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의 자진사퇴가 당진군 정상회복의 지름길이다

충남 당진군의 ‘시 승격’을 목적으로 한 사상 유례 없는 대규모 위장전입사태에 대해 언론보도 초기 책임회피성 태도를 보이던 ‘민종기’당진군수가 4월 3일 ‘군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제하의 담화문을 통해 결국 책임을 시인하고 나섰다.

그러나 담화문을 살펴보면 “당진은 농촌이면서 도시형의 행정을 요구, 자칫하다간 인근도시에 도시의 중심성을 빼앗기고 경쟁력 없는 삼류도시로 전락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당진 시 승격은 절박하고도 시급한 문제…”라며 맹목적 애향심을 부추기고 있으며 자기합리화를 위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진정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이에 전국 17개단체로 구성된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당진군위장전입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며, 당진군이 정상화를 위한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당진군과 소위‘당진시추진위원회’가 개입한 것으로 나타난 불법 위장전입실태는 참으로 황당하여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어느 공무원의 집에는 50명, 어느 아파트 세대에는 83명, 건강식품 판매장인 가건물에 99명, 새마을회관에 48명, 문예회관에 300명, 원룸빌딩에 40여명의 수녀 등 공무원들에게 할당까지 되어 추진된 최소 1만 명 이상의 탈법위장전입의 실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시 승격이 되면 교부금 수백억 원이 늘어나고, 사회복지 및 SOC 확충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대대적인 주민홍보와 공무원들에게는 직제와 공무원 수가 늘어나고 승진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동기부여 하여 지역사회 전체가 ‘시 승격이라는 자기함정’에 빠져 불법마저도 자기합리화하고, 불법행위를 지적한 시민단체 관계자를 오히려 이단시하며 배척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대규모 불법 위장전입 음모는 그 자체로 그치지 않고, 실상을 숨긴 채 충남도에 주민등록 일제조사결과를 허위로 보고하는가 하면, 허위의 자료와 근거로 된 시 승격 안을 충남도를 거쳐 행정안전부에 제출하여 현재 계류 중이다.

더욱이 위장전입의 결과로 지난 12월대선 당시 당진군의 투표율이 전국 시군구 기초 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낮은 55.6%를 기록하는 등 결과적으로 기본권을 침해하는 사태까지 야기하였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지역의 한 시민운동관계자가 ‘민 군수 측의 인사들’로부터 “군수를 검찰에 고발하지 말 것”, “면담과 성명서를 통해 군수 사퇴 주장을 하지 말 것” 을 요구받았고 신변상의 위협까지 받기도 하였다.

당진 사태에 즈음하여 우리는 민선지방자치의 현주소에 대해 심각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재선을 노린 단체장은 극단적 소지역 이기주의를 이용하여 치적을 쌓기 위한 대형 개발 사업들이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

또한 주민이 중심에 서는 ‘풀뿌리 주민자치·민주적 지방자치’가 아닌 ‘관료자치’, ‘토호자치’의 현상들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 이처럼 안하무인의 관료·토호자치가 가능한 이면에는 지역의 지배세력형성과 유지에 사이비언론과 소위 폭력배까지 동원되는 야합구조가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일부 권력기관까지 유착의 징후들을 보이며 지방의 부정과 부패를 고착시키거나 확대재생산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목적달성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현상이 단적으로 드러난 곳이 당진이다. 불법을 주도하고 초래한 ‘민종기’ 당진군수가 무한책임 운운하면서도 주민들을 향해 맹목적 애향심을 자극하고, 불가피성을 역설하는 등 자기합리화하려는 태도는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당진의 이미지를 비롯한 소중한 가치를 크게 손상시킬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사태의 조기 수습과 유사사례 재발방지를 위한  자명하고도 합당한 해법은 ‘민종기’ 군수가 즉각 사퇴하고 더불어 응분의 법적 책임을 지는 길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제도적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 강구는 물론 충남도와 행정안전부 등 감독기관의 책임소재의 규명에도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만여 명의 불법 위장전입을 주도한 민종기 군수가 자진 사퇴하는 것이 늦춰져선 안 된다. 우리는 민 군수의 자진 사퇴가 ‘당진’ 지역사회의 정상적인 회복의 지름길임을 확신하며, 사태의 추이를 지켜볼 것이다.

2008/04/04 13:31 2008/04/0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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