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5일부터 9월 5일까지 포털 사이트인 "다음(http://www.daum.net)"에서 <기획/특집>으로 '인간복제 어떻게 볼 것인가? 인간복제를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이하 '세 가지 시선')'이 운영되었다. "다음"의 <기획/특집>은 대선을 비롯하여 대표가 바뀐 붉은악마의 행보에 대한 논의까지 여러 사회적 이슈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한 상태에서 네티즌들이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즉석투표를 하기도 한다. "다음"에서는 해당 시기에 하나의 <기획/특집>만 운영되지만 포탈사이트 홈의 하이퍼링크를 클릭하면 새로운 페이지가 나와서 해당 특집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더불어 지난 주제 3개 정도를 함께 볼 수 있으며 더 지난 주제들도 검색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지난 주제의 경우 투표는 할 수 없지만 게시물을 읽거나 글을 쓰는 것은 가능하다.

비교적 균형잡힌 사이트 구성

'세 가지 시선'의 사이트는 홈, 커버스토리, 복제기술의 현황, 인터뷰, 쟁점점검, 즉석투표, 이슈를 논하자 라는 총 6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커버스토리에서는 현재의 동향을 소개하고 전체 기획의 틀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를 했고 복제기술의 현황에서는 일반적인 복제기술의 역사와 현황을 소개하고 있으며 인터뷰에서는 황우석(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박병상(우리모임 운영위원), 김우재(포항공대 생명과학과 박사과정/"이중나선의 꿈" 사이트 운영) 등의 인터뷰가 실렸다.

그리고 '세 가지 시선'에서 제시한 주요 쟁점은 ▲ 생명은 언제부터 시작하는가, ▲ 위험성은 없는가? 해결은 될 것인가?, ▲ 생명복제는 과학의 영역인가, ▲ 복제, 정말로 문제있나 등 4가지를 들었다. 즉석투표에서는 '인간복제 연구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배아복제 반대 30.8%, 제한된 연구 허용 56.1%, 인간복제 완전허용 8.5%, 잘 모르겠다 4.6%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이 설문조사 결과는 일반적으로 중도적인 쪽으로 설문의 답변이 모아지는 경향과 잘 모르겠다를 제외하고 "완전허"과 "인간복제 반대"가 너무나 양쪽 극단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보다 섬세한 고민을 하게 되면 양극단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런 결과는 지난 해 12월 21∼24일 한림대학교 인문학 연구소에서 실시한 '생명윤리법의 주요 쟁점과 관련된 일반시민의 의식'조사와는 다소 차이가 난다. 당시 "비록 인간배아연구를 통해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배아연구는 결국 인간 배아를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안된다는 의견(76.9%)이 조건부로 허용될 수 있다(23.1%)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던 점과 비교할 때, 차이가 나고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인연합이 과학기술자 집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배아연구가 필요하다(55%)는 의견이 윤리적인 반대가 더 중요하다(36%)보다 많았던 것과 비교하면 대략 일치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네티즌들의 인구학적 속성이나 직업적 속성이 과학기술인연합의 유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한림대의 연구에서 이공계열의 응답을 봐도 허용될 수 있다는 견해가 25.7%로 평균보다 약간 상회했던 점을 미루어볼 때, 어느 정도의 유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생각보다 열띤 관심을 보인 쟁점토론

토론은 9월 5일로 끝났지만 10월 30일 현재까지 간헐적으로 글이 계속 올라와서 총 2,774건의 글이 올라왔다. 특히, 9월 16일에는 토론이 끝난 지 11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44건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자료수집 11월 2일 오후 12시∼2시)이 글의 분석기간은 토론이 시작한 8월 28일부터 토론이 종료한 다음 날인 9월 6일까지 총 10일간을 대상으로 했다. 하루를 더 연장한 이유는 9월 6일에도 비교적 많은 수인 72건의 새로운 글들이 있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9월 6일 0시를 기해서 새로운 주제가 선정되는 게 아니라 9월 6일 오전 또는 낮에 다음 주제로 바뀌기 때문에 심야에 접속한 여러 네티즌들의 참여가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1일 평균 263.8개의 글이 올라왔으며 평균 조회수는 33.41회였다. 날짜별 게시물 추이를 보면 첫날에는 주춤했다가 8월 31일에는 최고에 달해 604건에 이르다가 급속히 떨어지기 시작해서 바로 다음 날인 9월 1일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291건이었으며 그

후에는 200건을 전후했다. 첫날인 8월 28일의 게시물이 120건으로 저조했던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주제선정시기의 문제와 주로 네티즌들이 저녁 시간에 많이 이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시물에 비해 조회수는 비교적 일정한 추이를 보였다. 게시물이 가장 많았던 8월 31일이 조회수 면에서는 가장 저조했던 것처럼 일반적으로 게시물의 수와 조회수는 반비례하는 관계(상관계수=-0.719)를 보였는데, 이는 게시판의 운영형태에서 찾을 수 있다. 게시물이 많은 날에는 주요 논객들이 참여해서 몇 개의 글들을 읽어가면서 답글을 계속 쓰거나 몇몇 네티즌들끼리의 열띤 상호논쟁의 형태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원문없이 답글만 있을 경우, 원문을 찾아 읽기가 번거롭다는 측면과 몇몇의 논쟁이 벌어질 경우 다른 네티즌들의 경우에는 모든 논의를 찾아 읽지는 않기 때문이다.

참여정도를 알아보기 위한 지표로 하루 동안의 총 조회수((게시물수 × 조회수))를 이용해본 결과 점진적인 감소추세를 보여주고 있었다. 분석기간 동안 2,638건의 글이 올라왔고 각 글당 조회수가 평균적으로 33.41회였음을 고려할 때에 네티즌들이 지난 글들을 구태여 찾아서 읽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가정하면 여기에서 사용한 총 조회수라는 지표가 하루동안의 참여정도를 나타내는 대리변수로 의미가 있을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첫 날의 참여정도가 적었던 이유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새로운 주제의 시작 시점이 해당 일의 자정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으며, 첫 날을 빼고 생각하면 시

간이 지남에 따라 전반적인 감소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지속적으로 외부 상황이 변화하는 게 아니라 논의의 구도가 형성되어 있는 가운데 벌어지는 토론의 일반적인 경향이기도 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논의가 발전되기 보다는 개인이 모든 것을 보기에는 너무나 많은 게시물이 제시되기 때문에 비슷비슷한 논의들이 사람들을 바꿔가면서 이루어지는 대중포털사이트 논의의 한계로도 보인다.

한편, 추천기능이 있기는 했지만 그리 많이 사용되지 않았고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글은 9월 1일의 조인수의 "인간복제 반대자들 ... 죄다 잘못 알고 있습니다"로 가장 많은 조회(471회)와 추

천(27회)를 받았다. 이 글은 복제와 관련된 기본적인 논의 수준을 구분한 글로 인간개체복제와 배아복제를 구분하면서 배아복제를 통한 줄기세포 연구를 이용해서 장기이식의 가능성을 적극적

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이 많은 조회수를 받았던 것은 배아복제 및 인간복제에 대한 일반적인 시민들인 네티즌들의 이해수준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토론에 열심히 참여한 네티즌들은 Trancist(184개, 5일 활동), 유윈02(63개, 4일), 용자진호(79개, 7일), 관형이천재(30개, 2일), soulmatesFANY(33회, 1일), 넘버원!(55개, 6일), 다이스케(74개, 5일), 데오마엘(73개, 8일), ●◎▷투명 드래곤◁◎●(106회, 10일), 피디베이비(92회, 7일) 등이었다. 토론은 주로 이들 열성적인 개인들끼리의 논쟁으로 벌어졌다. 논쟁의 주제는 일반적인 구도와 그리 다르지 않았으며 일반적인 포털사이트 게시판의 특성이 반영되는 형태였다. 짧고 감정적인 공방이 주로 오가며 사례 중심의 설명이 많았으며 대부분의 경우 초기의 입장이 끝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지속적인 참여를 하는 네티즌들은 거의 없었으며 특정한 날에 특정한 개인과 1:1 공방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앞에 소개한 글처럼 정보를 제공하거나 전체적인 논의를 정리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그게 대세를 변화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토론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전체적으로는 "다음"의 이번 시도는 바람직했지만 몇 가지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선 황우석, 박병상의 인터뷰는 각기 찬성과 반대의 대표적인 두 인물이라는 점에서는 바람직하지만 김우재의 경우에는 조금 애매하다. 김우재는 실제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있는 젊은 연구자라는 측면에서도 볼 수 있지만 생물학, 특히 진화생물학에 친화적인 "이중나선의 꿈"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으로도 또는 인간복제에 대한 찬성의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도 볼 수 있다. 달리 말해, 김우재가 대표하고 있는 집단이 무엇인지 애매하며 질문에서 볼 때, 그가 갖고 있는 본래의 입장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준비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터뷰의 구성을 보면 찬성과 반대가 2:1로 편향되어 있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둘째, "다음"같은 대중포털사이트에서 토론이 갖는 속성들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너무 많은 게시물들이 올라오기 때문에 게시판의 흐름이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 변화하고 개인들이 토론을 통해서 정보를 얻고 사고가 변화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조회수가 많은 우수게시물을 따로 정리한다거나 답글의 경우에는 원래의 글 아래에 정리되게 하는 등의 기술적인 대안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물론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야 할 필요도 있지만 인간복제라는 너무 선정적인 제목으로 문제를 접근해서 당시 쟁점이 되고 있던 생명윤리법의 구도와는 너무나 어긋나는 경향으로 흘러갔으며 생명윤리법에 대한 언급이 미진했던 것도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특히, 인간개체복제로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경향은 기획에 이미 내재되어 있었고 따라서 논의가 극단적인 방향으로 흘러간 면도 지적할 부분이다.

끝으로 이런 논의를 통해 네티즌들의 의식을 알아볼 수도 있겠지만 이것으로 일반적인 시민의 의식으로 확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아이디와 문체로 판단할 때, 논의에 참여한 사람들은 대체로 20대의 남성으로 생각되며 게시물을 볼 때, 날짜가 넘어가는 전후에 논쟁이 집중되는 것으로 보아 심야에 주로 접속을 해서 이용하는 생활패턴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논의가 갖고 있는 인구학적인 한계에 대해서는 충분한 고려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병윤 | 우리모임 회원
2002/11/13 00:00 2002/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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