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재계의 요구에 흔들리실 것입니까?
정기간행물(종간)/개혁통신 :
2002/02/08 00:00
대통령님,
지난 연말에 있었던 수많은 일들 중 현 정부가 저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일과 그나마 한줄기 희망을 가지게 했던 2가지 일을 기억하십니까? 전자는 공정거래법이 개악되어 대통령께서 취임이래 그토록 강조하셨던 재벌개혁 정책이 사실상 폐기된 것이고, 후자는 정부에서도 시민단체와 일부 국회의원에 이어 증권집단소송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정부에서는 재벌개혁과 증권집단소송법을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맞바꾸기" 전술을 구사한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대통령님, 기억하시나요? 그나마 현 정부 들어 추진되어 왔던 재벌개혁 정책이 결정적으로 후퇴하게 된 것은 작년 5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재계단체들이 각종 규제철폐 내지 완화를 내세우며 정부에 의견서를 제출하였을 때부터였습니다.
재계의 정책건의서가 제출된 직후인 5월 하순 여야와 정부 경제부처는 합동회의를 가지면서 재계의 요구 중 일부를 수용하거나 검토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여당인 민주당과 정부는 당정협의를 거쳐 5.31 규제완화 조치를 발표하였습니다.
당시 정부가 수용했던 재계의 요구는 작년 연말 국회에서 개정한 공정거래법 개정법률에 대부분 반영되었고, 또 지금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은행법 개정안, 증권투자신탁업법 개정안, 증권투자회사법 개정안에 담겨져 있습니다. 즉 현 정부의 집권 하반기에 들어 재계가 일제히 재벌개혁 정책의 후퇴를 요구하자 순순히 정부는 그 요구들을 받아준 셈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올해에도 계속되려고 하는 것일까요?
지난 2월 7일 전경련은 민주당 박종우 정책위의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대선을 고려한 선심성 정책을 우려한다"는 미명하에 올 4월 도입예정인 증권집단소송제을 유보하고 지난 연말 대폭 완화되었던 대규모 기업집단지정제도와 출자총액제한 등을 추가로 완화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정부에 의견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작년 5월에 있었던 '선(先) 재계의 개혁후퇴 요구 ― 후(後) 정부의 대폭적 수용'이 생각납니다. 특히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막대한 정치후원금의 원천이 되는 재계의 요구를 정치인들이 쉽게 거부하지 못할 것임을 고려하면 올해도 작년에 이어 개혁정책들이 계속 후퇴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됩니다. 부디 이런 걱정이 기우에 불과했기를 바랍니다.
대통령님,
특히 재계가 도입유보를 주장하고 있는 증권집단소송법에 대해 잠깐 말씀드려야겠습니다. 현재 정부와 국회에는 증권시장의 불법행위에 대한 감독당국의 조사강화와 불법행위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고자 움직임이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조치이지만, 사실 늦은 감마저 없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증권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불법행위로 피해를 본 선량한 투자자에 대한 효과적인 피해구제 장치 마련이 빠질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행정적
조치와 형사적 조치의 강화뿐만 아니라 직접적 피해당사자인 투자자가 행사할 수 있는 민사적 구제장치가 개선될 때 증권시장의 건전한 발전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 민사적 구제장치의 개선이 바로 증권집단소송제의 도입입니다. 시장참여자가 스스로 자기이익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 시장경제질서 확립의 핵심 아니겠습니까.
대통령님께서도 너무나 잘 아시겠지만, 증권집단소송법은 이미 98년에 국민회의(현 새천년민주당)가 15대 국회에 당론으로 법안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2000년에 증권집단소송제 도입을 저희 참여연대가 주장하고 여야 국회의원들도 국회에 증권집단소송법안을 제출하는 등 법안제정의 요구가 확산되고 있을 때, 정부는 올해 4월부터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연말 정부에서도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수많은 소액투자자들은 1년 반이나 정부의 이 말을 믿고 기다려왔습니다. 그동안의 기다림을 수포로 만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통령님,
재계는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정책"으로 경제를 왜곡말라고 주장하지만, 저는 오히려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정치자금의 주요 공급처인 재계에 대해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이런 걱정이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연말에 있었던 수많은 일들 중 현 정부가 저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일과 그나마 한줄기 희망을 가지게 했던 2가지 일을 기억하십니까? 전자는 공정거래법이 개악되어 대통령께서 취임이래 그토록 강조하셨던 재벌개혁 정책이 사실상 폐기된 것이고, 후자는 정부에서도 시민단체와 일부 국회의원에 이어 증권집단소송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정부에서는 재벌개혁과 증권집단소송법을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맞바꾸기" 전술을 구사한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대통령님, 기억하시나요? 그나마 현 정부 들어 추진되어 왔던 재벌개혁 정책이 결정적으로 후퇴하게 된 것은 작년 5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 재계단체들이 각종 규제철폐 내지 완화를 내세우며 정부에 의견서를 제출하였을 때부터였습니다.
재계의 정책건의서가 제출된 직후인 5월 하순 여야와 정부 경제부처는 합동회의를 가지면서 재계의 요구 중 일부를 수용하거나 검토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여당인 민주당과 정부는 당정협의를 거쳐 5.31 규제완화 조치를 발표하였습니다.
당시 정부가 수용했던 재계의 요구는 작년 연말 국회에서 개정한 공정거래법 개정법률에 대부분 반영되었고, 또 지금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은행법 개정안, 증권투자신탁업법 개정안, 증권투자회사법 개정안에 담겨져 있습니다. 즉 현 정부의 집권 하반기에 들어 재계가 일제히 재벌개혁 정책의 후퇴를 요구하자 순순히 정부는 그 요구들을 받아준 셈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올해에도 계속되려고 하는 것일까요?
지난 2월 7일 전경련은 민주당 박종우 정책위의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대선을 고려한 선심성 정책을 우려한다"는 미명하에 올 4월 도입예정인 증권집단소송제을 유보하고 지난 연말 대폭 완화되었던 대규모 기업집단지정제도와 출자총액제한 등을 추가로 완화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정부에 의견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작년 5월에 있었던 '선(先) 재계의 개혁후퇴 요구 ― 후(後) 정부의 대폭적 수용'이 생각납니다. 특히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막대한 정치후원금의 원천이 되는 재계의 요구를 정치인들이 쉽게 거부하지 못할 것임을 고려하면 올해도 작년에 이어 개혁정책들이 계속 후퇴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됩니다. 부디 이런 걱정이 기우에 불과했기를 바랍니다.
대통령님,
특히 재계가 도입유보를 주장하고 있는 증권집단소송법에 대해 잠깐 말씀드려야겠습니다. 현재 정부와 국회에는 증권시장의 불법행위에 대한 감독당국의 조사강화와 불법행위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고자 움직임이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조치이지만, 사실 늦은 감마저 없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증권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불법행위로 피해를 본 선량한 투자자에 대한 효과적인 피해구제 장치 마련이 빠질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행정적
조치와 형사적 조치의 강화뿐만 아니라 직접적 피해당사자인 투자자가 행사할 수 있는 민사적 구제장치가 개선될 때 증권시장의 건전한 발전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 민사적 구제장치의 개선이 바로 증권집단소송제의 도입입니다. 시장참여자가 스스로 자기이익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 시장경제질서 확립의 핵심 아니겠습니까.
대통령님께서도 너무나 잘 아시겠지만, 증권집단소송법은 이미 98년에 국민회의(현 새천년민주당)가 15대 국회에 당론으로 법안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2000년에 증권집단소송제 도입을 저희 참여연대가 주장하고 여야 국회의원들도 국회에 증권집단소송법안을 제출하는 등 법안제정의 요구가 확산되고 있을 때, 정부는 올해 4월부터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연말 정부에서도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수많은 소액투자자들은 1년 반이나 정부의 이 말을 믿고 기다려왔습니다. 그동안의 기다림을 수포로 만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통령님,
재계는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정책"으로 경제를 왜곡말라고 주장하지만, 저는 오히려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정치자금의 주요 공급처인 재계에 대해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이런 걱정이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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