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에 성공한 소는 단지 4마리. 출산성공률 단 0.5%



허술한 관리, 부풀려진 복제소 출산 성공률.

최근 언론에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복제소로 알려진 대부분의 소가 가짜라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01년 9월의 국정감사에서 2000년 동안에 838두의 체세포 복제 수정란이 이식되었으며, 그 중에서 77두가 임신하고 39두가 출산에 성공하였다고 보고하였다. 그런데 지난 1월 8일 농촌진흥청 산하 축산기술연구소는 복제 성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유전자검사 결과 단지 4마리만이 복제소이며, 나머지는 일반 소라는 사실을 뒤늦게 밝혔다. 이로서 9.2%라는 임신성공률(수태률)는 더욱 낮아지게 되었으며, 838두의 체세포 수정란에서 복제소가 성공적으로 출산한 비율을 따져 보면 0.5%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감사에서 농업진흥청장이 사실상 '위증'을 하게 된 셈인데, 이에 대한 축산기술연구소가 언론에 제시한 해명 내용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축산연에 의하면, 농가에 보급된 복제수정란을 이식한 인공수정사와 수의사가 임신성공에 따른 성공비를 챙기기 위해서 거짓 보고를 했다는 것이다. 즉 임신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이미 인공수정을 시킨 대리모소에게 다시 복제수정란을 이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일반 소가 복제 소로 뒤바뀌었다는 해명인데, 어찌됐든 축산기술연구소의 허술한 관리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축산기술연구소는 정말 몰랐을까?

그런데 축산기술연구소의 해명을 곧이 곧대로 믿을 만한 것일까? 인공수정사나 수의사들이 임신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이미 인공수정된 소에 다시 복제수정란을 수정했고, 축산기술연구소는 이에 대해서 모르고 있다가 이번에 복제소를 매입하기 위해서 검사하는 도중에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가 태어났을 당시에 복제소인지에 대해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 아닐까? 만약 인공수정된 소에 다시 복제수정란을 수정하는 행위가 이미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농촌진흥청이 발간하는 농촌진흥일보의 2000년 6월 30일자를 보면, 인공수정후 복제수정란 추가이식에 따른 수태률을 보고 하고 있다. 그렇다면 축산기술연구소는 이런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 당시에 복제소 여부를 확인하지 않아,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복제소의 출산률을 부풀려 국회 등에 보고하게 만든 것이다.

우량 체세포 복제소 대규모 농가보급 역사의 부침

우량소의 체세포를 이용하여 대량으로 복제수정란을 만들어 농가에 보급하겠다는 구상은 서울대 황우석 교수에 의해서 처음으로 제시되었다. 1999년 2월 19일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체세포복제를 통한 젓소, '영롱이'를 탄생시키는데 성공하면서, 황교수는 언론을 통해 향후 3년간(1999년 현재) 체세포 복제수정란을 2천여개를 보급하겠다고 장담했다.

이어서 국내에서 두 번째로 축산기술연구소가 체세포 복제 한우 '새빛'을 출산시켰고, 2000년 3월 17일에는 연구소 내에 <가축복제연구센터>를 설치하면서 복제수정란을 농가보급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계획에 의하면 전체 한우 암소의 10% 수준인 10만두 가량을 우량복제소로 보급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계획은 2000년 농림부의 가축개량 사업의 하나로 선정된 '체세포 복제기술에 의한 형질전환 가축 생산' 과제에 따라서 지원되었고, 그 결과가 이제 문제가 된 것이다.

그러나 복제소의 대량 농가보급 계획은 2000년 11월에 잠정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복제소 대량 농가보급의 계획이 발표되자마자(2000년 3월) 시민사회단체들이 성명서를 내면서 강력하게 반발했고, 그해 국정감사에서도 국회 농림해양수산위가 복제소의 안전성과 높은 사산율의 문제를 강력히 지적하였던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 이정배 의원은 복제소의 농가보급 이전에 안전성에 대한 공식적인 검사도 이루어지지 않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농가보급에만 매달리면서 최소한 검증절차도 거치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농진청은 2000년 11월 1일부터 안전성 검토결과 도출시까지 복제수정란 농가공급을 잠정 중단하게 되었다. 다만, 대학이나 출산기술연구소 등에서 연구용으로는 복제수정란의 생산과 이식을 계속 하고 있다.

정부의 능력과 정직성에 대한 불신

전세계적으로 식품이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의혹과 불신들이 대단히 높다. 유럽을 휩쓸고 간 광우병 파동도 대표적이다. 또한 유전자조작이나 복제기술 같은 첨단 과학기술이 적용된 식품에 대해서도 불신과 저항은 대단히 높다. 이미 일본에서도 복제소 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크게 제기되면서 유통이 잠정 중단되어 있는 상태이다.

일반 소인지 복제 소인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복제소 출산률을 발표하여 망신을 당하는 농진청. 안전성이 확인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농가보급에 나서는 농림부. 이번의 가짜 복제소 소동은 체세포 복제소의 안전성 문제 이전에, 기본적인 관리와 통계 조차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부의 능력 그리고 정직성에 대한 불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일반 소가 복제 소로 둔갑되어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정부가 안전하다고 하더라도 과연 누가 복제소 고기를 사먹겠는가?
한재각
2002/01/14 19:18 2002/01/14 19:18

트랙백 주소 :: http://blog.peoplepower21.org/PSPD/trackback/5461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