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타워즈에서 NMD까지

NMD의 기원은 1980년대 레이건 정부의 야심찬 스타워즈계획(SDI)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3년 3월 23일 레이건 대통령이 핵무기 공격을 우주공간에서 방어한다는 스타워즈계획은 당시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은 물론, 지난 18년간 미국 국민들의 세금 중 7백억 달러를 이 계획에 쏟아 붓게 되었다.

그러나 레이건 집권 2기에 들어와 이 계획에 대한 의지는 기술적, 재정적 문제와 미-소간 전력 감축 등으로 주춤해져 갔고 부시 행정부에 들어서도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부시행정부 시기에 탄도미사일 방어 연구프로그램 비용이 연간 과거 30억 달러에서 40억 달러로 증가하였다. 클린턴 행정부가 취임하고 난 직후, 레스 아스핀(Les Aspin) 국방장관이 "스타워즈시대의 종말"을 선언하고 단거리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는 "전역(戰域)" 미사일 방어체계(TMD)에 강조점이 두어졌다. 하지만 적어도 공화당이 지배하는 의회에서만은 국가미사일방어체계(NMD)가 주요 이슈로 부각하였다.

뉴트 깅그리치(Newt Gingrich) 등 공화당의 보수인사들은 '미국과의 계약(The Contract with America)'이라는 법안을 상정하였는데, 여기에는 "국방성이 외부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NMD체계를 구축하도록 함으로써 효과적 국가방어체계 구축을 위한 미국의 노력(committment)을 갱신"시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민주당 행정부와 공화당이 지배하는 의회라는 비대칭적 정치적 상황에서, 클린턴 정부는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해 NMD와 관련하여 의회와 타협을 시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 "3+3 플랜"이었는데, 이것은 NMD 배치 결정을 할 때까지 3년간의 연구과정을 거치고 만약 외부의 위협에 의해 이 계획의 결정이 이루어진다면 기술, 비용, 국가안보에 미치는 충격 등을 고려하여 NMD의 기초 요소들은 3년 내로 배치한다는 내용이다. 이 "3+3플랜"은 약간의 조정을 거쳤으며, 이에 따라 올 가을 클린턴 정부는 NMD 배치 결정을 할 예정으로 되어 있다. 이처럼 NMD 배치 문제는 처음부터 정치적 고려가 가장 크게 작용해왔다.

NMD는 소련이 가해오는 수천 기의 핵 공격을 방어한다는 레이건 정부 시기의 전략방어계획(SDI)보다는 그 규모면에서는 덜하다. 올브라이트(Madeleine Albright) 현 국무장관은 NMD가 북한과 같은 "깡패국가(rogue states)"의 의도적 미사일 공격이나, 러시아 중국 등지에서의 우발적 공격과 같은 "수십 개의 공격"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NMD 역시 SDI처럼 기술적 문제에 봉착해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작년 10월의 제1차 요격시험은 운이 좋게 성공했으나 올해 1월의 제2차 시험은 실패하였다. 이런 상반된 결과로 인해 오는 7월의 3차 요격시험이 NMD 배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지난 7월초 제3차 요격시험은 실패하여 기술적 문제가 더욱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역주]

NMD체계가 완성되기 전까지 21회의 요격 시험이 예정되어 있다. NMD 추진을 실무적으로 관장하는 국방성 탄도미사일방어조직(BMDO)의 캐디쉬(Ronald Kadish) 국장은 요격시험이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우려하는 과학자협회(the Union of Concerned Scientists)는 "국방성이 NMD를 전형적인 군사 체계로 시험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하였다.

NMD 구상이 갖는 국내정치적 성격을 별도로 하더라도 기술적 문제와 국제적 영향은 매우 크다. 카네기재단의 군축 전문가인 시린시온(Joseph Cirincione)은 이와 관련, NMD가 갖는 최대의 약점은 그것이 "풍선 저당(balloon mortgage)"같은 것이라는 점이다. NMD의 추진은 탄도미사일제한(ABM)협정의 파기와 새로운 핵 군비경쟁, 나토 회원국들과의 갈등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이다. 기술적 문제와 관련하여, BMDO의 캐디쉬 국장도 2004년까지 많은 시험을 한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수준에서 볼 때 NMD 체계가 의도한대로 작동할 것으로 전망하기 힘들다고 실토하였다. 즉 "깡패국가들"의 미사일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제한적 NMD가 작동하기도 전에, 또한 이 계획이 러시아, 중국, 그리고 주요 핵보유국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설득을 하지 못하고 클린턴 대통령이 올 가을 NMD 배치결정을 한다면, 세계적인 핵 불안정성을 초래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더욱이 최근의 몇몇 보고서들은 NMD의 기술적 문제를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국방성 독립기관인 시험평가국(Office of Testing & Evaluation)의 필립 코일(Philip Coyle)의 최근 보고서와 레이건 행정부 시절 공군참모였던 래리 웰취(Larry Welch)가 주관한 미사일방어 전문가 특별토론회의 2개의 보고서 모두 NMD가 2005년까지 야심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였다. 특히 이들 보고서는 NMD 시험 계획이 "위험도가 높은" 상태에서 이루어져 시험이 부적절하고 (정치적)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고, 요격시험이 교란물체 등을 동반하는 깡패국가의 실제 공격과 같은 상황에서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을 비판한다.[이러한 비판은 지난 7월초 3차 요격시험에 대해서도 집중 거론된 바 있다: 역주]

이런 비판은 우려하는 과학자협회와 MIT 공대가 공동주최한 토론에서도 지적된 바 있으며, 특히 MIT 공대의 포스톨(Theodore Postol) 교수는 NMD 요격발사체를 개발하는 TRW사에 근무한 적이 있는 슈왈츠(Nira Schwart)의 증언을 바탕으로 이 문제를 분석하고 있다. 그에 따르며, 슈왈츠는 TRW사가 NMD 요격발사체가 교란물체와 공격탄두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은폐하도록 강요받았다는 것이다.

현재 NMD 플랜은 6백억 달러가 소요되는 두 단계의 배치를 상정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과 그 대선후보인 조지 부시(George W. Bush)가 주장하고 있는 3차원 ― 해상, 우주, 지상 발사 요격체 건설이라는 ― 미사일 방어망은 1200억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살만한 세계를 위한 위원회>(Council for a Livable World)는 평가하고 있으며,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참다운 "강력한" 방어체계의 구축에는 클린턴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예산의 네 배에 달하는 240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NMD의 이런 기술적, 군사적 차원의 문제가 예산상의 문제와 함께 해결된다 하더라도, 러시아 중국 등과의 관계나 이들과 맺은 국제조약의 개정문제가 놓여있어 말그대로 산 넘어 산이다.

NMD 배치 문제가 미국에 미치는 영향에 비해 이에 대한 논의는 그 정도로 진지하지 않은 것 같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19일 기고에서 밥 드라진(Bob Drogin)과 타일러 마샬(Tyler Marshall)은 곧 공개될 국가정보평가에 "NMD 배치 결정이 이 구상 초기부터 나왔던 해결되지 않은 일련의 정치적, 군사적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소개하면서, 구체적으로 그것은 중국, 인도, 파키스탄의 전략/중거리 핵미사일의 개발과 이런 기술의 중동으로의 급속한 전파를 들었다. 이런 우려를 알고 있는 상원의 칼 레빈(Carl Levin) 의원은 "우리는 NMD 배치가 우리에게 더 큰 안전을 보장할 때까지 배치 결정을 유보해야 한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고어진영은 이 문제를 성급히 결정하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외부의 국가안보상의 위협에 대한 현실적 평가에 기초하기 보다는 정치적 압력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정치적 압력에는 NMD 배치결정에 정치적, 경제적 이해를 갖고 있는 보수 정치세력과 민간연구단체, 그리고 NMD 연구개발에 참여하는 군수산업체가 주요 멤버이다.

2. NMD 배치를 위한 로비의 내막

NMD 배치에 가장 열성을 내고 있는 사람은 레이건 정부때 국방성 직원이었던 지냈던 프랭크 개프니(Frank Gaffney)이다. 그는 현재 안보정책센터(CSP)의 소장인데, 이 연구소는 약 200 건의 언론보도 자료와 중국, 북한 등 미국에 대한 위협을 강조하는 '국가안보 결정안'을 매년 발간하면서 NMD 배치를 지지하는 활동을 적극 벌이고 있다. 한 가지 아이러니칼한 점은 그가 국방성에 있을 때는 현재 그가 해체하려 하는 ABM 조약, 중거리탄도미사일(INF) 협정, 전략무기제한(START) 협정 등의 실행을 위해 일했다는 점이다.

현재 그는 이런 조약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왜냐하면 외부 국가들은 믿을 수 없으며 미국은 이들에 대한 압도적 우위를 추구하는데 유리하므로 일방적 접근이 유효하며, 나토회원국들은 미국의 입장을 따르도록 "교육받아야 할" 나라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보정책센터는 중립적 민간단체를 표방하고 있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강경보수적인 정치인, 민간단체 연구진, 그리고 군수산업체 대표들을 결집시켜 NMD 지지를 정당화하고 홍보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100여명의 안보정책센터 자문위원회에는 레이건 정부 시절 스타워즈 계획에 참여했던 과학자들과 현재 NMD 연구개발에 참여하는 록히드 마틴사의 간부, 아메리카 재단의 진 커크패트릭(Jeanne Kirkpatrick), 헤리티지재단 소장인 에드워드 풀너(Edward Feulner)도 그 멤버에 속한다. 또한 안보정책센터는 다른 안보관계 민간연구소와 달리 연간 예산의 25%를 기업, 특히 군수산업체의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미사일계획 주 계약사인 보잉,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TRW 등과 같은 군수산업체는 1988년 이래 안보정책센터에 2백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였다. 이들 기업 간부들도 안보정책센터 자문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 자문위원회은 깅그리치 등 공화당 의원들에 의해 NMD 배치를 위한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안보정책센터는 럼스펠드 위원회와 협력하여 외부의 위협을 과장하는 호전적 내용과 부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인터넷을 통해 NMD 지지 홍보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그 사이트 이름(http://www.protectamericansnow.com)은 이들의 입장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의회 내에서는 럼스펠드 위원회가 이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여기서 제출된 보고서는 최악의 안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하여 NMD 배치의 긴급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렇게 작성된 보고서에서 제3세계 국가들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및 탄도 미사일 개발을 불러올 수 있는 요인들과 같은 현실적 문제들은 도외시되고 있다. 이 위원회는 초당적 조직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위원 구성에 약간의 고려가 있은 것 같지만, 실상은 이와 거리가 멀다.

럼스펠드 위원회는 이같이 정부당국과 정보당국의 정보내용 및 평가를 바꾸어 군축전문가들이 다른 의견을 갖도록 유도하고, 이를 위해 외부의 위협을 과장한다. 한 예로, 이 위원회는 탄도미사일 개발 가능성이 있는 북한, 이라크와 같은 "깡패국가들"의 정치적, 경제적, 기술적 장애들(impediments)을 고려하지 않고, "중국이 북한에 미사일 기술이나 완성된 미사일을 이전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고 묻는 것같이 최악의 상황을 가상하는 식이다.

특히 미사일 전문가로서 "실용적" 온건파로 분류되는 이 위원회의 위원장인 럼스펠드는 지난 88년 북한, 이라크 같은 "깡패국가들"의 탄도미사일 보유 가능성을 이들 국가들이 보유 결정을 하면 5년내로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이것은 당시 정보당국의 평가(10∼15년)보다 빠른 것이었다. 공화당의 보수강경인사의 대표격인 깅그리치 의원이 이 주장과 자신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욕구를 가진 것은 무리가 아니다. 럼스펠드는 자기 이름을 딴 이 위원회를 공화당의 정치적 방향에 맞게 잘 운영한 공로를 인정받아 "외교정책 현인(賢人)" 그룹의 한 명이 되었다. 여기에는 조지 슐츠(George Shultz),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 브렌트 스카그로포트(Brent Scowcroft), 콜린 파월(Colin Powell) 등 유명인사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은 부시 후보의 외교안보정책을 자문할 예정이다.

3. 다시 생각하는 NMD: 신조인가 정치적 구실인가?

NMD는 레이건 정부 당시에는 공화당과 민주당간에 분명한 입장 차이를 보였지만, 현 클린턴 정부 하에서는 수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거기에는 이 구상 자체에 대해서 의견이 수렴하고 있다기 보다는 정치적 이유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민주당은 자신들이 국가안보에 대해 분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공화당의 정치적 공격에 노출되어 있는 것을 지켜만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공화당은 정치 공세와 여론 몰이를 위해 이 문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미사일방어문제 전문가인 미 과학자협회(Federation of American Scientist, FAS)의 죤 파이크(John Pike)는 "NMD는 미국을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방어하기 보다는 고어를 부시로부터 방어하는데 더 관련되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럼스펠드 위원회가 NMD 배치를 노골적으로 정책제안까지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위원회가 작성한 보고서를 공개하자 보수정치인들이 군축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이를 활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한 예로, 지난 98년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 시험[북한은 인공위성 광명성 발사 시험으로 주장: 역주]와 중국의 핵기술 절취 사건[미국의 주장: 역주]이 동시에 발생하자 안보정책센터 자문위원회의 한 명인 공화당 소속 크리스토퍼 콕스(Christopher Cox)의원은 이 문제와 관련한 청문회를 주도하였다. 이어 상하 양원은 NMD가 "기술적으로 실행가능한 빨리" 배치할 것을 대통령에게 촉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도 NMD 배치 자체를 반대하기 어려운 입장이었기 때문에 이 법안 내용 중 두 가지를 수정하면서 동의하였던 것이다.

그 두 가지 내용은 러시아와의 핵 감축 노력을 지속한다는 점과 NMD 관련 예산은 1년을 단위(basis)로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NMD에 회의적인 사람들로 하여금 이 두 가지 점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NMD 배치를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하는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점이 NMD 배치를 대체로 지지하는 현재의 정치적 분위기를 역전시킬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법안의 통과로 이제 NMD 문제는 배치 여부에 관한 논란에서 배치 시기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는 듯 하다.

공화당 의원들이 NMD 배치에 자신감을 갖게 된 하나의 계기는 공화당이 작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인준을 부결시킨 사건이었다. 이를 주도했던 안보정책자문위원회의 일원인 공화당 존 카일(Jon Kyl) 의원은 이 사건 이후 안보정책센터가 조직한 올해 2월의 한 모임에서 "종이를 통한 평화보다는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할 것임을 재차 강조하였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NMD 배치에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하더라도, 양당간의 입장 차이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 동시에 지적되어야 한다. 공화당은 클린턴 행정부가 추진하는 NMD 구상이 지상발사로 제한되어 있다고 비판한다. 지난 4월 17일 대통령에게 보낸 공화당 의원 25명 명의의 서한에는 "클린턴정부의 NMD 접근은 다른 필요한 미사일 방어 기술 ― 가령, 우주에서의 센서, 충분한 수의 지상 레이다, 그리고 해상체계와 공중레이다와 같은 추가적인 요격기지 등 ― 의 도입을 할 수 없게 만든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서한은 따라서 클린턴 정부가 "현재의 NMD 정책과 군축을 재고하고 우리(공화당)와 협의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서한에 서명한 의원들은 군수업체들로부터 선거자금을 지원받은 자들이며, 최근 선거에서 보잉,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등의 군수업체로부터 200만 달러 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4. 과장된 미사일 방어 비용

NMD시스템의 배후에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퇴임사에서 경고했던 군산복합체 즉, 방위산업체의 엄청난 영향력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무기관련 로비를 부추기는 주요 요소는 당연히 이윤이다. 현재 무기산업의 4대 계약업체인 보잉,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TRW는 1998년과 99년 3/4분기에만 미사일 방위 연구개발비로 2억 2천만불을 지원받았으며, 또한 국방성 보급과 연구개발관련 계약의 4분의 1이상, 총액으로는 3억 2천만불 이상을 차지했다.

매파인 깅그리치를 중심으로 한 공화당이 방위전략에 있어서 민주당과 차이를 보이는 점은 다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최대한 빨리 강력한 미사일 방위체제를 배치하려고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매년 국방성이 요청하는 수억 불의 예산 증가요구를 기꺼이 들어줄 용의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런 방위산업체들의 로비 리스트의 우선순위에서 아주 긴급하거나 주요한 프로젝트는 아닌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사일 방위체제는 중장기적인 수입 면에서 비추어 볼 때, 메이저 3개사(록히드 마틴, 보잉, 레이시온)들에게 있어서 향후 10년 이상의 안정적 재정상태를 보장해 주는 확실한 이슈이다. 실제로 90년대 초·중반에 걸쳐 클린턴 행정부의 지지아래 시행된 군산업체들 간의 인수, 합병 붐으로도 재정 문제를 단기간 이상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NMD 시스템 배치의 필요성을 더욱 커진다.

5. NMD 추진을 위한 기만

현재 제안된 NMD시스템은 레이건 시절의 스타워즈 프로젝트와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몇 가지만 들어보면, 엄청난 규모의 세금이 낭비된다는 것, 비용초과 투성이라는 것, 기술적 결함, 마지막으로는 계약사업자 쪽에서의 노골적인 테스트결과 조작이다.

최근 소식에 따르면 TRW가 NMD시스템 개발의 핵심 컴포넌트의 테스트와 평가결과를 거짓으로 보고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뉴욕타임즈 3월 7일자 보도에서 전TRW 엔지니어였던 니라 슈왈츠(Nira Schwatz) 박사는 요격미사일 테스트가 매번 실패했음에도 제대로 시행되는 것처럼 발표했다는 것이다.

또한 요격기가 적의 탄두를 다른 교란체와 구별하여 격추할 수 있는 지 여부를 알아보는 테스트에서도 겨우 5∼15%의 성공율을 기록했다고 박사는 밝혔다. 결국 현재의 기술수준이 결코 신뢰할 만한 정도가 아님에도, 무리한 예산과 자원을 들여 NMD시스템 배치에 착수하고 있다는 것은 국방성과 군비 산업체 사이의 결탁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후 추가 실험을 시행한 MIT의 무기 과학자 테어도어 포스톨(Theodore Postol)은 이전 테스트 결과가 부풀려졌을 뿐 아니라, 요격미사일이 탄두와 유인물을 기본적으로 구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최근에 발표된 코일(Coyle) 보고서와 1999년 11월에 발표된 웰치 보고서에서 밝혀진 NMD 시스템의 기술수준에 대한 매우 비판적인 발견사항들을 고려해 볼 ‹š, 현재 공화당 매파들이 주장하고 있는 획기적 기술적 발전 은 그대로 받아들일 만한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코일 보고서는 상세하게 현재의 기술수준이 실제로 운용할 만한 수준이 되기에는 상당한 한계가 있으며, NMD시스템 배치를 위한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국방성의 배치준비평가(Deployment Readiness Review)가 불완전한 요소의 소수의 테스트에 기반했을 뿐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6. 그렇다면 우리는?

이렇게 복잡하게 거미줄처럼 엉킨 무기계약업자와, 보수주의적인 석학, 의회의 친 NMD의원들의 연결망은 현재 NMD배치를 국가의 정치적 의제의 최정상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누구를 통제하고 있는가?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레이건 시절의 스타워즈 프로젝트와 유사한 결함들이 현 NMD 시스템에 내재해 있다. NMD시스템의 배치 결정이 러시아와 중국은 물론, 프랑스, 영국, 남아공 등 여러 국가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기도 하다. 이런 모든 악조건에 전혀 굴하지 않고 미 의회는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위협을 대비한 제한된 미사일 방위체제를 배치하기 위해서 미-러 간의 무기감축 협약을 저버리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NMD체제의 주요 기동력이 된 북한의 위협의 경우에 있어서도, 효율적으로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저지할 수 있는 핵체제 협상에서 먼저 손을 뗀 것은 미국이며, 북-미 협상에서 규정한 경제적 원조를 미루고 있었던 것도 클린턴 행정부와 의회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곧, 북한 미사일이라는 위협은 미국의 협조적인 협상자세와 NMD시스템 배치에 들어가는 비용의 아주 작은 부분을 북에 투자하는 것으로 사라질 수 있는 것이기 ‹š문이다.

덧붙여, 미 정보부 고위 공무원인 드라진(Drogin)과 머챌(Marchall)은 와의 5월 19일자 인터뷰에서 북한이나 이란 어느 나라도 현재 최근 2년간 미사일 기술에 있어 획기적인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깡패국가 라는 낙인만으로 아직 사실로 정당화되지 않은 방위상황에 대항한 NMD시스템의 배치계획이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NMD와 그 이후***

NMD계획을 계속 밀어붙이면 무기감축과 핵폐지의 미래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이 여기까지 발전하게 되면 미국인들이 안보에 대해 그릇된 생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며 전세계적인 핵전쟁의 위협이 증가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노선을 계속 유지하는 대신 미국 정부는 이러한 에너지와 자원을 [핵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에 집중해야 한다. 클린턴 대통령이 6월 4일 푸틴을 만났을 때 클린턴은 러시아의 핵탄두 수천 기와 무기설비를 없애는 데에 재정지원을 하겠다는 공동위협감축프로그램(Cooperative Threat Reduction prgram)을 수용하고 START조약 하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핵전력을 지속적으로 감축하기를 간청했다. 클린턴은 지난 가을 대중들의 압도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상원에서 부결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비준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클린턴은 미국이 ABM조약을 어기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러시아에 확인시켜야 했다. 이로 인해 앨 고어는 조지 W. 부시가 야심적인 NMD계획과 관련해서 미국의 핵전력의 일방적인 감축을 추구하려는 그릇된 제안을 강하게 비판할 수 있는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평화행동>, <우려하는 과학자 연합>, <우주공간의 핵무장반대를 위한 국제네트워크>, <네번째 자유 포럼> 등이 구성한, 새로 만들어진 평화와 무기감축 운동에서는 이번 여름동안 미사일 방어 히스테리를 분쇄하기 위해 "미사일방어가 아닌 무기감축"을 위한 실질적인 외침을 조직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NMD를 끝장내는 것은 건전한 핵정책을 향해 나아가는 한 걸음에 지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핵무기의 폐기를 통해서만이 레이건과 그의 후임들이 미사일방어라는 그릇된 약속으로 달성하려고 했던 안전과 안보를 이룩할 수 있다.

* William D. Hartung and Michelle Ciarroca, Tangled Web: The Marketing of Missile Defense 1994-2000, May 2000. 본 글은 군수무역 연구센터의 특별보고서(Arms Trade Resource Center Special Report)로 2000년 5월 발표되었다. [번역 : 평화네트워크, http://www.peacekorea.org]

** 윌리엄 하퉁과 미셸 시아로까는 뉴스쿨에 있는 세계정책연구소의 총장추천위원(president's fellow)와 책임연구원으로 이와 유사한 기사를 The Nation에 게재했다.(http://www.thenation.com/issue/000619/0619hartung.shtml)

*** The Nation(2000. 6. 19)에 실린 동일 필자들의 글의 마지막 부분인 'NMD과 그 이후'를 아울러 게재한다.

윌리엄 D. 하퉁·미셸 시아로까**
2000/08/15 00:00 2000/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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