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 기술영향평가국의 부활
정기간행물(종간)/시민과학 :
2002/01/14 00:00
<번역> 김병윤/우리모임 회원
기술영향평가국(OTA, Office of Technology Assessment)이라는 미국 의회의 애완용 미이라가 다시 생명을 얻게되는 징후가 있는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향유로 뿌려진 시체를 근육을 갖춘 신체로 만들어내는 전과정은 기본적으로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이 인간의 삶과 각종 제도들에 미치는 기술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실험적 기획에 예산을 지출하려는 의지가 있느냐에 달려있다. [실험적 기획에 대한] 지출법안이 상하원을 통과한 후에야 상원은 기술영향평가국의 재설립에 대해 하원과 협상을 할 수 있다.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던 1994년 복잡한 기술들의 사회적 함의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려는 주임무를 가진 기관에 대한 추가 지원을 거부하면서 기술영향평가국은 종말을 고해야 했다. 그러나 공화당이 [기술영향평가국] 설립법을 폐기하여 기술영향평가국을 소멸시킨 게 아니라 재정지원을 중단시킨 것이기 때문에 기술영향평가국은 단지 미이라같은 상태가 되어 버린 것이다.
오랫동안 기술영향평가국 컨설턴트로 활발히 활동했던 카네기멜론대학교의 엔지니어인 그랜거 모건(Granger Morgan)은 의회를 위한 과학기술자문기능을 수행하는 새로운 여러 형태를 모색하는 야심적인 워크샵을 [구랍] 6월 14일에 개최했다. 모임에 참여한 200여명은 다양한 기술관련쟁점에 대한 정책연구를 수행했던 과거에 매우 익숙했고 모건은 이 모임에서 대화와 토론이 이루어지길 원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이런 노력은 결과로 기술영향평가국에 2,000만 달러를 지원하자는 민주당 소속 러쉬 홀트(Rush Holt) 뉴저지주 하원의원과 공화당 소속 에이머 휴이튼(Amo Houghton) 뉴욕주 하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하원법안이 실제로 도입되기 전날에 이 법안은 공화당 소속 셔우드 뵐러트(Sherwood Boehlert) 뉴욕주 하원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하원 과학위원회에 회부되었지만 당시에는 거의 호응이 없었다. 기술영향평가국이 [예산]지출항목으로 나타나지 않는한 부활할 희망은 없을 것이다.
워크샵에 참석한 의원들은 새로운 기술영향평가국 또는 유사기관에 대해 우호적이었지만 동료 의원들의 열정을 얻어내려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기술영향평가국의 고질적인 문제인 보고서 생산에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는 익숙한 불평만 반복했다.
모건은 워크샵 전체를 관통하는 세 편의 "기조논문"을 발표했다. 다음으로 CSPO의 데이비드 구스통은 기술영향평가국이 활동하던 시기가 어떠했고 어떻게 끊임없이 절차들을 재정의하고 어떤 종류의 시민참여메커니즘들이 존재했었고, 어떤 메커니즘을 도입하려고 노력했는 지를 다루는 논문을 발표했다. (http://www.cspo.org/products/articles /TAworkshoppaper.pdf),
세번째로는 현재 유럽의 여러 기술영향평가들을 리뷰하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그러나 토론에서는 주로 의회에 대한 과학자문에 대해서만 다루어지고 기술영향평가국의 기본 개념이었던 시민참여적 기술영향평가에 대해서는 그리 중요하게 다루어지지는 않았다.
모건은 의회에 과학 및 공학 자문을 하는 5개의 모델를 연구하도록 역할을 배분했다. 첫번째 모델은 여러 씽크탱크와 대학과 연구계약을 맺는 작은 부서를 의회 내에 설립하는 것이고 두번째 모델은 의회 내에 이미 존재하는 세 개의 자문기구 ― 일반회계국(GAO, General Accounting Office), 의회예산국(Congressional Budgeting Office), 의회연구과(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 내에 기술평가 또는 과학자문부서를 두는 것이다. 세번째 모델은 과거의 기술영향평가국를 약간 변화시켜서 의회의 긴급한 필요에 부합하도록 하는 방안이며 네번째 모델은 전국학술단체연합(Congress of the National Academies)의 자문부서로 이미 과학기술관련 쟁점에 대해 의회에 폭넓은 자문을 제공해왔던 국가연구위원회(NRC, Natioanl Research Council)의 이용도를 높이는 것이다. 마지막 다섯번째 모델은 의회를 대상으로만 일을 하는 비정부기구를 활용하는 것이다.
기술영향평가국이 없어진 이후, 몇몇 연구를 수행했던 "기술평가연구소(Institute for Technology Assessment)"를 설립했을 뿐 아니라 [기술영향평가국의] 복구를 위해 스스로 노력하기도 했던 배리 코우츠(Vary Coates)는 의원들이 아침식사시간에 기술영향평가국이 수행하려는 연구 ― 신기술의 사회적 함의에 대한 심층 탐구 ― 에 대해 그리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워크샵의] 발표에 다소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기술영향평가에 대해서는 별로 말하지 않았어요. 그들은 주로 과학적 쟁점에 대해 의회에 자문을 하는 방식에 대해서만 얘기하더군요. 우리는 아마도 의회가 바라는 바를 만족시키는 것을 통해 다시 시작해야하고 그리고 나서 근본 전망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코우츠는 말했다.
아쉽게도 워크샵에서는 기술영향평가국에서 22년 동안 일하고 2년 전[1999년]에 죽은 조지 브라운(George Brown)의 정신을 찾을 수 없었다. 브라운은 항상 과학 및 공학관련 학회들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그들이 발견하고 생산하는 것들의 인간적인 측면에 대해 생각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러 해 동안 브라운의 수석보좌관이었던 스킵 스타일스(Skip Stiles)는 "의원들이 과학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면 과학자에게 더 나은 질문을 하게 될 것이라는 데에 문제의 진실이 있다. 나는 과학공동체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명의 위대한 조지 브라운 대신, 말하자면 당신은 10명 내지 15명 정도의 작은 조지 브라운을 가질 수 있다. 결과가 어떠할 지 잠시만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전 기술영향평가국장인 로저 허드맨(Roger Herdman)은 인터넷은 평가과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 기술영향평가국이 중단한, 바로 거기에서부터 출발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영향평가국이 정보, 생산성, 상호작용이라는 환경에서 무엇을 할 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결과는 놀라울 것입니다."
어쨌든, 모건은 [기술영향평가국의] 복원을 위해 주장하려고 한다. 그는 의회와의 대화를 촉진하는 것을 넘어,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는 모르고 있다. 하지만 회의자료집을 책으로 출판할 계획을 갖고 있다.
기술영향평가국의 4명의 국장 중에서 가장 성공적이었고 오랫동안 국장을 역임하면서 이후에 클린턴 대통령의 과학자문을 했던 존 기본스(John H. Gibbons)는 자주 인용하던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Edna St. Vincent Millay)의 소네트를 다시 반복했다. 기본스 덕분에 이 소네트는 기술영향평가운동의 테마송이 되었다.
지금까지 그것의 마음에 말하지 못했네
은밀한 시간, 이 시간은 힘을 주었네
발자국 소리로 달을 깨우기 위해, 노를
바람의 노걸이에 맞추고, 혹시
뱃머리 앞에서 헤엄치는 게 없는지, 뒷전에 소용돌이는 없는 지를 찾았네 ―
이렇게 복받은 시절, 어두운 시간에
하늘에서 별똥별이 쏟아지고 있네
여러 가지 사실들 . . . 의심도 갖지 않고 관계도 없었던
우리들의 질병을 떼어낼 수 있는 지혜를
매일매일 자아냈지만 천을 만들어낼
베틀이 없어 그냥 남아있다네
순수 과학이 계속되고 하지만,
이 세상에 집합적 자궁으로부터
붉은, 의기양양한 아이가 태어났네
{사냥꾼, 무엇을 잡을 것인가?} ― 1939년 발표된 밀레의 소네트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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