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계속되는 검찰개혁 요구를 무시하며 미봉책으로 일관하던 정부는 결국 검찰조직의 뿌리깊은 부패사슬의 덫에 걸려 바닥 모를 추락의 임기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는 '검찰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던 대통령취임 초기의 다짐을 내던지고 검찰을 정권의 전리품으로 이용한 당연한 업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정권의 위기와 몰락이 아닙니다. 무수한 고언과 문제제기, 숱한 약속과 다짐에도 불구하고 결국 부패한 검찰의 털끝하나도 건드리지 못함으로써 총체적인 신뢰공황 상태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이야말로 진정한 위기입니다. 우리는 고위직들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와 사정중추인 검찰의 치유되지 않는 부패와 비리로 나라의 기강과 신뢰의 기반이 흔들리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습니다.

검찰개혁은 지난 수년간 절실한 국가개혁과제의 하나였습니다. 의정부·대전법조비리, 옷로비 사건, 파업유도 사건, 이용호 게이트, 진승현 게이트, 윤태식 게이트 등 각종 권력형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치검찰과 낡은 검찰제도에 대한 개혁이 논의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그 때마다 정권과 검찰은 기득권 수호논리와 정치공방으로 검찰개혁을 미뤄왔습니다. 최근 일련의 사태는 지지부진한 검찰개혁에 따른 부작용이 폭발한 것으로 검찰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단행되지 않고서는 재발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은 여전히 미봉책에 머물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특별수사검찰청 신설을 주요 골자로 한 개혁방안을 발표했으나 특별검사제를 반대하기 위한 허구적 구호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검찰개혁은 이러한 미시적 대책을 넘어서 보다 근본적이고 철저한 방법과 내용을 요구합니다.

공정하고 투명한 사정활동을 저해하는 제도의 개폐,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의 보장, 그리고 검찰의 복무기강와 공직 윤리의 철저한 확립이 그것입니다. 검찰개혁은 검찰권에 대한 외부의 감시제도의 도입, 나아가 기소권의 분산까지를 포함하는 발본적인 견제장치를 마련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미봉적 치료는 향후 새로운 부작용과 재수술, 마침내 환자의 상태악화를 예비할 뿐입니다.

대통령님,

이에 참여연대는 현 검찰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긴급하게 개혁되어야 하는 3대 과제와 7대 핵심 개혁방안을 담은 {검찰개혁 10대 요구사항}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개혁방안은 새롭게 제시되는 것이 아닌 수년간 숱한 논의를 거쳐 법률전문가와 시민사회의 합의가 이뤄진 것이기도 합니다. 참여연대는 10대 개혁과제의 관철을 위해 대통령 및 여야 대표와의 면담을 추진하고, 국회의원 전원에 대해 이를 약속받기 위한 서명작업에 나아갈 것이며, 검찰개혁과 이를 통한 부패척결을 염원하는 모든 시민들과 함께하는 범국민 검찰개혁캠페인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대통령님,

국가를 바로 세우기 위한 검찰개혁 기회는 이제 마지막입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2002/01/16 00:00 2002/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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