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윤리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무시한 과기부의 "줄기세포연구법" 입법계획을 반대한다
정기간행물(종간)/시민과학 :
2002/03/29 00:00
줄기세포연구만을 다룬 개별적 입법이 아니라, 생명윤리에 관한 통합적인 입법이 필요하다3월 5일 국무회의에 보고된 생명윤리 관련 입법계획에 대한 논평
1. 3월 5일 국무회의에서는 생명윤리와 관련된 입법계획이 보고되었다. 이 보고자료에 의하면 과학기술부는 오는 9월에 "줄기세포연구등에관한법률" 제정안을 국회에 상정할 것이며, 이와 별도로 보건복지부는 10월에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 제정안을 국회에 상정할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정부가 그동안 미루어 왔던 생명윤리법의 입법계획을 뒤늦게나마 밝힌 것은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다.
2. 그러나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소장 김환석/국민대 교수)는 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줄기세포연구법" 입법계획이 그동안 과기부 스스로 공언해왔던 생명윤리법 제정의 입법의지에서 대폭 후퇴한 것이라는 판단 하에 이를 반대한다. 주지하다시피 지난해에 과학기술부 생명윤리자문위원회는 줄기세포연구의 허용범위뿐 아니라 인간복제 금지, 유전자치료 및 유전정보 이용의 규제, 국가생명윤리위원회 설치 등 7가지 항목을 담은 통합적인 "생명윤리기본법" 기본골격을 제시하였다. 또한 우리 센터도 2000년 8월에 통합적인 "생명과학 인권·윤리법"에 관한 의견청원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런데 과학기술부는 생명윤리자문위원회나 시민단체의 의견을 무시하고 줄기세포연구 한 분야만을 다루는 개별적인 입법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과기부는 법의 이름과 내용이 바뀐 이유를 먼저 밝히고 현 계획에서 제외된 다른 생명윤리 분야는 어떻게 법제화할 것인지 국민 앞에 명확히 해명해야 할 것이다.
3. 한편 보건복지부는 별도로 "생명윤리·안전에관한법률" 입법계획을 밝히고 있는데, 과학기술부와는 달리 통합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가 이처럼 서로 중복되는 입법계획을 각각 제시하고 있어 정부부처 내의 협의가 부족하다는 점을 스스로 드러냈다. 두 부처가 여러 차례 공개석상에서 단일한 정부 입법안을 만들어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이 문제로 인해 향후 생명윤리법이 부처간의 힘겨루기와 이기주의에 따라서 왜곡되거나 제정 자체가 무산되는 사태로 발전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4. 마지막으로 과학기술부가 오는 5월에 생명공학육성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된다. 생명윤리법 제정이 계속 늦추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학기술부가 생명공학육성법을 개정하는 것이 그로써 진정한 생명윤리법의 제정을 대신하려는 시도가 아닌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관하여 과기부는 생명공학육성법 개정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혀서 이러한 의혹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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