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그 동안 안녕하신지요. 지난번 개혁통신을 비정기적으로 내겠다고 말씀드린 것을 기억하시는지요. 이번에 중대한 사안이 있어 개혁통신을 오랜만에 다시 띄웁니다. 그 사안이란 다름 아닌 부패방지법시행령 제정에 관한 것입니다. 부디 귀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대통령께

6년을 끌어온 부패방지법이 지난 6월 28일 국회를 통과하였습니다. 그리고 한 달 후 청와대에서 대통령께서 부패방지법에 서명함으로써 바야흐로 정부와 민간의 반부패운동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 17일 입법예고된 부패방지법시행령(안)은 정부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최고의 가치로 평가받는 '깨끗한 정부'에 대한 대다수 시민들의 기대를 담아내기에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만약 현재의 내용대로 시행령이 확정된다면 "부패의 발생을 예방함과 동시에 부패행위를 효율적으로 규제함으로써 청렴한 공직 및 사회풍토의 확립에 이바지"한다는 부패방지법의 목적은 달성될 수 없습니다. 특히 지난 6년간의 부패방지운동의 소중한 자산인 '공익제보' 제도가 '종이위의 제도'로 전락할 위험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는 부패방지법이 통과된 직후 청와대에서 열린 「부패방지대책 보고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차질없는 부패방지법의 시행"을 위해 "부패방지법만 만들것이 아니라 실효성 있게 시행해서 부패를 방지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활용할 것"을 당부하고 뒤이어 바로 "감사원, 검찰청 등이 부패척결의 자기 소임을 철저히 이행하는 사명의식을 갖고 노력"해 줄 것을 덧붙이셨습니다.

그러나 대통령님,

시행령의 핵심 조항들이 검찰청이나 기획예산처와 같이 이 법의 시대적 의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의 논리에만 집착하는 관료층에 막혀 변질될 위험에 처해있습니다. 전문가 토론회에서 기획예산처는 "다른 보상제도와의 형평성이나 예산상의 어려움을 고려"하여 '1천5백만'원 이상의 보상금은 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애초에 부패방지기획단 내부의 논의과정에서 최고 10억원 한도의 보상금 액수가 제안되었으나 법무부나 기획예산처 등 관계 부처와의 논의과정에서 2억원으로 하향되었습니다.

대통령님, 외압에 의한 재벌의 비업무용 토지에 대한 감사중단 사실을 제보한 이문옥 감사관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는 평생을 몸담아왔던 감사원에서 '공직상 비밀'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자리에서 강제로
2001/08/30 00:00 2001/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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