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9일 근로시간단축을 위한 시민사회단체의 토론회에 이어 오늘 10월 17일 대안연대회의, 참여연대, 경실련이 근로시간단축의 조속한 실현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첨부한 선언문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근로시간단축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공동선언

근로시간단축의 조속한 실현을 촉구함

2001년 10월 1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안연대회의, 참여연대


지난 2000년 10월 23일 노사정위원회에서는 주 상한 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연간 근로시간을 2,000으로 단축해 나가기로 노사간에 합의한 바 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가 1년 가까이 진행되어 왔으나, 몇몇 사안에 대한 노사간의 의견 대립으로 아직 최종 합의를 보지 못한 상태이다. 일부에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이 제도의 연내 입법화는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는 근로시간 단축이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킴은 물론이거니와 한국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데 필수적인 사항이라고 본다. 따라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입법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사간의 성의있는 대화와 타협을 촉구하는 바이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장시간노동 실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국제노동기구(IL0)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현재 한국은 연간 노동시간 평균 2474시간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 노동시간국으로 나타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지의 보도에 따르더라도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선진국들과 비교해서는 물론이거니와 터어키, 베트남, 이집트 등의 후진국들보다도 더 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장시간 노동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폐해 또한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인적자본 투자 증대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이루기 위해서 노동시간 단축은 필수적인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우선 근로자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이를 기초로 지금까지 한국의 생산현장을 지배해온 노동의 시간과 양을 중시하는 대량생산시스템으로부터 노동의 질과 타이밍을 중시하는 고품질․고능률 체계로의 이행이 촉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노동시간 단축은 산업재해의 감소를 수반하여 생산활동과 관련한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개별 노동자들이 근로시간의 단축으로 늘어나는 시간을 여가활동에 사용함으로써 레저나 스포츠 등을 비롯하여 새로운 사회구조에 적합한 새로운 산업을 발전하는 한편 참여적 시민이 되어 자기계발과 더불어 적극적 NGO 활동 참여 등을 통하여 우리사회가 보다 건강한 모습을 갖추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은 일자리 창출을 통하여 현재의 실업문제를 해결하는데도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주40시간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될 경우 총고용이 5.2% 증가하여 68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은 이와 같이 실업구제라는 사회적 연대를 실현하는 데에도 기여를 할 것이다.

현재 노사정위원회에서 노사간의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제시된 공익위원안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이해당사자들이 공동으로 분담하고 생활수준의 저하 없이 근로시간을 단축한다는 원칙에 따라 미흡한대로 노사간의 쟁점을 최대한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근로시간 단축의 의미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접근법이 요청되며 비정규직에 대한 보호와 중소기업 지원책도 반드시 함께 마련되어야 함을 지적하고자 한다. 현재 전체 노동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특히 장시간 노동과 법적 보호의 미비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따라서 이 제도가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에게 우선적으로 실시된다면 비정규직이 더욱 확대되고 근로조건의 격차가 보다 심화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근로시간 단축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손실이나 하청, 용역의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완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근로시간 단축이 보다 긴급하기 때문이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중소기업에 특히 타격이 될 것임을 짐작

하기란 어렵지 않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중소기업 부문이 겪게될 경영상 어려움에 대해서는 정부가 금융․세제 등 제도개혁을 통한 적극적 지원책으로 해소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인적자본의 증가와 근로의욕의 증진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 대표기구들과의 협의를 통하여 지원대책을 마련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대승적 합의를 통하여 주40시간 근로제와 주5일 근무제를 2002년부터 시행하여 빠른 시일 내에 실근로시간을 2000시간 이하로 줄여야 한다. 노사간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부분들은 2000년 10월 23일 노사정 합의문의 기본 정신에 따라 해결되어야 한다. 우리사회의 시대적 과제라 할 수 있는 근로시간 단축을 빠른 시일 내에 실현되도록 하기 위하여 노사정 모두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하며,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노사간에 쟁점이 되고 있는 핵심 현안 문제들에 대한 우리의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근로시간 단축 일정]

- 공익위원안이 우선 근로시간 단축 부문으로 제시하고 있는 공공부문, 금융․보험업의 경우 이미 41-42시간 근무하고 있어 법개정을 통하여 40시간으로 단축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반면 중소기업 부문은 주당 50시간을 상회하는 장시간근로가 일반화되어 있어 근로시간 단축이 시급한 부문이다. 단계적 근로시간 단축은 대규모 사업장과 중소사업장 간의 근로시간 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하며 근로자들 사이의 불평등과 더불어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더욱 심화시킴으로써 근로시간 단축의 의의를 상실케 할뿐만 아니라 사회적 불안을 조장할 수 있다.

- 현실적인 여건상 전면적인 실시가 어렵다면, 1989-91년 근로시간 단축 경험에 비추어 2-3년 이내에 모든 사업장에 실시되도록 공익위원 안보다 일정이 단축되어야 한다. 단 일정보다 앞서 근로시간 단축을 실시하는 중소기업 사업장에 대해서는 정부가 금융․세제․고용보험 등 정책수단을 통하여 지원해야 한다.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근로시간 상한]

- 근로감독 등 노동행정인프라가 미흡한 시점에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현재의 수준보다 확대하는 것은 불규칙․장시간노동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근로자의 노동시간이 세계최장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확대적용은 적절치 않다.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확대는 주40시간 노동제가 완전히 정착된 이후에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현행 근로기준법 52조에 의한 연장근로를 시행할 경우 일단위 근로시간의 상한이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것은 입법의 불비라 할 수 있다. 연장근로를 시행하는 경우 일단위 상한 근로시간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연월차 휴가]

- 월차휴가를 연차휴가로 통합하되 근속년수가 증가함에 따라 휴가일수가 늘어나는 현행의 휴가제도 체계는 존속될 필요가 있다. 단 근속년수가 1년 증가할 때 휴가가 하루씩 증가하는 현재의 휴가제도는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될 경우 근속년수가 많은 근로자에 있어 휴가일수가 과도하게 많아지는 문제가 발생하므로 근속년수 증가에 따른 휴가 일수 증가 폭은 현행보다 다소 축소할 수 있다. 따라서 근속년수 1년 이상의 근로자에 대해서 18일의 휴가를 주고 근속년수 3년 증가에 1일씩 휴가를 추가하는 것은 합리적인 안이라 본다. 그리고 근속년수 1년 이상의 근로자에 대해서는 연속 2주 이상의 휴가사용을 보장하고 1년 미만 근속자에게도 1월당 1.5일의 휴가를 비례부여해야 한다.

- 근로자들이 본인의 휴가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실노동시간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따라서 사용자의 적극적인 권유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금전보상 의무를 면제하는 공익위원안은 설득력을 지닌다. 단 사용자들이 이 제도를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용자의 휴가사용 촉구 의무와 위반시 엄중한 벌칙을 부과하는 규정을 두어야 할 것이다. 한편 사용자는 연월차휴가 22일을 초과하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초과하는 일수에 대하여 통상임금으로 지급하고 휴가를 주지 아니할 수 있다. 이 경우 휴가제도와 직업훈련제도를 연계하여 재충전을 위하여 휴가를 선용하는 근로자에 대해 적극적 지원을 하여 휴가관행을 개혁하고 생산성 제고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참조] 쟁점별 노사, 공익위원, 공동선언문 입장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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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17 08:21 2001/10/17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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