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연구자들의 윤리의식 강조되어야"
시민과학센터(사업종료)/생명공학 :
2001/11/27 10:26
생명과학과 윤리, 그리고 정의에 대한 고찰, '생명·과학·정의' 제1회 김옥길 기념강좌 참가기
지난 11월 22, 23일에 이화여대 국제교육관 LG 컨벤션홀에서는 이화여대 전 총장인 김옥길 선생을 기리기 위한 기념강좌로 이화여대 법과대학 생명법연구센터에서 주관하는 '생명·과학·정의'강좌가 개최되었다.
박은정 이화여대 법과대학 교수의 "생명·과학·정의" 기조강좌에서는 첨단 생명과학이 가져온 도덕·종교·권리·생태주의·사회구성주의·입법·여성주의에 대한 논쟁을 간략하게 소개하며 과학기술이 우리 삶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수록, 이전보다 더 다양한 시각으로,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보장하면서 과학기술 문제를 논해야 할 필요성을 이야기 했다.
이어진 본 강좌에서는 김성호 버클리대 화학과 교수가 생명과 생명과학에 대한 과학자로서의 소견을 밝힌 강연이 이어졌다. 과학이 발전하는 것은 기간의 역사를 통해서 봤을때 거의 자연현상처럼 거부할 수 없는 것이었으며, 정책·법령 및 규제는 인류와 그 환경을 위해서 편익/위험비율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궁극적인 목표에 맞추어 발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생명과학과 연구윤리"라는 제목의 황상익 서울대 의사학 교수의 강연은 '성장과 발전이라는 키워드만이 아니라 그것의 윤리적·사회적 의미라는 맥락으로 생명과학을 파악해야 한다'며 연구자들이 '자율'과 '자의'의 차이점을 명백히 인식하고 생명윤리 관련 법의 제정과 시행에 깊은 관심을 가지며 적극적 참여와 실천의 자세가 요구됨을 역설했다.
특별히 이 강좌에 초청된 류이치 이다(Ryuichi IDA) UNESCO 국제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은 "생명윤리, 지적 재산권 그리고 유전학"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인간게놈의 특허화에 대한 윤리적 고려속에서 자연물에 대한 특허는 불허하지만 '발견'과 '발명'의 구분에서 생겨나는 논란을 조율하는 어려움이 존재함을 토로하며, 현재 형질전환 쥐등의 생명특허가 허용되는 상황에서 그 결과물이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권이 허용되어야 하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이 강연의 진행자는 서정선 (주)마크로젠 대표이사가 맡았는데, 특허는 독점이 아니며, 특허를 통해 얻어지는 재원이 미래의 의학혁명을 위한 것에 쓰여지므로 적절한 상업주의와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경영자로서의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23일로 이어진 강좌는 헤더 머레이 엘킨스 드류대 신학대학 교수의 "기독교 윤리와 생명공학 : 누구의 형상으로?" 강연으로 시작되었다. 성서의 여러 부분을 인용하면서, 머레이 엘킨스 교수는 하느님이 주신 생명에서 비롯된 자유는 충분히 누릴 수 있지만, 그 자유에 대하여 동의되지 않은 실험들, 즉 배아줄기세포의 경우 자신의 세포를 포기하면서 연구에 활용되는 것을 (잠재적 인간)인 배아 스스로가 결정하지 못함으로써 이 경우는 기독교적 윤리에 벗어난다고 설명했다. 즉, 기독교적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의 연구는 지지하며, 그것이 하느님이 주신 능력에 대한 봉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강연은 장영민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의 "생명과학에 대처하는 생명법학"이 진행되었다. '생명과학의 발달은 종래 사회에서 형성되어온 도덕내지 규범질서에 대해서 큰 충격으로 등장했다'는 말로 시작한 강연은 명확한 해악이 드러나지 않는 생명과학에 대해 구체적인 제재를 가하는 법조문 구성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연구자, 의사 등 전문가의 자체 통제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법은 사회의 가치의 합의를 표현하므로 생명과학의 빠른 발달에 비해 법이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연구조직이나 병원별로 조직되어 있는 윤리위원회의 통제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강조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빠른 생명공학의 발전에 비해 법과 윤리적 측면이 아직 발전속도를 따라가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지만, 다양한 입장에서의 충분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단초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강의였으며 또한 각계의 상반된 입장들을 보면서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낀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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