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환자와 시민단체 회원, 글리벡 약가인하 요구 집회 열어



음침한 음악소리가 여의도 거리를 무겁게 내려 깔렸다. 검은 옷의 죽음의 사자가 등장하여, 환자에게 생명의 약을 건네는 대신 엄청난 돈을 요구한다. 환자의 주머니를 다 털어간 죽음의 사자는 헌법과 주권(主權)마저 짓밟고, 약을 먹지 못해 쓰려진 환자를 검은 천을 덮어버린다. 글리벡 환자 비상대책위와 시민사회단체 공대위가 준비한 퍼포먼스였다. 생명의 약은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이며, 죽음의 사자는 노바티스사인 것이다.

"여기가 노바티스 건물이야?"

5일 아침 11시, 백혈병 환자와 그 가족 그리고 여러 사회단체들의 회원들이 여의도 MBC 건너편에 모여들었다. 다국적기업 노바티스사가 입주한 빌딩이 그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 앞의 직장에 몇 년 동안에 다녔지만, 이곳에 노바티스사가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잠시 집회에 참가한 사회단체 회원은 어디에도 노바티스사 간판이 없어서 모르고 지나쳤다고 말한다.

약가 인하 요구에 대답이 없는 노바티스사

대중의 시선 밖에 있었던 이 건물 앞이 오늘 환자와 시민들의 성토장으로 변했다. "작년 여름에도 여기에 와서 데모했습니다. 약값을 인하하라고. 그러나 노바티스사는 아직까지 아무런 대답이 없어요. 기업 이윤이 환자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것입니까?" 환자비상대책위 강주성 대표는 분통을 터트렸다. 같이 데모를 했던 환자들은 그사이 병이 더욱 악화되어 이제는 나오지도 못한다고 한다.



환자대책위와 글리벡공공성확대공대위는 집회를 정리하면서, "노바티스사는 더 이상 지적재산권을 앞세운 살인행위를 자행하지 말라...생명을 담보로 한 죽음의 흥정을 중단하고 글리벡 약가를 즉각 인하하라!"라고 주장하는 결의문을 낭독하였다. 최인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부회장, 사회보험노조 최재기 부위원장 등 집회 참석자 7명은 15층에 위치한 노바티스사를 방문하여 항의편지를 전달하였다.


2002/02/05 18:29 2002/02/0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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