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호] 세계과학회의 후속, 국내 과학기술활동 모니터링 정책권고
정기간행물(종간)/시민과학 :
2001/10/29 00:00
세계과학회의후속과학기술활동모니터링 결과발표회 2001. 9. 26
1. 머리말
― 1999년 UNESCO와 ICSU 공동주최로 "세계과학회의"가 열려 21세기 과학과 사회의 새로운 계약을 다짐한 후, 2000년은 UN이 정한 "세계 평화문화의 해"였고 이어 2001년은 "UN 문명간 대화의 해"이나, 이런 UN의 노력이 무색하게, 최근 미국에서 대규모 테러가 발생했으며 이에 대해 미국은 보복 전쟁으로 답하려 하고 있는 불안한 상황임.
― 그런데 테러나 전쟁은 모두 과학기술의 산물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따라서 이번 사태는 오히려 "세계과학선언"에서 강조되었듯이 과학기술의 평화적 개발과 사용이 인류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한눈에 보여준 사건임.
― 아울러 테러나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자체만이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종교적 관계들이 함께 고려되고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것을 이번 사건은 잘 보여주고 있음.
― 따라서 21세기에 인류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한 과학기술 발전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사회적·윤리적 측면에 대한 깊은 성찰에 바탕하여 자연과학·공학·의학과 인문·사회과학간의 유기적 협력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세계과학회의의 교훈을 다시금 얻을 수 있음.
2. 과학기술활동 모니터링 및 정책 권고의 기준
― 20세기 과학지식과 그 응용은 인류에게 엄청난 혜택을 가져왔던 반면, 환경의 악화와 기술적 재난을 초래했으며 사회적 불균형과 배제에 기여했다고 그 공과를 진단할 수 있음.(세계과학선언 3조)
― 21세기에 과학 연구 및 과학지식 이용의 대원칙은 (첫째) 인류의 복지를 목표로 해야 하고, (둘째)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 및 전지구적 환경을 존중해야 하며, (셋째) 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향한 우리의 책임을 완전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임.(선언 39조)
― 위와 같은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21세기 과학의 방향과 성격을 세계과학선언에서는 1) 지식을 위한 과학과 진보를 위한 지식, 2) 평화를 위한 과학, 3) 발전을 위한 과학, 4) 사회 속의 과학과 사회를 위한 과학의 4가지로 정리하고 있음.
― 따라서 세계과학선언에 따라, 한 나라의 차원에서 21세기 과학기술 활동과 정책의 목표를 세운다면 그것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환경적으로 건전한 발전"(선언 33조) 즉 한마디로 "지속가능한 발전"이 될 것이고, 이 때 "과학 정책결정과 우선순위의 확립은 포괄적인 발전계획 및 지속가능한 발전전략 수립의 일부분으로 통합되어야"(선언 37조) 비로소 효과적일 수 있을 것임.
― 우리나라 과학기술 활동과 정책에 대한 모니터링과 향후 정책권고의 기준 역시 이러한 의미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정책이란 과거처럼 "어떻게 하면 더 빨리 과학기술을 개발하느냐?"가 아니라 "어떠한 과학기술이 지속가능하며 이를 어떻게 개발 및 사용해야 하느냐?"에 주안점이 두어진다고 하겠음.
3.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영역별 정책 권고
1) 지식을 위한 과학; 진보를 위한 지식
□ 기초과학 연구 지원 확대해야 함
○ 특히 기초과학 연구 활동의 근거지이자 다음 세대 기초과학 연구인력 교육 기능을 맡고 있는 대학의 기초과학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
□ 과학기술 연구 성과 공유 및 확산
○ 전문가들 사이에 연구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국가 전체의 과학기술 DB구축
○ 과학기술 성과를 대중에 알리고, 과학기술 연구 성과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함
○ 이를 위해 인간 유전체 사업단의 ELSI 프로그램처럼, 주요 국책 연구개발 사업에서 연구비의 일정 비율을 성과의 대중 홍보와 그 사회적 함의 연구에 쓰도록 하는 제도적 방안 등
□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 인력 관리 및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 보완
○ 체계화된 통계 데이터 축적과 고급 과학기술 인력의 현황에 대한 기초 통계 작업이 필요함(예: NSF의 SESTAT)
□ 자연과학·공학과 인문·사회과학간의 학제적(interdisciplinary) 연구활동을 촉진
○ 학제적 연구 분야에 대한 지원 제도 필요
- 대학의 전공과정 설치, 교과과정에 반영하는 학교에 대한 평가 인센티브 등
- 장기적으로는 획일적인 이과/문과 구분을 극복할 수 있는 커리큘럼과 학위 제도 마련
- 학제적 연구 촉진 방안의 하나로 협동 연구, 산학연 교류 프로그램 활성화 필요(이를 위해 인지도를 높이고, 참여효과가 실질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지원 규모 확대가 필요)
○ 학제적 연구를 위한 연구센터 설립: 과학기술과 사회 등 학제간 분야의 연구 촉진과 지원 연구활동 활성화를 위한 제도로 기존의 SRC(과학연구센터), ERC(공학연구센터), SCRC(과학문화연구센터)와 같은 연구센터(가칭 학제적 연구 센터, Interdisciplinary Research Center, IRC)를 설립할 필요
2) 평화와 발전을 위한 과학
[과학기술과 환경]
□ 환경과학기술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국가적인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추진되어야 함
□ 관련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환경과학기술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국가기본체계(National Framework)의 수립과 이행이 추진되어야 함
○ 각 부서에서 추진하고 있는 환경과학기술의 개발이 효율적이고 synergy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국가의 환경과학기술개발이라는 큰 틀에서 부처간 적극적인 협력이 이루어지기 위한 환경과학기술분야에 대해서 국가적인 Framework이 수립되고 이행되어야 함
□ 자연환경(생태계) 및 생물다양성 등 생물자원의 보전에 관한 기술개발사업에 대한 투자를 제고해야 함
○ 이러한 기술은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의 훼손된 환경을 복원시키고 감소되고 있는 주요한 생물종을 보전할 수 있는, 훼손된 자연생태계와 오염토양(지하수)의 생태적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한 제반기술 개발이고 지속 가능한 자원의 이용을 위한 기반기술로 정부의 투자 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함
□ 토양과 지하수의 오염감시기술에 대한 기술개발사업에 대한 투자를 제고해야 함
○ 토양과 지하수는 일단 오염되면 복원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거나 또는 큰 재원과 오랜 시간이 소요되므로 토양과 지하수는 오염되기 이전에 이들을 오염시키는 오염물질의 확산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효율적인 오염감시기술이 필요
□ 개발된 환경관련 신기술의 보급 및 이용에 대한 지원대책의 추진되어야 함
○ 우리나라에서는 개발된 신기술이 효율적이라 할지라도 기존의 잘못된 관행과 불합리한 제도로 인하여 신기술의 사용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으로 신기술의 보급 및 이용을 촉진할 수 있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함
[과학교육의 향상]
□ 과학교육 목표에 대한 재검토
○ 명목상의 목표 제시에 벗어나 실제 과학교육에서 실현될 수 있는 목표 설정
○ 과학기술 시대의 요구와 필요에 필요한 구체적인 과학교육 목표 설정 및 실현 제고
□ 과학 교육과정 평가 및 연구 강화
○ 과학 교육과정의 실시에 따른 평가 강화
○ 과학 교육과정 개정시 충분한 연구기간과 각계의 의견 수렴
□ 대학의 과학기술 교양과목에 대한 지원
○ 과학기술의 다면성을 다루는 과목의 개설 권장
○ 과학과 기술과 사회를 함께 포함하는 주제통합형의 교양과목 개설 권장
○ 과학기술 교양과목의 개설 수 확대 권장
□ 과학교육 발전과 질적 향상을 위해 정부 부처의 기원 강화
○ 과학교육 목표 실현에 대한 교육인적자원부, 과학기술부 등 관련 기관의 지원
○ 과학 교육자 직무 능력 향상을 위한 관련 부처의 지원
[과학대중화와 과학커뮤니케이션]
□ 과학자들의 대중과 의사소통 노력 강화
○ 연구결과에 대한 대국민 설명 및 홍보의 강화
○ 학회의 과학대중화활동 강화
□ 과학단체 및 정책수립자들의 과학활동에 대한 대중적 신뢰 추구 강화
○ 법 상에 명시되어 있는 과학문화창달을 위한 시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예산 및 인력 지원
○ 민간과학문화단체의 과학대중화활동 지원
□ 과학기술정책 결정과정에서 시민참여 촉진
○ 선택의 가능성에 관한 민주적 토론을 촉진하기 위한 적절한 참여기제를 만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될 때 참여확대라는 기본정신이 실현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정부의 인식 필요
○ 한국의 상황에 맞는 시민참여 모델 연구, 토론, 실험하는 사회분위기 조성
□ 과학커뮤니케이터 등 대중의 인지도 제고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훈련 프로그램 강화
○ 과학커뮤니케이터의 다양한 연수프로그램 실시
○ 과학기술자의 커뮤니케이션 기법 연수 실시
□ 과학관 과학센터의 과학대중화를 위한 프로그램 강화
○ 학교과학교육과 연계선상에서 다양한 프로그램 강화
○ 핸즈온 프로그램의 강화
○ 다양한 과학관의 설립 및 운영
[과학과 정부정책]
□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한 정부의 역할 강화
○ 연구개발투자를 증가시키는 데 있어서 정부가 차지하는 비중을 상향조정
○ 특히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공익적(Public Interest) 연구개발활동이 차지하는 비중을 제고
□ 사회문화적 문제를 고려한 과학기술정책의 기획 및 집행 강화
○ 기술혁신 촉진과 위험성 완화를 동시에 고려하는 기술영향평가(Technology Assessment) 제도의 실시
○ 과학기술의 사회문화적 문제에 대한 연구 및 토론을 강화하기 위한 과학기술 ELSI(Ethical, Legal and Social Implications) 프로그램의 실시
□ 과학기술인력의 대우 및 활용을 촉진
○ 과학기술인력의 연구여건 조성 및 자기개발 촉진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
○ 인력의 교류 및 이동이 수반된 산학연협력 및 기술이전 사업을 촉진
□ 과학기술 국제협력의 양적·질적 수준 제고
○ 과학기술 국제협력에 대한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상대적 비중을 제고
○ 개발도상국과의 협력을 촉진하고 국제적 규범의 형성에 능동적으로 참여
3) 사회 속의 과학과 사회를 위한 과학
[과학과 윤리]
□ 과학·공학윤리 교육 및 연구의 활성화
○ 생명·의료윤리 외에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연구윤리, 공학윤리 등의 주제들에 대해 천착
○ 이공계 전공자들을 위한 연구윤리, 공학윤리 교과목 개설 및 필수과목 지정
○ 대학에서 과학·공학윤리 분야를 전담해 교육, 연구할 교수진의 임용
□ 과학단체들의 윤리관련 활동 강화
○ 과학윤리 교육 및 연구 현황 조사 및 소속 회원들의 활동 지원
○ 소속 회원들의 윤리적 행동을 강제할 수 있는 윤리강령 제정
○ 윤리 관련 사안의 평가나 상벌 수여를 위한 윤리위원회의 설치
○ 소속 회원들의 독립적 조언 활동 장려
□ 과학윤리 관련 정부의 역할 강화
○ 과학기술과 관련된 사회적·윤리적 쟁점의 파악과 토론의 조직
○ 윤리학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시민의 관점을 대표하는 사람을 각급 정책자문기구 속에 포함
○ 일반시민이 참여해 과학기술의 윤리적 함의를 토론할 수 있는 대안적 의사결정 기제의 도입과 그 결과의 정책 반영
[참여의 확대]
여성과학기술 인력 육성, 활용에 대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마스터 플랜 필요함
○ 장기적으로 수요가 큰 분야로 여성 과학기술 인력을 유도할 수 있는 종합 방안 필요
- 초중등 교육 내용, 여학생 특별 프로그램, 전공 지도, 대학의 학과별 정원 유연화(특히 여자대학), 취업 활성화, 사회와 여성의 인식 변화를 위한 꾸준한 캠페인 등 다양한 형태의 WISE(Women In Science & Engineering) 프로그램 개발과 자료 제작, 배포
- 여자 대학의 공학 전공 추가 설치 등을 포함한 여성 이학사들의 공학계열 전공 유도를 위한 정책 프로그램 개발
배출된 여성과학자들에게 다양한 취업경로 제공 체제가 필요함
○ 대학에서 불안정한 직위에 있는 석박사 여성 과학자들에게 다양한 취업 기회를 제공
- 예: 여성과학기술자 취업 네트워크 강화와 체계적인 여성 연구인력 관리 체제 구축 (현재 한국여성과학기술인협회에서는 여성과학기술인력 정보 DB만 제공)
○ 여성과학자 고용 촉진을 위한 정책 방안
- 예: 공공 영역에서 채용 목표제의 단계적 도입, 민간 영역에서 여성 연구 인력 고용 및 승진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제 도입, 국가연구개발사업에서 여성과학자 참여 비율을 높이는 방안 등
○ 전반적인 M자형 여성 취업 극복을 위한 방안
- 예: 보육, 탁아 시설 확충
장애인 등 사회적으로 불리한 집단의 과학기술 분야 촉진을 위한 정책 방안 필요
과학기술 활동 관련 통계 보완
○ 장애인, 여성 등 사회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처한 집단의 현황과 활동 내용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는 통계 작성 필요
[전통적 지식체계의 활용]
전통적 지식체계의 활용을 위한 적극적 지원
○ 전통 지식에 대한 학문적 연구 지원
- 과학사, 산업기술사 연구 지원, 과학기술 유산에 대한 연구 및 복원 사업 지원
○ 전통 지식 또는 기능 보유자에 대한 지원 확대 및 지식 전수를 위한 제도적 지원
○ 전통 지식을 현대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연구를 지원하는 정책 마련
- 농업, 환경, 전통 의학 외에 전통염색, 제지법, 토기 등 민속 공예 분야에 대한 과학적 연구 및 생산 지원 방안 모색
□ 특히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적 지식과 자연사상을 환경과학기술개발사업에 연계시키거나 조화시킬 수 있는 기술개발에 대한 정책이 추진되어야 함
○ 우리의 전통사상은 자연과 사람이 공생하는 개념이나 이러한 전통사상을 계획에 반영하기 위한 구체적인 수단과 방법을 개발해야 함
4. 시급히 추진해야 할 핵심적인 10대 과제
1) 기초과학(자연, 인문, 사회)에 대한 연구지원을 확대
2) 학제적 연구를 위한 연구센터(Interdisciplinary Research Center, IRC)를 대학에 설립
3) 과학연구의 윤리 확보를 위한 생명윤리법 제정 등 법적, 제도적 정비(국가생명윤리위원회 설치 등)
4) 정부의 연구개발예산중 공익적 연구(Public Interest Research)의 비중을 확대
5) 정부와 국회에 정책 판단자료를 제공하는 기술영향평가(Technology Assessment) 전담기구를 설치
6) 대중의 과학 신뢰를 증진하기 위한 시민참여적 정책결정(예: 합의회의) 및 과학커뮤니케이션 방법 개발
7) 여성의 과학기술 참여를 북돋기 위한 다양한 WISE(Women In Science & Engineering) 프로그램 시행
8) 환경과학기술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국가기본체계(National Framework)의 수립과 이행
9) 과학자단체가 자율적인 윤리강령을 제정하도록 정부가 유도
10) 과학윤리를 반영하는 통합적 교과과정을 초중등 및 고등교육별로 마련 시행
5. 정책 모니터링 활성화를 위한 후속 조치
― 정부는 향후 매 2년마다 정기적으로 과학기술활동에 대한 모니터링사업을 수행하여 세계과학선언에 부응하는 정책 개선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그 결과를 유네스코 본부에 보고하여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것이 바람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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