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Erik Olin Wright, Real Utopia Project : An Overview, http://www.ssc.wisc.edu/ ~wright/overview.htm에 있다. 에릭 올린 라이트의 '현실적 유토피아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우리 모임 이영희 교수님의 도움으로 알게 되었다. 본 지면을 빌어 이영희 선생님께 감사를 드린다. 한편 '이행(transition)', 사회·경제적 재구조화에 관심있는 회원은 최근 출판된 김성구 외, {사회와와 이행의 경제전략}, 이후가 좋을 출발점이 될 것이다. 에릭 올린 라이트(Erik Olin Wright)는 뢰머, 쉐보르스키, 엘스터 등과 더불어 분석맑스주의자로 분류되며 계급론 분야에 업적을 갖고 있으며 현재 위스컨신대학 사회학과 교수로 있다. 국내에 소개된 라이트의 책은 {국가와 계급분석}, 화다가 있다. 라이트의 계급론에 대해서는 {경제와사회} 제23호(94년 가을)의 특집이었던 "한국 사회의 계급론적 이해"를 참고할 수 있다. 한편, 현실적 유토피아 프로젝트의 초기 형태는 {시장사회주의}(엘스터·뫼네 편, 비봉출판사)에서 볼 수 있으며 {경제와사회} 26호(95년 여름)에서는 조돈문 교수의 [라이트 교수와의 대담]이 실려있고 여기에서 쿠폰 사회주의 구상 등을 엿볼 수 있다.

"현실적 유토피아"라는 용어는 모순이 아닌가? 유토피아는 환상이거나 또는 도덕적으로 고양되어 인간의 심리나 사회적인 실현가능성에 대해 현실적인 고려없이 사회적 삶을 설계한 것을 말할 때에 사용하는 표현이다. 현실주의자라면 이런 환상을 피하려고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실용주의적으로 우리의 제도들을 향상시키려는 견고하고 확실한 제안이 필요하다. 우리는 유토피아적인 몽상에 빠지는 대신, 실질적인 현실에 적응해야만 한다.

'현실적 유토피아 프로젝트(Real Utopia Project)'는 꿈과 현실 사이의 이러한 긴장을 포함하고 있으며 실제로(prgmatically) 가능한 미래라면 우리들의 상상과 독립된 채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갖고 있는 전망에 의해 형성될 수 있다는 믿음에 기초하고 있다. 자기만족적인 예언은 역사의 전과정에서 강력한 동력이 되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생각은 너무 단순화한 감도 있지만 "뜻"이 없으면 여러 "길"도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억압이 없는 사회제도를 건설하는 데에 필요한 요소들에 대해 명확한 이해가 증진됨에 따라 억압을 감소시키는 급진적 사회변혁을 이루려는 정치적 의지를 형성할 수도 있게 된다. 최종적인 목적지가 유토피아적 이상과 동떨어진 것이 된다고 할 지라도, 사람들이 현상태에서 출발하는 여정을 시작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유토피아적인 이상에 대한 생생한 신념이 필요하다. 그러나 모호한 유토피아적 환상만으로는 우리는 길을 잃게 되어 현실적인 목적지가 없는 여행을 떠나게 만들 수도 있고 더욱 나쁜 경우에는, 미처 예견하지 못한 심연(深淵)으로 빠트리게 될 지도 모른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한 해방을 위한 인간의 투쟁은 "지옥으로 가는 길도 선의(善意)로 포장되었다"는 말과 맞서야만 한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적인 유토피아"다. 인간성의 현실적 잠재력에 기초한 유토피아적 이상, 접근할 수 있는 목표로서의 유토피아적 도달목표, 사회변혁을 위한 불완전한 조건의 세계에서 좌충우돌하면서 풀어나가야 하는 유토피아적 제도의 설계가 필요한 것이다.

사회제도들이 인간의 복지와 행복을 증진시키도록 변혁될 수 있다는 생각은 길고도 논쟁적인 역사를 갖고 있다. 다양한 입장의 급진주의자들은 과거로부터 전수되어오는 사회적 조건은 불변의 자연적 사실이 아니라 가변적인 인간의 창조물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자신의 삶을 의미있게, 그리고 만족스럽게 바꾸고자 하는 인간의 열망을 좌절시키는 여러가지 억압형태들을 없애는 사회제도들을 고안하는 것은 가능하다. 해방의 정치학의 주요 과제라면 이러한 제도를 창출해내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보수주의자들은 사회를 재구성하려는 거대계획은 대체로 재앙을 불렀다고 주장하곤 한다. 현대의 사회 제도들이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제도들도 전혀 도움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사회질서와 안정한 상호작용을 위한 최소의 조건을 제공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제도들은 대중들이 사회 규범과 행위를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시켜나감에 따라 완만하고 점진적인 수정의 과정을 통해 진화해 왔다. 이 과정은 의식적인 계획이라기보다는 시행착오를 거쳐 이루어졌고 지금까지 견뎌온 제도들은 대체로 어떤 덕성(德性)을 갖고 있어서라기 보다는 이러한 시행착오를 통해서 생존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제도적 변화를 사전에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도적 변화에 대해 진지하게 숙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작은 변화이며 현재의 사회 배열 전체를 전복시킬 수는 없다는 것도 분명하다.

이러한 대안적 전망의 핵심에는 사회변혁을 위한 진지한 노력의 의도한 결과와 의도하지 않은 결과 사이의 관계에 대한 불일치가 있다. 급진적 프로젝트에 대한 보수주의자들의 비판은 급진파의 해방이라는 목표가 도덕적으로 방어할 수 없는 것이라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 어떤 보수주의자들은 급진적 프로젝트의 기저에 있는 가치를 비판하기도 한다 ― 거대한 사회변혁에는 통제할 수 없고,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의도하지 않은 결과들이 필연적으로 의도한 결과를 압도할 것이라는 데에 있다. 합리적 계산이나 정치적 의지를 통해 사회가 인간이 처한 조건을 의미있을 정도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 하이예크가 말한 "치명적 자만(fatal deceit)"이 ― 급진파와 혁명론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하이예크에 따르면 점진적인 땜질식 개혁(incremental tinkering)이 고무적이지는 않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개혁]이라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세계은행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이 다수의 빈국에 미친 파괴적 영향을 예로 들어 보수주의자들이 선호하는 개혁들도 엄청나고 파괴적인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지적할 수도 있다. 게다가 어떤 조건에서는 보수주의자들 자신이, 명령경제를 자유시장자본주의로 변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충격요법"처럼 급진적이고 전사회적인 구조설계 프로젝트를 제안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의식적 사회변혁의 규모와 시야가 커지면 커질 수록 변혁의 모든 결과들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보수주의자들의 일반적 주장에는 확실히 명확한 개연성이 있다.

좌파 급진주의자들은 통상 인류의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기를 거부한다. 특히 맑스주의 전통의 급진적 지식인들은 사회제도의 전면적 재설계를 인류가 해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맑스가 강조했듯이 상세한 제도적 "청사진"이 대안을 창조할 수 있는 기회 이전에 설계되어 있다는 것은 아니다. [대안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는 제도건설이라는 실용주의적인 시행착오 작업에 지침이 되는, 현존 제도에 대한 대안이 갖는 핵심 조직 원리이다. 물론 다양한 종류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들이 있을 수 있지만 "혁명 이후"에 도달해서야 다룰 수 있을 것이다. 의도하지 않은 결과들이 해방적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치명적인 위협을 제시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 핵심이다.

이런 입장들 중에 어떤 입장이 가장 그럴 듯한가와는 무관하게 현존 제도에 대한 급진적 대안이 가능할 것이라는 신념은 현재의 정치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자본주의의 급진적인 전복이 가능하다고 여겨졌고 많은 사람이 급진적인 전복이 실제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었다는 사실이 다시 전복의 가능성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사회민주주의적 개혁을 할 수 있는 정치공간이 부분적으로나마 가능해졌다는 설득력있는 논의가 있다. 소련 및 다른 공산국가들의 거대한 역사적 실험에 힘을 입은 혁명적 사회주의의 생존가능성에 대한 신념은 개량주의적 사회민주주의를 계급타협의 형태로 발전시켰다. 미래의 변혁에 대한 보다 급진적인 전망이 존재하는 지가 [현존] 사회질서에 대한 진보적인 땜질식 개혁을 위한 정치적 조건을 가져오는 데에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된다. 그렇다고 이러한 주장은 오도된 신념이라도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지지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급진적 대안이 어떠한 [구체적] 형태를 가질 지에 대한 확고한 기초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급진적 전망들이 진지하게 고려되기 보다는 조롱받는 세계이다. "거대서사"에 대한 포스트 모더니스트들의 거부에 힘입어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좌파진영에 있는 이들에게서 조차도 거대 설계에 대한 이데올로기적인 거부가 존재한다. 그렇다고 심층적인 평등을 추구하는 해방의 가치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이런 현상은 해방의 가치들을 근본적인 규모로 실현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에 대한 냉소주의를 반영하는 것이다.

현실적 유토피아 프로젝트는 현존 제도들에 대한 급진적 대안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지속하고 심화시켜서 이런 냉소주의들에 맞서려는 시도이다. 이 프로젝트는 거대 설계에 대한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정식화나 현재의 관행들에 대한 부분적인 개혁보다는 기본적 사회제도들의 근본적 재설계에 대한 구체적 제안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토론을 엄밀하게 지속시켜나가기란 매우 까다롭고 미묘해서 재간이 필요하다. 급진적 재구성의 대안들을 정식화하는 것보다는 현재의 질서를 땜질하는 구체적 방식에 대해 논의하는 게 더 쉬울 것이다. 대안설계의 상세한 청사진은 종종 공상에 그치고 마는 무의미한 노력이라는 맑스의 주장은 옳지만, 우리는 현재 세계에 대한 급진적 대안이 가져야 하는 제도가 가져야할 원칙을 명확한 형태로 정교화하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런 노력들에 동기를 부여하는 도덕적 가치와 제도적 특징에 대한 매우 상세한 내용들에 대한 논의, 양자 모두를 고려해야 한다.

실질적인 내용을 말하면 현실적 유토피아 프로젝트는 위스컨신 대학의 헤이븐 사회구조 및 사회변동 연구센터(A.E.Havens Center for Study of Social Structure and Social Change)가 후원하는 일련의 회의로 조직된다. 개별 회의들은 급진적 제도 개혁의 기본적 개요를 그리고 있는 논쟁적 초고를 선정하고 이어서 초고에 대해 여러가지 방식으로 논평을 하는 15∼20명의 학자들을 초청하는 식으로 준비되는 게 일반적이다. 논평은 구체적인 주장에 대한 짤막하고 조목조목 지적하는 비판에서부터 논쟁을 시작하게 된 초고의 한두 주제들을 보다 발전시키는 제법 분량이 되는 논문에까지 다양한 형식을 띈다. 회의의 모든 참여자들에게 사전에 논평이 주어져서 회의 당일에는 전체 논평 및 논문들의 논의에 대해 전반적인 토론이 벌어지게 된다. 회의가 끝난 후에는 참여자들은 버소(Verso)출판사({신좌파평론(New Left Review)}을 발행하는 대표적인 영국의 대표적인 좌파적 출판사. {신좌파평론}은 2000년부터 '갱신'을 선언하고 기존과는 새로운 시리즈II를 시작했다. 과거와는 달리 홈페이지(http://www.newleftreview.com)에서는 몇몇 논문을 pdf로 얻을 수도 있다 ― 역주)에서 발행되는 현실적 유토피아 프로젝트 총서로 발간되기 전에 논문을 수정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현실적 유토피아 프로젝트 총서에 대한 이익금은 이후의 회의개최와 출판을 위한 자금으로 이용된다.

1999년 현재, 4회의 회의가 아래와 같이 개최되었다.

1. 기초소득보장(1991, Basic Income Grants)

단순하면서도 보편적인 무조건적 소득보장에 의해 현존 복지국가들의 소득이전 프로그램을 대체하려는 제안에 대한 철학적, 경제적 기초를 논의하는 필립 반 파리스(Philippe van Parijs)의 초고에 대한 회의였다. 이 때의 회의에서 발표된 논문들은 현실적 유토피아 프로젝트 총서로는 출판되지 않았지만 관련된 주제는 반 파리스가 편집한 {기초소득논의(Arguing for Basic Income}(Verso, 1993)에 실려있다. (기초소득보장, 새로운 변혁주체, 노동시간단축 등을 연결짓는 논의로는 앙드레 고르, [노동조합의 새로운 과제 : 노동으로부터의 시간의 해방]; 국제연대정책연구회 역, {지구화 시대의 전세계 노동자}, 문화과학사가 있다― 역주)

2. 이차적 조합과 민주적 통제(1992)

이 때의 회의는 자본주의사회에서의민주적 통제(democratic governance) 문제를 다룬 조슈아 코헨(Joshua Cohen)과 조엘 로저스(Joel Rogers)의 다면적이고 의미심장한 초고를 다루었다. 토론에서 쟁점이 된 내용은 비국가적이고, 준-자발적인 이차적 조합에 필요한 통치역할을 제도화함으로서 민주적 자본주의에서의 민주주의와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에 관한 것이었다. 이 회의에서의 논문들중 일부는 {정치와 사회(Politics & Society)} 1992년 12월의 특별쟁점에서 다뤄졌고 전체 논문은 버소 출판사의 현실적 유토피아 프로젝트 총서로 {조합들과 민주주의(Associations & Democracy)}(1995)

3. 시장사회주의 모델(1994)

3차 회의 때에는 논문이 아니라 존 로머(John Roemer)의 {사회주의의 미래(A future for Socialism)}(Harvard University Press, 1994; 국역 {사회주의의 미래}, 한울)라는 책을 중심으로 모였다. 이 회의는 로머가 제안한 상품을 구매하는 화폐와 기업에 대한 지분을 구매할 수 있는 쿠폰이라는 두가지 종류의 교환수단이 있는 형태의 시장사회주의 형태에 대한 논의를 심화시켰다. 이 제안의 핵심은 (a) 쿠폰은 성인이면 누구나 동등하게 배분되며 쿠폰 시장에서 교환되어서 지분을 살 수 있게 되며 (b) 쿠폰은 화폐와 교환될 수 없기 때문에 화폐는 쿠폰가치로 변환될 수 없으며 따라서 쿠폰도 화폐가치로 변환될 수 없고 (c) 쿠폰가치에 따라 공유된 소유권으로 인해 대중들은 배당의 형태로 기업의 화폐이윤을 받게 된다. 이 회의 때 발표된 논문 중 일부는 {정치와 사회} 1994년 겨울호에 실렸고 전체 논문은 버소 총서 2권인 {평등한 지분(Equal Shares)}(1996)에 실려 있다.

4. 선진자본주의에서의 효율적 재분배(1995)

4차 회의는 경제학자인 사무엘 보울즈(Samuel Bowles)와 허버트 진티스(Herbert Gintis)가 제출한 논문에 기초했다. 이 논문은 좌파적 경제전략을 재활성화하기 위해서 좌파는 소득의 재분배나 국가의 서비스공급이 아니라 광범위한 자산 재분배에 초점을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제대로 설계된 자산재분배 시스템은 평등주의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고 생산성 증대를 이룰 수도 있다. 이러한 논의는 세가지 주요 사례를 통해 정교화된다. ① 기업에서 자산을 노동자들에게 재분배하는 것은 감시비용을 감소시키고 일을 열심히 할 유인을 제공함으로써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있고 ② 급진적 평등주의적 보증인 시스템에서의 학교교육에서의 자산의 재분배는 학교가 부모에게 보다 책임성을 가지게 됨에 딸 교육적 필요에 보다 효율적으로 부합할 것이며 ③ 현재 거주자에게 주택에 대한 소유권을 부여해서 공공주택자산을 재분배하게 되면 공공주택이 보다 잘 유지될 것이다. 이런 논의를 통해 보울즈와 진티스는 전통적인 좌익들이 혐오했던 민주주의에서의 사적재산권 제도와 시장을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 4차 회의의 논문 중 일부는 {정치와 사회} 1996년 12월에 실렸고 모든 논문은 보울즈와 진티스가 새로 쓴 결론과 더불어 현실적 유토피아 프로젝트 총서 3권인 {평등주의의 개작(Recasting Egalitarianism)}(1999)로 발간되었다. (사무엘 보울즈와 허버트 진티스는 모두 미국에서 좌파이론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매사추세츠대학(UMASS) 경제학과 교수로 있다. 국내에 번역된 보울즈와 진티스의 저작은 {자본주의와 학교교육}(이규환 역, 사계절)과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박형준·차성수 역, 백산서당)이 있다. 참고로 매사추세츠 주립대학은 Rethinking Marxism이라는 포스트모던 맑스주의 ― 포스트맑스주의가 아니라! ― 저널을 실질적으로 펴내는 곳이기도 하며 우리에게 친숙한 로카연구소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 역주)

이후 몇 년 동안에 계획된 회의

1. 심의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의 실험

이 회의는 1992년에 개최된 "2차 조합과 민주적 통제" 회의의 연속선상에 있다. 1992년 회의때의 아이디어들은 딜레마와 잠재력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진지한 토론을 통해 현재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 4, 5가지의 조합민주주의(associative democracy) 실험을 통해 검증될 것이다. 5가지 실험이 논의될 것이다.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의 참여예산실험(포르투 알레그레에 대한 국내 연구로는 신중현, [브라질의 지방자치제에서의 노동자당의 경험과 과제], {동향과전망} 26호 95년 여름호 등이 있다. 그리고 브라질 노동자당(PT)의 최근 모습에 대해서는 {읽을꺼리} 3권(http://copyle.jinbo.net)을 참고할 것. ― 역주): 포르투 알레그레에서는 여러 [자치]구의 대중의회(popular assembly)가 도시의 예산의 우선권을 결정하고 예산이 사용되는 구체적인 사업들 몇가지를 결정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 대한 연구는 포르투갈 꼬앙브라(Coimba) 대학의 보아벤뚜라 상투스(Boaventura Santos)교수가 준비하고 있다.

위스컨신 주 밀워키의 노동시장 및 숙련형성 계획: 고용인과 노동조합, 지역단체들이 모여서 직업과 숙련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조율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조엘 로저스가 책임을 맡고 있는 위스컨신 대학교의 위스컨신전략센터가 이 프로젝트의 집행과 전개에 대한 연구에 대해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시카고에서의 지역경찰제도와 분권적 교육제도: 정책결정과 집행과정에서 기층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끌어내기 위한 노력으로, 최근 MIT대학의 아천 풍(Archon Fung)이 이 제도에 대한 정치학 박사논문을 발표했다.

환경규제에서의 새로운 형태의 이해당사자(stakeholder) 위원회: 경제발전에 관심이 있는 환경운동가와 대중들이 모여서 실행가능한 서식지보존계획을 고안하려는 시도이다.

인도의 서 벵갈에서의 마을운영계획: 이는 매우 다른 종류의 실험으로 마을운영에서 보통의 농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여러가지의 제도적인 혁신을 포함하고 있다.

아천 풍과 에릭 올린 라이트는 이 주제에 대한 [심의민주주의의 실험들(Experiments in deliberative democracy)]라는 도입논문을 썼다. 여기에서는 위의 실험들 각각에 대한 사례연구가 제기하는 문제와 질문들의 목록을 소개했고 2000년 1월에 개최될 예정이다.

2. 무조건적이고 보편적인 기초소득보장

최초의 현실적 유토피아 프로젝트 회의는 시민배당(citizen dividend), 기초소득보장(basic income grant), 무조건보장소득(unconditional guaranteed income) 등이라 불리는 제안에 대한 논의를 다뤘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여러 논쟁과 저작들이 있었는데, 특히 유럽복지국가의 개혁에 대한 맥락의 논의가 많았다. 이 회의를 통해 우리는 다시 한번 같은 주제를 다루게 된다. 벨기에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필립 반 파리스는 BIEN(Basic Income European Network)의 핵심회원 중의 한 명으로 기초소득논쟁과 이에 대한 철학적, 경제적, 사회학적 기초에 대한 책을 집필 중이다. 이 책이 회의의 기초 문건으로 이용될 것이며 2000년 가을이나 2001년 초에 개최될 예정이다.

3. "변혁적 인지 정치학(transformative poli- tics of recognition)"의 제도적 함의

1995년 페미니스트 철학자인 낸시 프레이저(Nancy Fraser)는 {신좌파평론}에 [인지 정치학(politics of recognition)]이라는 논문을 썼다({신좌파평론} 2000년 5/6월호에는 Rethinking Cognition을 발표했다 ― 역주). 여기에서 프레이저는 좌파의 전통적인 재분배 정치학과 선진자본주의사회에서 출현하고 있는 다양한 "정체성 정치학"조류들 사이의 관계가 갖는 문제를 탐구했다. 그녀는 가장 발전된 형태의 정의에 대한 급진적 사회이론이라면 분배의 정치학 뿐 아니라 인지의 정치학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을 했다. 이 논문은 매우 도발적이고 웅변적이었지만 확장된 정의 개념을 적용하기 위해 어떤 종류의 제도들이 필요한 지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가지는 못했다. 1997년 1월 프레이저가 헤이븐 센터에 1주일 동안 방문했을 때 이러한 주제에 대해 강의를 했고 제도적 설계에 관련된 문제에 대해 밀도있는 일련의 토론을 할 수 있었다. 현재 그녀는 초기 구상을 수정하고 있으며 이러한 관심[구체적 제도와의 관계]을 포함하도록 확장하고 있다. 이 작업이 끝나면 설득력있고 흥미로운 결론이 제출되리라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는 이 주제에 대한 현실적 유토피아 프로젝트 회의를 2002년에 가질 계획에 있다.

에릭 올린 라이트(1999년 1월)
2000/09/15 00:00 2000/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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