전 검토와 같은 장치들을 통해 법률에 어긋날지 모르는 연구 절차들을 사전에 심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구자들이 의사가 아니라 수의사들이었기 때문에 자신들이 하는 연구의 윤리적 혹은 법적 차원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연방 정책과 간세포 연구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 사는 자신들이 한 일의 윤리적 측면에 대한 토론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보도자료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윤리적 토론을 일으키는 제대로 된 절차가 아니다. 윤리적 측면은 연구가 진행되기 전에 토론되어야지, 그것이 이미 기정 사실이 된 후에 토론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 핵의 DNA와 소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뒤섞었을 때 안전성 문제가 미지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그러한 간세포의 원천을 사람에 사용하는 것에 반대하는 강력한 윤리적 근거가 된다.

분화다능 및 분화만능 간세포들에 대한 미국에서의 모든 연구는 현재 연방 정부의 규제나 윤리적 감독 없이 민간 부문에서 행해지고 있다. 여기서 언급되었던 세 개의 연구들 모두가 사적인 이윤추구 생명공학 기업들에 의해 자금지원을 받고 있는 것들이다. 이들 중 저널에 발표된 두 개의 연구들에 대해 자금지원을 하고 있는 제론 사(Geron Corporation)는 자체적으로 윤리 자문위원회를 설립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윤리 자문위원회의 최초의 성명은 연구가 이미 끝나고 두 개의 논문 모두가 저널에 발표되기로 결정된 다음에야 초안이 만들어졌다. 이는 심각하게 간주될 수 있는 윤리적 논의라기보다는 '윤리적 방패막이'에 더 가까워 보이며, 연구 결과의 발표 이후에 자문위원회가 성명을 일부 고쳐 썼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히 그렇다.

제론 사의 윤리 자문위원회는 인간 배아와 관련된 연구 윤리의 토론에서 종종 등장하는 구절을 반복하고 있다 ― 즉, 배아는 "존중을 담아 취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배아 및 간세포 연구에 관한 토론에서 두드러지게 자주 등장하는 이 구절은 실상 진부한 경구에 불과하다. 여기서는 배아를 어떻게 '존중'해 주어야 하는지가 분명치 않다. 제론 윤리위원회가 '존중'에 대해 유일하게 실질적으로 규정한 내용은 배아를 "...인간 고통의 완화와 같은 실제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 연구에만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12. '존중'이라는 개념은 배아의 파괴를 필연적으로 수반하게 되어 있는 연구들에 적용될 때 특히 눈에 거슬리는 것이 된다. 이제 이런 식의 어휘들을 버리고 그 대신 특정한 유형의 배아의 파괴가 그것을 연구에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비추어 정당화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조사할 때가 되었다.

제론 윤리위원회가 인지된 동의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은 시의적절해 보이지만, (윤리위원회로서는) 놀랍게도 배아를 기증한 체외수정 부모들로부터 받도록 되어 있는 다음과 같이 씌어진 서류 양식을 승인하고 있다: "당신은 [연구의 성과로부터] 재정적인 이익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이 연구에서 추출한 세포들은 연구의 일부로서 캘리포니아 주 멘로 파크 소재의 제론 사와 공동으로 소유할 수 있습니다. 제론 사는 이 연구에서 추출한 세포들의 발달과 임상적 이용으로부터 재정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12." 어떤 체외수정 부모도 제론 사에 대해 (회사의 소재지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알지 못할 뿐 아니라, 그들이 회사의 이윤추구 연구활동을 위해 배아를 개인적으로 기증했는지 여부 역시 분명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윤리위원회는 이 양식이 "솔직"하고 "모범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공개의 수준이 부적절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제론 윤리위원회가 "그러한 모든 연구는 전지구적 정의(正義)에 대한 관심을 전제로 해서 수행되어야 한다"는 구절을 최종적인 윤리적 원칙으로 천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윤리위원회는 제론 사의 주주들 중에서 얼마나 적은 수가 ― 있기나 하다면 ― 다음과 같은 진술에 수긍하겠는지 인식하고 있는 듯 보인다: 만약 부자들만이 간세포 연구로부터 혜택을 볼 것으로 판단된다면 그런 연구는 사회적 정의의 차원에서 아예 수행되어서는 안된다, 라는. 이 원칙은 배아와 태아 조직을 도구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인간의 고통을 경감시키고 인류 전체의 건강과 복지를 증진시키는" 경우에만 용납된다는 존중의 사고에서 도출되는 것이지만, 과연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이를 현실적인 목표로 상정할 수 있는지, 혹은 기업이 이 원칙에 따르도록 어떻게 강제할 수 있을 것인지의 문제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연구에 대한 윤리적 방향제시보다는 윤리적 정당화의 제공을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는 정책 맥락에서 기술되었기 때문에 이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간세포 연구의 윤리와 연방 정부

인간 배아 연구와 같은 특정 연구 영역을 전혀 지원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의회가 내리게 되면 이는 민간 영역이 자기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 연구를 진행하도록 해줄 뿐이다(적어도 특정한 주 법률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의약품 시장은 이윤 극대화의 목표에 의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윤리적 혹은 사회적 정의에 대한 고려가 기업 정책의 일부분이 되게끔 하는 확실한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연방 정부가 인간 배아와 태아 조직에 대한 연구가 행해지는 방식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고자 한다면, 연방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뿐 아니라 민간 지원을 받는 연구를 포함하는 모든 연구에 적용되는 분명하면서도 명쾌한 규칙들을 제정해야 한다.

배아 연구에 대한 연방 차원에서의 논쟁은 20년을 넘게 계속되어 왔지만 대부분의 연구를 사기업들의 손에 넘겨준 것 말고는 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 이는 심대한 사회정책적 함의를 지니는 연구 영역에 대한 불만족스러운 공공 정책이다. 간세포 연구의 감독과 규제는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사기업들에 맡겨두어서는 안된다. 태아 조직과 인간 배아에 관한 기초적인 의학 연구를 위한 규칙들은 공공적으로 발전되고 연방 차원에서 강제될 수 있으며 또 되어야만 한다.

우리는 더 많은 명시적이고 개방적인 연방 정부의 규제 및 감독이 수반될 때 인간 배아를 사용하는 연구가 미국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NIH와 DHHS로부터 독립된 연방 감독위원회를 만들어 인간 배아를 사용하는 연구에 대한 모든 규제안을 공포할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또한 이 위원회는 인간 배아를 사용하는 미국 내의 모든 연구 프로젝트들, 그리고 인간 배아와 낙태된 태아에서 끄집어낸 간세포와 여타의 세포주(cell line)들을 사용하는 모든 연구 프로젝트들을 심사하여 승인(혹은 기각)할 권한을 부여받아야 한다7. 이 감독위원회 ― 의회에 의해 권한이 부여되어야 할 ― 는 주로 일반 대중으로 구성되어야 하지만 과학, 의학, 법학, 윤리학 및 종교학 분야의 전문가들도 포함해야 한다. 이 위원회는 임무를 수행하기에 충분한 자금과 스탭들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미국 바깥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국제 조약의 체결이 필요하다. 이는 앞으로 따라야 할 분별있는 과정이 될 것이다.

인간 배아에 관한 연구를 포함해서 낙태 문제와 어떤 식으로건 연관이 되어 있는 모든 미국 내의 연구들은 그동안 미국에서의 낙태 논쟁 ― 정치적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 ― 의 볼모가 되어 왔다3,7. 이는 간세포 연구 역시 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수백만의 환자들에게 간세포 연구가 던져 주고 있는 전망은 윤리적 논쟁이 의회 내에서 극적으로 해결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윤리적 정체(停滯)로부터 그런 연구들에 대한 책임있는 윤리적 감독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우리 사회는 어떤 배아를 연구용 간세포의 원천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공공 영역과 민간 영역 모두에서 어떤 감독이 있어야만 하는지, 그리고 종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구에 대해 어떤 제한이 두어져야 하는지를 의회를 통해 결정할 수 있고 또 결정해야만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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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hamblott, M.J. et al. Derivation of pluripotent stem cells from cultured human primordial germ cells. Proc. Natl. Acad. Sci. USA 95, 13726-13731(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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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Office of the Director,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Fact Sheet: Stem Cell Research, January 19, 1999(2 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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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Public Law 105-277, sec. 511(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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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Feiler, C.L. Human embryo experimentation: regulation and relative rights. Fordham Law Rev. 66, 2435-2465 (1998).

10. Lanza, R.P., Cibelli, J.B. & West, M.D. Human therapeutic cloning. Nature Med. 5, 975-977(1999).

11. Massachusetts General Law code 112, sec. 12J.

12. Geron Ethics Advisory Board. Research on Human Embryonic Stem Cells: Ethical Considerations 1-14 (Geron Corporation, Menro Park, California, December 1998).

* 출전: George J. Annas, Arthur Caplan & Sherman Elias, "Stem cell politics, ethics and medical progress," Nature Medicine 5:12 (December 1999), pp. 1339-1341. [번역: 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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