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지놈프로젝트 결과 발표를 바라보며



인간 유전정보의 수집·관리·이용에 따른

차별 금지 및 인권과 프라이버시 보호

인간개체복제 금지 및 인간배아연구의 한계 설정, 규제책 마련

인권 및 윤리, 사회적 정의를 훼손할 수 있는

무분별한 생명체 특허 규제

어제(6월 26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인간지놈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이하 HGP)와 민간기업인 셀레라 지노믹스社는 인간유전자 염기서열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언론들은 17세기 뉴튼의 만유인력의 발견에 비하면서 이번 연구결과 발표를 크게 보도하고 있으며, 정보화혁명의 뒤를 잇는 생명공학혁명이 의료를 비롯한 인류의 생활을 크게 바꿔 놓을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리고 전세계의 주식 시장은 소위 '바이오테크'株가 HGP의 발표를 앞두고 계속 치솟고 있어 희망에 들뜬 사람들의 기대에 현실감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인간지놈프로젝트(HGP)를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판도라의 상자'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듯이, HGP를 통해서 얻어진 인간유전정보를 수집·관리·이용 시에 우려되는 오남용이나 악용을 막을 만한 인류사회의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컨대 공적 자금에 의해서 진행된 HGP의 연구결과를 무료로 공개하겠다고 선언한 것과는 다르게, 민간기업인 셀레라 지노믹스社는 이것을 상업적으로 판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벌써부터 인류의 공동 유산인 인간유전정보가 추악한 이윤확보 경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릴 찰나에 있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분별력있는 과학자들과 양심있는 지식인들은 인간지놈프로젝트를 비롯하여 인간유전학 연구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하면서, 이들 연구와 그 결과에 대한 사회적 통제를 주장해왔다. 1997년에 유네스코에서 채택되고, 1998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인간지놈과인권에관한선언]이 대표적이다. 이 선언은 인간유전정보는 사적인 소유가 될 수 없으며, 인간유전학 연구 및 그 결과로 얻어진 유전정보에 의해서 누구도 차별해서는 안되며 인간존엄성과 인권을 훼손해서도 안된다고 천명하고 있다.

눈을 돌려 우리나라의 현실을 바라보자. 인간지놈프로젝트에 참가하지 못한 우리나라 정부와 과학계는 기능성 유전정보를 파악하고 이용하는 기술분야(Post-genomic)에 뛰어들고 있다. 과학기술부는 21세기 프론티어사업의 일환으로 "인간 유전체 기능 연구사업"에 2010년까지 1천7백억원을 투자할 예정에 있고, 산업자원부는 바이오벤처를 육성할 계획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야심찬 인간지놈 연구 및 응용기술 개발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한 법제도를 비롯한 대비책은 거의 마련되어 있지 못한 상태이다. 인간복제금지에 관한 法만해도 15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하고 폐기된 실정이며, 정부는 생명공학 안전성 분야에 치중하면서 이 분야의 법제화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인간 유전체 기능 연구사업"의 부속사업으로 '윤리적·법적·사회적 함의(Ethical Legal Social Implication)'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에 있기는 하지만 현재 답보상태에 빠져 있다. 이에 반해서 보험회사들은 외국에서 이미 규제가 되고 있는 보험료율 산정시에 유전정보의 이용 등과 같은 "유전자 차별"적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는 시급히 "생명공학 인권·윤리법"(가칭)을 제정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한다. 인간지놈프로젝트 연구 결과의 발표로 가속화될 국내 인간유전학 분야의 연구개발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는 인권 침해 및 인간존엄성 훼손을 방지할 수 있는 법제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 분야의 연구개발은 시민적인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 법에는 다음의 사항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1) 인간유전정보의 수집·관리·이용에 따른 차별 금지 및 인권과 프라이버시 보호 조항

2) 인간존엄성을 훼손하는 인간개체복제, 인간과 다른 동물의 세포융합 등의 키메라 제조실험 금지 및 인간배아연구의 한계 설정과 규제책 마련 조항

3) 인권과 윤리, 사회적 정의를 위협하는 무분별한 생명체특허 규제 조항

4) 유전자치료 및 이종간이식의 안전 및 이와 관련된 인권·윤리 보호 조항

5) 이 문제들을 총괄할 국가생명윤리·인권위원회 설치 조항.
시민과학센터
2000/06/27 00:00 2000/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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