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기념관 국고지원을 전면 백지화하라 !
국내연대/민주주의분야 :
1999/11/25 00:00
박정희 기념관 국고지원을 반대하는 성명
박정희 기념관 건립에 대한 국고지원방침이 알려진 후 각계각층의 반대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먼저 국민적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 사안에 대해 정부가 국고지원을 강행하려는 것에 대해 강력히 비판한다. 아울러 모든 정치권이 정치적 손익계산에만 몰두하여 이 문제에 대하여 언급을 회피하는 등 정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정치현실에 대하여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과거 박정희 정권을 상대로 민주화운동을 전개하였다는 것을 발판으로 정계에 진출했던 각 당의 재야출신 정치인들이 침묵하고 있는 모습은 과연 그들의 정체성이 어디에 있는지를 의심하게 한다.
박정희에 대한 평가가 오늘날 전혀 합의를 보지 못한 채 엇갈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우리는 비록 박정희의 개인적 삶은 물론, 장기집권을 통해 이 땅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유린했던 독재자였다고 본다. 우리는 그의 재임 시기에 경제성장이 이루어진 것을 부인하지 않지만 한 시대의 역사는 결코 양적인 성장만이 아니라, 그 질적인 내용과 후세에 미친 영향은 물론 인간의 존엄성과 민주화의 진전을 통하여 평가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박정희를 추모하는 국민들이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기념관을 건립하겠다고 나선다면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그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더 이상 박정희에 대한 평가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과연 박정희가 국민의 세금을 통해 기념관을 지어야 할 만큼 그에 대한 평가에 있어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졌느냐에 있다. 아직도 역사적 평가나 국민적 합의가 명확히 내려지지도 않은 현 시점에서, 그의 치하에 고통과 억압을 당한 당사자들이 남아 있고 그가 남긴 유산으로 사회적 모순이 곳곳에 남아 있는 이 시점에서, 정부가 기념관 건립을 지원한다는 것은 다가오는 총선을 염두에 둔 전형적인 선심성 정치예산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우기 전 국민이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하여 허리를 졸라매고 있는 이 시점에서 7백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기념관을 짓겠다는 것은 물론,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는 민간단체에 1년에 5억 원이라는 국민의 혈세를 매년 지원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낙담시키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경우에도 국고를 지원하여 기념관을 건립하는 경우는 적어도 죽은 지 50년이 흘러 객관적 평가가 가능하고 국민적 합의가 이룩된 전직 대통령의 경우로 한정되어 있다. 박정희의 경우에는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박정희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는 학자들마저 기념관 건립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표하고 있다. 게다가 사후 50년이 흘러 이미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백범 김구선생의 기념관 건립이 민간기금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형평성에 있어 문제가 있다. 그리고 국고지원이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의한다고 하였을 때 이승만은 물론, 전두환·노태우·김영삼 등 다른 전직 대통령들이 형평성을 내세워 각기 기념사업회를 조직하여 국고지원을 요청한다면 거부할 명분이 없을 것이다. 더욱이 대통령이 먼저 나서게 되면 뒤따를 민간모금이 준조세적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는 점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이 박정희 기념사업회의 명예회장 추대에 대하여 사양하지 않은 채 박정희 시대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권력의 장악과 유지가 생명인 정치인이 정략적 차원으로 내린 역사적 재평가는 정권의 주체가 바뀌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통령이 해야 할 역할은 역사학자들이 객관적 검증과 연구를 통해 엄정한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에 그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한국현대사를 올바로 교육할 수 있는 시설로서 초대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전직 대통령의 "역대 대통령 기록관"을 건립하고 그 중 일부를 박정희 관련시설로 만들자는 역사학계의 대안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이에 대한 법적 근거도 마련되어 <공공기관의 기록관리에 관한 법률>이 내년 1월 1일부터의 시행을 기다리고 있다. 이 법률은 현직 대통령부터 시행하도록 되어 있으나 전직 대통령으로 소급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법률적 미비점들을 보완한다면 이를 통해 박정희를 비롯한 전직 대통령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공공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아울러 전직 대통령의 관련기록들이 자의적으로 보관되거나 훼손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기록이 남는다는 것을 대통령들이 의식하게 되었을 때 권력의 행사에 있어 더욱 신중하게 되어 우리나라의 정치발전에도 보탬이 될 것을 확신한다.
우리는 국회가 이같은 합리적 요구를 진지하게 검토하여 수용해 줄 것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박정희 기념관에 대한 국고지원을 강행한다면 국민적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우리는 이를 저지하기 위하여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1. 김대중 대통령은 박정희 기념사업회 명예회장 추대를 공개적으로 거절하라.
1. 정부는 박정희 기념관 건립사업에 대한 국고지원을 중단하라.
1. 국회는 박정희 기념관 건립예산 100억 원을 전액 삭감하라.
1. 국회는 박정희 기념사업회 경상경비 지원예산 5억 원을 전액 삭감하라.
1. 정치권은 총선을 염두에 둔 정략적 발상으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지 말라.
1. 법률을 정비하여 공공적인 "역대 대통령 기록관"을 건립하라.
1. 민주화운동 기념관을 건립하라.
1999년 11월 25일
박정희 기념관 국고지원을 반대하는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
[참가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 민족문학작가회의 . 민주노총 . 참여연대 . 민주화운동자료관건립준비모임 . 민예총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장준하선생추모사업회 .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 박정희기념관건립및국고지원 반대를위한전국역사학자 모임 . 한국역사연구회 . 역사문제연구소 . 민족문제연구소 . 역사학연구소 . 전국역사교사모임 . 통일맞이 . 한국휴먼네트워크 . 삼균학회 . 학술단체협의회 . 동아시아역사연구회 . 문학예술연구소 . 민족문학사연구소 . 민주주의법학연구회 . 사월혁명연구소 . 서울사회과학연구소 . 시민환경연구소 . 한국공간환경학회 . 한국교육연구소 .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 한국사회과학연구소 . 한국사회경제학회 . 한국산업노동학회 . 한국산업사회학회 . 한국언론정보학회 . 한국여성연구소 . 한국정치연구회 . 한국철학사상연구회 . 의병기념사업회 . 대한민국독립유공자유족회 . 민족정기회복운동시민단체연합 . 나라사랑국민운동협의회 . 정신개혁시민협의회 . 민족사회운동연합 . 바른역사찾기시민모임 . 민족학회 . 민족정기수호협의회 . 한민족여성연합 . 열린사회희망연대 . 민족문제연구소 . 한민족네트워크추진위원회 . 나라사랑양심선언자회 . 4월혁명회 . 열린문화운동시민연합 .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 인터넷 대자보 . 여성단체연합 . 환경운동연합 . 3·1운동 기념사업회 . 70년대민주노동운동동지회 .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 김상진기념사업회 . 한국납세자연합회(이상 무순)
[참석자 명단]
이강훈 전광복회장
주종환 참여사회연구소 이사장, 동국대 명예교수
조만제 삼균학회 회장
이원범 3·1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곽태영 4월혁명회 상임대표
지은희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조희연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조문기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
정병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지도위원
조동걸 국민대 교수(역사학)
주진오 상명대 교수(역사학)
박호성 학술단체협의회
이필우 한국납세자연합회 회장
김병태 한국납세자연합회 이사(건국대 명예교수)
이옥순 70년대민주노동운동동지회
안병욱 카톨릭대 교수(역사학)
최갑수 민교협 공동의장
염인수 통일맞이
(이상 무순)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