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유전정보 이용에 대한 대중 심포지엄 개최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는 8월 1일 COEX에서 인간 유전정보 이용의 사회·윤리적 문제에 대한 대중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시민과학센터 김환석 소장은 개회사에서 "과학기술은 전문가만의 영역이어서는 안되며 과학자나 윤리학자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인간유전정보 이용 문제에 대해 균형된 판단을 하고 사회적 대책으로까지 수렴하는 메카니즘이 필요하다"며 심포지엄의 취지를 밝혔다. 오후 1시부터 4시반까지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생명공학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측과 생명공학 발전 우선을 주장하는 측간의 뜨거운 토론이 이어졌다.

"유전자 검사 예측성 신뢰 위험", "유전자로 인한 차별, 인권침해 우려"

주제발표에서 신동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배아 연구의 규제나 인간복제술의 방지보다는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산부인과 잉여배아의 폐기나 산전 진단술의 남용 등 구체적인 상황에 적용이 가능한 법안들이 필요하다"며 "기본적 권리로 보호되어야 할 문제를 상상력에 근거해 지나치게 반대하거나 단기적 수익창출을 위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태희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원은 "특정 질병과 유전자 간의 연관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유전자 검사의 과학성과 예측성을 신뢰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기술이 발전되더라도 유전자 검사는 기존 검사와 병행하여 이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은희 조선대 교수는 "유전자검사로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결과가 나온 사람이 보험이나 고용에 있어서 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에게 안전한 노동요건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주장하였다. 인하대 원혜욱 교수는 "범죄 수사에서 유전자 감정 기술이 이용되고 있으나 이를 절대적인 증거로서 이용한다면 정보수집에서의 오판이나 과학에 대한 신봉으로 인권침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생명공학기술은 세계적 대세, 제대로 이용하면 효용성 크다"

반면, 엠바이오젠 홍성수 대표는 "유전자 검사는 특정 유전질환자를 위한 치료 목적으로 시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현단계에서 일부 잘못이 있지만 앞으로의 효용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 "질병은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지 유전정보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유전정보가 고용이나 보험에 있어서 심각하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유전자 차별문제는 현단계에서 고민이 될 수 었다"고 주장했다. 또, 중앙일보 홍혜걸 기자는 "생명공학기술의 발전은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생명공학기술에 대한 브레이크가 反과학이나 反자본주의로 이어져 한국의 기술발전이 뒤쳐져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과학도 사회의 일부일 뿐"

이에 대해 김동광 시민과학센터 운영위원은 "세계적 추세와 생명공학이 미래에 중요할 것임은 인정하지만 과학도 사회의 일부"라며 "결과물이 비인권적차원에서 얻어진다면 '우물안 개구리'의 해프닝만 발생시킬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유전정보의 활용에 경제적, 사회적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에서 누가 유전정보를 자원으로서 활용하게 될지는 자명하다"며 "현재의 불평등 구조에 또하나의 불평등한 구조를 얹는 옥상옥이 될 것이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유전정보 이용에 관한 시민배심원으로 활동하는 최순애 씨는 "언론이나 기업은 유전자정보이용의 순기능만을 나열하지 말고 염려되는 사항들을 제시하여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나의 정체성이 모두 유전자에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유전자 결정론은 배격해야한다"며 "유전정보에 대한 지나친 기대보다는 스스로를 지켜갈 최소한의 내밀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전공학이 '도깨비 방망이'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단국대의 한 의대교수는 "선진국에 비해 아직 한국의 생명공학 기술은 초등학교 수준이기 때문에 보다 기술 발전에 노력해야 하지만 인권 보호의 문제를 완전히 떠나서는 안된다"며 "IT산업처럼 BT산업으로 이용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건국대의 윤현식 씨는 홍혜걸 기자의 의견에 대해 "과학에 대한 맹신으로 유전공학이 '도깨비 방방이'로 인식되고 있다"며 "생명공학에 대해 제대로 된 시각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김종원 씨는 "아무도 국민소득 5천불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국민적 정서에 영합해 남용되는 것은 경계하고 우리에게 생존이 걸린 만큼 외국과의 경쟁의 터전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하였다. 고려대 이선주 씨는 "유전정보를 인간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 바로 인권"이라며 "진단이 아니라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해야한다"고 밝혔다.

사회를 맡은 이영희 교수는 유전정보 이용에 대해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것 아니면 저것의 흑백논리로 가서는 안되며 시민들의 참여로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한다"고 정리했다.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는 이번 심포지엄에 이어 10월에 '유전자치료의 사회·윤리적 문제'에 관한 대중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신동일 씨는 '유전체 이용에 대한 법적, 사회적 문제', 인도주의 실천의사협의회의 한태희 씨는 '유전자 검사의 유용성 그리고 한계 ― 유전자 검사 그 허와 실', 영남대 국제통상학부의 이근창 교수와 조선대 과학교육학부의 조은희 교수는 '보험과 고용에 있어서의 유전자 차별', 인하대 법대 원혜욱 교수는 '범죄수사용 유전자 감정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였다. <사이버 참여연대>

조노은진 |사이버 기자단 w-turtle@hanmail.net
2001/08/15 00:00 2001/08/15 00:00

트랙백 주소 :: http://blog.peoplepower21.org/PSPD/trackback/4156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